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순정남] 근육 다빈치의 악마 소탕? 독특한 설정 게임 TOP 5
2022.08.18 15:34 게임메카 류종화 기자
※ [순정남]은 매주 이색적인 테마를 정하고, 이에 맞는 게임이나 캐릭터, 사건 등을 소개하는 코너입니다.
"태고에 천족과 마족이 있었다......." 이른바 양산형 설정으로 불리는 배경 스토리다. 흔한 판타지 배경 게임을 만들 때 대충 배경을 끼워넣는 과정에서 자주 볼 수 있는데, 이러한 스토리는 아무도 관심을 가지지 않고 잊혀지기 마련이다. 심한 경우 게임 내에서도 스토리가 거의 다뤄지지 않고, 공식 홈페이지 구석에서 먼지만 쌓일 때도 있다.
그러나, 스토리란 잘만 활용하면 게임성을 한껏 돋보이게 할 뿐 아니라 낯선 게임을 시작하게끔 만드는 원동력이 되기도 한다. 이에 최근엔 배경 설정에 공을 들이는 게임이 늘어나고 있는데, 그 와중에 유독 눈에 띄는 작품들이 있다. 생전 처음 보는 듯 한 이색적이고 눈에 띄는 설정으로 무장해, 게임에 대한 관심을 불러일으키는 게임들 말이다. 오늘은 최신작 중 이색 설정으로 눈에 띄는 게임들을 한데 모아 봤다.
TOP 5. 건물도 감정이 있어요
닌텐도 스위치로 작년 6월 출시된 도시 관리 게임 '건물도 감정이 있어요!' 역시 상당히 독특하면서도 감성적인 설정으로 주목을 받은 게임이다. 이 게임의 배경은 낡고 침체된 도시인데, 이 곳에 있는 건물들은 생명체처럼 걸어다니거나 대화할 수 있다. 그러나 경제적 이유로 도시 끝자락부터 건물이 철거되는 등 건물들 입장에서는 무시무시한 일이 일어나게 되고, 플레이어의 임무는 도시를 부흥시켜 건물들을 돌보는 것이다.
물건처럼 여기는 건물에 감정이 깃들어 있다는 것은 마치 픽사의 토이스토리를 보는 듯하며, 철거라는 행위가 그들에게 어떤 의미를 지니는지를 다시 한 번 돌아보게 한다. 저 멀리 살던 친구가 허물어지는 것을 보며 불안해하는 건물, 시대 변화에 따라 자신이 필요없어지는 것이 아닌가 걱정하는 건물, 각자의 열망과 희망, 두려움이 교차하며 예상치 못 한 방향으로 나아가는 도시... 한 편의 애니메이션으로 나와도 될 듯한 이야기가 펼쳐진다.
TOP 4. 레버너스 데빌즈
중세 유럽으로 보이는 한 도시에 어떤 부부가 있다. 남편은 건물 2층에서 양복점을 운영하고, 부인은 1층에서 맛집으로 소문난 레스토랑을 운영한다. 그런데, 어째 최근 들어 이 도시에 실종자가 부쩍 늘어났다. 특히 이 가게에 방문했다가 그대로 자취를 감춘 사람들이 많다는 소문이다. 그렇다. 이 부부는 남편이 양복점에 들어온 손님들을 살해하고, 부인이 그 시체로 요리를 해 판매하는 악마 같은 이들이다.
얼핏 '살인 호텔'을 운영하며 수많은 사람을 살해한 미국의 살인마 H.H.홈스를 연상시키지만, 이 부부의 범행은 더욱 조직적이고 치밀하다. 그러나 꼬리가 길면 밟히는 법, 누군가 부부의 범행을 눈치채고 협박 편지를 보내오기 시작한다. 부부는 자신들의 꿈을 위해 가게를 확장시키고 많은 돈을 범과 동시에, 이 협박자의 정체를 알아내고 대처 방안을 세워야 한다. 호러와 스릴러가 어우러진 이 게임 설정이 궁금하다면 스팀에서 즐겨 보길 바란다.
