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구동성] 당연히 환불되죠
2020.12.18 18:10게임메카 서형걸 기자
지난 10일 출시된 사이버펑크 2077은 부족한 최적화와 눈에 거슬리는 다양한 버그로 게이머들로부터 많은 질타를 받고 있죠. 특히 사양만 갖춰지면 무난히 플레이할 수 있는 PC버전과 달리, PS4와 Xbox One 등 직전 세대 콘솔에서는 게임 진행 자체가 어려울 정도입니다.
사이버펑크 2077은 당초 PS5와 Xbox 시리즈 X/S가 아닌, PS4 및 Xbox One에 맞춰 개발된 게임입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콘솔 유저 리뷰를 살펴보면 중요 컷신에서 화면이 까맣게 된다거나, 기기가 꺼져버리는 등 게임 플레이에 심각한 지장을 주는 오류가 빈번히 발생함을 확인할 수 있습니다. 최적화 역시 좋지 않아 일반 PS4, Xbox One에서는 30fps도 유지하지 못할 뿐더러, 그래픽 품질도 조악합니다.
논란이 가중되자 개발사 CD프로젝트레드(이하 CDPR)는 지난 14일, 사이버펑크 2077 콘솔 버전 환불 관련 내용을 담은 사과문을 발표했죠. 콘솔 유저들 대다수는 이를 무조건 환불해주는 것으로 받아들였는데, 막상 소니와 MS는 금시초문이라는 반응을 보였습니다. 이에 CDPR은 무조건 환불은 오해였다는 설득력 없는 답변으로 거짓말쟁이라는 비판까지 들었습니다. 이 논란은 18일, 소니가 사이버펑크 2077 전액 환불을 지원한다고 발표해 일단락되는 분위기입니다. MS는 공식 입장을 밝히지 않고 있지만, 어떤 방향으로든 관련 내용을 발표할 것으로 보입니다. 그러나 이 과정에서 보인 CDPR의 미숙한 대처는 많은 실망을 안겼습니다.
유저들은 “차라리 공지를 올리지 말던지, 알고 보니 말장난”이라며 애매모호한 사과문으로 오해를 불러일으킨 CDPR을 비판했습니다. 또한 CDPR을 사이버펑크 2077 내 악덕기업 아라사카에 비견하는 의견도 있었죠. 게임메카 ID KAGERON 님은 “콘솔은 가뜩이나 스팀이랑 다르게 환불규정도 까다로워서 구매하는 순간부터 환불이 불가능하다고 봐야 하는데 뭘 환불하라는 것인지?”라며 안일한 대응을 질타했습니다.
무조건 환불 또는 대량 리콜은 흔히 있는 일이 아닙니다. 이를 실시한 게임을 보면 하나같이 게임업계에 길이 회자될 치명적 문제점을 지니고 있었습니다. 과거 마그나 카르타는 게임 설치 불가능, 페르소나 3 FES는 디스크 불량 등으로 리콜했고, 워크래프트 3: 리포지드는 기대를 훨씬 밑도는 완성도와 각종 버그로 유저들에게 실망을 안긴 바 있죠. 사이버펑크 2077 콘솔 버전 앞서 언급한 게임과 같은 ‘리콜 군단’에 합세하는 불명예를 안게 됐습니다.
과거 CDPR은 위쳐 3: 와일드 헌트로 높은 신뢰를 쌓은 게임사였습니다. 그러나 사이버펑크 2077 콘솔 버전 완성도와 환불 논란으로 신뢰가 무너졌죠. 이번 사태가 양대 플랫폼 모두 무조건 환불로 마무리된다고 하더라도, CDPR이 게이머로부터 신뢰를 되찾기까지는 오랜 시간과 꾸준한 노력이 필요할 것으로 보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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