당신은 천사와 커피를 마셔본 적이 있습니까?(프란)
2001.11.07 17:16소년 X
지금은 미래다
본평에 앞서 필자에 관한 얘기를 하고 들어가려한다. 필자는 낡은 제작사의 낡은 게임을 좋아하는 낡은 게이머다. 그 중 좋아하는 제작사는 단연 팔콤! 지금도 팔콤의 게임이 리메이크된다는 소식만 들으면 뛸 듯이 기뻐하는 자신을 발견하고 `아냐, 사실 난 이렇게 늙지 않았는데!`하면서 고뇌하기도... 사실 처음부터 곰팡내 나는 팔콤이야기나 하는 것은 이 프란이 곰팡내가 아니라 내가 좋아하는 YS의 냄새가 물씬 나기 때문이다. 제작사인 이그제크리에이트의 자매회사인 빅터 엔터테인먼트 소프트가 `소서리언~ 칠성마법의 사도~`라든가 `팔콤 클래식` 등을 콘솔 게이믹로 발매하면서 팔콤과 밀접한 관계를 갖게 되었기 때문에 여러 모로 영향이 있었던 모양이다.
이것 자체가 문제될 것은 없지만 덕분에 게임의 참신함을 희생해야 했을 뿐더러, 최신 게임에 높을 대로 높아진 게이머들의 입맛에는 맞추지 못하는 게임이 되어 버리고 말았다. 이 게임은 기본적으로 액션 롤플레잉이 아닌가 말이다. 분명 일반적인 롤플레잉이 현란한 전투신을 보여주는 대신 액션 롤플레잉은 고유의 액션을 선보이기 마련인데 프란은 기본적으로 YS 시리즈가 채택해 온 `들이받기` 전투 방식을 그대로 답습, 액션 롤플레잉로서의 아이덴티티를 얻는 데는 실패했다. 바로 내일 외계인과의 전면전이 벌어져도 이상하지 않은 21세기에 굳이 80년대의 게임을 즐기려 하는 게이머는 많지 않을 텐데...
이런 점에서 실격!
이번엔 시스템과 스토리. 우선 육성 시스템의 완성도가 낮다. 전투 중 얻을 수 있는 깃털과 각종 패러미터를 올리고 그것이 주인공 및 조력자의 능력치에 영향을 준다는 발상까지는 나무랄 데 없지만, 후반으로 가면서 모든 패러미터가 최고로 달리기 때문에 그다지 재미를 느낄 수 없다는 게 문제. 밸런스를 맞추려 한 시도는 보이지만, 약간의 센스만 있으면 피할 수 없는 대성공을 맞게 된다. 육성도에 따라 엔딩이 달라진다고 하는데... 오오, 언밸런스한 육성을 시도하면 다른 엔딩도 볼 수 있는 거구나. 그래서는 멀티 엔딩의 의미가 없잖아!
스토리도별 감흥이 없다. 매력적인 캐릭터도 등장하고 왕국 기사단의 반란이라는 무난한 사건까지도 괜찮았다. 하지만 전개가 허술하다는 느낌을 지울수 없다. 반란군 수뇌부들이 서로 어떤 식으로 관계를 갖게 되었는지에 대한 언급이 없으니 해석은 게이머의 몫. 인간계를 둘어싼 천사와 악마의 스펙터클하고 엑스터시한 그 무언가를 기대하게 해 놓고는, 이야기의 초점이 왕국의 반란에 맞추어져 있어 천사나 악마는 상대적으로 존재감이 떨어진다는 것도 문제다. 게다가 처음에 주인공의 아버지 발모어가 프란을 보고 레오네 어쩌고 하는데 그게 누구야! 응? 응?
