퍼즐링 플레이스, 메타 스토어 평점 최상위권엔 이유가 있다
2023.07.17 13:50 게임메카 흑임자XR
메타 스토어 평점에서 1년 넘게 최상위권을 굳건하게 지키고 있는 게임들은 무엇이 있을까요? 많은 분들이 비트세이버를 떠올리셨겠지만, 그보다 더 눈여겨볼 게임이 있으니 바로 탈출 게임 '더 룸(The Room)' 시리즈의 VR 버전인 '더 룸 VR: 어 다크 매터(The Room VR: A Dark Matter)', 그리고 3D 퍼즐게임인 '퍼즐링 플레이스(Puzzling Places)'입니다.
더 룸은 시리즈물이기도 하고 방탈출 마니아라면 익히 알 만한 게임이지만, 퍼즐링 플레이스는 꽤나 놀랍습니다. 화려한 액션도 시리즈도 없는 3D 퍼즐게임일 뿐인데 2021년 9월 출시 이후 한 번도 3위 아래로 내려가 본 적이 없거든요. 그래서, 오늘은 바로 이 퍼즐링 플레이스에 대해 샅샅이 파헤쳐 보겠습니다.
어서 와, 3D 퍼즐은 처음이지?
일반 2D 퍼즐만 알고 계셨다면, 3D 퍼즐이 어떤 느낌인지 잘 모르실 수도 있겠습니다. 예를 하나 들면 부모님이 아끼는 도자기를 실수로 깨고, 그 조각들을 본드로 붙여 원래의 형태로 만드는 것을 상상하시면 됩니다. 사물을 입체로 구현한 모형을 퍼즐로 맞추는 것으로, 2D 퍼즐과는 또 따른 재미와 어려움이 있습니다.
퍼즐링 플레이스에서 맞추게 되는 퍼즐들은 세계 각지의 아름다운 장소와 사물들을 기반으로 합니다. 이 퍼즐 조각들은 모두 고해상도 사진 측량 3D 스캔을 거쳐 만들어졌습니다. 지상은 DSLR 카메라로, 항공은 드론과 비행기, 헬리콥터로, 좀 더 복잡한 곳은 LiDAR 스캐너를 사용하여 스캔했다고 하네요. 그렇게 각각 수백에서 수천 장의 사진이 모여 놀라운 디테일을 가진 3D 퍼즐로 구현됐습니다. 마치 거대한 신적 존재가 되어 실제 세계를 미니어처처럼 맞추고 있다는 느낌이 들도록 말이죠.
퍼즐링 플레이스에서 현재까지 기본적으로 제공되는 퍼즐은 총 16개로, 목록은 다음과 같습니다.
-비아리츠: 그림처럼 아름다운 프랑스 대서양 해안을 담은 퍼즐 3종-아르메니아의 문화유산: 아르메니아의 수도원, 성채, 신전을 담은 퍼즐 5종-할윌 박물관: 스톡홀름의 웅장한 저택 내부에서 4개의 방을 소개하는 퍼즐 4종-개별 퍼즐: 일본 전통 의상부터 바다 위의 작은 도시까지, 여러 주제의 퍼즐 4종
이 퍼즐들은 유저가 조각 수를 선택하여 난이도를 조절할 수 있습니다. 조각수는 25조각, 50조각, 100조각, 단순한 200조각, 200조각, 단순한 400조각, 400조각까지 총 7종류가 있습니다. ‘단순한’이 붙으면 퍼즐 조각들이 한 번에 쏟아지는 것이 아니라 단계적으로 퍼즐의 각 부분을 맞추게 됩니다. 난이도는 조각 수뿐 아니라 옵션에서 ‘게임 변경’을 통해 더 어렵게 조절할 수 있습니다. '게임 변경' 옵션들은 다음과 같습니다.
-참고 이미지 숨기기: 기본적으로 제공되는 완성된 이미지를 숨김-퍼즐 누아르: 퍼즐을 흑백 모드로 전환-무작위 퍼즐 조각 회전: 모든 퍼즐 조각의 시작 방향축을 무작위로 회전
퍼즐링 플레이스의 매력적인 부분은 외관만 맞추는 것뿐 아니라, 어떤 건물의 경우 내부까지 맞출 수 있다는 것입니다. 이런 퍼즐 같은 경우에는 난이도가 상승합니다만, 퍼즐이 아니라 미니어처를 만든다고 생각하면 은근히 중독성 있게 빠져듭니다.
또한 오디오를 제공하는 퍼즐에 한해서는 360도 ASMR 사운드를 제공하는데, 단순한 음악이 아니라 맞추고 있는 장소 혹은 사물의 실제 백색소음이 흘러나와 몰입을 도와줍니다. 이러한 사운드는 퍼즐을 맞춰나가면서 일정 퍼즐이 맞춰지면 잠금 해제가 되면서 조금씩 나오기 시작하며, 유저 위치를 기준으로 해당 부분이 가까이 있을 때만 소리가 들립니다.
