데스티니 PvP 체험기, 빠른 전개로 한국 입맛에 딱 맞는 FPS
2014.06.13 10:45 게임메카 E3 특별취재팀
▲ 번지의 차기작 '데스티니'
올해 E3의 머스트 잇 게임 중 하나는 번지의 차기작 '데스티니'다. 콘솔 멀티플레이 FPS의 서막을 연 '헤일로'를 탄생시킨 그들이 MS를 떠나 처음 내놓는 작품이 어떨지 모두의 관심이 집중된 상황이다. 실제로 E3 2014의 '데스티니' 미디어 시연은 10일부터 12일까지, 3일 동안 모두 마감되었으며 일반 시연 역시 2시간 이상의 대기 시간이 소요됐다.
'데스티니'는 크게 2가지 부분으로 나뉜다. 외계 세력의 위협을 물리치고 인류의 재건을 목표로 한 PVE와 FPS의 본질이라 할 수 있는 PVP다. 기자는 이 중 PVP 버전인 '크루서블'을 즐겨봤다. 총 12명의 유저가 한 팀을 이루는 PVP 모드를 즐기며 가장 크게 와 닿은 부분은 속도감이다. '헤일로'를 통해 SF FPS에 대한 감각적인 개발력을 드러낸 번지는 '데스티니'에서도 미래형 장비를 적극적으로 활용해 진행에 속도를 붙였다.
특히 '제트팩'을 활용해 공중을 활강하며 적들을 쓰러뜨리는 부분이나 '호버 바이크'와 같은 1인용 탑승장비가 곳곳에 배치해 이동시간을 최대한 줄이고 가능한 많은 시간을 전투에 할애하도록 해, 플레이에 박진감을 더했다. 이러한 점은 빠른 진행을 선호하는 한국 게이머의 성향과도 잘 맞아떨어질 수 있는 부분이다.
▲ '데스티니' E3 2014 PVP 플레이 영상 (영상출처: 유튜브)
싸울수록 이득, 상대를 쓰러뜨려야 할 이유 분명하다
게임의 설정 상 '데스티니'의 PVP는 PVE를 통해 필요한 장비와 스킬을 갖춘 유저들이 본인의 실력을 가늠하기 위해 이용할 수 있는 장이다. 따라서 본격적으로 전투에 임하기 전에 대기실에서 장비와 기술을 세팅할 수 있는 시간이 주어진다.
모든 것이 준비되었다면 이제 전장에 뛰어들 일만 남았다. '데스티니'는 매치메이킹 시스템을 지원하고 있기 때문에, 시작 버튼을 누르고 사람이 모이기 기다리면 바로 전투에 임할 수 있다. 로딩 화면을 통해 현재 게임에 조인한 유저 수를 확인할 수 있기 때문에 어느 정도의 시간이 걸릴 지 직관적으로 짐작할 수 있다. 게임이 시작되면 참가자들이 본인의 우주선을 타고 전장에 방문하는 컷신을 볼 수 있다. 이후, 유저 12명의 모습이 보임과 동시에 대표 캐릭터가 거대한 깃발을 세우며 전투가 시작되었음을 알린다. 이러한 소소한 연출은 전투에 몰입감을 더한다.
▲ 시작할 때 개인 비행선을 타고 간다
▲ 포스 있는 등장
기자가 즐긴 모드는 '거점전'이다. 양 진영이 총 3개의 진영을 서로 뺏고 빼앗으며 점수 경쟁을 벌이는 것이다. '데스티니'의 경우, 전투에 적극적으로 임해야 할 이유가 분명하다. 우선 각 클래스의 특수 능력을 사용하기 위해서는 적을 제거하거나, 거점을 점령하는 활동을 통해 필요한 '파워'를 축적해야 한다.
