구해야 할 세계가 더 늘어난다고? 내년 서브컬처 10선
2025.12.18 17:19 게임메카 김미희 기자
게임은 캐릭터와 교감하며 세상을 위기에서 구해내는 서사를 다루는 경우가 많다. 이를 두고 게이머 사이에서는 ‘구해야 할 세계가 점점 늘어나고 있다’는 이야기도 종종 나온다. 그리고 내년에도 유저들의 구원을 기다릴 새로운 세계가 수없이 열린다. 2025년을 마무리하는 이 시점, 내년 출시되는 수많은 서브컬처 게임 중 기대작 10개를 뽑아 보았다.
1. 팩토리오풍 공장과 미소녀의 만남, 명일방주: 엔드필드
가장 먼저 살펴볼 신작은 오랜 담금질을 마치고 내년 1월 22일 출격하는 ‘명일방주: 엔드필드’다. ‘아방가르드’라는 키워드로 잘 알려진 ‘명일방주’ IP를 기반으로 한 RPG 신작으로, 오퍼레이터 4명으로 팀을 결성해 속성, 스킬, 전술 시너지를 극대화한 전투를 특징으로 앞세웠다. 특이한 부분은 ‘팩토리오’와 같은 공장 시뮬레이션 게임을 연상시키는 생산 시스템을 갖췄다는 점이다. 자원을 확보하고, 시설을 건설해, 아이템을 생산해내며, 이를 효율적으로 자동화하는 것이 핵심이다.
2. 마스코트 ‘야옹이’가 귀엽다, 몬길: 스타 다이브
올해 신작 다수를 구글 매출 1위에 올렸던 넷마블이 내년에도 빠르게 치고 나간다. 첫 타자는 내년 1월 28일 PC, PS5, 모바일로 출시되는 몬길: 스타 다이브다. 넷마블 스마트폰 초창기 대표작인 ‘몬스터길들이기’에 서브컬처 감성을 넣었고, 지스타 등에서 콤보의 맛을 살린 3인 태그 배틀이 긍정적인 평가를 받았다. 첫 테스트에서 다소 유치하다고 평가됐던 연출도 개선된 모습을 선보였다. 마스코트 캐릭터인 ‘야옹이’가 귀여운 외모로 행사 현장 등에서 인기를 끌기도 했다.
3. 벽람항로 개발진 신작, 아주르 프로밀리아
출시일은 아직 발표되지 않았으나, 12월 15일부터 국내 사전예약을 개시하며 시선을 한눈에 집중시킨 게임이 있다. ‘함선 모에화’로 유명세를 탄 벽람항로 개발사 만쥬게임즈의 신작 ‘아주르 프로밀리아’다. PC와 모바일 RPG이며, 판타지 대륙을 탐험하며 신비한 생물 ‘키보’와 유대를 쌓아가는 세계관을 바탕으로 삼았다. 이를 토대로 전투, 탐험, 건설, 농사 등을 즐기며 여러 캐릭터를 활용한 전투를 즐길 수 있다. 국내 퍼블리싱은 넥슨이 맡는다.
4. 일본 선출시로 경험치 쌓았다, 어비스디아
NHN의 수집형 RPG ‘어비스디아’ 역시 12월 11일부터 사전예약에 돌입했고, 내년 1분기에 출시된다. 세계를 오염시키는 검은 공간인 ‘어비스 슬릿’과 이를 정화하는 특별한 능력을 지닌 존재 ‘조율사’의 스토리를 다룬다. 4인 연계 전투와 함께 식사 데이트 콘셉트로 구성한 캐릭터 서사를 특징으로 앞세웠다. 국내 출시에 앞서 올해 8월에 일본에서 먼저 서비스 중인데, 동일한 방식으로 경험을 축적해 흥행에 오른 블루 아카이브와 비슷한 결과를 낼 수 있느냐가 관건이다.
5. 랜덤성을 더한 디펜스, 게이트 오브 게이츠
장르 다변화 차원에서 서브컬처 게임 다수를 추진 중인 웹젠은 올해 지스타에도 신규 타이틀을 출전시키며 흐름을 이어갔다. 이 중 게이머들의 눈길을 끈 것이 아포칼립스 세계관을 기반으로 한 미소녀 디펜스 게임인 ‘게이트 오브 게이츠’다. 서브컬처 장르에서 어떻게 보면 뻔한 소재일 수 있으나, 무작위성을 더한 덱 육성으로 전투 흐름이 고착화되지 않도록 한 것이 특징으로 지목됐다. 게이트 오브 게이츠는 내년 하반기 출시를 예정하고 있다.
