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머너즈 워 종주국 자존심 되찾을까? SWC 2022 미리보기
2022.11.07 17:42 게임메카 이재오 기자
서머너즈 워: 천공의 아레나(이하 서머너즈 워) 팬들에게 있어 한 해 최고의 이벤트이자, 그해 세계 최고의 소환사를 가리는 서머너즈 워 월드 아레나 챔피언십 2022(이하 SWC 2022) 월드 파이널이 곧 개최한다. 무려 3년 만에 오프라인으로 돌아온 데다가 올해는 한국에서 개최되는 만큼 그 의미가 남다르다. 무대도 갖춰졌고, 그 무대에 오를 각 지역의 주역들도 준비 완료됐다. 과연 올해는 어떤 이가 우승컵을 들어 올리고 영광을 누리게 될까? 대회에 앞서 각 지역 대표들의 특징과 관전포인트를 살펴보는 시간을 가져봤다.
이번 대회 태풍의 눈은 ‘풍속성 스카이 서퍼’
이번 대회에서 자주 볼 수 있었던 몬스터로는 스카이 서퍼, 비스트 라이더, 스트라이커(류), 웨폰마스터, 오라클 등이 있다. 그중에서도 풍속성 스카이 서퍼는 가히 이번 대회의 핵심 픽이라고 할 수 있다. 모든 스킬에 상대 턴 게이지를 흡수하는 능력이 붙어 있어 턴 수급 능력이 매우 뛰어나며, 공격 속도가 33%에 달하기 때문에 선턴을 잡기에도 매우 쉽다. 순전히 이 몬스터 때문에 상성에 그나마 우위를 가지고 있는 불속성 비스트 라이더와 풍속성 웨폰마스터가 잘 등장하고 있다. 아이러니하게도 정작 풍 스카이 서퍼는 필수 밴 수준이라 정작 경기에 사용되는 모습은 잘 안 보인다.
이 밖에 특징으로는 작년 한 해를 지배했던 소위 말하는 '눕는 픽'보다는 빠른 공속과 높은 화력으로 자신에게 돌아온 한 번의 턴에 모든 공격을 쏟아부어 기점을 잡는 전략이 성행하고 있다. 거의 모든 선수들이 지역컵 4강까지는 독특한 전략을 쓰기도 했으나, 결승에 올라가서는 자신에게 걸린 나쁜 효과를 해제하는 것보다 한 번이라도 더 공격하고 턴을 수급해서 적을 빠르게 잡는 것에 집중하는 모습을 보여줬다.
2회 연속 월드 파이널 진출에 빛나는 유럽컵의 PINKROID~와 ISMOO
치열했던 유럽컵을 뚫고 월드 파이널에 진출한 두 선수 PINKROID~와 ISMOO는 작년에도 월드 파이널에 진출했던 강자들이다. 특히나 이 두 선수는 2019년과 2020년에 유럽컵 그룹 스테이지와 본선에 진출한 바 있는 전통의 강자들이며, 이 중에서도 PINKROID~는 작년 대회에서 한 끗 차이로 아쉽게 준우승에 머무른 바 있다. 두 선수 모두 차근차근 성적을 끌어올리며 이 자리에 당도한 만큼 절치부심 끝에 올해는 반드시 우승컵을 손에 넣고 싶은 상황이다.
이 두 선수는 같은 지역이지만 상당히 다른 전략을 구사한다. PINKROID~는 불 비스트 라이더와 물 스트라이커(류)와 등 최대한 빠른 공속으로 선턴을 잡음과 동시에, 딜량도 풍부한 소환수를 활용해 밴픽보다 빠른 속도로 게임을 끝내는 것을 선호한다. ISMOO는 반대로 차근차근 적에게 디버프를 건 다음 한 방에 기점을 잡는 전략을 좋아한다. ISMOO가 종종 빛속성 주사위술사를 기용하는 것을 보면 알 수 있다. 물론 지역컵 이후 월드 파이널까지 준비 기간이 가장 길었던 만큼 맞춤 전략을 들고나올 수도 있다.
격동의 아메리카 컵을 뚫고 올라온 RAIGEKI 와 TRUEWHALE
아메리카컵은 매번 뉴페이스가 등장해 의외의 활약을 펼치는, 그야말로 격동의 지역이다. 그만큼 세대교체가 빠르고 거의 매번 새로운 선수가 지역컵에서 우승해서 월드 파이널에 진출하는 것이 전통 아닌 전통이다. 헌데 올해는 그 전통이 반 정도만 지켜졌다. 2명의 신성과 함께 작년 아메리카 컵 대표였던 BIGV와 MADREAMDY가 모두 떨어지고 RAIGEKI, TRUEWHALE 두 선수가 월드 파이널에 진출한 것이다. 특히나 아메리카컵 우승자 RAIGEKI는 2018년도 아메리카컵 우승자인 DRMZJOSEPH를 3 대 0으로 압도하고 결승에 진출할 만큼 이번 대회에서 남다른 기량을 선보였다.
