불편한 조작 해결했다던 피파 모바일, 진짜였다
2020.06.19 18:47 게임메카 김미희 기자
피파 모바일을 내며 넥슨이 가장 강조한 부분은 ‘손맛’이다. 기존에 출시된 어떠한 모바일 축구 게임보다 직접 하는 맛을 살렸다는 것이다. 보기에는 간단해 보여도 컨트롤이 조밀하게 들어가는 피파 온라인 4를 생각하면 터치를 쓰는 스마트폰에서 어떻게 조작감을 살렸는가가 크게 와 닿지는 않았다.
그런데 10일에 피파 모바일이 출시되고 1주일 넘게 게임을 직접 해보니 넥슨이 살렸다는 ‘조작감’이 무엇인지 실감이 된다. 사실 모바일은 플랫폼 특성상 다른 기종보다 깊이 있는 컨트롤을 담아내기는 어렵다. 게임 하나를 오래 붙들고 하는 것도 불가능하고, 터치로 키보드나 게임 패드 수준의 마이크로 컨트롤을 구현하는 것은 불가능에 가깝다.
이에 넥슨과 개발사 EA아시아스튜디오가 찾아낸 접점은 선택과 집중이다. 모바일에서 불가능한 컨트롤은 최대한 줄이고, 축구의 묘미라 할 수 있는 연계 전술과 골의 재미는 맛볼 수 있는 최적의 조작감을 찾아낸 것이다. 그 핵심은 두 가지로 압축된다. 하나는 간단한 커맨드, 또 하나는 취향과 상황에 맞춰 플레이 방식을 고를 수 있는 반 자동 플레이다.
어려운 부분을 덜어내고 가벼운 손맛을 더했다
피파 모바일 조작법은 두 가지다. 하나는 가상패드와 버튼을 쓰는 버튼 방식, 또 하나는 패스나 슛 방향과 강도를 화면에 손가락을 긋는 것으로 정하는 제스처 방식이다. 두 가지 조작의 목표는 동일하다. 폰으로 즐길 때 손가락이 아프거나, 손이 꼬이는 부분 없이 진짜 축구를 하는 듯한 경험을 제공하는 것이다. 아울러 기존 축구 게임과 같은 자동 패스 연계, 상황에 따른 버튼 변경도 갖췄다.
이러한 피파 모바일이 폰에서 하기 어려운 부분을 덜어낸 비결은 두 가지다. 하나는 복잡한 커맨드를 없애버렸다. 패키지 피파나 피파 온라인도 다루는 키 종류는 많지 않지만 고급 플레이를 위해서 익혀야 할 커맨드가 꽤 많다. 대전액션게임을 예로 들면 필살기, 강 공격, 약 공격 등에 대한 커맨드를 외우고, 이를 몸으로 익히는 시간을 가져야 한다.
피파 모바일은 커맨드가 복잡하지 않다. 수비 플레이를 예로 들면 질주와 스킬 버튼이 하나로 합쳐져 있기 때문에 목표로 한 공격수에 다가가서 스킬을 써서 공을 빼앗는 과정에서 쓰는 것은 가상패드와 버튼 하나로 끝난다. 공격도 마찬가지다. 패스 방향은 가상스틱으로, 강도는 버튼을 누르는 시간에 따라 달라진다. 길게 누르면 세게, 짧게 누르면 약하게 찬다. 패키지 피파나 피파 온라인보다 정교함은 덜하지만 복잡한 커맨드를 덜어내어 조작 부담을 낮춘 것이다.
특히 이러한 부분은 축구 게임 경험이 많이 없는 초보 플레이어에게도 큰 메리트로 통한다. 축구의 기본적인 룰 자체는 ‘11명으로 구성된 팀을 움직여 골을 더 많이 넣는 쪽이 이긴다’로 압축된다. 다만 세부적인 전술로 들어가면 배울 것이 많아지며 어려움을 느끼는 구간이 발생한다. 다만 피파 모바일의 경우 축구에 대한 기본 지식이 많지 않아도 조작 난이도가 온라인보다 낮기 때문에 연계 플레이를 어렵지 않게 성공시킬 수 있다.
피파 모바일의 또 다른 조작 포인트 반자동에서 비롯된다. 기본적으로 피파 모바일 플레이는 반자동에 가깝다. 드리블부터 슈팅까지 모든 것을 100% 수동으로 할 수도 있지만, 기본 세팅은 유저가 손을 대면 수동, 떼면 자동으로 진행한다. 직접 누르지 않아도 플레이 자체는 진행되며 자동으로 경기를 진행해주는 기능도 있다.
이는 유저들에게 다양한 선택지를 준다. 직접 게임에 손을 댈 시간이 부족하다면 팀을 짜놓은 다음에 자동으로 돌리고 그 결과만 보는 것도 가능하다. 이는 비동기로 경기를 진행하는 시뮬레이션 리그는 물론 1 대 1로 실시간 대결을 벌이는 공격모드와 일반모드도 마찬가지다.
여기에 수동 조작을 조금만 활용하면 확실히 승률을 높일 수 있다. 드리블을 맡는 가상 스틱은 자동으로 두고, 경기를 지켜보다가 결정적인 순간에 오른쪽에 있는 버튼을 눌러 패스나 슛만 해줘도 효율이 올라간다. 한 걸음 더 들어가서 상대가 공격해 들어올 때는 수동 플레이로 공격수를 마크하고, 공을 뺏는데 성공하면 드리블은 자동으로 두되 상대 수비를 고려하며 패스와 슛만 눌러줘도 자동보다 플레이 효율이 크게 높아진다.
