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오락실에 등장한 ‘노스텔지어’, 키보드매니아의 재림

▲ '노스텔지어' 공식 프로모션 영상 (영상출처: 코나미 공식 유튜브 계정)

▲ 국내 정식 발매된 비마니 신작 '노스텔지어'(좌측은 국내 정발 버전, 우측은 일본 버전)

(사진제공: Ryunan)
지난 20일(목), 새로운 리듬 게임이 국내 발매됐습니다. 코나미 BEMANI(비마니) 브랜드 신작, ‘노스텔지어(ノスタルジア)’가 그 주인공입니다.
코나미는 지난 2012년, ‘사운드 볼텍스’라는 리듬 게임을 히트시키면서 아케이드 게임센터에 3세대 BEMANI 게임을 안정적으로 안착시키고 고정 유저층을 확보했습니다. 하지만 그 성공도 잠시, 후속 BEMANI 시리즈인 ‘댄스 에볼루션’과 ‘미래타악기’, ‘비트스트림’이 시장 안착에 실패하며 업데이트 및 서비스가 조기 종료됐고, 신작 ‘뮤제카’ 역시 별로 낙관적이지 않습니다.
그런 상황에서 발매된 ‘노스텔지어’의 어깨는 무겁습니다. 이번에도 흥행에 실패할 경우 코나미 리듬게임 BEMANI 브랜드 이미지에 치명적인 타격을 입을 수 있기 때문입니다. 과연 코나미의 야심작 ‘노스텔지어’는 어떤 느낌일까요?

▲ 키보드매니아,비트스트림,노스텔지어 (사진제공: Ryunan)
‘노스텔지어’는 지난 3월 1일 일본에서 정식 서비스를 개시한 BEMANI의 막내격 존재로, 발매 초기부터 많은 화제를 끌었던 게임이기도 합니다.
화제가 된 요인으로는 크게 두 가지를 꼽을 수 있습니다. 첫 번째는 과거 2000년에 발매되었던 ‘키보드매니아(キーボードマニア)’의 플레이 방식을 계승한 피아노 연주 게임 콘셉이라는 점입니다(다만 유저들 사이에서는 게임 전체적인 분위기는 ‘디모(Deemo)’, 플레이 방식은 ‘츄니즘’과 유사하다는 의견이 많습니다). 두 번째는 이전에 흥행에서 참패한 리듬게임 ‘비트스트림(ビートストリーム)’의 기체를 재활용했다는 점인데요, 국내의 경우 기체를 새롭게 제작했기 때문에 해당사항이 없겠네요.

▲ 국내판 기체 상단에 달려 있는 간판 (사진제공: Ryunan)

▲ 일판 기체와 정발 기체의 게임 로고 차이 (사진제공: Ryunan)
‘노스텔지어’ 기체 상단 간판입니다. 일본의 경우 위에서 설명했듯 ‘비트스트림’ 기체를 개조해 기체 상단부에 불필요한 모니터가 달려 있는 경우가 많은데, 국내 정식 발매된 기체는 신형 기기인지라 불필요한 상단 모니터 대신 피아노 일러스트가 그려진 판넬로 대체돼 있습니다.
또한, 정식 발매 기체의 경우 상단의 게임 로고가 한글화돼 있습니다. 일본 기체 사진을 비교해 보면 차이가 뚜렷합니다.

▲ 4옥타브 28키의 건반형 컨트롤러 (사진제공: Ryunan)

▲ 건반부를 누르면 영롱한 불빛이 샘솟는다 (사진제공: Ryunan)

피아노 건반 모양의 입력 장치입니다. 피아노 기준 4옥타브의 건반을 활용하는데, 검은 건반은 장식이므로 실제로는 28개의 흰 건반만 사용하여 플레이합니다. 건반부를 누르면 사진과 같이 불빛이 들어옵니다.

▲ 한글화가 이루어지지 않은 메인 타이틀 화면 (사진제공: Ryunan)
타이틀 화면입니다. 간판 로고는 한글화 됐지만, 게임 내 로고 및 언어는 일본어를 그대로 사용하고 있습니다. 게임 진행에 큰 문제는 없습니다만 아쉬움이 약간 남는군요.

