확률 공개 시행 100일, 적발된 게임 266개
2024.07.03 18:40게임메카 김미희 기자
지난 3월 22일 시작한 확률형 아이템 확률 정보공개제도가 6월 30일부로 100일차를 맞이했다. 그간 게임물관리위원회(이하 게임위)는 총 1,255건을 모니터링해 위반 사항이 적발된 266건에 대해 시정요청을 보냈다. 현재도 시정이 안 된 해외 게임 5건에 대해서는 문화체육관광부(이하 문체부) 시정명령도 이행하지 않을 경우 국내 유통을 중단할 계획이다.
게임위 3일 확률형 아이템 정보공개 제도 시행 100일 경과 기자간담회를 가졌다. 현장에서 게임위 측은 제도 현황과 향후 계획을 밝혔다. 우선 앞서 언급한 대로 게임위는 정기 혹은 상시 모니터링을 통해 기준에 맞춰 확률을 공개하는지 등을 모니터링하고 있다. 정기 모니터링은 게임트릭스·구글플레이 등 플랫폼∙마켓별 인기 및 매출 순위 100위권을 고려해 선정한다. 아울러 모니터링을 완료한 게임도 신규 아이템 업데이트 시 지속적으로 추적 조사한다. 수시 모니터링은 민원이 들어오거나 언론보도 등으로 이슈화된 게임이 대상이다.
게임위는 100일간 게임 1,255건을 모니터링했고, 이 중 266건에 시정요청을 했다. 게임위 게임정보관리팀 박우석 팀장은 “266건 중 국외는 60%, 국내는 40%다. 266건 중 185건은 시정 완료됐고, 5건에 대해서는 문체부에서 시정 권고를 했다. 해외 게임 5건이며, 시정권고 이후에 시정명령에도 응하지 않으면 국내 유통이 제한될 수 있다”라고 설명했다.
같은 상황에 국내 게임사는 형사처벌도 가능하다. 그러나 해외 게임사는 국내법 적용이 어렵고, 이에 구글·애플 등 자율심의 사업자에 협조를 요청해 국내 서비스를 중단한다는 방침이다.
남은 것은 해외 업체인 플랫폼 사업자들이 게임위 요청에 얼마나 적극적으로 응해줄 것이냐다. 이에 대해 게임위 김규철 위원장은 “저도 그 부분이 고민되어 본사를 찾아갔다. 회사 이름을 이야기하지는 않겠으나 미국법에 매출을 밝히는 것이 개인정보라서 연도별 매출을 강제하기 어렵다(확률 공개제도는 3년간 연평균 매출 1억 원 이하의 기업은 제외됨)고 이야기한 곳도 있고, 수십만 건의 게임을 출시하다 보니 정산을 할 수 없는 정도의 경우에는 연락이 어렵다는 곳도 있었다”라며 “6개월간 고민하다가 한국에서 게임을 서비스하려면 이것(확률 공개)이 최소한이라는 원칙을 정했다”라고 설명했다.
이어서 게임위 자율지원본부 김범수 본부장은 “자율심의 사업자들과 협의했고, 각 사업자 역시 국내 등 현지법을 준수하지 않는 게임에 대해 제재할 수 있다는 자체 정책을 가지고 있다. 그러한 정책에 의해서 최종적인 시정명령까지 가면 마켓에서 유통을 제한하는 조치를 하겠다고 전체 사업자에게 회신을 받았다”라고 전했다.
국내든, 해외든 확률 공개는 '기본'이라는 것이 게임위 방침이다. 다만 해외 게임의 경우 시정명령에도 응답이 없어 퇴출될 경우 서비스가 갑자기 종료되며 이 게임을 하던 유저들이 피해를 볼 수 있다. 게임위가 고민 중인 부분도 유저 피해를 최대한 줄이는 것이며, 이를 입법적으로 보완하는 시도도 있음을 언급했다.
