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순위분석] 단골 잃지 않는 17년차 '거상'의 노련함
2019.03.06 15:00 게임메카 김미희 기자
국내 온라인 시장은 전쟁터다. 날고기는 신참도 살아남기 어렵고, 오랫동안 터를 지키고 있던 고참도 힘을 잃고 쓰러지기 일수다. 장기 서비스를 바라보고 가야 하는 온라인게임 입장에서 반짝 상승도 좋지만, 오랜 기간 동안 꾸준히 단골을 유지하고 가는 것도 중요하다. 시기를 타지 않고 게임을 안정적으로 서비스할 수 있는 토대가 되기 때문이다.
그런 의미에서 장사를 시작한 지 17년 차인 ‘천하제일상 거상’의 존재감은 남다르다. 급격한 상승도 하락도 없지만 갖은 풍파에도 흔들리지 않고 제자리를 지키고 있다. 작년 한 해에도 평균적으로 20위에서 30위 사이를 오르내렸으며, 올해 첫 주에는 14위까지 치고 오른 적도 있다. 이번 주에도 2주 연속 상승세를 유지하며 17위에 랭크됐다.
2002년에 처음으로 온라인 시장에 발을 들인 ‘거상’은 이름에서도 알 수 있듯이 여러 마을을 돌며 물품을 거래하며 이득을 남기는 경제활동을 특징으로 앞세운 게임이다. 조선, 일본, 중국 등 원하는 국적을 선택해 ‘최고의 거상’이 되어보자는 테마다. 여기에 각기 다른 강점을 강점을 지닌 용병으로 원하는 팀을 만들고, 어렵게 입수한 장비로 용병을 키워나가는 맛도 쏠쏠했다.
당시에도 중세 판타지를 배경으로 한 MMORPG가 득세하던 시절 조선시대에서 활동하는 상인을 주인공으로 한 ‘거상’은 남다른 존재감을 드러냈다. 장사를 연 후 20년이 다 되도록 꾸준히 게임에 찾아오는 단골이 있다는 것은 지금도 ‘거상’을 즐기고 있는 게이머가 많다는 것이다. 여기에 지금보다 더 잘되길 바라는 마음을 담아 쓴 소리를 하는 유저도 있다. 유년기를 함께 보낸 게임에 아직도 깊은 애정을 가진 사람이 생각보다 꽤 많다는 것이다.
고양이 소녀가 밀어 올렸다, ‘소울워커’ 7개월 만의 복귀
이번 주 순위에는 오랜만에 등장한 게임이 있다. 작년 8월에 50위 밖으로 밀렸다가 무려 7개월 만에 돌아온 ‘소울워커’다. 이번 주 순위는 38위인데 간만에 복귀한 것 치고 나쁘지 않다. 힘을 잃고 축 쳐졌던 ‘소울워커’에 활력을 더한 것은 새침한 고양이 소녀다. 지난 27일에 등장한 7번째 캐릭터 ‘치이 아루엘’을 앞세워 게임을 쉬고 있던 유저를 다시 모니터로 불러들인 것이다. 귀여운 외모와 함께 기존 캐릭터에서는 볼 수 없었던 속도감 있는 액션으로 남다른 파장을 일으켰다.
현재 분위기는 한껏 고조되었으나 방심할 수는 없는 상황이다. 본래 ‘소울워커’는 공개서비스 후 두 달도 버티지 못하고 50위 밖으로 밀려났다가 작년 봄에 극적인 역주행에 성공하며 눈길을 끌었다. 문제는 1차 복귀 후에도 제자리를 지키지 못하고 또 순위권 밖으로 이탈한 전력이 있다. 장기 레이스에 약하다는 문제가 두 번이나 발생한 셈이다. 이번에도 지난 아쉬움을 반복하고 싶지 않다면 정신을 바짝 차려야 한다.
이번 주 상위권에서는 ‘오버워치’가 ‘로스트아크’를 잡고 2위에 올랐다. 우선 ‘오버워치’의 경우 3개월 만에 등장한 신규 영웅 ‘바티스트’로 이슈몰이에 성공하며 간만에 상승세를 탔다. 여기에 본래 2위를 지키고 있던 ‘로스트아크’가 최근에 다소 주춤하는 움직임이 있다. 경쟁자가 힘이 빠진 가운데 새 영웅으로 전력 보강에 성공하며 ‘오버워치’가 2위를 점할 수 있었던 것으로 보인다.
이어서 중위권에서는 지난주에 이어 ‘도타 2’의 진격이 매섭다. 이번 주에는 무려 7단계나 상승헤 23위까지 진출한 것이다. ‘도타 2’에 힘을 불어넣은 주역은 따로 있다. 1월에 출시되어 한 달 만에 순 방문자 41만 명을 돌파한 유즈맵 ‘도타 오토체스’다. 이 모드를 즐기기 위해 ‘도타 2’를 시작했다는 게이머도 있을 정도로 선풍적인 인기를 끌고 있다. 예상치 못한 곳에서 역주행 발판을 마련한 ‘도타 2’가 과연 어디까지 오를 수 있을지 귀추가 주목된다.
마지막으로 하위권에서는 ‘마비노기 영웅전’이 퇴출 위기를 맞이했다. 지난주보다 무려 10단계나 하락한 49위까지 추락하며 벼랑 끝에 몰린 것이다. 작년 12월에 등장한 신규 캐릭터 ‘미울’에 힘입어 27위까지 올랐던 ‘마비노기 영웅전’은 이를 뒷받침할 마땅한 후속타를 찾지 못하며 하락세를 면치 못하고 있다. 여기에 기대심을 자극할만한 색다른 요소도 예고되어 있지 않기에 위기감은 더욱 더 고조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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