▲ 게임 플레이를 제외한 모든 조작은 터치스크린으로 이루어진다 (사진제공: Ryunan)
E-amusement 카드를 인식시킨 뒤 게임을 시작하면, 터치스크린 화면을 통해 닉네임 입력, 게임 시작, 모드 선택 등을 조작할 수 있습니다. 
현재 ‘노스텔지어’는 ‘스탠다드 모드’와 ‘포르테 모드’의 두 가지 게임 모드를 지원하고 있습니다. 이 두 모드의 차이점은 다음과 같습니다. 참고로 플레이 요금이나 스테이지 수는 국내 기준입니다.

▲ 동화 속 세계로 들어온 듯 한 느낌의 배경 연출 (사진제공: Ryunan)
모드를 선택하면 본격적인 게임으로 넘어가게 됩니다. 게임 화면으로 넘어갈 때 나오는 배경 연출이 마치 한 편의 동화책을 보는 것처럼 예쁘니, 그 분위기를 즐겨 봅시다.

▲ 스와이프로 선택 가능한 곡 목록 화면 (사진제공: Ryunan)
음악 선택 화면입니다. 책을 펼쳐놓은 듯한 인터페이스와 함께 한 화면 당 여섯 곡이 표시됩니다. 터치스크린을 좌우로 스와이프 하면 책장을 넘기듯 페이지를 이동할 수 있습니다. 피아노를 테마로 한 게임답게 첫 화면에 등장하는 악곡들은 엘리제를 위하여’나 ‘환상즉흥곡’ 같은 유명 클래식곡으로 구성돼 있습니다.
현재 ‘노스텔지어’에 수록된 음악들은 장르별로 크게 클래식, 팝, 애니메이션, 버라이어티, BEMANI 뮤직, 오리지널곡 여섯 가지로 나뉘어집니다. BEMANI 뮤직의 경우 타 게임에서 이식된 음악들로, 그 중에는 ‘노스텔지어’의 게임성에 맞게 피아노 연주 버전으로 재구성된 곡도 있습니다.
또한 과거 ‘키보드매니아’ 시절 유명한 곡들도 일부(Moring Music, Pink Rose) 계승돼 있습니다. ‘노스텔지어’가 키보드매니아의 정신적 후계자임을 생각해보면, 향후 ‘키보드매니아’의 유명 곡들이 대량 유입될 가능성이 있어 기대를 모읍니다.

▲ 난이도 선택 화면, 익스퍼트 모드가 막혀 있는 모습이다 (사진제공: Ryunan)
플레이 직전에는 곡 난이도와 게임 배속, 헤드폰 볼륨 등을 조절할 수 있습니다. 난이도는 노멀, 하드, 익스퍼트 세 개로 나뉘어 있는데, 스탠다드 모드에서 최고 난이도인 익스퍼트 곡은 잠겨 있습니다. 이를 해금하기 위해서는 하드 난이도를 A랭크 이상으로 클리어 해야 합니다. 포르테 모드는 별도의 해금작업 없이 익스퍼트 난이도를 처음부터 즐길 수 있습니다.

▲ 게임 시작과 함께 나오는 음악 로고 (사진제공: Ryunan)

▲ 전체적인 플레이 화면 구성(사진제공: Ryunan)

▲ 직접 플레이 해 본 'neko fun jitter' 플레이 영상 (영상제공: Ryunan)
모든 설정을 완료한 후, 게임을 시작해 봤습니다. 멋진 연출과 함께 곡이 플레이 되는군요. 동영상에 나오는 곡은 ‘neko fun jitter’라는 노스텔지어 오리지널 음악으로, 유명 피아노곡인 ‘고양이의 춤’를 리메이크 했습니다.
동영상에서 볼 수 있듯 ‘노스텔지어’는 28개의 건반을 사용하긴 하지만, 내려오는 노트 범위 내에 있는 건반 중 하나만 눌러도 OK인 너그러운 판정을 가지고 있기에 실제 조작 난이도는 흑건반까지 포함된 2옥타브 키보드를 모두 구분지어 사용했던 ‘키보드매니아’보다 다소 쉬운 편입니다. 화면 아래로 내려오는 노트 범위로 손을 가져가 아무 건반이나 터치하면 되기에, 리듬게임을 평소 많이 즐기지 않는 라이트 유저도 비교적 쉽게 게임을 시작할 수 있다는 것이 장점입니다.

