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세 판타지로 돌아간 파판 16, 요시다 PD가 밝힌 이유는?
2023.02.28 23:00게임메카 신재연 기자
오는 6월 22일 출시되는 파이널 판타지 16은 지난 12월에 열린 더 게임 어워드 2022를 통해 동생을 잃고 복수의 여정에 오르는 주인공 ‘클라이브’의 이야기와 강렬한 전투를 강조한 플레이 영상을 공개하며 눈길을 끌었다. 전투 부분에서는 데빌 메이 크라이 5 전투를 맡았던 스즈키 료타의 디자인을 토대로, 거대 소환수가 맞대결하는 웅장한 면모를 과시했다.
한편, 세계관 측면에서는 기존에 선보여온 Si-Fi가 아니라 시리즈 초기를 연상시키는 중세 유럽 고딕 판타지로 돌아왔다. 전투는 차별화된 가운데 테마는 과거로 돌아간 셈이다. 파이널 판타지 개발을 총괄한 16 요시다 나오키 총괄 프로듀서를 통해 그 이유에 대해 들어볼 수 있었다.
※ 이 기사에 사용된 이미지는 매체 공개용 버전으로, 출시되는 게임 내 콘텐츠와 내용이 다를 수 있습니다.
Q. 이번 신작인 파이널 판타지 16은 전체적으로 분위기가 어둡다.
단순히 어둡게 해야겠다고 생각한 것은 아니며, 이유는 크게 두 가지다. 우선 파이널 판타지 1,2,3에서 느낄 수 있던 고딕 중세 판타지 감성을 보여주고 싶었고, 다크 판타지를 좋아하는 제3개발사업본부 개발자들의 취향을 반영했다. 낯선 무언가를 만드는 것보다, 제작진이 좋아하고 잘하는 것에 집중하자고 결정했다.
Q. 이전 타이틀과 달리 파이널 판타지 16 배경을 근미래에서 중세로 바꾼 이유는?
이 부분은 플레이어가 파이널 판타지 시리즈에 어떤 작품으로 입문했느냐에 따라 다르게 생각할 것으로 보인다. 예를 들어, 올해 50세가 된 저의 경우 파이널 판타지 1부터 시리즈를 즐겨왔고 1부터 6까지는 정석적인 판타지에 가까웠다. 따라서 저에게 있어 파이널 판타지는 항상 중세 유럽, 고딕 판타지라는 생각이 크다. 하지만 7, 8, 10, 13, 15 등 공상과학 요소가 포함된 파이널 판타지로 진입한 플레이어에게는 근미래적가 더 익숙할 수도 있겠다고 생각한다.다만, 파이널 판타지 이미지가 하나로 굳어버리는 것은 좋지 않다. 클래식한 판타지도, 세련된 판타지도 파이널 판타지에서 가능하다고 생각하다고 생각하며, 이를 전 세계의 플레이어에게 전하고 싶다는 마음으로 만들었다.
Q. 파이널 판타지 16 제작 과정에서 파이널 판타지 시리즈에 반드시 있어야 할 요소는 무엇이라 생각했나
가장 중요한 것은 복잡하지만 파고들기 좋은 전투와 대규모 콘텐츠라고 본다. 두 번째로는 음악이 게임과 잘 어우러져야 한다. 세 번째는 개발 시점에서 구현할 수 있는 최고의 그래픽도 포함돼야 한다. 이 조건에 초코보와 모그리를 더하면 파이널 판타지가 아닐까? 파이널 판타지 16에도 이 모든 요소가 들어 있으므로 16을 파이널 판타지라고 부를 수 있다고 생각한다.
Q. 이전부터 파이널 판타지 16 플레이 경험을 롤러코스터에 비유한 바 있다. 느리고 가파른 상승 후 짜릿한 자유낙하가 뒤따르는 구조라 밝혔는데, 좀 더 자세히 설명해주기를 바란다.
롤러코스터라는 표현은 듀얼센스 활용 등 체감적 요소가 아니라 플레이 경험에 대한 것이다. 기존에는 로딩, 블랙아웃, 컷신 등이 이어지며 플레이 경험이 끊어지는 경향이 있었다. 그러나 파이널 판타지 16에서는 이야기와 실시간 전투, 소환수 전투가 로딩 없이 롤러코스터처럼 자연스럽게 이어진다.이 경험이 급강하와 급상승을 반복하며 속도감 있게 진행되기에 이를 롤러코스터에 비유했다. 쉽게 말하자면, 플레이 경험이 할리우드 영화를 보는 듯 이어진다고 생각하면 된다. 물론, 듀얼센스를 활용한 트리거 피드백 등 다양한 기능도 지원하며, 이 부분은 롤러코스터와 같은 플레이 경험을 더 현장감 있게 만들어줄 것이다.
Q. 파이널 판타지 16에서 어떻게 시네마틱한 체험을 경험할 수 있는지 궁금하다.
이는 롤러코스터라 말한 부분과 일맥상통한다. 주인공인 클라이브 로즈필드가 싸우지 않으면 안되는 의미, 싸워야 할 동기가 존재하기에 이 전투가 일어난다는 점을 보여줄 예정이다. 왜냐하면 이 게임은 액션게임이 아니라 액션 RPG이기 때문이다.물론 컷신이나 배틀 이벤트 등이 있지만, 로딩이 발생하며 경험이 끊어지는 것은 일절 없다. 전부 실시간 배틀로 진행되며, 연출도 전투와 자연스럽게 이어진다. 그렇기에 스토리 전개에 컷신이나 로딩이 방해된다고 생각되는 사람일수록 이번 타이틀을 추천한다.