TOP 3. 신도 야근을 하나요?
국산 여성향 연애 시뮬레이션게임 '신도 야근을 하나요?'는 제목에서부터 일상과 비일상을 조화시켜 호기심을 불러일으킨다. 주인공은 야근에 시달리는 평범한 직장인인데, 어느 날 달의 신과의 기묘한 만남 후 얼떨결에 신의 힘을 얻는다. 참고로 신이라고 해도, 전임자(?)로부터의 인수인계도 없고 야근수당도 없는 가혹한 자리라는데... 이게 무슨 봉변인가 싶을 정도다.
다행히도 주인공에게는 희망이 있다. 신을 보필하기 위해 내려온 네 명의 미남 '사자'들이 등장하기 때문이다. 원래 가혹한 삶 속에서 사랑이 싹트는 법이라 하지 않는가. 여기에 배경이 되는 '소원시'는 세시풍속이나 풍수지리 등 전설이나 신화가 삶 속에 스며든 곳이기에, 이와 관련한 수많은 에피소드도 함께 한다. 최근 출시 1주년을 맞아 여름 패키지를 출시하기도 했으니, 신 야근 로맨스를 즐기고 싶다면 한 번 플레이 해보자.
TOP 2. 디지몬 서바이브
디지몬 하면 영웅으로서 선택받은 아이들과 디지몬이 힘을 합쳐 다양한 난관을 이겨나가고 모험을 지속하는 이야기가 가장 먼저 떠오른다. TV나 극장판 애니메이션이나 게임 등에서도 약간의 어두운 장면이 있긴 했지만, 어디까지나 꿈과 희망을 잃지 않는 이야기가 펼쳐졌다. 그러나, 디지몬 시리즈 최신작인 디지몬 서바이브에서는 이러한 보험이 깨졌다. 그야말로 꿈도 희망도 없는 이세계에서 살아남아야 하는 잔혹한 상황을 연출한 것이다.
영웅이 아니라 우연히 사건에 휘말린 아이들답게, 디지몬과의 관계도 순탄치 못하다. 디지몬을 받아들이지 못하는 경우도 있고, 고민과 좌절에 짓눌려 좋지 않은 결과를 낳는 캐릭터도 있다. 프로듀서에 의하면, 디지몬 어드벤처가 힘을 합쳐 살아남는 '15소년 표류기'라면 디지몬 서바이브는 소년들 간의 갈등이 극한으로 치닫는 '파리 대왕'에 가깝다고 한다. 밝고 긍정적인 이야기는 아니지만, 그만큼 많은 호기심을 불러일으키는 설정이 아닐 수 없겠다.
TOP 1. 르네상스 파이터즈
레오나르도 다빈치가 근육 마니아가 된다면? 듣기만 해도 뭔가 이상한 이야기를 본격적으로 풀어나가는 게임이 있다. 바로 사전 예약을 진행 중인 '르네상스 파이터즈'다. 주인공 레오나르도 다빈치가 근육이 없다는 이유로 첫사랑에게 차이며 시작되는 이 이야기는, 다빈치가 근육 머신을 발명해 몸짱이 되고, 이 기계가 갑작스레 폭발하며 헬게이트가 열려 악마들이 범람하고, 다빈치와 도나텔로, 미켈란젤로, 라파엘로 등이 근육의 힘으로 이들을 때려잡는다는 설정이다.
듣기만 해도 정신이 아득해지는 설정에 더해, 공식 일러스트는 어떤지 죠죠의 기묘한 모험 느낌까지 난다. 죠죠스러운 포즈로 모나리자를 소환해 연타를 퍼붓는 다빈치의 모습이나, 손에서 빔을 뿜는 불상을 소환하는 광경에서는 대체 이 게임의 스토리가 어디로 흘러갈지 감도 잡히지 않는다. 어쨌거나, 확실히 눈에 띄는 설정임은 틀림없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