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 안드로이드가 전하는 메세지 ‘디트로이트: 비컴 휴먼’
2018.05.24 16:54 게임메카 안민균 기자
▲ '디트로이트: 비컴 휴먼' 공식 트레일러 (영상출처: 플레이스테이션 코리아 유튜브)
과거 공상 영화 소재로나 다뤄졌던 인공지능(이하 AI) 로봇과 인간의 만남은 시대가 바뀌면서 비단 공상으로만 치부하기 힘들어졌다. 구글 딥마인드에서 개발한 AI ‘알파고’가 좋은 예다. 그리고 AI 기술이 점차 정교해지면서, 인간은 AI와 마주 보기 시작했다.
오는 25일, 그런 AI를 소재로 한 게임이 PS4로 출시된다. 바로 퀀틱드림이 개발한 ‘디트로이트: 비컴 휴먼’이다. 이 게임은 AI를 탑재한 안드로이드 로봇이 개발된 미래, 안드로이드를 지배하는 인류와 그에 반발하는 안드로이드에 관한 내용을 다룬다. AI를 적극적으로 연구하고 개발하는 ‘4차 산업혁명’이 도래한 현재, 왠지 낯설지 않은 소재다.
▲ 그들은 기계가 아니야! (사진출처: 공식 트레일러 갈무리)
낯설지 않은 소재, 있을 법한데?
‘디트로이트: 비컴 휴먼’은 미래 기술이 발전해 자율기동하는 안드로이드가 상용화된 시대, 인간을 공격하는 등 설정상 허용되지 않은 행위를 일삼는 이상 개체 안드로이드가 등장하면서 이야기가 시작된다.
게임 내 안드로이드는 개인 의사를 가지고 있으나 시스템상 인간의 명령에 거역할 수 없는 것으로 묘사된다. 여기서 플레이어가 안드로이드 의사에 개입해 상황에 따른 선택을 고르는 것으로 시스템을 초월하여 행동하는 것이 가능하다.
▲ 사고와 시스템이 상반될 때 묘사가 압권이다 (사진출처: 공식 트레일러 갈무리)
오직 원하는 대로 사용하기 위해 안드로이드를 만든 인간과 그 인간의 지배에서 해방되기 위해 몸부림치는 안드로이드, 두 진영 간 대립 구도가 핵심이다. 게임에는 ‘코너’, ‘마커스’, ‘카라’ 등 서로 다른 처지의 세 안드로이드가 등장하고, 플레이어는 그들 중 하나의 시점으로 플레이하게 된다.
‘코너’는 게임 내 안드로이드 제조사 ‘사이버라이프’가 만들어낸 최신 안드로이드다. ‘코너’는 인간이 지배하는 체제에 순응하는 안드로이드로, 이상 개체 안드로이드들이 일으키는 사건사고를 조사하고 해결하는 역할을 맡고 있다. ‘코너’에겐 다른 안드로이드들은 동족이나 다름없지만, 인간에겐 그저 반동분자, 범죄자에 불과하다. ‘코너’는 의사와 상관없이 인간의 명령에 따라 이상 개체 안드로이드들을 처리해야 한다.
▲ 공개 영상 ‘코너’편 (영상출처: 플레이스테이션 코리아 유튜브)
반면 ‘마커스’는 인간과 맞서 싸우는 이상 개체 안드로이드다. 인간에게 지배받고 있는 안드로이드를 찾아 설득하고, 동료로 삼는다. ‘마커스’의 최종적인 목적은 안드로이드를 인류로부터 해방시키는 것이다.
▲ 공개 영상 ‘마커스’편 (영상출처: 플레이스테이션 코리아 유튜브)
‘카라’는 인간 대신 집안일을 해내며 여자아이 ‘앨리스’를 돌보는 안드로이드로 등장한다. 그런데 이 집안은 아버지 ‘토드’가 상습적으로 딸 ‘앨리스’를 폭행하는 영 좋지 못한 집안이었고, ‘카라’는 그런 현실을 안타까워한다. ‘카라’는 안드로이드이기 때문에 ‘앨리스’를 보호하고 싶어도 ‘토드’의 “움직이지 마라”는 명령에 얽매여 지켜보기만 한다.
▲ 공개 영상 ‘카라’편 (영상출처: 플레이스테이션 코리아 유튜브)
인생은 선택의 연속, 어떤 결말을 맞이할까
‘디트로이트: 비컴 휴먼’은 게임오버 개념이 존재하지 않고, 플레이어 선택에 따라 결말이 바뀌는 ‘인터랙티브 드라마’ 구조를 채용했다. 대표적인 예로 같은 개발사 게임인 ‘헤비 레인’, ‘비욘드: 투 소울즈’가 있다.
때문에 게임 진행 시 특별한 조작이나 공략이 필요 없다. 필요한 것은 오직 고민과 선택이다. 플레이어는 맵 곳곳에 흩어져 있는 인물이나 사물과 상호작용해서 사건 이해에 필요한 소재를 모아가고, 나름대로 고민을 거쳐 도출한 대답을 가지고 선택을 내린다. 이는 마치 탐정이 사건의 진상에 다다르기 위해 현장을 답사하고 그를 통해 추리하는 것과 흡사하다.
▲ 차례차례 다가오는 선택의 순간 (사진출처: 공식 트레일러 갈무리)
▲ 선택에 따라 바뀌는 수많은 분기점 (사진출처: 공식 트레일러 갈무리)
만약 상호작용이 충분치 않았다면 사건에 대한 이해도가 떨어져 이상한 선택을 내릴 것이고, 충분히 모든 인물과 대화하고 주변 사물을 조사했다면 그 안에서 얻은 힌트를 통해 의도하고자 했던 바 올바른 선택을 내릴 수 있을 것이다. 결과적으로 게임은 진행되면서 플레이어 선택이 하나 둘 누적되고, 누적된 선택에 따라 게임은 각기 다른 결말을 맞이한다. 결말에 정답은 없지만, 굳이 따지자면 플레이어가 의도했던 바와 결말이 일치하느냐 일치하지 않느냐가 성공과 실패를 가른다고 볼 수 있다.
살아있는 그래픽으로 몰입도 UP
‘디트로이트: 비컴 휴먼’은 작중 캐릭터 묘사가 상당히 인간적이다. 이는 캐릭터를 모델링할 때 실제 배우에게 몸과 얼굴에 수십 개의 캡처용 센서를 붙인채 게임 캐릭터를 연기하도록 지시했고, 그 과정에서 나오는 표정과 몸짓을 캡처하여 만들었기 때문이다. 여기에 수준급 3D 그래픽까지 더해지니, 살아있는 그래픽이 마치 한 편의 드라마를 보는 것만 같다.
▲ 제 이름은 '코너', 안드로이드죠 (사진출처: 공식 트레일러 갈무리)
등장하는 캐릭터를 연기한 배우를 직접 찾아보는 것도 한 재미다. 주인공 삼인방의 경우 ‘카라’는 미국 드라마 ‘트와일라잇’ 시리즈에서 ‘샬롯’ 역을 맡은 발로리 커리가 연기했다. ‘코너’는 브라이언 데카르트라는 배우가 연기했다. 그는 게임 제목이자 배경, 미국미시간 주에 있는 도시 ‘디트로이트’에서 자랐다고 한다. ‘마커스’는 미국 드라마 ‘그레이 아나토미’에서 ‘잭슨 에이버리’ 역을 맡은 제시 윌리엄즈가 연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