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녀 사냥개 조련사 김혜리 PM '하운즈=RPS 공식 만든다'
2013.02.19 15:32 게임메카 장제석 기자
▲ RPG와 TPS의 재미를 갖춘 '하운즈'가 21일 공개 서비스에 돌입한다
RPG의 재미와 FPS의 느낌까지 모두 안는 콜라보레이션 작업은 게임 제작자들이 갈망하는 꿈 중 하나다. 과거 플래그십 스튜디오의 빌 로퍼도 '헬게이트:런던'을 제작하며 '하프라이프'와 '디아블로'의 만남에서 그 아이디어를 찾았다고 했고, 웹젠의 '헉슬리' 개발을 총괄했던 강기종 PD는 FPS를 더 재미있게 하는 방안을 고민하다 RPG와 융화하는 것에서 그 실마리를 찾았음을 언급하기도 했다. 레드5스튜디오의 '파이어폴'도 이와 비슷하며, 패키지 게임에서도 '폴아웃'과 '보더랜드' 등이 그 줄기를 이어왔다.
그러나 두 장르의 결합은 PC온라인 플랫폼에서 성공한 사례를 찾기 힘들다. 재미요소 관점에서 봤을 때 두 장르의 성질이 워낙 차이가 있기 때문에 지속성이 중요한 온라인게임에서 그 접합점을 찾기가 어렵기 때문이다. 완성도가 낮아서, 두 장르 어느 한쪽도 제대로 살리지 못해서, 한쪽만 작동해서, 밸런스가 무너져서 등 이 결합의 '문제'와 '이유'만 있지, 무엇이 필요한지는 정작 없다. 즉, 기준이 없는 셈이다.
이런 상황으로 미루어 보건대, CJ게임랩이 개발하고 넷마블이 서비스하는 '하운즈'는 배짱두둑한 게임이다. RPG와 FPS, 더 정확히 말해 RPG와 TPS 요소를 버무려 또 한번 콜라보레이션 시도를 하겠다고 나섰기 때문이다. 돋보이는 건 '자신감'이다. 개발·서비스 측 모두 '하운즈'에 자신이 있다. 자신감 없이 어떤 일을 도모하는 건 말이 안 되지만, 성공 '기준'이 없는 걸 오히려 즐기는 모습이다. '하운즈'를 통해 스스로 기준이 된다는 게 바로 자신감의 정체다. RPG·TPS의 합성어 'RPS'를 쓰는 이유이기도 하다.
게임메카는 지난 14일, 공개 서비스를 앞두고 막바지 준비에 박차를 가하고 있는 넷마블 김혜리 PM을 만나 '하운즈' 준비 과정, 게임의 매력, 서비스 방향 등에 대한 이야기를 들어봤다. 게임의 거친 모습과 달리 가녀린 외모의 김혜리 PM는 '하운즈'와 어울리지 않는다는 기자의 농담에 "하운즈는 그저 와일드한 재미가 있는 것뿐"이라며 쿨하게 받아넘겼다. 과연, 사냥개(HOUND) 조련사답다.
▲ 넷마블 퍼블리싱 사업부 김혜리 PM
FPS와 TPS? 아니, 우리는 '몰입'에 더 집중했다
- 간단하게 자기 소개를 좀 부탁한다.
'하운즈'를 담당하는 사업 PM 김혜리라고 한다. 팀 내에서는 주로 '미모'를 담당하고 있다(웃음). 워낙 게임을 하드하게 즐기는 편이라 미모와 '게임 오타쿠'를 겸임한다고 보면 된다. 게임에 대한 개인적인 경험, 그리고 주위 분들의 경험을 통틀어 '하운즈'에 쏟아붓고 있는 데 집중하고 있는 상황이다.
- '하운즈' 공개 서비스를 앞두고 있는데, 어떤 각오로 준비하고 있나?
기존에 RPS라는 용어 자체가 없었는데 '하운즈'를 하면서 우리가 이를 만들어 쓰고 있다. RPG나 FPS처럼 그 용어를 이야기했을 때 모두가 이해할 수 있듯, RPS 하면 '하운즈'를 떠올려 이를 이해할 수 있는 초석을 다져보자 하는 각오가 있었다. 이는 장기적으로 보고 꼭 이루고 싶은 목표 중 하나다.
- '하운즈'를 처음 봤을 때 느낌이 어땠나?
아마 유저들에게 각인되는 느낌과 비슷하지 않을까 싶다. 독특하다는 느낌? 또, 어떤 면에서는 '학살하는 맛'이 살아 있다. 왜 웃는 건가?(웃음) 핏빛 속에서 학살하는 재미도 있지만, 그 속에서 무언가 색다른 재미가 묻어 있는게 분명 보였다. 이 부분만 살리면 다른 분들도 좋아할 거란 확신이 생기게 됐다.
- 하운즈와 비슷한 게임(헬게이트, 헉슬리 등)이 있었는데, 결과적으로 썩 좋은 성과를 내지 못했다. 이들 게임 서비스 사례를 분석했을 텐데, 무엇이 문제였고 또 '하운즈'는 어떻게 시장에 진출할 계획인지.
