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L 과금 살펴보니, 확실히 리니지보다 가볍다
2023.05.26 16:08 게임메카 김미희 기자
엔씨소프트 신작 쓰론 앤 리버티(이하 TL)에서 게임성과 함께 많은 이목을 집중시킨 부분은 수익화 모델이다. 통칭 BM으로 불리는 과금 상품 종류와 구조가 관심사로 떠오른 부분은 많은 비용이 요구되는 것으로 잘 알려진 엔씨소프트 타이틀에 대한 시장의 피로도가 감지된 가운데, 엔씨소프트 스스로 실적을 공개하는 컨퍼런스 콜 등을 토대로 ‘기존작과 다른 BM’이라는 점을 반복적으로 강조해왔기 때문이다.
리니지로 대표되는 엔씨소프트 MMORPG는 길드 단위로 겨루는 전쟁을 메인으로 앞세웠다. 이처럼 유저 다수가 경쟁하는 구도에서, 성장에 직접적인 영향을 미치는 유료 상품을 판매해왔다. 유저 입장에서는 구매하지 않으면 경쟁에 뒤처질 수 있다는 느낌을 받을 수 있다. 여기에 변신, 마법인형, 클래스 등에 확률형 아이템이 들어가고, 경험치 및 아이템 드랍에 영향을 미치는 유료 재화를 지속적으로 구매해야 하는 부분이 더해졌다.
그렇다면 TL은 어떨까? 일단 엔씨소프트는 이번 테스트를 통해 지금까지 준비한 모든 BM을 공개하며 의도적으로 숨겨둔 부분이 없다고 밝혔다. 이를 기준으로 테스트에 공개된 BM을 전반적으로 살펴보면 현재까지는 무난한 수준이며, 기존 엔씨소프트 게임과 비교해 부담을 느낄만한 부분을 덜어냈음을 확인할 수 있다.
한 번 구매하면 장기간 효과 유지되는 시즌패스 중심
테스트 기준, TL의 BM 핵심을 이루는 것은 시즌패스다. 시즌패스는 무료 버전, 그리고 유료로 구매하는 프리미엄 패스 두 가지가 존재한다. 타 게임의 시즌패스처럼 맞물린 일일, 주간, 시즌 미션을 달성하면 포인트를 얻어 레벨을 올리며 보상을 획득하는 방식이다. 물론 유료 패스에 더 많은 제작 재료, 물약, 동물 변신 등이 포함되어 있지만, 확률 요소는 없다. 여기에 현재 기준으로 동물 변신에는 전투에 영향을 미치는 능력치는 따로 붙어 있지 않다.
프리미엄 패스에는 추가 효과가 있다. 사냥 및 채집에서 거래 가능한 비귀속 아이템을 획득하도록 도와주는 '럭키 콜렉터', 게임에 접속하지 않아도 플레이할 수 있는 '비접속 플레이 지원'이다. 다만 보스 드랍 아이템에는 럭키 콜렉터가 적용되지 않으며, 아인하사드 등처럼 지속적으로 구매하는 것이 아니라 한 번만 사면 시즌 내내 효과가 유지된다. 현재는 테스트 중이라 실제 구매는 불가능했고, 플레이 중 받은 유료 재화로 구매했다. 출시 이후 공개될 시즌패스 가격이 적정하다면 과하게 부담스럽지는 않으리라 본다.
뽑기도, 전투력 스탯 붙은 콜렉션도 없다
두 번째로 눈길을 끄는 부분은 확률형 아이템이다. 이번 테스트를 기준으로 보면 게임 내에는 뽑기가 없다. 엔씨소프트 기존 타이틀에서 자주 볼 수 있었던 변신과 마법인형을 연상시키는 야성과 아미토이가 수집 요소로 있긴 하지만, 이들을 확률에 따라 뽑는 유료 상품은 보이지 않는다. 야성은 유료 구매가 가능하지만, 원하는 것을 정해진 가격에 확정적으로 살 수 있다.
엔씨소프트 게임하면 떠오르는 컬렉션 효과도 있다. TL에서는 이를 탁본집이라 부르는데, 장비, 아미토이, 변신에 각각 탁본집이 있다. 탁본집 수집 정도에 따라 전투력에 직접적인 영향을 미치는 추가 능력치를 주지는 않는다.