그래도 마음에 드니까 한다
고등학교 때 얼핏 배운 억양법이라는 것에 의하면 지금쯤 칭찬을 시작해야 할 타이밍인 것 같군. 사실 앞에서 `시대착오적인 게임`이라는 투로 말은 해 놨지만 알고 보면 프란은 예쁜 구석이 많은 게임이다. 우선 히로인이 천사다! 자고로 천사란 일단 종교의 틀을 벗어나 보더라도 순결, 지애, 또 뭐더라... 아무튼 온갖 좋은 것들의 이니셜, 특히 다양한 선물로 인한 이벤트 CG는 청량음료와도 같은 활력소가 된다.
아아, 게임의 매력을 꼽는 데 이런 걸 들고 있다니 초점부터 틀렸어. 그래, 우선 조작성으로 눈을 돌려서. 프란의 최고 장점이라면 역시 모든 조작이 마우스라는 것! 이동과 전투, 대화, 장비에서 아이템 사용까지 마우스를 기반으로 최적화되어 있기 때문에 키보드는 치워 두어도 좋다! 아, 깜빡했다. 게임을 시작할 때는 스페이스 바를 한 번 눌러야 한다. 꼭.
요정 루피나 꼬마 드래곤 드란의 조력 시스템도 나름대로 재미있다. 앞서 기본적인 전투 방식이 진부하다고 언급한 바 있으니 좀 찔리긴 하니잠 확실히 괜찮은 부분이며 덕분에 최소한의 개성을 살렸다고 본다. 파티 시스템처럼 일일이 동작을 지정해 주어야 하는 게 아니라, 조력자의 특수능력을 지정한 후 마우스 우클릭만으로 간단하게 사용 가능. 특히 복수의 타겟을 지정해 둔 후 한 번에 공격마법을 퍼부을 수 있다는 점은 일품이다! 대여성 마리쯤 되는 적을 타겟하고 루피의 썬더라도 날려 보자!
마지막으로 화면 전체로 느껴지는 YS의 느낌. 앞서는 그에 따른 문제점을 지적했지만 역으로 팔콤. 특히 YS의 팬들에게는 더없이 큰 메리트가 되어 준다. 팔콤의 팬이라면 반드시 프란을 플레이해 보도록! YS의 전설은 5편에서 그 막을 내린 듯하지만 그 고고함은 아직 살아있음을 느낄 수 있다.
본평에 앞서 필자에 관한 얘기를 하고 들어가려한다. 필자는 낡은 제작사의 낡은 게임을 좋아하는 낡은 게이머다. 그 중 좋아하는 제작사는 단연 팔콤! 지금도 팔콤의 게임이 리메이크된다는 소식만 들으면 뛸 듯이 기뻐하는 자신을 발견하고 `아냐, 사실 난 이렇게 늙지 않았는데!`하면서 고뇌하기도... 사실 처음부터 곰팡내 나는 팔콤이야기나 하는 것은 이 프란이 곰팡내가 아니라 내가 좋아하는 YS의 냄새가 물씬 나기 때문이다. 제작사인 이그제크리에이트의 자매회사인 빅터 엔터테인먼트 소프트가 `소서리언~ 칠성마법의 사도~`라든가 `팔콤 클래식` 등을 콘솔 게이믹로 발매하면서 팔콤과 밀접한 관계를 갖게 되었기 때문에 여러 모로 영향이 있었던 모양이다.
이것 자체가 문제될 것은 없지만 덕분에 게임의 참신함을 희생해야 했을 뿐더러, 최신 게임에 높을 대로 높아진 게이머들의 입맛에는 맞추지 못하는 게임이 되어 버리고 말았다. 이 게임은 기본적으로 액션 롤플레잉이 아닌가 말이다. 분명 일반적인 롤플레잉이 현란한 전투신을 보여주는 대신 액션 롤플레잉은 고유의 액션을 선보이기 마련인데 프란은 기본적으로 YS 시리즈가 채택해 온 `들이받기` 전투 방식을 그대로 답습, 액션 롤플레잉로서의 아이덴티티를 얻는 데는 실패했다. 바로 내일 외계인과의 전면전이 벌어져도 이상하지 않은 21세기에 굳이 80년대의 게임을 즐기려 하는 게이머는 많지 않을 텐데...
이런 점에서 실격!
