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S4 스파이더맨, R2버튼(이동) 하나로 짜릿하다
2018.08.02 23:00 게임메카 김헌상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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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파이더맨하면 가장 먼저 뉴욕 고층 건물 사이를 시원하게 날아가는 모습이 떠오른다. 거미줄을 자유자재로 쓰는 특수 능력과 함께 특유의 날렵한 몸놀림, 그리고 스파이더맨이 지키는 대도시 뉴욕까지. 스파이더맨을 나타내는 모든 것이 하나로 압축된 장면이기 때문이다. 따라서 스파이더맨이 등장하는 영화는 언제나 초반부에 활강 장면을 담곤 한다.
E3 2016에서 처음으로 공개된 PS4 액션게임 ‘마블 스파이더맨’ 역시 첫 공개 영상에서 가장 먼저 보여준 것이 스파이더맨의 활강 액션이다. 이 모습을 통해 플레이어에게 게임에서 스파이더맨처럼 도시를 날아다닐 수 있을 것이라는 기대감을 심어 주었다. 그리고 지난 7월 17일, ‘마블 스파이더맨’을 직접 플레이할 수 있는 기회를 얻었다. SIEK가 연 미디어 시연회에서 게임 초반부 1시간 가량을 직접 체험한 것이다. 과연 ‘마블 스파이더맨’에서 플레이어는 진짜 스파이더맨이 될 수 있을까?
▲ '마블 스파이더맨' 시연회 현장 (사진: 게임메카 촬영)
오픈월드 뉴욕시, ‘스파이더맨’처럼 날아보자
앞서 말했듯이 ‘마블 스파이더맨’에서 가장 궁금했던 것은 얼마나 자유로운 이동이 가능하냐는 것이었다. 만화나 영화처럼 자유롭게 건물 사이를 날아다니지 못한다면 스파이더맨이 아니기 때문이다. 이 점에서 ‘마블 스파이더맨’은 합격이다. 스파이더맨이 지키는 뉴욕시를 훌륭한 오픈월드로 구현하고, 간단한 조작으로 멋지게 날 수 있기 때문이다.
먼저 게임 배경이 되는 뉴욕은 ‘갓 오브 워’나 ‘디트로이트: 비컴 휴먼’ 등 기존 PS4 대작처럼 실사를 방불케 하는 뛰어난 그래픽으로 세워졌다. 시연을 진행한 PS4 Pro에서는 4K 해상도로 게임을 플레이할 수 있었는데, 다채로운 건물은 물론, 발 아래에서 지나다니는 차량이나 행인 같은 주변 환경까지 정교하게 구현되어 있었다. 여기에 유리창에 햇빛이 반사되는 등 세밀한 표현도 돋보였다. 마블코믹스의 상징적인 장소인 어벤저스 타워, 와칸다 대사관 등도 빠지지 않았다. 게임 배경을 공 들여 제작해, 돌아다니기만 해도 즐겁게 만든 것이다.
▲ 건물의 숲을 날아가는 건 스파이더맨의 상징 (사진제공: SIEK)
여기에 조작도 간단하다. 건물 사이를 날아다니는 이동은 R2 버튼 하나로 가능하며, 공중에서 펼치는 곡예나 급강하, 건물 모서리로 빠르게 날아가는 포인트 집 업도 어렵지 않게 이용할 수 있다. 여기에 속도가 빨라질 때 화면이 흔들리는 등, 세밀한 연출을 더해 속도감도 생생히 담았다.
이러한 부분은 돌아 다니는 재미를 줬다. 미션 지역까지 가기 위해서는 1km 정도 이동해야 하는데, 지루하기는커녕 다양한 이동 기술을 활용해 어떻게 하면 더욱 빠르게 목적지에 도달할 수 있을지 고민하게 만든다 스파이더맨을 상징하는 활강 자체는 지금까지 나온 ‘스파이더맨’ 게임 중에서는 독보적인 완성도였다.
▲ 고층 건물 사이를 날아다니는 스파이더맨 (영상제공: SIEK)
거미줄로 늘어나는 3차원 액션
그러나 앞서 이야기했듯이 ‘마블 스파이더맨’은 레이싱게임이 아닌 액션게임이다. 따라서 이동과 함께 악당과 싸우는 ‘액션’을 얼마나 수준급으로 뽑아냈느냐가 중요하다.
▲ 스파이더맨 액션의 특징은 '아크로바틱' (사진제공: SIEK)
우선 조작 난이도를 보면 그렇게 어렵지 않다. 일반 공격과 거미줄 발사, 회피 등의 액션이 각각 하나의 버튼에 배치되어 있다. 여기에 공격 버튼을 누르면 자연스럽게 가장 가까운 적에게 날아가 공격을 퍼붓고, 일정 수준 이상 콤보를 쌓으면 ‘포커스’ 게이지가 충전돼 적을 한 번에 제압하는 ‘테이크다운’을 사용할 수 있다. 적의 공격을 맞을 것 같은 순간에는 머리 위에 위험 표시가 뜨기 때문에, 타이밍 맞게 회피하는 것도 수월하다. 주먹이나 발차기가 적중했을 때의 중후한 효과음, 그리고 스파이더맨의 움직임을 잡아주는 카메라 워크를 통해 타격감을 배가한다.