퍼즐을 맞추기 시작하면 상단에 떠있는 4개의 아이콘을 볼 수 있는데, 이것을 잘 활용하면 퍼즐을 맞추는 데 많은 도움이 됩니다. 각 아이콘에 대한 설명은 다음과 같습니다.
-눈 모양(엿보기 도구): 아이콘을 가져와서 맞추고 있는 퍼즐 내부로 가져가면 닿은 부분이 모두 투명 처리되어 안쪽 퍼즐을 살펴볼 수 있습니다. 이는 비어 있는 부분을 확인할 때 유용합니다.-4개의 작은 퍼즐 모양(그룹 도구): 퍼즐을 그룹핑 할 수 있는 기능으로, 원하는 조각을 그 그룹에 넣으면 하나의 그룹이 생깁니다. 이 그룹은 여러 개를 만들 수 있습니다.-집 모양(홈으로 돌아가기): 누르고 있으면 집을 감싸고 있는 원이 로딩처럼 채워지며 메인 메뉴로 돌아갈 수 있습니다. 진행 사항은 자동 저장되어 다시 돌아오면 하던 부분부터 맞출 수 있습니다.-붓 모양(스타일러 도구): 퍼즐링 플레이스의 배경 색상 및 제공되는 참고 이미지의 테두리 색등을 바꿀 수 있습니다. 기본적으로 색상 프리셋이 제공되며 원하는 색을 직접 고를 수도 있고 명암 설정도 할 수 있습니다.
기본적으로 제공되는 퍼즐 외 DLC도 무척 많습니다. DLC를 별도 구매하면 더욱 다양한 세계 각지의 장소들과 사물들을 만날 수 있습니다. 현재까지 출시된 DLC는 총 19개로, 화성 사막 연구 기지나 과거 역사 속 시대, 우크라이나, 포르투갈, 빙하 등 세계 곳곳의 명소, 분수, 교회, 기관차, 트랙터, 동상, 가면, 방, 요새 등 다양합니다. 자세한 목록은 아래와 같습니다.
- MDRS(화성 사막 연구 기지) 팩: 머스크 천문대, RAM(작업장), Hab(우주 비행사의 생활공간), MSRS 외관- 버라이어티 팩: 탈레주 사원 문, 암브로스 더들리의 무덤, 반자라 의상, 고딕 성배- 높은 벽 뒤에(16세기 요새): 마르 사바 수도원, 스콜 요새, 세고비아의 알카사르, 발드스테인 성- 바탈랴 수도원(낮과 밤)- #1 월간 팩: 제38 소방서, 피란체 대성당 입구, 2012년 아르장티에르 빙하, Ursus C360 트랙터, 파란색 타일 벤치, 오래된 나무 사우나- #2 월간 팩: 샤토 드 베브, 예니세히르의 시계탑, 제6번 소방서, 오스만 묘비, 시카르 사원, CFMoto X10 쿼드 바이크- #3 월간 팩(카탈루냐 교회): 산타 마리아 교회, 산트 펠리우 교회, 산타 에우랄리아 교회, 산트 퀴르크 데 두로 교회- #4 월간 팩(포르투칼의 산책로): 무어 분수, 타일 분수, 타일 골방, 페나 궁전 입구, 알메이다 가렛의 무덤, 성 이시드로 분수- #5 월간 팩(우크라이나): 성 스타니슬라우스 교회, 금문교, 리비우 국립 오페라 극장, 승천기념성탑, 원형 법원, 성모 영면 대성당 종탑- #6 월간 팩(객실): 더 하우스 106호, 나사렛 하우스, 크라코비우스 침실, 더 가시아 하우스- #7 월간 팩: 눈 덮인 시트로엥 2CV, 프렌치 페이스트리, 미국 합판 기관차, 자갈 해변의 불도저, 핀란드 경비실, 스페인 극장용 드레스- #8 월간 팩(골동품): 코끼리 동상, 게이샤 피규어, 드래곤 파이프, 1931 Certo SONNY 카메라, 오래된 금전 등록기, 발리 조각상- #9 월간 팩(그리스): 송수로, 그리스 원형극장, 할릴 베이 모스크, 카발라, 올드 타운, 대천사 미카엘 수도원, 다채로운 주택- #10 월간 팩: 틸버리 요새 수문, 주유소의 낡은 트럭, 66번 국도의 수영장, 보이슬라프 일리치의 집, 영묘, 이스탄불 기차역- #11 월간 팩(스코가홀름 저택): 남작 부인의 방, 대통령 관저, 보육원, 스코가홀름 저택, 중국 내각, 옐로우 챔버- #12 월간 팩: 토라 다넬루, L-1646 증기 기관차, 이스탄불의 향신료, 알카사르 정원 분수, 세븐 풋 놀 등대, 바드샤히 모스크 입구- #13 월간 팩: 부송고 부족의 왕실 가면, 페루 머그, 타시 랍텐 사원 부도, 키이우 탑, 중국 수호 사자, 오래된 수력 발전소- #14 월간 팩: 우크라이나 트랙터, 골동품 구리 상점, 비비카님 모스크 돔, 노르웨이 어선, 파리에서 가장 오래된 시계, 생 보네 교회- #15 월간 팩(파키스탄의 트럭)
오랫동안 사랑받는 게임은 다 이유가 있는 법
필자는 메타 스토어의 인기순위를 매달 체크하면서 언제나 상위권에 있는 이 힐링 3D 퍼즐이 너무나 궁금했는데요, 이번 기회에 접해본 후 역시 오랫동안 사랑받은 게임은 다 이유가 있다고 생각했습니다. 특히 꼭 한번 가보고 싶던 프랑스의 몽생미셸을 맞출 때의 경험이 가장 잊을 수 없는 장면입니다.
