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시 1위를 탈환한 EA의 역작. 5단 기어를 넣다!!(MVP 베이스볼 2004)
2004.02.12 18:27게임메카 원병우
스포츠게임의 명가 EA스포츠는 지금 현재 명실공히 타의 추격을 불허하는 세계 최고의 스포츠게임 개발그룹이다. 막강한 자금력으로 NFL, NHL, NBA, MLB 등의 라이선스를 쉽게 똑똑 따올 뿐만 아니라 타이거우즈 등의 초수퍼스타와도 쉽게 프랜차이즈 계약을 맺는다. 그렇다고 해서 계약만 따오고 게임을 못 만드는 것도 아니다. 나오는 타이틀마다 시뮬레이션 보다는 액션에 치우쳐져 있다는 평을 듣기는 하지만 모든 게이머들이 무슨 하일성이나 신문선같은 전문가도 아닌 마당에 전문적이고도 머리가 아픈 시뮬레이션게임 보다는 누구나 쉽게 접할 수 있는 아케이드성 스포츠게임이 그들의 목표였고 또 대부분 성공을 거두었다.
▶ 레전드 리그 모드도 지원하기 때문에 전설의 강타자인 베이브 루스도 플레이할 수 있다 |
▶ 세밀한 모션캡처는 물론 리플레이 화면도 정교하기 이를 데 없다 |
하지만, 이런 EA도 간간히 강력한 도전자들의 카운터 블로우에 톡톡히 고전을 한 경험이 있다. 그 대표적인 케이스가 바로 트리플 플레이를 현역에서 강제 은퇴시켜 버린 3DO의 야심작 하이히트 베이스볼 시리즈다. 던지고 치고 달리기만 하는 EA의 트리플 플레이에 맞선 3DO의 하이히트 베이스볼은 실제 야구에 근접한 데이터베이스와 생생한 모션캡처, 환상적인 내야 수비 동작으로 인해 ‘야구를 좀 안다는’ 게이머들에게 폭발적인 반응을 얻었다. 그에 비해서 트리플은 엉성한 A.I와 마치 입식 타격기 스타일의 섬세하지 못한 게임플레이로 일관하다가 결국 2002년 똑같은 게임을 이름만 바꿔서내는 만행을 저지르다가 강제로 퇴역당하게 된다.
이때를 틈타 하이히트가 더욱 더 좋은 게임을 만들어버렸으면 야구게임에서의 1인자 자리는 확실히 3DO의 것이었겠지만 심각한 경영난 때문이었는지 어찌된 영문인지 3DO는 정상의 문턱에서 심한 삽질을 해버리고 그 틈을 타 EA는 ‘MVP 베이스볼 2003’ 이라는 새 게임을 선보이게 된다.
▶ 실제 선수들의 라이센스 획득은 기본 |
▶ 이번 버전에서는 현실과 흡사한 타격 시스템을 제공할 것이라고 한다 |
MVP 베이스볼 2003은 EA의 전매특허인 얼굴 따다붙이기 신공을 발휘한데다가 특히 투구와 타격의 매커니즘을 거의 완벽하게 재현해 내(물론 내야 키스톤 컴비의 움직임이나 외야 중계플레이는 아직 한참 멀었다) 트리플 플레이와는 비교도 안되는 퀄리티로 돌아왔다. 하지만 명색이 EA이다 보니(?) 야구 자체를 무시하는 심각한 문제점이 있는 것도 사실이었다.
하지만 기존의 트리플 플레이 시리즈에 질려버린 게이머들에게는 MVP 베이스볼의 출현이 반가울 수밖에 없었고 3DO가 문을 닫아 하이히트가 없어진 마당에는 MVP 베이스볼 외에는 별다른 대안이 없기도 하다. 과거의 EA였다면 “어? 경쟁자가 없네? 슬근슬근 놀면서 하지 뭐” 이랬을 법도 한데 따끔한 카운터 블로에 정신을 차린 EA는 MVP 베이스볼 2003의 문제점을 모두 다 고친 MVP 베이스볼 2004를 출시하겠다고 벼르는 중이다.
EA의 관계자에 따르면 MVP 베이스볼 2003에서 1500개 이상의 오류를 수정하고 어색한 동작을 대부분 고쳤다고 한다. 격찬을 받았던 투수와 타자의 대결에서 카메라 뷰는 2배 이상 늘어났다. 지금까지는 단순히 포수의 시점과 투수의 시점 그리고 사이드에서 보는 시점만을 제공한데 비해서 타자와 포수의 사이에서 보는 시점까지 추가되었다.