장비는 제작이나 강화 재료를 받을 수 있고, 아미토이는 솔란트(무료 게임머니), 아이템 드랍률, 경험치 획득, 보유할 수 있는 무게 등을 높여준다. 마지막으로 변신은 가속 증가, 이동속도 증가, 스테미너 효율 증가 등 이동에 이점을 주는 부분과 함께 컬렉션 완성에 따라 몬스터 유형별로 대미지를 낮춰준다.
컬렉션 완성 보상이 전혀 없는 것은 아니며 간접적으로 전투에 영향을 미치는 형태다. 다만, 적어도 ‘명중 +2’처럼 피부로 와닿는 캐릭터 스탯 보상은 확인할 수 없었다. 아울러 캐릭터 능력치 역시 PvP와 PvE로 구분되어 있지 않고, 기존 엔씨소프트 타이틀보다 간소하다. 즉, 양쪽으로 스팩을 맞추지 않아도 되고, 성장에 대한 정보도 좀 더 직관적으로 확인할 수 있다.
이어서 살펴볼 부분은 강화다. TL에서는 장비와 스킬을 강화할 수 있으며, 스킬은 사냥 등을 통해 획득한 재료로 스킬북을 만들어 배운다. 테스트 기준으로 TL 내 강화에는 실패 확률은 없고, 재료를 소모해 경험치를 높이는 방식으로 진행한다. 장비 성장 확률은 하급 40%, 중급 30%, 상급 20%, 특급이 10%이며, 급이 높을수록 더 많은 경험치가 쌓여 빨리 레벨을 올릴 수 있다. 레벨이 올라갈수록 드는 재료와 게임머니가 점점 많아지는 구조지만, 실패하거나 장비가 깨질 우려는 없다.
테스트 때 보여준 초심을 유지하는 것이 관건
지금까지 이번 테스트에서 공개된 TL의 BM 및 성장 구조에 대해 살펴봤다. 종합하자면 지금 모습을 출시 이후에도 유지한다면 '리니지류'로 대표되는 기존 엔씨소프트 모바일 MMORPG에 비해서는 금전적인 부담이 확실히 덜할 것으로 예상된다. 완전히 다르다고는 할 수 없더라도, 약하다는 면에서는 확실히 단언할 수 있다.
다만 이 시점에서 짚어볼 부분은 재료다. TL에도 유료 재화로 아이템을 사고파는 거래소가 있지만, 재료 대다수는 거래 불가다. 테스트 기준으로는 플레이를 통해 수급하는 것이 중심을 이뤘다. 이 제작은 장비를 손에 넣는 핵심 루트로 자리잡고 있다. 정식 출시 이후에도 플레이를 통해 수급한 재료로 장비를 만들어가는 것이 주류를 이룬다면 큰 부담은 없을 것이다.
그러나 반대로 얘기하자면 이 부분에서 과금 요소가 극대화 될 수도 있겠다는 불안감이 조금은 남는다. 실제로 엔씨소프트는 그간 주요 업데이트에 맞춰 필요한 재료가 포함된 아이템 패키지를 판매하거나, 성장에 들어가는 재화를 여러 종류로 나눠서 이를 유료 상품 패키지에 끼워 출시해 매출을 극대화하는 전략을 자주 활용해 왔기 때문이다.
직접적으로 재료를 판매하지 않더라도 간접적으로 영향을 미칠만한 부분도 고려해봐야 한다. 앞서 이야기한 아미토이의 경우 전투에 직접 영향을 미치는 능력치는 없지만, 등급이 높을수록 더 좋은 재료를 획득할 확률이 높아진다. 아울러 특정 몬스터를 사냥해야 얻을 수 있는 상위 장비 제작 재료도 있기에, 몬스터를 독차지하기 위한 일명 '통제'가 일어나며 전투력 경쟁이 과열될 수도 있을 것이다. 이를 운영적으로 어떻게 조율할 것이냐도 관건인데, 엔씨소프트는 전통적으로 이에 대해 유저 선택을 존중한다는 스탠스를 취해 왔기에 이번에도 크게 관여하지 않을 것으로 추측된다.
일단 현재 테스트 단계에서 분석한 TL의 BM은 100% 탈 리니지라고는 볼 수 없지만 기존 엔씨소프트 MMORPG에 비해 훨씬 부담이 덜한 구조다. 앞서 경영진의 언급처럼 ‘기존과는 다른 BM’이 뿌리를 내리게 하고 싶다면, 이번 테스트에서 보여준 초심을 잃지 말아야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