퍼즐을 차근차근 맞춰갈수록 텅 비어 있던 눈앞에 몽생미셸의 풍경이 조금씩 펼쳐집니다. 풀이 우거진 곳에서는 새소리가, 건물이 옹기종기 모여있는 곳에서는 사람들의 말소리가, 수도원에서는 이따금 종 치는 소리가 들려오곤 하죠. 마치 신이 되어서 몽생미셸에 놀러 온 것 같은 기분마저 들었습니다. 각 퍼즐 조각들도 굉장히 세밀하게 묘사됐는데, 나무 같은 자연물은 물론 스캔 당시 서 있었던 이로 추정되는 사람까지 구현되어 있어 마치 모델하우스에 있는 미니어처 조각을 들고 있는 것 같았습니다.
3D 퍼즐은 오프라인에서도 즐길 수 있고 일반 PC나 콘솔 게임에서도 만나볼 수 있는 장르지만, 퍼즐링 플레이스만의 장점은 세계 각지의 역사적으로 유명한 장소나 사물들을 실제 눈앞에 있는 것처럼 맞출 수 있다는 점입니다. 어떤 곳은 너무 커서 실제 퍼즐이었다면 방을 가득 채워도 모자랄 크기지만, 가상세계에서는 허공에 띄워놓고 조각을 잃어버릴 일도 없이 원하는 대로 이리저리 돌려가면서 보고 맞추고 살펴볼 수 있기에 굉장히 편하고 좋습니다.
특히 맞춰가는 퍼즐을 가까이서 자세히 보거나, 완성된 퍼즐 속에 얼굴을 밀어 넣고 내부를 보는 경험 또한 현실에서는 할 수 없는 진귀한 경험입니다. 그에 따라 사실적 사운드가 청각을 간지럽히는 것은 물론이고요. VR를 처음 구매했다면 꼭 해봐야 할 게임 중 하나로 퍼즐링 플레이스를 꼽을 수도 있을 정도입니다.
물론 단점이 아예 없는 게임은 아닙니다. 작은 곳에서 퍼즐 조각수를 너무 높이면 참고 이미지에서도 잘 보이지 않는 부분들까지 세분화되기 때문에 맞추기가 너무 어려워지기도 합니다. 예를 들자면 쿠시야키 식당이라는 일본의 어느 식당을 200조각으로 나눴다가 천막의 아랫부분이 너무 세분화되어서, 참고 이미지에 없는 환풍구와 천막 아랫부분을 어떤 구조인지 모르는 상태로 맞춰야 하는 불상사를 겪었습니다. 물론 이러한 퍼즐을 맞추는 데서 오는 쾌감도 있고, 저 역시 예기치 않은 일이었지만 해당 건물의 구조를 완벽하게 이해하게 되는 등 3D 퍼즐의 묘미 중 하나라고 생각합니다. 그렇다 해도 자칫 게임이 스트레스로 다가올 수 있으니 조심하시길 바랍니다.
퍼즐링 플레이스는 메타, PS VR, 피코에서 플레이하실 수 있으며 특히 메타의 경우는 실제 공간과 어우러진 패스스루 모드에서 플레이할 수도 있습니다. 퍼즐을 즐기시는 분은 물론이고, 여행을 좋아하거나 힐링이 필요하신 분들이 계시다면 오늘은 가상세계에서 여러 나라들을 탐험하며 퍼즐을 맞춰보는 것을 추천하고 싶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