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성지순례] 미군들의 성지 오락실, 송탄 게임브로스
2020.05.20 15:59 게임메카 Ryunan
안녕하세요, 성지순례의 Ryunan입니다. 조금 잠잠해지나 했던 코로나19 사태가 이태원 클럽 사태로 인해 다시 한 번 극성을 부리기 시작했습니다. 사회적 거리두기가 생활 속 개인적 거리두기로 완화되긴 했지만, 긴장의 끈을 늦추지 말아야 할 때가 아닌가 싶습니다. 게임센터 방문 시에도 방문 기록을 철저하게 작성하고, 손 씻기와 소독, 마스크 착용 등으로 조심해야 할 필요가 있겠습니다.
오늘 떠날 곳은 경기도 평택입니다. 그 중에서도 평택 시내가 아닌 송탄이죠. 송탄 하면 흔히 오산 공군기지를 떠올리기 쉬운데요, 미 공군과 대한민국 육군이 주둔해 있는 곳이라 그런지 꽤나 이국적인 가게들이 많은 곳이기도 합니다. 수도권 전철 1호선 송탄역이 근처에 있어 접근성도 나쁘지 않습니다.
송탄역에서 오산 공군기지가 있는 신장동 쪽으로 이동하면, 마치 외국 거리를 연상시키는 신장동 쇼핑거리가 나옵니다. 재래시장, 미국식 음식점, 카페, 맥도날드 등을 중심으로 꽤나 크게 상권이 펼쳐져 있는데요, 번화가 중심에 게임센터 하나가 자리잡고 있습니다.
게임센터 이름은 ‘게임 브로스(Game Bros)’. 게임기 조이스틱 모양 로고와 영문 간판이 눈에 확 띄는 이 곳은 지방 작은 도시 게임센터 치고는 꽤 규모가 큰 곳입니다. 주 이용층은 오산 근처 거주민과 오산 공군기지 내 미군인데요, 그래서인지 간판도 한국어가 아닌 영어로 표기되어 있습니다.
게임센터 입장 시 음식물을 갖고 들어갈 수 없는 조항은 딱히 특별할 것은 없지만, 경고문구가 한글이 아닌 영어로 써 있는 것이 독특합니다. 각종 문구나 메뉴판 등을 영어로 표기해 놓는 것은 이 주변 상권의 공통적 특성입니다. 다른 음식보다 아이스크림이 그림으로 따로 그려져 있을 정도로 강조되어 있는데요, 아이스크림을 갖고 들어가는 미군이 많은가 봅니다.
그럼 본격적으로 어떤 게임들이 있는지 한 번 살펴보도록 할까요? 매장 입구 근처에는 레이싱 게임인 마리오카트 2와 이니셜D 버전 8이 각각 한 조씩 설치되어 있고, 그와 마주보는 반대쪽 왼편엔 두더지잡기, 그리고 경품 게임인 블랙홀 프라이즈가 한 대씩 보입니다. 다른 건 그렇다 쳐도 게임센터 내에서 두더지잡기를 본 건 정말 오랜만이네요.
블랙홀 프라이즈 기기 뒷편으로 1층 왼쪽 벽은 인형뽑기 기기가 일렬로 쭉 설치되어 있습니다. 짱오락실 체인 정도로 대규모 전문 라인업은 아니지만 인형뽑기를 좋아하는 사람들이라면 그냥 지나치지 못 할 규모를 자랑하고 있습니다. 최근 문체부가 아케이드 게임센터 진흥안을 발표하며 기존 5,000원이던 크레인게임 경품 상한액을 1만 원으로 올리겠다고 했으니, 인형뽑기 붐이 다시 일어날 지도 모르겠습니다.
매장 안쪽으로 들어가면 다양한 게임기들을 본격적으로 만나볼 수 있습니다. 1층 정중앙에 에어하키가 한 대가 보이고, 그 주변으로 여러 게임들이 자리잡고 있습니다. 기기 배치가 꽤나 여유롭게 되어 있어 답답한 느낌은 들지 않는군요.
