위메이드가 드디어 카드를 꺼냈다. 그렇게 목청껏 부르짖던 웰메이드 게임으로 하반기 모바일 시장을 잡겠다는 심산이다.
위메이드는 ‘윈드러너’의 폭발적인 인기와 함께 캐주얼 게임을 활성화시켜 모바일게임사로 성공적인 체질개선을 이루었다고 평가받고 있지만, 아직 만족할 수준은 아니다. 모바일게임 제작에 있어서 자본과 개발력이 뒷받침되는 웰메이드게임으로 인정받겠다고 외친데 반해, 고개를 끄덕이게 할 만한 타이틀이 나오지 않았기 때문인데. 그동안 히트작인 ‘캔디팡’, ‘윈드러너’, ‘에어헌터’, ‘날아라 팬더’ 등을 순간순간 흥을 돋구는 캐주얼게임도 좋지만, 많은 게이머들은 지난 지스타에서 위메이드가 2013년 업계 파상공세를 외치며 선보였던 웰메이드 라인업을 기다렸다. 예를 들어, ‘달을 삼킨 늑대’, ‘아크스피어’, ‘드래곤 미스트’, 그리고 ‘히어로스퀘어’가 주인공이다.
이에 위메이드는 오는 7월부터 중량급을 자랑하는 미들코어 타이틀을 본격적으로 내놓을 계획이다. 포문을 여는 첫 번째 주자로 ‘히어로스퀘어’가 간택돼, 오늘(16일) 카카오 게임하기를 통해 선을 보인다.
‘히어로스퀘어’는 위메이드의 웰메이드 리스트에 언제나 상단에 써있는 타이틀이다. 개발 기간이 오래된 데다, 두 번이나 지스타에 전시되면서 게임에 대한 검증도 끝났기 때문이다. SNG와 RPG의 퓨전 게임으로 밀도 깊은 캐릭터 육성과 턴제 방식의 전투는 신선함으로 높은 평가를 받았다.
▲ '히어로스퀘어'에서 전투와 함께 중요한 축을 담당하는 부유 섬 (사진제공: 위메이드)
▲ 전투는 던전에 진입하면 이루어지고 자동전투와 수동 전투 모두 지원한다 (사진제공: 위메이드)
또, ‘히어로스퀘어’가 눈길을 끄는 부분은 게임 외적인 면도 있다. 위메이드의 공격적인 모바일게임 투자의 증거물이란 이유다. ‘히어로스퀘어’는 개발 초기부터 일반적인 모바일게임의 두 배가 넘는 인력과 비용이 투자돼, 국내 모바일게임 사상 첫(?) 초대형 프로젝트라고 소개되기도 했다.
말 그대로 게임을 ‘잘’ 만들겠다는 위메이드의 열의가 담긴 시도였음은 분명한데, 다만 시동을 걸기까지 상당히 공을 들인 타이틀이다.
‘히어로스퀘어’가 처음 데뷔 무대를 가진 것은 2011년 지스타에서다. 이후, 2012년 지스타에서는 위메이드 간판 타이틀로 등장했다. 그리고 반년이 지났다. 기획부터 따지면 출시까지 3년의 시간이 걸렸고, 프로토타입이 개발된 시점에서 보아도 2년 4개월이 지났다. 온라인게임에 견주어도 지지 않을 정도의 개발기간이 소요된 셈이다.
그동안 시장에는 이미 ‘헬로 히어로’, ‘리틀레전드’와 같이 유사 타이틀이 출시돼, 아쉽게도 ‘히어로스퀘어’가 참신함에서 얻었던 득점은 잃게 됐다.
하지만 위메이드 크리에이티브의 이현승 프로듀서는 크게 아쉬운 부분은 없다는 표정이었다. 이현승 프로듀서는 “솔직한 말로 빨리 출시해서 ‘후진’ 게임을 낼 바에 늦게 나오는 것이 낫지 않느냐”며, “제대로 된 게임을 만들었으니 승산이 있다”는 강한 믿음을 보였다.