▲ 고양이가 등장하는 곡 해금 화면 (사진제공: Ryunan)
‘노스텔지어’ 역시 타 게임들과 비슷하게 숨겨진 악곡을 풀어가는 해금 시스템이 있습니다. 플레이가 끝날 때마다 고양이가 계단을 하나둘씩 올라가는 연출이 나오는데, 랭크에 따라 계단 올라가는 횟수가 조금씩 달라집니다. 일반적으로 한 곡당 5계단 정도씩 올라간다고 보시면 됩니다.
특정 악곡이 해금되는 시점에 도달하면 큰 문이 계단을 가로막으면서 숨겨진 악곡의 정보가 표시되는데요, 이후에는 음악 선택 화면에서 해당 신곡을 확인할 수 있습니다. 다음 해금으로 가는 계단을 올라가기 위해선 새롭게 등장한 악곡을 반드시 한 번 이상 플레이해야 합니다.

▲ 모든 플레이를 마친 후 최종 결과 화면 (사진제공: Ryunan)
코인에 할당된 모든 플레이를 마치면 최종 결과 화면과 함께 해금 시스템에서 올라간 계단 수가 화면 하단에 표시됩니다. 사진은 해금을 위해 10개의 계단을 올라갔다는 것을 의미하며, 포르테 모드 플레이 시 일정 배수의 보너스가 적용되어 계단 수가 더 높게 올라갑니다. 코인을 두 배로 넣은 것에 대한 보상의 개념이죠.

▲ 플레이에 따라 버프 아이템을 획득할 수도 있다 (사진제공: Ryunan)
여러 개의 시계가 떠 있는 이 화면 역시 해금 시스템의 일종인데요, 특정 시계를 터치하면 시계바늘이 움직입니다. 일정 단계까지 진행할 경우 시계가 브로치로 바뀌며 게임 플레이 시 장착할 수 있는 아이콘이 됩니다. 악곡을 직접 해금시켜주는 것은 아니지만, 악곡의 해금 스탭 상승률을 높여주는 일종의 버프 아이템이라고 보시면 됩니다.

▲ 컨티뉴 거부 시 나오는 엔딩 화면 (사진제공: Ryunan)
마지막으로 컨티뉴 여부를 묻는 화면이 나오는데요, 컨티뉴를 선택할 경우 동전만 다시 넣으면 번거로운 과정을 생략하고 곧바로 모드 선택 화면으로 이어집니다. 뒤에 대기하는 사람이 있거나 해서 컨티뉴를 선택하지 않을 경우 그랜드 피아노를 배경으로 한 화면이 나오면서 게임이 종료됩니다.
‘노스텔지어’를 플레이하면서, 제작진들이 새로운 시도나 변혁보다는 전통과 익숙함을 지키는 것을 선택했구나 라는 느낌이 물씬 묻어났습니다. 노트가 위에서 아래로 내려오는 BEMANI 음악 게임의 전통적인 방식을 채용한 점, 대중적 악기인 피아노를 콘셉으로 한 점, 대중적인 그래픽이나 악곡 등 어떻게든 게임을 흥행시키기 위해 노력한 흔적들이 곳곳에서 느껴집니다. 실제로 게임성과는 무관하게 악곡 퀄리티 등은 여태껏 나온 BEMANI 게임 중 최고 수준이라는 평가까지 받고 있습니다.
다만 이러한 노력이 좋은 결과로 이어질지는 아직 확신하기 어려울 것 같습니다. 특히, 유저들 사이에서 게임성에 대한 평가가 갈리고 있는데, 아날로그에 가까운 터치 시스템이 재미있다는 의견부터 파고들만한 요소가 부족하다는 이야기까지 호불호가 나뉘는 모습입니다.
과연 ‘노스텔지어’가 선대 ‘키보드매니아’의 게임성과 완성도를 계승해서 흥행에 성공할 수 있을까요? 당분간 관심을 가지고 지켜보도록 하겠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