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구동성] 넥슨 직원들이 불안해합니다
2019.08.30 18:03 게임메카 이재오 기자
메카만평
넥슨 노동조합 '스타팅 포인트가' 오는 9월 3일, 고용안정 촉구 집회를 개최합니다. 넥슨 자회사인 넥슨 레드가 게임 제작을 중단하고 직원들을 전환 배치하는 와중에, 이 직원들에 대한 고용보장을 요구하는 것이죠. 넥슨코리아 이정헌 대표가 "인위적인 구조조정은 없다"고 공언했음에도 이런 집회가 열리는 것을 보면 직원들이 얼마나 고용 불안정에 떨고 있는지를 알 수 있습니다.
사실, 2019년 들어 넥슨이 보여준 행보를 보면 직원들의 이런 불안함이 이해가 갑니다. 연초부터 각종 미심쩍은 소식들이 들려왔으니까요. 지난 1월에는 회사가 매각된다는 이야기가 전해졌으며, 회사에서 매년 추진하던 창업 지원 프로그램이 폐쇄하는 일도 있었습니다. 넥슨 아메리카 사무실 2곳도 폐쇄됐죠. 뿐만 아닙니다. 참가하는 것이 당연한 줄 알았던 지스타도 올해는 참가하지 않게 됐습니다. 네오플과 위메프를 창립한 허민 대표 영입설이 돌기 시작한 것도 이 때부터였죠.
허민 영입 소식과 함께 그간 넥슨을 책임지던 수뇌부 인원들이 회사를 떠나가면서 불안감은 증폭됐습니다. 넥슨 신규 개발 스튜디오 대표 중에선 불리언게임즈 반승철 대표와 원스튜디오 김희재 대표가 각각 사임했습니다. 핵심 경영진이었던 박지원 글로벌 최고운영책임자와 정상원 부사장도 최근 회사를 떠났습니다.
여기에 더해 개발을 중단하거나 서비스를 종료하는 경우도 이어졌습니다. 이제 막 상반기를 지난 시점임에도 불구하고 올 한해 넥슨이 개발을 중단했다고 밝혀진 게임만 4개이며, 서비스 종료한 게임도 5개에 달합니다. 그 중에는 띵소프트가 9년 간 개발하던 '페리아 연대기'도 있습니다. 넥슨 이정헌 대표가 직접 개발 현황을 전할 정도로 내부적으로 많은 관심을 받은 게임이 출시도 못한 채 그 명을 다한 것이죠. 이런 극단적인 가지치기 속에서 내부 직원들이 고용 안정에 대한 목소리를 내는 것은 어찌 보면 당연합니다.
게이머들 또한 각종 게임들을 정리하고 개발자들을 정리하는 넥슨을 보며 적잖은 우려의 목소리를 내고 있습니다. 게임메카 ID 검은13월 님 "(페리아 연대기) 8년간 희망고문하다가 결국 죽이네", 페이스북 ID 박신행 님 "무너져가는 넥슨", ID 신영준 님 "게임 개발자들이 게임을 만들면서 즐거워야 하는데, 지금 대기업들은 혁신, 도전보다 그저 안전만 추구하는 동결상태"등이 그 것이죠.
한 편으로는 쌓이고 쌓여온 문제가 터졌다고 보는 사람들도 있습니다. 페이스북 ID 유강현 님 "이제 거품이 지는구만", ID 서인준 님 "요즘 넥슨에 속해 있는 게임들이 흔들리기 시작한 게 어제 오늘 일이 아니다" 등의 반응입니다.
이렇게나 부정적인 소식만 연달아 들려온다면 누구라도 불안함에 떨 것 같습니다. 내가 진행하던 프로젝트가 언제 중단될지 모르고, 내가 만든 결과물이 언제 사리질지 모르는 상황이니까요. 김정주 NXC 대표라도 나서서 직원들을 안정시킬 만한 한 마디라도 해야 하는 상황 아닌가 생각해 봅니다. 넥슨이 하루빨리 직원들의 불안을 해소하고 예전 못지 않은 건재한 모습으로 돌아왔으면 좋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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