1층 가장 안쪽에는 사격 게임 타겟헌터 두 대, 그리고 오른편 뒤쪽으로 농구대와 다크 이스케이프가 운영 중입니다. 이 곳이 미군기지 앞이라는 걸 생각해보면 왠지 사격 솜씨가 뛰어난 군인들이 이 게임을 잘 할 것 같은 느낌이 드네요.
매장 중간에는 화폐교환기와 함께 2층으로 올라가는 계단이 있습니다. 참고로 건물은 총 3층으로 되어 있으나, 2층에서 3층 올라가는 통로는 보이지 않더군요. 1층은 인형, 농구, 사격, 건슈팅 위주 라인업, 2층은 철권을 비롯한 스틱형 비디오게임, 코인노래방, 다트, 펌프 등이 설치되어 있습니다.
2층으로 올라오자마자 제일 먼저 보이는 게임은 왼편의 펌프 잇 업입니다. 최신형 LX기체로 최신작 XX버전이 돌아가고 있는데, 펌프 주변엔 다른 게임기가 없어 공간이나 소음 방해 없이 쾌적하게 즐길 수 있어 보입니다. 여기에 가방이나 옷을 넣을 수 있는 바구니, 펌프용 신발도 비치되어 있어 운동화를 따로 준비하지 않거나 혹은 군화를 신었더라도 문제없이 플레이가 가능할 것 같습니다. 플레이 요금은 다른 게임센터와 마찬가지로 1,000원으로 고정되어 있습니다.
그 뒤에는 타임 크라이시스 4, 렛츠고 아일랜드 등 체감형 게임들이 보입니다. 다른 게임센터에서 어렵지 않게 찾아볼 수 있는 대중적인 라인업 위주로, 아무래도 주 고객층이 마니아 유저가 아닌 근방에서 복무하는 군인들이 주일테니 라이트게임 비중이 높은 것 같습니다.
2층 바깥쪽 벽은 밖이 훤히 보이는 테라스로 이루어져 있습니다. 창문은 겨울철이나 기상이 좋지 않은 날을 제외하면 활짝 열어놓고 운영하는 듯 한데, 덕택에 매장이 답답하지 않고 시원시원한 분위기가 느껴집니다. 다만, 난간이 그리 높지 않아 안전에 유의해야 할 것 같군요. 요즘 같은 날씨 저녁 시간대엔 꽤 쾌적합니다.
2층으로 올라오는 계단 왼편에 설치된 기기들을 살펴보았으니 이번엔 오른편으로 이동해 보겠습니다. 동전교환기 바로 옆에 더 비시바시 한 대가 설치돼 있네요. 10년이 지난 게임이지만 후속작인 비시바시 채널보다도 한국에서 더 인기가 높고 설치 매장 또한 많은 여전히 현역인 게임이지요.
매장 안쪽엔 한 세대 전 게임인 철권 태그 토너먼트 2 두 대가 보입니다. 그 왼편으로 코인 노래방 구역이 있는데, 규모는 1층 크레인 게임과 비슷한 수준으로 보입니다. 방역과 환기의 목적인지 이용하는 사람이 없음에도 불구하고 부스 문을 전부 활짝 열어놓았습니다.
매장 안쪽에는 특이하게도 캡슐 토이 기기(가챠퐁)가 놓여 있습니다. 보통 이런 건 매장에서 가장 눈에 잘 띄는 입구 쪽에 설치되어야 하는 게 아닌가 싶은데, 매장에서도 가장 구석진 곳에 있다는 게 조금 아이러니하군요. 아마 수요가 있으니 이 자리에 놓여있겠죠?
앞서 말했듯, 게임브로스는 다른 게임센터와 달리 오산공군기지의 미군이나 그 가족들이 많이 방문하기에 매장 안 안내 문구도 한글과 영문으로 나눠 표기돼 있습니다. 무인으로 운영되는 게임센터라 직원이 필요할 시 누르는 벨도 매장 곳곳에 비치됐네요.