특히 이러한 부분이 뚜렷하게 드러나는 모드는 일반모드다. 공격모드는 오버롤과 조직력이 더 높은 쪽이 유리한 공격기회를 더 많이 가져가는 구조라서 ‘오버롤에 밀려서 졌다’가 좀 더 크게 느껴진다. 그러나 일반모드는 공격기회를 능력치에 따라 주는 것이 아니라 전후반전을 일반 축구처럼 진행하기 때문에 평균 오버롤 격차가 10 정도 벌어져도 실력만 좋다면 이길 수 있다. 숙련도에 따라 같은 선수로 더 좋은 플레이를 뽑아낼 여지가 있다는 점은 축구 게임 경험이 많은 사람도 끌릴만한 부분이다.
팀 구성에 대한 복잡함을 덜어낸 시즌제 폐지
앞서 설명한 부분은 피파 모바일 전에 EA가 국내에도 서비스하던 모바일게임 피파 축구도 동일하게 가져가는 강점이었다. 그렇다면 피파 축구에서 피파 모바일로 넘어오며 생긴 새로운 강점은 무엇일까? 가장 크게 변화한 부분은 선수 수집이다. 피파 축구의 경우 1년 주기로 새로운 선수로 다시 팀을 꾸리는 시즌 리셋이 있었다. 그런데 피파 모바일에서는 이러한 시즌제가 없다. 갖고 있는 선수나 팀을 쭉 키워나갈 수 있다는 것이다.
이러한 부분은 피파 모바일 선수 수급 및 강화와 맞물려 수집에 대한 부담을 낮춰준다. 일단 피파 모바일에서 신경써야 할 수치는 딱 2가지로 압축된다. 선수 능력치 총합을 뜻하는 ‘오버롤’과 같은 나라거나 동일한 클럽 소속으로 팀을 꾸렸을 때 붙는 보너스 능력치 ‘조직력’이다. 이 두 수치만 유의해서 팀을 짜고, 필요한 선수를 강화하면 선수 육성에서 크게 고민할 부분은 없다.
EA가 보유한 라이선스를 기반으로 한 피파 모바일에는 1만 7,000명에 달하는 선수가 등장한다. 축구를 전문가 수준으로 파고드는 사람이라면 선수 대부분의 강점과 약점을 알고 있을 것이다. 그러나 축구를 좋아하는 팬 중에는 특정 선수, 특정 팀을 집중적으로 좋아하거나 게임으로 치면 라이트 유저 수준으로 가볍게 즐기는 사람도 적지 않다.
이러한 유저들에게 오버롤과 조직력 두 가지만 맞추면 되는 피파 모바일의 팀과 선수 구성 방식은 좀 더 쉽게 다가올 수 있다. 피파 모바일은 과금을 하지 않아도 캠페인, 미션 등을 통해 새로운 선수 카드가 계속 들어온다. 선수가 많은 것은 좋은데 어떻게 팀을 꾸리면 좋을지는 고민이 될 수밖에 없고, 어떤 선수를 넣는 것이 팀에 도움이 될지 감이 오지 않을 수 있다.
이 때 오버롤과 조직력은 팀을 맞출 테마를 분명하게 세워준다. 예를 들어 ‘나는 한국 단일팀을 맞출 거야’라고 생각했다면 보유한 선수 중 한국 선수를 골라낸 후, 그 중 능력치가 높은 선수를 포지션에 맞춰서 팀에 넣으면 된다. 여기에 앞서 이야기한 ‘시즌 리셋’이 없다는 강점이 더해진다. 시즌 초기화 없이 팀 자체를 계속 키울 수 있기 때문에 테마로 생각한 팀을 맞추고, 그 중 오버롤이 부족한 선수에게 테마에 맞지 않는 선수를 투입해 수치를 높이는 부분에 부담이 덜하다.
축구로 짬짬이 머리를 식히고 싶은 사람을 위한 게임
사실 피파 모바일에서 아쉬운 점이 없는 것은 아니다. 특히 패키지 피파나 피파 온라인을 깊게 파고드는 유저라면 피파 모바일에서는 재미를 느끼지 못할 수 있다. 피파 모바일은 온라인과 비교하면 각 선수가 가진 개성이 뚜렷하게 드러나지 않으며 개인기도 하나밖에 없다. 여기에 축구 게임 별미라 할 수 있는 현장 해설이 모바일에는 없고, 전체적인 게임성이 온라인보다는 깊이가 얕은 것이 사실이다.
다만 온라인보다는 가볍고, 하기 쉬운 축구 게임을 원하는 사람이라면 복잡한 부분을 덜어낸 피파 모바일에 더 손이 갈 수 있다. 축구는 좋아하지만 고민 없이 머리를 식히며 잠깐씩 즐기는 게임을 기다려왔다면 피파 모바일은 여기에 딱 맞는 게임성을 가지고 있디. 출시 1주가 흐른 현재 피파 모바일은 구글 게임 매출 9위를 차지하고 있다. 이러한 게임을 선호하는 유저도 적지 않음을 체감할 수 있는 수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