Q. 파이널 판타지 16에서 스즈키 료타 디렉터는 전투에 어떠한 영향을 미쳤나?
스즈키 디렉터는 파이널 판타지 16 알파 버전이 개발 후에 합류했다. 이에 그에게 알파 버전 보스 전투를 선보였고, 당시 스즈키 디렉터는 전투에서 부족한 요소 다수를 찾아냈다. 이후 그는 모든 액션을 새로 디자인하고, 이에 대해 애니메이터와 논의하기도 했다. 따라서 현재 게임에서 볼 수 있는 클라이브의 전투는 스즈키 디렉터가 만들어냈다고 볼 수 있다. 물론 알파 버전 당시에도 전투는 있었으나, 스즈키 디렉터가 합류하며 전투 시스템이 정리됐다.파이널 판타지 16의 전반적인 액션은 스즈키 디렉터의 전작과 마찬가지로 깊이 있는 액션에 초점을 맞추고 있다. 다만 파이널 판타지 시리즈로서 액션에 익숙하지 않은 팬에게도 최고의 전투 경험을 제공하는 것이 중요하다. 스즈키 디렉터가 자주 말한해온 것은 "액션이 미숙한 게이머도 플레이하며 액션 게임의 재미를 알았으면 좋겠다"는 것이었다. 어택버튼을 누르면 자동으로 콤보 액션이 나가는 서포트 기능을 도입한 것도 여기에서 비롯됐다.
Q. 본작에 등장하는 여러 소환수가 파이널 판타지 16에서 어떤 특징을 가지고 있는지 궁금하다.
기존에 파이널 판타지 시리즈에 등장한 소환수는 소환사가 에테르나 마나로 불러내는 주종관계이자 별도의 존재로 취급된다. 하지만 이번에는 도미넌트라고 불리는 특별한 인간이 등장한다. 도미넌트는 소환수를 불러내는 존재가 아니라 그 존재가 소환수로 변신한다.예를 들어 대지 속성 소환수인 타이탄의 도미넌트 ‘휴고’는 3m에 가까운 거대한 체구를 자랑하는 인간으로, 팔 일부를 타이탄의 힘으로 바꾸어 주먹을 날릴 수 있다. 여기에 스스로 120m를 넘기는 거대한 타이탄이 되어 주위를 파괴하는 것도 가능하다. 전작에서 소환수가 조력자였다면, 이번에는 사람이 소환수 자체가 된다는 것이 주가 된다.
Q. OST와 보컬 참여 여부 등에 대해 알려줄 수 있는가.
보컬이 들어간 곡은 등장하며, 아티스트와 현재 논의 중이기에 자세한 이야기는 현재 공개할 수 없다.
Q. 프레젠테이션에서 소개되지 않은 콜로세움, 낚시 등의 요소도 포함되어있는가.
클라이브가 활용할 수 있는 거점이 있다. 거점에는 다양한 콘텐츠가 있으며, 학자, 생물학자 등 여러 NPC도 만나볼 수 있다. 이들을 통해 사이드 퀘스트를 클리어하면 상점 기능 등이 강화된다. 여기에 모그리가 등장해 클라이브를 도우며, 다양한 타입의 몬스터를 사냥하기도 한다. 다만, 파이널 판타지 16 에는 해야할 일이 엄청나게 많아 낚시 등은 없다.
Q. 개발 과정에서 파이널 판타지 14에 영향을 받은 부분이 있나?
파이널 판타지 14 팀이 참여한 적이 있는가, 라는 질문이라면 아니다. 창천의 이슈가르드 제작을 끝낸 뒤 개발팀이 분리됐기 때문이다. 다만, 팀으로서는 별도지만 같은 부서이므로 서로 도움을 주고받은 부분은 있다. 덧붙이자면, 온라인 MMORPG와 스토리 중심 솔로 게임 개발 과정은 완전히 달라 파이널 판타지 14의 노하우가 도움이 되기는 힘들다. 하지만 파이널 판타지 14을 통해 전 세계 게이머와 소통하며, 전혀 다른 언어와 국가에서도 제작진이 열심히 만든 콘텐츠를 즐겨준 팬들의 반응이 파이널 판타지 16 개발에 힘이 됐다.
Q. 오랫동안 파이널 판타지 타이틀 디렉터를 맡아왔는데, 앞으로도 진행할 예정인가.
파이널 판타지 14는 내 라이프 워크인 만큼 은퇴할 때까지, 어쩌면 이후에도 관련된 일을 이어갈 예정이다. 다만 17이나 18 등 차기 시리즈 디렉팅에 대해서는 고민 중이다. 역시 파이널 판타지 시리즈를 만드는 일은 상당히 어렵기도 하니, 새로운 사람들이 맡는 것이 좋지 않을까 한다. 다만 어디까지나 현 시점에서의 이야기고, 이후의 전망은 좀 더 살펴봐야 할 것 같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