이 두 선수의 가장 큰 특징은 메타 픽이라 할 수 있는 풍 스카이 서퍼와 그를 위시한 여러 픽들 보다는 다른 속성의 몬스터들을 주로 사용한다는 점이다. 어찌 보면 몬스터 풀이 좁다고 볼 수 있으나, 그만큼 딜러와 탱커 힐러의 조합을 정교하게 구성한다. 더불어 두 선수 모두 룬작업이 매우 잘 되어있어 예상보다 훨씬 높은 대미지를 뽑아낼 줄 안다. 특히나 RAIGEKI는 공속에서 느리고 쿨타임을 밀어주는 스킬이 많지 않더라도 밸런스 잡힌 조합을 이용해 버티고 버텨서 기점을 잡아내는 플레이에 능하다. 메타에서 약간 벗어난 전략을 잘 구사하는 이 둘이 월드 파이널에서 어떤 해답을 제시할지 지켜보자.
챔피언은 언제나 아시안-퍼시픽컵에서, YUMARU, OSERU, DUCHAN, TARS
서머너즈 워가 참 재밌는 것이, 우리나라에서 만든 게임이지만 서양권에서 더 큰 인기를 끌고 있으면서도 매년 챔피언은 아시아권에서 등장한다. 실제로 아시아-퍼시픽컵은 언제나 수많은 베테랑이 등장해 피 튀기는 혈전을 벌이는 것으로 유명하다. 그런 의미에서 올해 아시아-퍼시픽컵을 대표하는 선수들도 이미 SWC에서 자주 이름을 비췄던 일본의 YUMARU, OSSERU, 한국의 DUCHAN, 중국 선발전을 따로 뚫고 올라온 TARS가 출전한다. 참고로 DUCHAN은 작년에 SECONDBABY라는 이름으로 월드 파이널에 참가했던 선수다.
기본적으로 매년 새로운 챔피언을 뽑아낸 지역답게 여기는 다른 지역보다 빠르게 메타를 분석하고 이에 맞춰서 여러 픽을 준비하는 것이 특징이다. 재밌는 것은 빛속성 오컬트, 암속성 사막여왕처럼 오래된 소환수도 여전히 사용되고 있다는 점이다. 한 가지 더 특기할 만한 부분이 있다면, 대부분의 소환수 룬작이 다른 지역 선수들보다 잘되어 있어 의외의 대미지나 방어력을 보여준다.
선수별로 보자면 DUCHAN은 메타를 확실하게 분석한 뒤 이번 대회에 참가했다는 느낌을 줬다. 현재 유행하는 공속 위주의 빌드를 비롯해 이를 반격할 수 있는 수단도 마련해 지역컵 결승전에서 YUMARU를 체급 차이로 찍어누르는 모습을 보여줬다. 심지어는 이번 월드 파이널이 홈이라 할 수 있는 서울에서 열리다 보니 많은 전문가가 강력한 우승 후보로 점치고 있다.
YUMARU는 비록 결승에선 DUCHAN을 상대로 체급 차이를 보이며 떨어졌지만, 1경기를 내주고도 집중력을 잃지 않고 역전승을 만들어내기도 하는 등 후반부에서 강점을 보이는 슬로우 스타터 기질이 있는 선수다. 이번 대회의 핵심 메타인 공속 빌드를 특히 잘 다룬다. OSSERU는 아시안-퍼시픽컵의 단골 손님으로 지역컵에서 극적인 승리로 3위를 차지하며 월드 파이널에 진출했다. 불 슬레이어와 풍 데몬, 풍 유니콘을 즐겨 사용하며, 다양한 픽은 다루지 못하는 대신 자신이 좋아하는 픽은 완벽하고 능수능란하게 다룰 줄 안다. TARS는 2년 연속으로 중국 선발전을 우승하고 월드 파이널에 진출한 강자로, 공속 빌드가 메타가 아니던 시절에도 이를 잘 활용했던 것으로 유명하다.
SWC 2022는 오는 12일 오후 1시, 서울 상암동 아프리카 콜로세움에서 오프라인으로 진행된다. 과연 이번 대회에선 어떤 선수가 챔피언의 자리를 차지하게 될지, DUCHAN이 과연 서머너즈 워 종주국의 자존심을 되찾아 올 수 있을지 귀추가 주목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