액토즈를 만나 '파판 14' 운영 개선 이야기 들었습니다
2019.10.02 09:00게임메카 김미희 기자
지난 8월에 ‘파이널 판타지 14 (이하 파판 14)’에는 전대미문의 운영 사태가 터졌다. 유저 간 갈등이 극과 극으로 치달을 무렵, 운영팀장이 비공식적인 채널을 통해, 특정 유저를 두둔하고, 게임을 즐기는 일부 유저를 쳐내야 할 존재라고 이야기한 것이다. 더 큰 충격은 운영팀장이 업무와 관계 없이 유저 성향을 확인하기 위해서 개인정보를 살펴봤다고 밝힌 것이다. 검증된 결과로, 언제나 공정하게 유저와 만나야 하는 운영진이라는 위치를 생각하면 있을 수 없는 일이다.
따라서 ‘파판 14’ 국내 운영진의 가장 큰 과제는 게임에 등을 돌리고 떠난 유저의 마음을 돌릴만한 실질적인 대책이다. 말로만 ‘앞으로 잘하겠습니다’가 아니라 유저 입장에서 ‘예전보다 나아졌다’라는 마음이 들 정도의 행동이 필요하다. ‘파판 14’ 국내 서비스를 총괄하고 있는 액토즈소프트 최정해 실장 역시 이에 동의했다.
최 실장이 밝힌 것은 크게 세 가지다. 첫 번째는 유저들이 납득할만한 수준으로 운영 정책을 개선하는 것이다. 두 번째는 특정 유저에 대한 조치를 취한다면 이에 대한 정확한 정보를 제공해 유저들의 이해를 돕겠다는 것이다. 세 번째는 개인정보 보호를 보다 철저히 하는 것이다.
이 중 가장 구체적인 내용이 나온 부분은 개인정보 보호다. 최정해 실장은 “외부 전문 교육기관에 의뢰해서 전 직원이 개인정보 보호에 대한 교육을 받았다. 아울러 이후에도 개인정보를 잘못 사용하는 직원이 생기지 않도록 개인정보를 조회하는 모든 로그를 별도로 모니터링하고 있다. 다시는 이런 일이 발생하지 않도록 하겠다”라고 설명했다.
앞서 이야기한 세 가지 중 유저 입장에서 ‘나아지겠구나’를 확실하게 느낄 수 있는 부분은 마지막에 언급한 개인정보 보호에 대한 것뿐이다. 직원들이 개인정보를 확인하는 로그도 체크하겠다는 부분은 보안이라는 측면에서 유저 정보를 기존보다는 잘 관리하겠다는 생각이 든다.
하지만 이번 운영 사태 핵심이라고 할 수 있었던 앞의 두 가지는 지금으로서는 자세한 내용이 부족하다. ‘이렇게 해보겠습니다’라는 입장만 있고, 구체적으로 무엇을 하겠다는 내용이 없기 때문이다. 팬들이 ‘파판 14’에 등을 돌린 결정적인 이유는 운영이 중립을 지키지 못하고, 공정하지 않다는 생각이 든 일련의 사태 때문이다.
현재 전달된 부분은 운영 정책을 개선하고, 정확한 정보를 제공하겠다는 큰 방향은 있지만 이를 어떻게 하겠다는 자세한 계획은 없기에 지금 상황에서는 게임이 이렇게 달라지리라 생각하기는 어렵다. 다만, 운영 정책의 경우 현재 내용을 마련하는 중이고 바뀐 내용이 있다면 유저와 소통하는 창구라 할 수 있는 공식 홈페이지를 통해 가장 먼저 밝히는 것도 맞는 일이다.
따라서 ‘어떻게’라는 부분을 구체적으로 어떻게 만드느냐가 중요한 과제다. 특히 ‘파판 14’의 경우 이번 운영 사태로 운영진과 유저 간 신뢰에 크게 금이 갔기에 단 한 번에 고칠 수 없는 부분이다. 개선되는 운영 정책이 어떠한 내용인지, 그 내용이 최 실장의 말대로 ‘납득할만한 수준’인지, 실질적인 운영 방식이 잃어버린 신뢰를 회복할 정도로 달라지는지를 좀 더 지켜볼 필요가 있다.
최정해 실장 역시 여기에 동의했다. 그는 “10월에 열리는 팬페스티벌이 첫걸음이 되겠으나, 팬페스티벌 하나로 신뢰를 회복할 수 있다고 생각하지 않는다”라며 “팬페스티벌과 별개로 평소 운영에 대해 유저들이 납득하는 것이 반복되어야 신뢰를 쌓을 수 있다고 생각한다”라고 말했다. 신뢰를 잃은 ‘파판 14’가 믿을 만한 게임이 되기 위해서는 피부에 와 닿을 만한 획기적인 개선안이 필요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