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게임업계와 정치인, 랜덤박스 두고 대립
2018.02.20 17:05 게임메카 이새벽 기자
▲ 크리스 리 하와이주 의원 (사진출처: 포츈)
게임 랜덤박스 규제를 외치는 크리스 리 미국 하와이 의원과 미국 엔터테인먼트 소프트웨어 협회(Entertainment Software Association, 이하 ESA)가 대립 양상을 보이고 있다.
지난 19일 크리스 리 의원은 미국 게임매체 게임스팟(Gamespot)과의 인터뷰를 통해, ESA가 보낸 로비스트들이 하와이 주 청사에 집중적으로 출입하며 랜덤박스 이야기가 나오는 것을 막고 있다 주장했다. ESA가 랜덤박스 규제를 방해하기 위해 본격적인 행동에 나섰다는 것이다.
크리스 리 의원은 EA의 '스타워즈 배틀프론트 2'로 시작된 랜덤박스 논란을 시작으로, 하와이에서 랜덤박스 요소가 있는 게임을 규제해야 한다고 주장한 중심적 인물이다. 최근 그는 하와이 동료 의원들과 함께 21세 미만 게이머가 '유사도박 매커니즘'이 포함된 게임을 플레이 하는 것을 제한하는 법안을 공동 발의했다. 이 법안이 통과되면 하와이에서는 랜덤박스 요소가 있는 게임을 21세 미만이 플레이 하는 데 법적 제한이 생긴다.
▲ 랜덤박스 논란을 불러일으킨 '스타워즈 배틀프론트 2' (사진: 게임메카 촬영)
크리스 리 의원은 이 법안은 통과된다 해도 하와이에서만 효력을 발휘하므로 당장은 큰 영향을 미치지 못하겠지만, 다른 주에서도 유사한 법안이 상정되도록 영향을 줄 것으로 기대한다 전했다. 하와이에서 랜덤박스 규제의 초석을 쌓겠다는 것이다.
ESA는 이러한 랜덤박스 규제 법안에 공개적으로 반발한 바 있다. 그리고 크리스 리 의원의 증언에 따르면, 최근에는 이 법안을 막기 위해 하와이로 다수의 로비스트를 보냈다. 크리스 리 의원은 "하와이 주 청사에 ESA에서 보낸 로비스트들이 어슬렁거린다"며, "우리가 (랜덤박스에 대한) 이야기만 하면 맹렬히 뛰어와서 대화를 중단시킨다"고 주장했다.
이러한 ESA 움직임은 하와이에서 발의된 랜덤박스 규제 법안을 초장부터 차단하기 위한 것으로 보인다. 실제로 크리스 리 의원이 목소리를 높이기 시작한 후부터 인디애나와 워싱턴 등 다른 주들도 랜덤박스를 규제하기 위한 법안을 준비 중이기 때문이다. ESA 측에서는 더 이상 랜덤박스 논란이 확산되는 것을 막기 위해서는, 랜덤박스에 열정적으로 반대 중인 하와이 의원들부터 막아야 하는 상황이다.
ESA 측은 크리스 리 의원의 불만 토로에 대해 아직 어떤 반응도 보이지 않고 있다. 크리스 리를 비롯한 하와이 의원들이 공동 발의한 법안은 아직 상세 사항을 논의 중이며, 이 법안이 통과될 시 게임산업에 어떤 영향을 미칠지는 알 수 없는 상황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