지금까지 송탄 오산미군기지 앞 번화가에 위치한 유일한 게임센터 게임브로스를 돌아보았습니다. 마니아 관점에서는 라인업이 아주 훌륭하다고는 할 수 없지만, 게임센터로서 즐길거리는 충분하다는 느낌이네요. 부근 주민들은 물론, 본국을 떠나 머나먼 한국에서 타향살이 중인 오산 공군기지 미군들에게 일상 속 작은 즐거움을 줄 수 있는 엔터테인먼트 공간으로 이어지면 좋겠다는 생각입니다.
오산 게임브로스 근방 맛집 1. 어마어마한 두께의 미스리 햄버거
송탄 오산미군기지 근방엔 햄버거 전문점이 많습니다. 미군들을 상대로 장사를 하다 보니 자연스레 발달한 풍경인데요, 그 중 ‘미스리 햄버거’는 1982년 오픈해 약 40여 년간 영업해 온 송탄 햄버거집의 터줏대감과도 같은 존재입니다. 오랜 시간이 지나 가게를 재단장한 지금도 옛날 햄버거의 감성과 맛을 그대로 유지하고 있지요.
이 가게의 메뉴는 일반버거와 스페셜버거로 나뉘는데, 스페셜버거는 일반버거의 약 2.5배는 되는 압도적 볼륨감을 자랑하는 미스리 햄버거 간판 메뉴입니다. 절대 한 입에 넣을 수 없을 정도로 꽉 들어찬 햄버거 속을 보다 보면, 마치 ‘네가 어떤 햄버거를 좋아할지 몰라 모든 재료를 전부 넣어봤어’라고 말하는 것 같습니다. 반 개만 먹어도 한 끼 식사로 거뜬한 미스리 햄버거 스페셜버거에 도전해 보시길.
대표메뉴: 불고기버거 4,000원, 불고기스페셜 8,000원, 탄산음료 1,000~1,500원
오산 게임브로스 근방 맛집 2. 송탄 부대찌개 모르시나요? 김네집
흔히 부대찌개가 유명한 지역 하면 열에 아홉은 의정부를 꼽곤 하는데요, 사실 의정부 못지 않게 송탄도 부대찌개로 유명한 지역입니다. 그 중 가장 유명한 집은 미군기지 근방에 위치한 ‘김네집’ 으로, 언제나 항상 손님으로 북적이는 로컬 맛집입니다.
이 곳의 부대찌개는 의정부식과 다르게 김치를 많이 집어넣어 한국인이 좋아하는 얼큰하면서도 칼칼한 맛이 강한데, 아낌없이 듬뿍 들어간 햄, 소시지와 얼큰하고 진한 국물을 곁들이면 세상 어떤 것도 부럽지 않은 든든한 식사가 됩니다. 라면사리 넣는 건 선택이 아닌 필수!
대표메뉴: 부대찌개 9,000원, 로스구이 9,000원, 폭찹 9,000원
오산 게임브로스 근방 맛집 3. 90년대 가족외식 레스토랑 감성, 송탄 피자클럽
지금이야 피자의 위상이 꽤나 대중화되어 아무 때나 쉽게 먹을 수 있는 대중적인 음식이 됐지만, 90년대 초중반만 해도 피자는 레스토랑에나 가야 맛볼 수 있는 특별한 음식이었습니다. 갓 구워나온 팬피자를 접시에 담아 치즈가루 핫소스 뿌려 먹던 기억이 새록새록 나네요.
송탄에는 90년대 당시 감성을 그대로 유지하고 있는 피자클럽이라는 식당이 있습니다. 두껍게 반죽한 도우 위에 다양한 재료를 듬뿍 올려 뜨거운 팬에 담아 손님에게 내가는 팬피자가 대표 메뉴죠. 재료를 아끼지 않아 맛은 보증수표고, 정겹고 푸근한 추억까지 덤으로 동시에 느낄 수 있습니다. 옛 감성에 젖어 피자를 썰고 싶으시다면 강력 추천.
대표메뉴: 콤비네이션 피자 2만 1,000원, 오븐 스파게티 1만원, 치즈 마늘빵 4,000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