대표적인 것은 해외 사업자라도 국내법을 준수할 대리인을 두는 ‘국내대리인 지정’과 김승수 의원이 발의한 게임법 개정안이다. 개정안 핵심은 확률형 아이템으로 유저가 손해를 입을 경우 고의나 과실이 아니었음을 게임사가 밝히는 ‘입증책임 전환’과 손해액의 최대 2배까지 배상액을 정할 수 있는 ‘징벌적 손해배상’이다. 김규철 위원장은 “게임 이용자가 손해를 보지 않는 방법으로 입법해 주실 것으로 믿고 있기에, 그 과정을 좀 지켜볼 필요가 있다”라고 언급했다.
이 외에도 게임위는 법 시행 후 한국게임산업협회, 문체부, 이용자 협∙단체, 전문가 자문단과 회의를 가졌다. 이를 통해 업계·정부·유저 의견을 수렴하고, 전문가 자문을 토대로 부족한 부분을 보완한다. 전문가 자문단 회의에 대해 게임위 박우석 팀장은 “첫 회의다 보니 아주 디테일한 부분은 아니지만 법률 해석 부분, 거짓 확률을 검토할 때 어떠한 자료 요청이 필요한지, 확률을 검토할 때 어느 정도로 어떠한 방식으로 체크하는 것이 적정한 지 정도다”라고 전했다. 자문단에는 게임∙수학을 전공한 학계 전문가, 변호사 등 법률전문가 등이 포함되어 있다.
여기에 게임사와 게이머 양쪽으로 공식 소통 창구를 운영하고 있고, 앞으로도 이를 유지할 계획이다. 박우석 팀장은 “게임사들의 경우 확률 표시 자체를 어려워하지는 않는다. 다만 이 콘텐츠가 확률을 표시해야 하는지, 아닌지 구분이 모호하다는 의견이 많아 이에 대해 최대한 안내하고 있다”라며 “유상과 무상 구분이 제일 중요하다. 무상은 제외되기 때문이다. 유상과 무상과 합쳐진 콘텐츠에 대해 표시 대상인지 아닌지를 좀 많이 어려워하는 것 같다”라고 설명했다.
이어서 유저와의 소통에 대해 김규철 위원장은 “4번의 유저 간담회를 했는데 보는 시각에 따라 효과가 있다, 없다고 이야기할 수 있다”라며 “소통에 있어 게임사와는 투명한 벽이 있지만 이용자와는 불투명하다. 결국 이 벽도 투명하게 만들어야 한다. 올해도 간담회를 이어갈 것이며, 결국은 유저 의견이 반영된 간담회를 해야 한다”라고 전했다. 부족한 부분이 있겠지만 소통을 중단하지는 않겠다는 뜻이다.
마지막으로 살펴볼 부분은 최근 확률형 아이템 문제에서 자주 모습을 드러내는 공정거래위원회(이하 공정위)와의 협업 관계다. 실제로 게임위는 문체부는 물론 공정위와도 협업 체계를 구축하고 있다. 우선 두 기관은 맡은 분야가 다르다. 게임위는 ‘게임법’에 따라 확률 공개 여부 확인, 거짓 확률 검증 등을 한다. 이어서 공정위는 ‘전자상거래법’에 따라 게임사가 사실과 다른 확률을 알려 유저들을 기망했다고 밝혀지면 처벌한다.
즉, 같은 사건에 대해 두 기관이 각자 맡은 분야로 각각 조사할 수 있다. 그리고 게임법과 전자상거래법을 모두 위반했다면 각각 처벌도 가능하다. 박우석 팀장은 “저희가 체크해서 조치할 부분은 사업자가 정정한 확률이 현재 확률과 맞는지, 다르다면 시정요청 등을 통해 실제 확률을 맞추라는 형태의 행정조치가 될 것”이라며 “공정위는 확률을 잘못 표시해서 판 행위에 대한 고의성 등을 체크하고, 소비자 기망행위가 있었는지 등을 판단한다”라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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