이전의 몇몇 게임은 콜라보레이션 자체가 잘 안 됐다고 본다. '하운즈'는 이들 게임과 구조적으로 비슷해 보일 수 있지만, 게임을 5~10분 정도만 하면 게임성과 이를 감싸는 개성 자체가 완전히 다름을 알 수 있다. 어디에 '초점'을 두고 두 장르를 만나게 할 것인지가 문제가 되는 건데, 우리는 '몰입'에 집중했다. 이전 게임은 FPS와 RPG 모두 살리려는 데 집중해 이도 저도 아닌 게임이 된 사례가 있는데, 우리는 게임에 대한 몰입을 먼저 이끌어내고 FPS와 TPS의 요소는 이를 보완해주는 형태로 방향을 잡았다. 이런 몰입을 통해 게임을 즐기다보면 자연스레 두 장르의 재미요소는 따라올 수 있으리라 보고 있다.
▲ 거대 몬스터 사냥부터 미션까지, 갖가지 콘텐츠가 준비된 '하운즈'
- 유저 성향 분석은 어떻게 진행하고 있나? 생소한 형태라 잘 '통하는' 게임이 되야 할 텐데.
당연히 모든 유저는 하나의 성향으로 묶여 있다고 보지 않는다. 이미 지난 테스트를 통해 유저들이 어떤 부분을 좋아하고, 또 어디에 집중하는지 데이터로 파악했다. 이를 기반으로 밸런스 작업을 하면서 '재미요소'를 골고루 분산시키고 있는 상황이다. 이런 식으로 유저 성향 분석은 데이터로 접근해 확실한 결과를 끌어낼 생각이다. 유저들은 '잔인한 걸' 좋아해, 라는 식의 추측은 하지 않겠다.
- 공개 서비스에 어떤 것들이 추가되나?
우선 유저 피드백이 많이 반영 됐다. 특히 병과 시스템 특색이 약하다는 의견이 많았는데, 특정 총기를 전용 무기로 지정해 변화를 줬다. 기존에는 돌격병이 스나이퍼 전용 총기를 들고 뒤에서 지원을 하는 경우가 있었는데, 이제는 '실드 피스톨'이라는 전용 무기를 통해 근접해 싸우는 '탱킹' 역할을 할 수 있다. 특색을 살리는데 노력을 많이 했다. 또, 병과 승급 레벨은 기존 15에서 10으로 낮췄고, 전용스킬은 20레벨부터 쓸 수 있는데 PC방에서 플레이하면 1레벨부터 쓸 수 있도록 혜택을 부여했다. 유저 분들은 병과를 선택하기 전에 스킬을 미리 써보고 싶으면 PC방에 가면 된다. 아, 이거 너무 노골적인가?(웃음)
- 가장 궁금한데 '하운즈'의 엔드 콘텐츠는 무엇인가?
각 챕터마다 보스 몬스터가 있는데, 이를 잡는게 게임의 목표다. 챕터는 미션-던전-스토리로 묶여 있는데, 이게 바뀔 때마다 엔드 콘텐츠가 계속 바뀌는 구조로 돼 있다. 물론 이를 엔드 콘텐츠로 한정하고 싶지는 않다. 공개 서비스 이후 엔드 콘텐츠가 보스 몬스터 사냥이었다면, 다음 업데이트에서는 PvP가 될 수도 있고, 또 다른 무언가가 될 수도 있다. 엔드 콘텐츠 자체가 순환되는 구조로 방향을 잡은 셈이다.
보통 RPG+FPS 게임을 보면 PvP와 PvE를 동시에 가져가려는 모습이 있었는데, 우리는 우선 PvE에 집중할 생각이다. 지금까지 PvP를 강조한 적도 없었다. PvP는 앞서 언급한 '몰입'에 보조 역할을 하는 콘텐츠 중 하나이며, 엔드 콘텐츠의 흐름에 따라 때로는 핵심 즐길거리가 될 수도 있다. 두 장르의 결합은 워낙 밸런스가 중요한 만큼, PvP는 앞으로도 끝까지 신경쓰고 개선해 콘텐츠 역할을 할 수 있도록 할 계획이다.
▲ 실드 피스톨을 활용하는 돌격병, 학살하는 재미가 있겠죠?
▲ '하운즈' 신규 플레이 영상
'하운즈=RPS' 공식 만든다
- RPS라는 용어를 각인시키기 위해 마케팅 방향은 어떻게 잡을 계획인가?
아마 이번 주(19일)부터 어디서나 볼 수 있고, 또 손쉽게 접할 수 있는 형태의 대규모 마케팅이 펼쳐질 거다. PC방 마케팅에도 특히 집중하고 있다. 앞서 말한 20레벨 이후 '스킬'을 모두 풀어주는 인게임 혜택 외에도, PC방 플레이시 전용 마일리지를 획득할 수 있는데 해당 재화로 피로도 등을 회복할 수도 있다. 공개 서비스 초기 들어가는 갖가지 이벤트도 푸짐하게 준비하고 있다.
