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대호 폭로에 커지는 그리핀 논란, 게임단 입장은?
2019.10.17 14:18 게임메카 김미희 기자
현재 ‘리그 오브 레전드 월드 챔피언십(이하 롤드컵)’에 출전하고 있는 그리핀은 수많은 의혹에 둘러싸여 있다. 그리핀 ‘씨맥’ 김대호 전 감독이 팀을 떠난 후, 개인방송을 통해 팀 내부 사정을 폭로하며 여론이 사나워진 것이다. 롤드컵 전부터 김대호 전 감독이 갑작스럽게 팀을 떠나며 많은 의문점을 낳았던 그리핀 논란은 점점 커지고 있으나, 그리핀의 입장은 없다.
이슈가 시작된 것은 지난 9월이다. 9월 26일, 그리핀은 김대호 전 감독과 상호 협의하여 계약을 종료했다고 밝혔다. 이후 김 전 감독은 아프리카TV BJ 이상호가 당일 진행한 개인방송을 통해 그리핀 조규남 대표와 불화가 있었고, 준우승으로 마무리된 서머 시즌 결승전 종료 후 역랑 부족을 이유로 해고 통보를 받았다고 밝혔다.
그리고 연이어 그리핀에 대한 폭로가 이어지며 여론은 악화되고 있다. 그리핀 선수들이 롤드컵 그룹스테이지 승리 후 인터뷰를 통해 김 전 감독이 팀을 떠난 후 보이는 행보에 대한 아쉬움을 표했고, 그리핀 이슈는 국내를 넘어 해외에서도 관심대상으로 떠올랐다. 이후 김대호 감독은 15일과 16일 개인방송을 통해 충격적인 내용을 다수 밝혔다. 대표적인 것은 3가지로 압축된다.
가장 큰 부분은 ‘카나비’ 서진혁 계약 의혹이다. 서진혁은 중국 ‘리그 오브 레전드’ 게임단 징동게임즈에 임대 선수로 가 있다. 그런데 김대호 전 감독이 개인방송을 통해 조규남 대표가 선수가 원하지 않는 이적 계약을 맺게 하고, 거액의 이적료를 챙겼다고 주장한 것이다.
그 과정에서 조 대표가 서진혁을 상대로 ‘템퍼링(계약 기간 중 다른 팀과 접촉하는 것)’ 한 것 아니냐며 압박했다고 언급했다. ‘템퍼링’은 라이엇게임즈에서 걸고 있는 금지 조항 중 하나로, ‘템퍼링’을 했다고 확인된 선수는 대회 출전 금지 처분을 받은 바 있다. 이에 대해서는 현재 라이엇게임즈가 조사 중이다.
두 번째는 솔로랭크 어뷰징 시도 의혹이다. 조규남 대표가 선수들에게 게임에서 질 것을 요구했다는 것이다. 김대호 전 감독이 주장한 내용은 당시 솔로랭크 1위였던 ‘데프트’ 김혁규와 다른 그리핀 선수들이 한 팀으로 매칭이 잡혔고, 2위였던 그리핀 소속 '타잔' 이승용이 상대 팀에 있었다.
이에 조규남 대표가 '타잔'을 1위로 만들기 위해 상대로 잡힌 그리핀 선수들에게 게임에서 질 것을 지시했다는 것이다. 김대호 전 감독은 이를 만류했고, 결국 게임은 그대로 진행되어 '타잔'이 속한 팀은 졌다는 것이다. 정식 경기가 아닌 일반 게임이지만 공정한 승부를 중시해야 할 e스포츠 선수에게 질 것을 요구하는 것은 적절한 지시가 아니라는 지적이 이어지고 있다.
마지막은 2군 선수에 대한 차별 대우다. 김대호 전 감독이 주장한 바에 따르면 2군 선수들은 식사할 때 1군 선수들이 먹고 남은 음식을 먹었고, 야식도 1군 선수들은 원하는 것을 시켜줬지만 2군 선수들은 라면으로 끝이었다고 말했다. 장비도 2군 선수들은 오래된 PC로, 게이밍 의자도 아닌 식탁 의자에 앉아서 하루에 17시간 가량 연습했다고 언급했다.
e스포츠를 넘어 일반 스포츠에서도 1군과 2군 대우 차이는 있지만 ‘리그 오브 레전드’ 선수들은 나이가 어리고, 특히 2군 선수는 10대 청소년인데 너무 가혹한 처사가 아니냐는 의견이 나오고 있다.
카나비 계약 건은 조사 중, 그 외에 대한 것은?
조규남 대표와 김대호 전 감독의 불화설로 시작된 이슈는 소속 선수에까지 영향을 미치고 있다. 특히 ‘카나비’ 서진혁이 얽힌 계약 의혹은 선수 보호 차원에서 라이엇게임즈 대응이 요구되고, 그리핀과 징동게임즈가 맺은 계약이 규정과 맞지 않는 부분이 있다면 이 역시 조치해야 한다.
이에 대해 라이엇게임즈는 “현재 관련 조사를 진행하고 있다. 한국지사는 물론 라이엇게임즈 차이나(중국 ‘리그 오브 레전드’ 프로 리그 주최), 양 팀 모두 협조 중이다. 선수 계약 등에 관해 템퍼링은 없었는지, 그 외 불합리하거나 강제된 것은 없는지, 지난 5월에 승인한 계약 후 임의로 추가되거나 변경된 내용은 없는지를 파악하고 있다”라고 밝혔다.
그리핀 역시 게임메카를 통해 “라이엇게임즈 조사에 적극 참여 중이다”라고 전했다. 서진혁 계약에 대한 것은 라이엇게임즈가 양 팀을 통해 조사 중이고, 그리핀 역시 이에 협조하겠다는 입장을 밝혔다. 따라서 관련 조사가 마무리되고, 그 결과 발표를 기다려야 하는 상황이다.
다만, 다른 의혹에 대해 그리핀은 침묵 중이다. 현재 그리핀은 ‘롤드컵’ 한국 대표팀으로 출전 중이며, 그룹 스테이지 A조에서 2승 1패로 2위에 올라 있다. 하지만 롤드컵이라는 중요한 대회를 소화하는 와중, 팀 및 선수에 대한 의혹이 계속 터지며 여론은 계속 악화되고 있다. 가장 많은 응원이 필요한 시기에 팀이 응원을 받지 못하고 있다. 선수들을 위해서라도 팀 차원의 대응이 요구되는 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