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구동성] 중국의 게임 만리장성
2020.04.24 18:22게임메카 이재오 기자
메카만평
지난 13일, 중국이 빅뉴스를 발표했습니다. 전례 없는 엄청난 수준의 게임 규제를 실시하겠다는 것이었지요. 이번 규제의 핵심은 중국인과 외국인이 게임을 통해 만날 수 없게 하는 데 있습니다. 쉽게 말해 중국 사람은 중국 사람끼리만 게임을 하도록 만든 것이지요. 게임 만리장성을 쌓아 올렸다고 볼 수 있습니다.
게임 내용에도 규제가 있습니다. 게임 내에 코로나19를 연상시키는 소재를 다루면 안 된다거나 게임에서 조직을 결성하는 것도 막고 있지요. 심지어 마인크래프트나 동물의 숲처럼 맵을 만들거나 편집할 수 있는 기능도 허용되지 않습니다. 쇄국정책을 연상시키는 강력한 검열 정책이 등장한 이유는 확실친 않지만, 최근 홍콩 시민들이 각종 온라인게임에서 독립을 지지하는 시위를 열고 있기 때문이 아닌가 싶습니다. 실제로 최근 중국 정부는 모여봐요 동물의 숲에서 홍콩 독립을 지지하는 시위가 열리자 모동숲 현지 판매를 금지한 바 있습니다.
세계 최대 게임 시장인 중국이 이토록 강력한 규제정책을 펼치면서 각국 게임업체에는 비상이 걸렸습니다. 안 그래도 판호 발급 중단과 코로나19라는 악재로 인해 중국 진출이 힘든 상황인데, 검열이 더욱 거세지게 됐으니까요. 심지어 최악의 경우 이미 중국에 출시된 게임도 상황에 따라 서비스를 못 하게 되는 상황이 발생할 수도 있습니다. 가령 조직 결성 금지 조항을 확대 해석할 경우 길드 기능을 지닌 모든 온라인게임에 제재가 가해질 수도 있는 것이죠.
실제로도 중국의 이 같은 규제 정책을 비판하고 나서는 업계인이 많습니다. "중국 게임은 우리나라에서 팔리는데, 우리나라 게임은 중국에 못 파는 상황이네", "대체 이 나라의 검열의 끝은 어디란 말인가" 등의 의견이 그것이지요. 한 댓글에선 ”최대 게임 시장이 이렇게 자꾸 폐쇄적으로 변하면 게임 업계 전체가 흔들릴 수도 있는데 큰일이네"라며 우려를 표하기도 했습니다.
한 가지 재밌는 건 게이머들은 오히려 이번 조치를 반기고 있다는 겁니다. 중국 게이머들의 핵 사용이나 티밍 등으로 고통받는 유저들이 적지 않기 때문이지요. 게임메카 미르후 님 "시진핑 잘한다. 어쨌든 핵과 오토문제는 조금 나아지겠구나", 쿠루974 님 "이렇게 온라인 세계가 클린해졌다", 미친소 님 "핵 때문에 골머리인 게임사와 유저들에게 반가운 소식일 수 있네요" 등의 의견만 봐도 알 수 있습니다. 앗싸가오리 님은 "게임 중 만나는 핵 사용자들의 대다수가 중국인인 것도 사실이다"라며 "이 문제가 해결되지 않는 한 중국인들은 자국 내 사람들과만 매칭에 되면 좋겠다"고 말했습니다.
머지않아 온라인 만리장성이 완공되겠지요. 판호 발급이 중지된 2017년 이후로 중국 게임 시장은 그 모만큼 불확실성이 높은 시장으로 평가되고 있습니다. 이번 규제가 더해지면서 이 불확실함은 더욱 커져가고 있죠. 글로벌 진출을 꾀하고 있는 국내 업체들은 앞으로 중국 진출에 목메기보다는 제3의 시장을 찾아 공략하는 편이 더욱 합리적인 선택이 되지 않을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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