6. ‘혈라’의 아트로 승부를 본다, 미래시: 보이지 않는 미래
올해 ‘카오스 제로 나이트메어’를 선보인 스마일게이트는 내년에도 서브컬처 테마 신작을 출격시킬 예정이다. 서브컬처 게임 아트에서 높은 인지도를 확보한 ‘혈라’ 김형섭 아트 디렉터가 참여한 수집형 RPG ‘미래시: 보이지 않는 미래’다. ‘미래를 본다’는 의미의 제목처럼, 게임 전반에 ‘시간여행’이 큰 주제를 이룬다. 멸망을 피하지 못한 세계를 과거로 돌아가서 구한다는 스토리와 각기 다른 시간대에서 넘어온 캐릭터, 시간을 멈추거나 뒤로 회귀하며 전개하는 전투 등이 특징이다.
7. 단테의 신곡을 서브컬처 감성으로 재해석, 헤븐헬즈
로드 오브 히어로즈로 잘 알려진 클로버게임즈는 RPG 신작 ‘헤븐헬즈’를 통해 기존과 다른 게임성을 선보일 예정이다. 단테의 신곡을 재해석한 세계관을 기반으로, 연옥이 발생한 가상의 근미래 도쿄에서 소녀 전투요원 ‘윗치’가 악마에 맞서 싸우는 이야기를 다룬다. 올해 11월에 비공개 테스트를 열었고, 12월 AGF 2025 2년 연속 출전했다. 올해 AGF 출전에 맞춰 사전예약을 시작했기에, 머지 않은 시점에 만나볼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8. 서브컬처 GTA를 지향한다, 무한대
서브컬처 게임 강국인 중국에서도 강력한 신작이 대기 중이다. 필두에 선 대표작인 올해 출시를 예정한 넷이즈 게임즈의 오픈월드 RPG 신작 ‘무한대’다. 도시를 배경으로 한 어반 판타지를 특징으로 앞세우며 ‘서브컬처 GTA’라는 별칭이 붙기도 했다. 스파이더맨을 연상시키는 자유도 높은 이동과 염력으로 자동차를 들어 던지는 등 자유도 높은 전투를 특징으로 앞세웠다. 특히 올해 도쿄게임쇼에서 영상 속 플레이가 실제로 가능하다는 점이 입증되며 기대감이 더욱 더 커졌다.
9. 무한대와 치열한 대결 예고, 이환
앞서 소개한 ‘무한대’의 직접적인 경쟁작도 시선을 집중시키고 있다. 타워 오브 판타지로 서브컬처 게임 시장에도 이름을 알린 퍼펙트월드의 오픈월드 RPG 신작 ‘이환’이다. 도시에 발생하는 이상현상에 대응하는 이야기를 다루며, 테스트 단계에서 레이싱 게임이 연상될 정도의 자동차 주행과 문을 열면 다른 공간이 개방되는 탐색의 재미 등이 장점으로 꼽혔다. 출시 일정은 미정이지만, 올해 7월에 글로벌 테스트를 열었던 만큼 ‘무한대’와의 정면승부를 기대해볼 수 있다.
10. 첫 공개 영상만으로 다크호스로, 실버 팰리스
지난 5월에 첫 공개되어 단숨에 기대작으로 떠오른 다크호스가 있다. 플레이 영상 공개와 맞춰 글로벌 사전예약에 돌입한 ‘실버 팰리스’다. 중국 게임사 엘리멘타가 언리얼 엔진 5로 개발 중인 오픈월드 액션 RPG이며, 빅토리아풍 대도시와 탐정이 되어 진실을 밝혀내는 추리를 특징으로 앞세웠다. 영상 공개 당시 완성도 높은 캐릭터 모션과 비주얼 등이 눈길을 끌며, 국내에서도 많은 게이머가 출시를 기다리고 있다.
치열해지는 서브컬처 게임 대전, 생존자는 누가 될 것인가?
이렇게 서브컬처 게임 신작 중 내년 출시를 기대해볼 만한 주요 게임을 살펴보는 시간을 가졌다. 이 외에도 국내외에서 수많은 작품이 개발 중이다. 국내만 따져도 넥슨게임즈의 프로젝트 RX, 시프트업의 ‘프로젝트 스피릿’, 라이온하트의 ‘프로젝트 C’ 등이 제작 단계를 거치고 있다. 해외에서도 오토바이와 서브컬처의 만남으로 눈길을 끈 텐센트의 ‘체이싱 칼레이도라이더’, 섬란 카구라 시리즈 신작 ‘프로젝트 N(가칭)’, 냉전시대의 우주 경쟁을 테마로 삼은 ‘코드네임 케드르’ 등이 기대작으로 떠오르고 있다.
2020년만 해도 블루오션으로 주목 받았던 서브컬처 게임은 단 5년 만에 규모 있는 게임 다수가 경쟁하는 치열한 레드오션으로 변모했다. 앞서 소개한 내년 기대작도 상당한 전력을 자랑하고 있으며, 그 이후에도 여러 타이틀이 곳곳에서 참전한다. 서브컬처 게임 시장이라는 거대한 우주에서 각자의 세계를 지키기 위해 고군분투하는 흐름이 짙어지는 구도다. 이러한 가운데 어떠한 게임이 살아남느냐가 관건으로 떠오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