물론 '파워'는 시간이 지나면 자동으로 차오르지만 그 속도가 느리다. 따라서 빠른 시간 안에 화력을 발휘하기 위해서는 아군이 이득이 되는 활동을 통해 필요한 양을 손에 넣어야 한다. 즉, 본인의 진면모를 드러내기 위해서는 기민하게 움직여 게이지를 쌓아야 한다는 것이다. 파워가 풀로 찰 경우 화면 중앙에 '슈퍼 차지'라는 문구가 뜨며 특수 기술을 사용할 준비가 되었다는 사실을 직관적으로 알려준다.
▲ 강력한 특수 능력을 사용하기 위해서는
▲ 게이지를 빨리 모으는 것이 중요하다
특수 능력은 '데스티니'의 가장 큰 특징 중 하나다. PS4를 기준으로 L1과 R1을 동시에 누르면 특수 능력을 사용할 수 있다. 기자가 즐긴 클래스인 '타이탄'은 양 주먹으로 지면을 강하게 치며 주위에 대미지를 입히는 특수 능력을 사용한다. 다만 특수 능력은 발동 후, 사용하지 않으면 소멸되기 때문에 적재적소에 사용하는 것이 중요하다. 여기에 빠르게 점프 버튼을 두 번 누르면 타 클래스보다 더 높이 도약할 수 있기 때문에 공중에서 우위를 잡을 수 있다.
직관적인 인터페이스로 박진감 넘치는 전투를 유도
'데스티니'의 멀티플레이는 직관적인 인터페이스를 지원한다. 아군의 위치는 물론 점령해야 할 거점지 3곳과 그 곳까지의 거리, 그리고 주변에 자리한 탑승장비의 위치가 일반적인 카메라 시야로 확인할 수 있다. 따라서 처음으로 거점전을 접한 게이머라도 직관적으로 여기서 무엇을 해야 하는지를 쉽게 깨달을 수 있다.
▲ 강렬한 총격전
▲ PVP에서도 아군과의 협동이 중요하다
이러한 점은 전투 진행에 속도를 붙이는 점에도 유효하게 작용한다. 아군과 적군 모두 동일한 지점을 목표로 하고 달리기 때문에 마주치는 빈도수도 높으며, 그만큼 소규모 격전이 발생할 가능성이 높아진다. 실제로 기자가 참가한 게임에서도 거점 세 곳을 서로 뺏고 빼앗기며, 끊임없이 격돌하는 양팀의 전투 상황을 체감할 수 있었다. 특히 거점이 상대에 점령당할 경우, 음성으로 '점령 중이다'를 알리는 메시지가 전달되어 게이머들의 주위를 환기시킨다.
제트팩을 활용한 빠른 이동와 유용한 병기로 활용할 수 있는 탑승장비 역시 전투의 박진감을 더하는 요소로 작용한다. 특히 '타이탄' 클래스는 이중 도약으로 웬만한 장애물은 뛰어넘을 수 있기 때문에 보다 빠른 시간 안에 목표한 지역에 도달할 수 있다. 여기에 탑승장비의 경우, 이동은 물론 별도로 포가 장착되어 있어 집중도 있는 화력이 요구되는 거점 점령에 유용하게 사용할 수 있다. 딜레이 없는 빠른 리스폰 역시 전투에 속도감을 붙이는 요인으로 작용한다.
▲ 탑승장비를 이용하면 효율적으로 전투를 진행할 수 있다
'데스티니'의 멀티플레이에 대한 총평은 SF FPS 명가로 이름을 날린 번지스튜디오의 전투 기획력을 다시 확인할 수 있었다는 점이다. 현실에서는 불가능한 상상력이 덧붙여진 SF적인 요소와 FPS에서 유저들이 원하는 부분, 최대한 빠른 시간 안에 전투에 몰입하도록 하는 요소를 버무려 안정감 있는 전투 플레이를 완성해냈다.
위에서도 설명했지만 '데스티니'의 PVP는 PVE를 통해 어느 정도 게임에 익숙해진 유저에 포커스를 맞추고 있는 모드다. 그렇다면 경쟁이 아닌 협동의 묘미를 더욱 강하게 맛볼 수 있는 PVE 모드는 과연 어떨지 기대되는 부분이다. '데스티니'는 오는 7월 17일부터 베타테스트에 돌입할 예정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