무엇보다 최적화하는데 시간이 오래 걸렸기 때문에 어쩔 수 없다고. 온라인게임을 만들던 사람들이다 보니 그래픽 최적화에 대한 개념이 없었다. 게다가 SNG는 캐주얼한 게임성에 비해 필요한 리소스가 많아 개발기간이 길기로 유명한 장르인데다, RPG를 더했으니 처음에는 이게 스마트폰에서 구동이나 될까 싶을 정도의 게임이 나오고 말았다.
이현승 프로듀서는 “너무 큰 스케일을 담으려고 했던 부분에서 문제가 생겼다”면서도 “그래도 욕심을 줄이지 않고 했기에 이정도 퀄리티의 게임이 나온 것 같다”며 칭찬했다.
▲ 자신이 봐도 참 잘 만들었다며 자화자찬에 여념이 없던 이현승 프로듀서
시기가 쳐져 비슷한 장르의 게임이 시장을 이미 선점했다는 데에 대한 경쟁 심리도 없었다. 어차피 SNG나 RPG 장르의 게임이 국내에서 순간 지나가는 유행 장르가 아니기 때문에, 시기적인 문제보다 두 개의 장르를 어울리게 합친 양질의 게임이 나오는 것이 중요하다는 의미다.
이현승 프로듀서가 꼽는 ‘히어로스퀘어’의 장점은 귀여운 캐릭터에 숨겨진 밀도깊은 RPG 콘텐츠다. 이 프로듀서는 ‘히어로스퀘어’를 만나면 처음에는 SNG가 보여도, 직접 경험하면 RPG를 보게 될 것이라고 설명했다.
“저는 RPG를 좋아하고, 잘합니다. 그래서 RPG를 만들게 됐죠. 소셜은 처음이라 시간이 걸리기는 했지만, RPG에서는 다른 어떤 게임보다 ‘히어로스퀘어’가 강하다고 생각합니다.”
위메이드 자체 개발작인 ‘바이킹 아일랜드’와 비교하자면, ‘바이킹 아일랜드’가 소셜과 필수불가결의 관계에 있고, ‘히어로스퀘어’는 ‘혼자’ 플레이 해서 공략하는 것이 더 중요한 게임이다. 따라서 던전 공략이나 캐릭터 육성에서 난이도가 높고, 영웅 수집의 재미보다 영웅을 소중하게 육성해 나가는 재미를 강조했다.
우리나라에서 가장 잘 만든 모바일게임 되겠다
▲ 게임에 대한 자신감은 누구보다 높았던 이현승 프로듀서
오래 걸렸다. 시기별로 여러 번 프로젝트가 좌초되고 엎어질 뻔한 에피소드들이 많았다. 페이스북에서 모바일로 완전히 선회하던 과정도 힘들었고, 덩치가 크다 보니 메모리 최적화도 고생스러웠다고 한다. 처음 만졌던 유니티 엔진도, 계속 추가되는 콘텐츠도, 기간이 진행될수록 고난만 주었다. 물론, 욕심을 버렸으면 단축했을 수 있는 기간이었지만, 지금에 와서 돌아보니 욕심을 버리지 않길 잘했다.
“게임을 만드는 개발자가, 스스로 확신이 없으면 게임 개발을 하면 안 된다고 생각해요. 소셜은 처음이라 시간이 걸리기는 했지만 투자한 만큼의 보람을 얻었다고 생각합니다. 깊이와 성장을 채웠습니다. 우리나라에서 만든 것 중에는 가장 웰메이드한 게임이 될 거라는 생각입니다.”
▲ 탐험 맵은 던전과 연결된 브릿지에 가깝다 (사진제공: 위메이드)
▲ 각 직업별 다양한 영웅이 존재한다 (사진제공: 위메이드)
▲ 미소녀 인어 챠파 (사진제공: 위메이드)
▲ 턴 방식 전투 위치를 배치하고 전투에 들어가게 된다 (사진제공: 위메이드)
▲ 레벨이 오를수록 점점 화려해지는 전투모습 (사진제공: 위메이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