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S5 체험 해보니, 듀얼센스 손맛은 확실히 달랐다
2020.10.30 11:00게임메카 류종화 기자
지난 10월 27-28일 양일간, 국내 미디어를 대상으로 PS5 프리뷰 이벤트가 열렸다. 다만, 앞서 일본에서 열린 행사와 동일하게 PS5 본체는 만져볼 수 없었다. 따라서 무게나 내구성, 내부 구조나 발열 등에 대해서는 확인하지 못한 점 양해 바란다.
앞서 해외 미디어 체험기나 소개 영상 등에서 수차례 본 적 있지만, 실제로 마주한 PS5는 상당히 컸다. 높이는 웬만한 컴퓨터 본체 정도였고, 길이도 꽤나 길었다. 비슷한 시기 전달받은 Xbox 시리즈 X와 비교하면 너비를 제외한 모든 면에서 크다. 시리즈 S와는 당연히 비교불가다. 특히 이 날 소개된 PS5는 블루레이 디스크 슬롯이 달린 기본형이었는데, 아무래도 한쪽이 툭 튀어나와 있어서 외관상으로는 확실히 디지털 에디션보다 못하다.
기기를 직접 만져볼 수 없어, 게임을 구동 중인 기기 근처로 최대한 가까이 얼굴을 가져가 봤다. Xbox 시리즈 X도 발열이나 소음이 크진 않았지만, PS5는 아예 느껴지지 않을 정도였다. 가동 중인 게임이 시스템적으로 무거운 게임은 아니었기에 그런가 싶기도 한데, 애초에 기기 자체가 쓸모없는 발열을 만들지 않고 발생하는 열을 효율적으로 잡아내는 데 초점을 맞췄다고 하니 아마 AAA급 게임을 구동해도 비슷할 것 같다.
또 하나, 만약 기기를 만져볼 수 있었다면 곧바로 눕혀봤을 것이다. 전 기기 PS4는 확실히 눕혔을 때 안정감이 있었고, 실제로 그렇게 사용했다. 반면, PS5는 PS3보다도 훨씬 곡선형 디자인인지라 눕힐 경우 제대로 고정이 되지 않을 것으로 보인다. 기본형은 물론이고, 슬림 디자인인 디지털 에디션 역시 대체 어떻게 눕힐 수 있을지, 눕힌다면 바닥에 닿은 일부 부분이 손상되진 않을지 걱정이 앞선다. 왠지 눕혀 사용하는 유저를 위한 액세서리를 따로 팔 것 같다는 건 착각이겠지?
해외 미디어 행사에서처럼, 이 날 행사에서는 새로운 컨트롤러 듀얼센스를 직접 만져볼 수 있었다. 듀얼쇼크 4와 비교하면 그립감이나 무게, 버튼 배치나 조작감 등이 Xbox 컨트롤러에 가까워졌다. X, O 버튼 기능 변경도 그렇고 듀얼센스 디자인 변경도 그렇고, 전반적으로 범용성에 초점을 맞춘 듯 하다. 무게는 듀얼쇼크 4에 비해 아주 약간 무겁게 느껴졌는데, 이게 손에 착 감기는 듀얼쇼크 디자인이 아니다 보니 느껴지는 착각인지 실제 무거운지는 추가로 확인이 필요할 듯 싶다.
PS5 앞에 앉아 듀얼센스를 손에 쥐고 3개 게임을 체험해 볼 수 있었다. 게임보다는 하드웨어 체험이 주 목적인 행사였으므로, 게임에 대한 평가나 소감은 생략하도록 하겠다. 다만, 그 중에서 기기에 기본 탑재되는 '아스트로스 플레이룸(Astro’s Playroom)'의 경우 듀얼센스의 기능을 소개하고 체험하는데 초점을 맞춘 기능성(?) 게임으로, 이를 통해 듀얼센스의 특징을 느낄 수 있었다.
그립감을 제외한 듀얼센스의 가장 큰 특징은 진동이다. 일명 '햅틱 피드백'이라 불리는 다양한 진동 기능이 탑재돼, 강약 뿐 아니라 상황에 알맞는 진동을 낸다. 예를 들면 저 멀리 우드드드드드드 떨리는 무언가가 보이면, 처음에는 컨트롤러 윗면(검지~중지가 잡고 있는 방향)에서 아주 약한 흔들림이 감지된다. 그쪽으로 가까이 가면 그 진동이 점점 약지~새끼손가락 쪽으로 번짐과 동시에 진동의 세기도 커진다. 체감상 컨트롤러 전체에 걸쳐 진동원이 최소 10곳은 넘게 있는 것 같은데, 분명 새로운 경험이긴 하지만 내구도가 얼마나 튼튼할지에 대한 걱정이 살짝 들었다. 심지어 듀얼쇼크 디자인도 아니라 더 잘 떨어뜨릴 듯 한데, 내년 초 듀얼센스 대규모 A/S 사태가 벌어지진 않길 바란다. 단순히 진동 위치 뿐 아니라 진동 종류도 차이가 있다. 똑똑 두드리는 느낌부터 흔들림, 사삭사삭 거리는 느낌 등이 손끝에서 구현된다.
그 외에 눈에 띄는 점이라면 컨트롤러에 기본 탑재된 마이크, 그리고 L2/R2 버튼이었다. 마이크의 경우 음성채팅이 필수에 가까운 게임들이 늘어나는 트렌드를 잘 반영한 듯 한데, 아쉽게도 감도 테스트는 하지 못했다. 코로나19로 인해 마스크는 물론 투명 플라스틱으로 제작된 얼굴 가리개까지 쓰고 체험한 터라, 마이크에 바람을 불어넣으라는 명령도 제대로 수행하지 못했기 때문이다. 감도만 좋다면 더없이 편리할 듯 하다. L2/R2 버튼은 아무것도 안 할 때 누르는 감촉과, 스프링을 구부릴 때 누르는 감촉이 다르다. 전반적으로 감촉에 신경을 많이 쓴 컨트롤러임이 느껴졌다. 더불어 기기와의 연결선은 USB 타입C 포트로, 기존 연결잭을 사용하진 못하겠지만 아마 장기간 사용한다면 전송/충전속도 등 장점도 있을 것이다.
전반적으로 볼 때, PS5의 경우 발열이나 소음은 완벽에 가깝게 잡았지만, 다른 콘솔 대비 다소 큰 점과 눕히기 어려운 모양 등 외형적으로 걱정되는 부분이 많다. 기기 성능의 경우 테스트가 가능할 정도로 고사양 게임이 시연되지 않아 확인이 불가능했다. 듀얼센스는 감촉 구현과 편의성에 중점을 둔 차세대 컨트롤러로, 잘만 하면 Xbox 컨트롤러의 자리를 차지할 지도 모르겠다는 생각이 든다. 내구성 면에서 큰 문제만 없다면, 아마 다들 익숙하고 편리하게 사용할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