말 바꾼 '필라스 오브 이터니티 2', 한국어는 유통사 통해서만?
2018.02.20 15:14 게임메카 이새벽 기자
▲ '필라스 오브 이터니티 2: 데드파이어' 공식 홍보 이미지 (사진출처: 옵시디언 엔터테인먼트 공식 홈페이지)
지난해 크라우드펀딩으로 큰 후원금을 모은 '필라스 오브 이터니티 2'는 한국어를 비롯한 여러 언어를 지원하겠다고 발표한 바 있다. 그러나 발매를 6주 앞 둔 지금, 개발사 옵시디언 엔터테인먼트는 돌연 한국어 버전은 유통사를 통해 구매해야 한다고 말을 바꿨다. 같은 맥락에서 추진됐던 다른 언어들은 스팀에서 판매하는 일반판에서 지원되고 있기에, 국내 게이머들은 의아할 수 밖에 없는 상황이다.
'필라스 오브 이터니티 2'는 2017년 9월에 후원금 240만 달러(한화 25억 6,872만 원)를 돌파하며 정식 한국어화를 결정했다. 옵시디언 엔터테인먼트는 '필라스 오브 이터니티 2'를 다양한 언어로 번역하고 콘텐츠를 추가한다는 명분으로 크라우드펀딩을 시작했는데, 예상보다 많은 금액이 모여 당초 기획했던 프랑스어, 독일어 등 외에도 한국어를 추가하기로 한 것이다. 후일 추가 모금액이 모이자 옵시디언 엔터테인먼트는 포르투갈어, 중국어 간체 번역도 공약했다.
▲ 다양한 언어를 지원하겠다고 한 모금 공약 (사진출처: '필라스 오브 이터니티 2' 크라우드펀딩 페이지)
'필라스 오브 이터니티 2' 베타테스트 때도 옵시디언 엔터테인먼트는 한국어 자막과 인터페이스 지원이 확실하다고 언급했다. 그러나 2018년 2월 2일 예약구매가 시작됐을 때 한국 플레이어들은 당황할 수밖에 없었다. 스팀과 GOG에서는 다른 모든 언어가 지원되지만, 유독 한국어만 지원되지 않는 것으로 표기되어 있기 때문이다. 심지어 한국어보다 나중에 번역이 결정된 중국어 간체와 포르투갈어는 둘 다 제대로 지원되는 것으로 확인됐다.
이에 대해 옵시디언 엔터테인먼트는 적절한 상황설명 없이 단순한 답변만 내놓았다. 후원자들에게는 자신들이 직접 한국어 버전 스팀 및 GOG 키를 보낼 테니, 이를 등록해 사용하면 된다는 것이다. 그리고 만약 일반 구매자가 한국어 버전을 이용하고 싶으면 한국 유통사 H2 인터렉티브에게 한국어 버전을 별도로 구매하라고 덧붙였다. 즉, 스팀이나 GOG에서 판매되는 일반 버전에서는 기본적으로 한국어가 지원되지 않는다는 이야기다.
▲ 한국어 버전은 유통사를 통해 별도 구매하라는 공지 (사진출처: '필라스 오브 이터니티 2' 크라우드펀딩 페이지)
문제는 본래 '필라스 오브 이터니티 2' 한국어화가 후원자 특전이 아니었다는 것이다. 한국어화는 후원금에 따라 게임 자체 콘텐츠가 추가되는 도전목표(stretch goals)에 포함돼 있었다. 도전목표는 일정한 액수의 후원금이 모이면 그에 맞춰서 기본 게임 콘텐츠를 추가한다는 공약이다. 여기에 제시된 오케스트라 음향, 동료 음성 등을 비롯한 추가 콘텐츠는 물론, 한국어를 제외한 8개 추가 언어 지원은 아무제한 없이 스팀 및 GOG에서 판매되는 일반 버전에 모두 적용된다.
공약 중 유독 한국어 지원만 빠진 것을 두고 국내 커뮤니티에서는 옵시디언 엔터테인먼트에 대한 불만이 일고 있다. 개발사 측이 크라우드펀딩이 진행되던 당시에는 '필라스 오브 이터니티 2'가 한국어를 지원한다 했는데, 막상 발매 시기가 되니 유통사를 통해 별도 한국어 버전을 구매해야 한다고 말을 바꿨다는 것이다. 같은 맥락에서 번역이 결정된 9개 언어 중 유독 한국어만 제외된 것 또한 차별적이라는 반응도 상당수다.
▲ 한국어를 제외한 언어는 스팀 및 GOG에서 판매되는 일반 버전에서도 지원된다 (사진출처: 스팀)
'필라스 오브 이터니티 2'는 스토리 중심 RPG로, 방대한 양의 텍스트를 바탕으로 한 서사가 주요 재미 요소로 주목 받는 작품이다. 현재는 예약 주문이 진행 중이며, 정식 출시일은 4월 4일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