또 하나, 우리가 말하는 RPS는 '세상에 없는 시도'를 내포하고 있는 만큼, 마케팅 역시 관련된 다양한 시도를 많이 해볼 생각이다. 내부 회의에서는 서울 도심 한복판 옥상에 올라가서, 그 '찌라시'라고 하던가?(웃음) 전쟁 나면 호외 뿌리는 그런 식의 이벤트도 생각했고, 한강 다리에 굉장히 거대한 현수막을 붙여보자는 의견도 나왔다. 심지어 '하운즈'라는 이름에 맞춰 개가 사람을 무는게 아닌, 사람이 개를 물어보자는 괴상한 아이디어도 있었다. 전부 불가능했지만 이런 식으로 신기한 시각에서 접근한 게 많이 있으니, 실현 가능한 범위 내에서 관련 아이디어 이벤트를 자주 열 계획이다. 기대해달라!
- 지난 1월 공개된 '하운즈' 실사 영상이 인상 깊었다. 어떤 의도에서 제작됐다?
'하운즈'의 배경 스토리를 이해시키고 싶은 취지에서 만들어졌다. 2030년 '하운즈'라는 특수부대가 지구 탈환을 목적으로 전투를 벌이는게 게임의 현 모습인데, 영상에서는 그 이전 외계 생물체가 지구에 침공하는 '디센트데이' 배경을 그리고 있다. 그 세계관을 '엣지'있게 유저들에게 전달하고 싶었다. 연인으로 열연한 두 주인공 중 남자가 바이러스 감염되는 장면을 통해 감동과 쇼킹을 동시에 느낄 수 있다.
- 이런 식의 실사 영상을 계속 만들 계획은 있나?
방향이 좋고 유저들의 요구가 있다면 충분히 검토할 수 있다. 앞서 말했듯 '세상에 없던 모든 시도'를 하려는 게 우리의 목표인 만큼, 충분히 가능성이 있다. 꿈을 좀 꾸면, 영화에서 게임이 된 케이스는 많은데, 게임이 영화가 되는 케이스는 많이 없잖나. 그렇게 될 수 있는 게 베스트가 아닐까?
▲ 하운즈의 세계관을 담은 실사 영상 '디센트데이'
- 최근 온라인게임에서 '성공'으로 부를 수 있을 만한 조건은 무엇이라고 보는지 궁금하다.
PC방에 다른 게임 하러 갔는데 '하운즈'를 하는 사람이 너무 많아 자연스레 접하게 되는 그런 것? 사실 수치적인 부분보다는 체감상 더 와닿을 수 있는 부분이 제일 중요하다고 본다. 그래야 수치도 따르니까.
- 온라인 게임이 성공하기 위해서는 어떤 루트를 밟아야 할까? 그런 공식이 있다고 보나?
당연한 말이겠지만, 게임성이 우선이 되어야 한다는 건 변함없을 거 같다. 지금 한국 유저들은 온라인게임이 발전하면서 눈높이가 많이 오르지 않았나. 친구들이 하니까 혹은 입소문에 접해보고 하는 시절은 지났고, 유저 스스로 게임을 평가해 재미있다고 느껴야 하는게 크다. 때문에 온라인게임은 몰입이 있고, 이를 통해 한번 할 것을 두번하고, 더 하고 싶은 생각이 든다면 어떤 장르든 간에 대중성을 확보할 수 있다고 본다. 바로 이 대중성이 온라인게임의 성공으로 이어진다고 생각하고 있다.
- 스마트폰을 통해 지원할 콘텐츠나 DB 공유 등의 계획은 있나?
당연하다. 게임 개발 단계부터 고려해왔다. 스마트폰 디바이스 지원 이전에 가능한 범위 내에서 게임과 웹을 연동해 이를 지원할 계획이다. 이게 구현되고 안정화 단계에 이르면 스마트폰으로도 충분히 지원이 가능할 것으로 보고 있다. 시기는 정확히 말하기 어렵고, 이른 시일 내에 지원할 계획이다.
- 대부분 답변에 녹여져 있지만 '하운즈'의 목표를 다시 듣고 싶다.
개인적인 목표는 내 친구들 100명 중 90명이 하는 게임이 됐으면 한다. 게이머 100명 중 90명이 하는 것 자체가 엄청난 거 아닌가? 회사 차원에서의 목표는 새로운 장르로서 RPS를 시장에 인지시키고, 이와 관련된 타이틀을 받고 싶다. 'RPG=하운즈' 같은 타이틀. 역시 기준 확립이 우리의 가장 큰 목표다.
- 목표를 조금 더 강렬하게 표현한다면?
타도 LOL! 하운즈가 온다! 이런 걸 원하나(웃음). 강렬한 건 '하운즈' 게임 안에 있기 때문에 그거 자체가 목표다. 수치적인 목표는 밝히기 어려우니, 차라리 내 사진을 강렬하게 던져달라!
▲ 물론 그럴 생각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