이뿐만이 아니다. 체크 스윙(반쯤 스윙해서 스윙인지 아닌지 모르는 경우)을 할 경우 화면에 조그마한 PIP 화면이 떠서 어느 정도까지 스윙을 했는지 보여주며 타자의 정면에도 카메라를 부착해 공이 어느 정도 높이로 타자의 몸을 통과했는지 보여준다. 타석에서의 매커니즘과는 별도로 수비수들의 동작이 상당히 부드러워 졌다. MVP 2003에서 더블 플레이 상황이 나오면 2루수와 유격수의 컴비가 어딘지 모르게 부자연스러운 모습을 보여주고 있는데 2004 버전에서는 하이히트의 더블 플레이 콤비만큼이나 부드러워졌다.
MVP 베이스볼 2004에는 하이히트의 장점이었던 것들이 많이 추가되었다. 향상된 수비동작은 물론이고 투수의 웜업을 지정해줄 수도 있고 코치진의 마운드 방문(Mound Visit)도 추가되었다. 투수가 경기중에 흔들려 제 구위를 찾지 못할 때 대부분의 투수들은 코치가 마운드로 와서 진정을 시켜주면 다시 일정 구위를 되찾게 된다.
이전 작에 비해서 획기적으로 달라지는 것은 투수에 관련된 것뿐만이 아니다. 주자의 컨트롤을 보다 간편하게 했을 뿐만 아니라 ‘유저 컨트롤 다이브 시스템’을 도입해 수비수가 최종 낙구 지점에서 공쪽으로 강제 다이빙을 해서 공을 건져낼 수 있도록 했다. 또 공격시에는 3루에서 홈으로 쇄도해 들어오던 주자가 강제 다이빙을 해서 포수를 밀쳐 공을 떨어뜨리는 시도도 할 수 있다.
로스터도 2004 시즌에 맞춰 현재 트레이드된 선수들의 데이터를 정확히 반영하고 스포츠위클리나 SI, 스카우팅 리포트 등의 자료를 토대로 타순을 결정하게 된다. 예를 들어서 지난 시즌 커브스에서는 후보선수였던 최희섭 선수가 플로리다에서는 감독이 주전으로 쓰겠다고 하고 있고 마땅한 1루 주전이 없기 때문에 자동으로 1루수 주전이 되는 시스템이다.
선수들의 묘사도 이전 버전과는 판이하게 다르다. MVP 베이스볼 2003에서는 선수들을 일률적으로 3개의 신체파트로 나누어 적용하는 모드였지만 2004에는 실제 선수들의 체격을 측정해 정확하게 묘사해 냈다. 이미 600명 이상의 주전 선수들을 그대로 표현해 냈다.
▶ 컴퓨터가 스스로 학습을 통해 인간의 인공지능을 흉내낼 수 있도록 했다 |
▶ MVP 2003에서 1500개 이상의 내용을 수정하고 개량했다 |
또 사람 VS 사람의 대결이 아닌 사람 VS 컴퓨터의 대결일 경우에 지금까지의 스포츠게임은 고질적으로 컴퓨터의 약점을 노려서 다득점을 노리는 것이 가능했지만(MVP 베이스볼 2003에서는 2 스트라이크 후 높은 직구를 던지면 쉽게 삼진을 잡을 수 있었다) MVP 베이스볼 2004에서는 컴퓨터가 경기 히스토리를 적용해 스스로 학습을 하게 된다.
무슨 말이냐 하면 똑같은 패턴에 당하지 않게 된다는 말이다. 타자에게 어떤 공을 던졌을 때 타자가 어떻게 타격을 해서 어떤 타구를 만들어 냈는지 기억해내고 홈런을 맞은 구질은 또 던지지 않는 식으로 컴퓨터가 스스로 조절을 한단 말이다. 컴퓨터가 효과가 있었던 투구와 타격을 배워가는 혁신적인 기능이어서 앞으로는 컴퓨터의 인공지능이 떨어진다는 불평은 안해도 될 것 같다. ??
또 이번 버전에는 스트라이크아웃 낫아웃 상황이라든지 패스트볼 같은 상황도 연출되고 덕아웃에 실제 선수들과 코치의 모습도 들어가게 된다.
또 EA스포츠 온라인을 통한 멀티플레이모드도 한층 강화되었고 팜(Farm) 시스템을 통해 마이너리그에서 유망주를 키우는 것도 가능해졌다. 과연 EA가 경쟁작이 없는 상황에서도 최고의 게임을 만들어낼 수 있을지 올 3월을 기대해 보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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