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비노기 영웅전XE 리뷰, 우리 둘째 아이는 잘 크고 있나

리얼리티 액션을 자랑하는 마비노기 영웅전의 이복 동생, 마비노기 영웅전XE(이하 영웅전XE)가 태어나고 약 일주일의 시간이 흘렀다. 영웅전XE가 세상의 빛을 보기도 전에 많은 유저들은 `프리미어 서버에 악영향을 미치지는 않을까?`, `영웅전XE가 데브캣의 귀여움을 독차지하고 우리는 외면 받는게 아닐까?` 하는 근심과 걱정에 노심초사 했음은 자명하다.

▲ 마비노기 영웅전의 이복 동생, XE

 

영웅전 개발사인 데브캣은 `카트라이더의 스피드전이나 아이템전 같이 그저 다양한 플레이 방식을 제공하는 것`이라고 설명하며 유저들을 다독였지만, 유저들의 얼굴에 가득한 근심 걱정은 쉬이 사그러들지 않았다. 심지어 프리미어 서버 유저들은 영웅전XE에 침투해 새로 시작하는 유저들에게 `잉여 스킬을 최고 랭크로 찍으라고 가르쳐 줘야겠다`라며 불편한 심기를 드러냈는데 운명의 주사위는 던져진 지금, 영웅전XE는 별탈 없이 잘 자라고 있는지 진찰해 보도록 하자.

 

XE서버에서 만난 신규 유저

"님아, 배 있으심??"

영웅전XE를 시작하고 제일 처음 만난 신규 유저가 나에게 던진 질문이다. 이 유저는 선착장에서 배를 타고 던전을 입장하는 방식을 모르는 듯 했다. 던전에 입장하는 방법을 가르쳐 주고 그 밖에 스킬 랭크 올리기나 간단한 육성법을 알려준 뒤 붉은 놀 가죽 몇 장을 쥐어주어 보냈다. 콜헨 마을에 가득한 저레벨 유저들이 하는 이야기를 살짝 엿들어보면 아직 영웅전을 잘 모르는 대화들이 오고 간다. 마을 분위기를 보면 신규 유저 유치에는 성공한 듯 하다.

▲ 바글바글

 

영웅전XE의 자랑, 편하고 아늑한 전투

영웅전XE의 가장 큰 특징은 콘트롤이 안좋은 유저들을 배려해 전투 난이도를 낮추고 불편함을 해소했다는 점이다. 세세한 콘트롤 하나하나가 생존의 여부 결정짓는 프리미어 서버와는 달리 영웅전XE의 전투는 액션을 강조하고 난이도는 대폭 낮췄기 때문에 전투로 인한 피로함이 덜하고 스트레스가 적다.

▲ 있는 똥폼, 없는 똥폼 다 잡아보자

 

영웅전XE의 난이도가 낮음에는 몬스터의 인공지능도 한몫하고 있다. 프리미어 서버에서는 번개같은 공격 속도로 악명을 떨친 `문챠퍼`나 `더 리퍼`도 그저 칼춤 추는 허수아비에 불과하다. 컨트롤 안좋은 필자가 오직 솔로잉으로 북쪽폐허를 지나 얼음계곡을 거쳐 아율른에 진입했지만 여태껏 단 한번도 죽지 않았다는 점이 이를 증명해준다.

▲ 포토샵 보정은 전혀 안했어요

 

찌르면 찌를수록 돈이 늘어난다!

영웅전XE의 몬스터는 행동에 빈틈이 많다 보니 순간 극딜이 가능한 리시타와 낫을 든 이비(이하 낫비)가 인기를 끌고 있다. 특히 영웅전XE에서만 선보이고 있는 콤보 시스템은 공격속도가 빠른 리시타에게 콤보를 높여가는 재미와 함께 대미지도 증가시켜주는 효과까지 톡톡히 선사하고 있다. 일정 숫자 이상의 콤보를 달성하면 공격력이 증가하기 때문에 콤보를 이어가려고 노력하다 보면 어느새 정신 없이 다음 몬스터를 찾고 있는 자신을 발견하게 된다.

▲ 102콤보를 받아라!!

 

콤보는 전투 능력 향상뿐 아니라 전투가 끝난 뒤 볼 수 있는 전투 상세 정보에도 높은 영향을 준다. 어느 단계의 콤보를 얼마나 자주 했는가 혹은 얼마나 콤보를 사용하여 많은 적을 쓰러트렸는가 하는 사항들은 전투 스타일 지수의 점수를 결정 짓는다. 그 외에 몬스터를 빠짐없이 모두 처리했는지와 몬스터에게 피격당한 횟수 및 행동 불능 횟수들은 전투 지수에 반영되어 종합 성적을 얻게 된다. 이렇게 얻게 된 성적표는 전투 후 골드 보상의 증가로 돌아오게 되며 살림에 보탬이 되는 동시에 좀 더 높은 랭크점수를 받기 위해 콤보에 열중하게 되는 계기를 마련한다.

▲ 102콤보를 넣었더니 트리플 S가!!

 

점프도 없는 게 리얼리티냐!? 그래서 넣었슴돠--;

영웅전 유저가 프롤로그에서 `신참, 정신차려!` 라는 대사를 본 횟수만큼 귀에 딱지가 앉도록 들은 말이 있다. `점프가 없는게 리얼리티냐?`. 영웅전에 있어 점프 시스템의 부재는 항상 리얼리티 컨셉에 태클을 걸었다. 하지만, 무거운 플레이트 갑옷을 입으면 점프를 못하는게 정상이라고 영웅전 유저들은 생각했고 이런 묵직한 전투 스타일을 마음에 들어했다. 그런데 영웅전XE에는 점프가 구현되었다. 물론 유저들은 이를 달갑지 않아했고 영웅전XE는 C9노기라는 별명도 얻게 되었다.

 

그럼 영웅전XE 유저들도 점프를 마음에 들어 하지 않을까? 대답부터 말하자면 "NO", 영웅전XE 유저들은 다방면으로 점프를 익숙하게 잘 사용하고 있다. 영웅전에는 몬스터의 특정 부분을 파괴하고 추가 아이템을 획득할 수 있는 부위파괴 시스템이 있다. 프리미어 서버에서 거대몬스터의 파괴 가능한 부위는 캐릭터의 공격범위가 닿질 않아 항상 보조무기인 창에 의지해야 했다. 창이 없어도 부위파괴가 가능한 녀석도 있지만 고생이 배로 들었다. 이러한 고생을 한 번에 날린 점프시스템은 편의 제공과 함께 새로운 전투 스타일을 제시했고 유저들은 익숙하게 사용하고 있다.

▲ 상쾌한 점프 스매시

▲ 적을 띄우고 콤보를 넣을 수 있다

 

무럭무럭 자라는 우리 둘째

영웅전의 컨셉을 해칠까 우려했던 콤보와 점프시스템은 영웅전XE에서 각기 제자리를 찾아 융화된 모습을 보여준다. 자신만의 색으로 유저들을 꾸준히 색칠해 나가고 있는 지금, 방학 기간이라는 특수를 누리는 혜택도 있지만, 골격이 튼실한 마비노기 영웅전이기에 이 만큼 관심을 받고 고정유저를 확보하고 있는 것이라 생각된다. 그토록 원하던 게임 진입장벽을 다소 허물었으니 앞으로는 어떤 업데이트로 유저들의 관심을 살지 행보가 기대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