▲ 몇몇 구간에서는 잠입 플레이도 가능 (영상제공: SIEK)
▲ 스파이더맨 특유의 액션을 볼 수 있는 전투 영상 (영상제공: SIEK)
이러한 구성은 이전 발매된 액션게임 ‘배트맨 아캄’ 시리즈나 ‘미들어스: 섀도우 오브 워’와 유사하다. 특별한 점은 스파이더맨 특유의 3차원 공간을 활용하는 현란한 움직임이다. 전투 중에도 거미줄을 발사해 멀리 이동하거나, 공중에서 기습할 수 있다. 벽이 근처에 있다면 벽타기 액션도 가능하다. 아울러 기본 공격버튼인 □버튼을 꾹 누르면 적을 공중으로 높이 띄우는데, 그 상태에서 안전하게 공중 콤보를 먹이거나, 띄운 적을 거미줄로 잡아 바닥에 메다 꽂는 액션도 있다. 여기에 거미줄을 직접 적에게 쏴서 움직임을 봉하거나, 주위 사물을 활용하는 것도 가능하다.
▲ 초반부에 싸우게 되는 보스 '윌슨 피스크'. 거미줄 사용이 중요하다 (영상제공: SIEK)
풍부한 서브 콘텐츠, 슈트 만드는 재미까지 담았다
이처럼 ‘마블 스파이더맨’ 기본기라고 할 수 있는 이동과 액션은 합격점을 받기에 충분한 완성도를 자랑한다. 이러한 기본기는 풍부한 서브 콘텐츠를 지탱하는 버팀목이 된다.
오픈월드로 구현된 뉴욕에는 온갖 악당을 물리치는 메인 퀘스트 외에도 다양한 서브 퀘스트가 등장한다. 뉴욕 곳곳에는 범죄를 감시하는 감시탑이 있는데, 간단한 미니게임을 통해 탑을 가동하면 주변 범죄 현장이 맵에 표시된다. 악당에게 괴롭힘 당하는 시민을 구하는 등, 다양한 서브 퀘스트를 수행해 경험치와 보상을 얻을 수 있다.
▲ 메인 퀘스트 외에도 다양한 사건을 해결하게 된다 (영상제공: SIEK)
이동 능력을 활용해 도시 곳곳을 살펴보게 만드는 콘텐츠도 있다. 바로 피터 파커가 고등학생 시절 도시 곳곳에 숨겨둔 가방을 찾는 것이다. 이 밖에도 시연 중에는 등장하지 않았지만, 본편에서는 제한 시간 내에 복잡한 코스를 돌파해야 하는 이동 챌린지 등 다양한 콘텐츠도 만나볼 수 있다.
시연에서 가장 인상 깊었던 서브 콘텐츠는 피터 파커가 과학자로서 다양한 의뢰를 해결하는 구간이었다. 플레이어는 연구실을 찾거나, 유럽 유학 중인 친구 ‘해리 오스본’의 요청을 받아 과학자로서의 면모를 보이게 된다. 과학 활동은 미니게임으로 진행되며, 파이프를 적절하게 배치해 시작점과 끝점을 연결하거나, 같은 모양 도형을 찾아내는 퍼즐 형식이다. 시연 중 튜토리얼 격으로 주어진 퍼즐은 난이도가 낮아 다소 단조롭게 여겨지기도 했다. 시작은 간단하지만 제임스 스티븐슨 디렉터에 따르면, 본편에서는 점점 더 어려운 퍼즐을 통해 도전욕구를 자극할 예정이다.
이러한 서브 콘텐츠를 완수하면 경험치 외에도 새로운 스파이더맨 슈트 제작에 필요한 재료를 얻을 수 있다. 특히 슈트마다 독특한 외견과 특별한 능력이 있다. 은밀하게 적진에 잠입하는데 도움을 주기도 하고, 전투에 꼭 필요한 ‘포커스’ 게이지를 더욱 많이 충전시켜 주기도 한다. 특정 슈트에는 액티브 스킬이 붙어 전투에서 존재감을 뽐내기도 한다. 여기에 슈트 능력은 자유롭게 다른 슈트로 옮길 수 있다. 따라서 외모와 능력, 두 마리 토끼를 한 번에 잡을 수 있다.
▲ 게임 속 스파이더맨을 나타내는 '어드밴스드 슈트'. 이 밖에도 다양한 슈트가 존재 (사진제공: SIEK)
한국어로 화룡점정, 역시 PS4 독점작은 ‘필구’
이처럼 ‘마블 스파이더맨’은 지금까지 영화 등에서 보아 왔던 스파이더맨의 될 수 있게끔 구성된 게임이다. 복잡하지 않은 조작으로 플레이어는 마천루가 가득한 뉴욕의 ‘친절한 이웃’이 될 수 있다. 스파이더맨을 좋아하는 팬이라면 흠뻑 빠져들 것이고, 그냥 액션게임을 좋아하는 게이머도 재미있게 즐길 수 있는 구성이다.
마지막으로 완성도 높은 한국어 번역에도 좋은 점수를 주고 싶다. 게임을 플레이하는 동안, 스파이더맨은 특유의 재기발랄한 농담을 계속해서 던진다. 서로 도움을 주는 관계인 경찰 ‘유리 와타나베’와의 통신에서는 자신을 ‘스파이더-캅’이라 칭하며 온갖 상황극을 펼치고, 로켓 런처로 무장한 적이 계속해서 나타나자 ‘국립 로켓 기념일’이냐며 핀잔을 주기도 한다. 이러한 유쾌한 대사를 한국어 자막으로 볼 수 있으니, 게임 플레이와는 별개로 즐거워졌다. ‘갓 오브 워’, ‘디트로이트: 비컴 휴먼’을 잇는 PS4 초 기대작으로 손색이 없는 완성도다.
▲ '마블 스파이더맨' 역시 PS4 '필구' (사진제공: SIEK)