이번엔 시스템과 스토리. 우선 육성 시스템의 완성도가 낮다. 전투 중 얻을 수 있는 깃털과 각종 패러미터를 올리고 그것이 주인공 및 조력자의 능력치에 영향을 준다는 발상까지는 나무랄 데 없지만, 후반으로 가면서 모든 패러미터가 최고로 달리기 때문에 그다지 재미를 느낄 수 없다는 게 문제. 밸런스를 맞추려 한 시도는 보이지만, 약간의 센스만 있으면 피할 수 없는 대성공을 맞게 된다. 육성도에 따라 엔딩이 달라진다고 하는데... 오오, 언밸런스한 육성을 시도하면 다른 엔딩도 볼 수 있는 거구나. 그래서는 멀티 엔딩의 의미가 없잖아!
스토리도별 감흥이 없다. 매력적인 캐릭터도 등장하고 왕국 기사단의 반란이라는 무난한 사건까지도 괜찮았다. 하지만 전개가 허술하다는 느낌을 지울수 없다. 반란군 수뇌부들이 서로 어떤 식으로 관계를 갖게 되었는지에 대한 언급이 없으니 해석은 게이머의 몫. 인간계를 둘어싼 천사와 악마의 스펙터클하고 엑스터시한 그 무언가를 기대하게 해 놓고는, 이야기의 초점이 왕국의 반란에 맞추어져 있어 천사나 악마는 상대적으로 존재감이 떨어진다는 것도 문제다. 게다가 처음에 주인공의 아버지 발모어가 프란을 보고 레오네 어쩌고 하는데 그게 누구야! 응? 응?
그래도 마음에 드니까 한다
고등학교 때 얼핏 배운 억양법이라는 것에 의하면 지금쯤 칭찬을 시작해야 할 타이밍인 것 같군. 사실 앞에서 `시대착오적인 게임`이라는 투로 말은 해 놨지만 알고 보면 프란은 예쁜 구석이 많은 게임이다. 우선 히로인이 천사다! 자고로 천사란 일단 종교의 틀을 벗어나 보더라도 순결, 지애, 또 뭐더라... 아무튼 온갖 좋은 것들의 이니셜, 특히 다양한 선물로 인한 이벤트 CG는 청량음료와도 같은 활력소가 된다.
아아, 게임의 매력을 꼽는 데 이런 걸 들고 있다니 초점부터 틀렸어. 그래, 우선 조작성으로 눈을 돌려서. 프란의 최고 장점이라면 역시 모든 조작이 마우스라는 것! 이동과 전투, 대화, 장비에서 아이템 사용까지 마우스를 기반으로 최적화되어 있기 때문에 키보드는 치워 두어도 좋다! 아, 깜빡했다. 게임을 시작할 때는 스페이스 바를 한 번 눌러야 한다. 꼭.
요정 루피나 꼬마 드래곤 드란의 조력 시스템도 나름대로 재미있다. 앞서 기본적인 전투 방식이 진부하다고 언급한 바 있으니 좀 찔리긴 하니잠 확실히 괜찮은 부분이며 덕분에 최소한의 개성을 살렸다고 본다. 파티 시스템처럼 일일이 동작을 지정해 주어야 하는 게 아니라, 조력자의 특수능력을 지정한 후 마우스 우클릭만으로 간단하게 사용 가능. 특히 복수의 타겟을 지정해 둔 후 한 번에 공격마법을 퍼부을 수 있다는 점은 일품이다! 대여성 마리쯤 되는 적을 타겟하고 루피의 썬더라도 날려 보자!
마지막으로 화면 전체로 느껴지는 YS의 느낌. 앞서는 그에 따른 문제점을 지적했지만 역으로 팔콤. 특히 YS의 팬들에게는 더없이 큰 메리트가 되어 준다. 팔콤의 팬이라면 반드시 프란을 플레이해 보도록! YS의 전설은 5편에서 그 막을 내린 듯하지만 그 고고함은 아직 살아있음을 느낄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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