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구동성] 아청법, 청소년 보호보다 콘텐츠 단속이 우선?
2012.11.23 17:40게임메카 류종화 기자
메카만평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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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근 뜨거운 감자로 급부상한 ‘아동 청소년 성보호에 관한 법률(이하 아청법)’. 지난 3월부터 시행되고 있는 법이지만, 애매모호한 조항으로 인해 각계각층에서 찬반 논란이 뜨겁습니다. 여기에 지난 14일에는 민주통합당 최민희 의원이 발의한 법의 애매한 부분을 보완하는 개정안이 법안심사 소위원회를 통과하지 못하고 무산됨에 따라, 게이머들 사이에서도 한창 화제가 되고 있습니다.
일단 인터넷 상에서는 아청법에 대한 반대 의견을 내는 소리가 좀 더 많습니다. 게임 뿐 아니라 만화, 애니메이션 등 다양한 분야에서 거센 항의의 목소리가 나오고 있으며, 각종 서명 운동과 소송을 위한 모금 운동까지 활발히 일어나고 있죠. 현재 확인된 것만 5~6개 가량의 대규모 아청법 반대 서명 운동이 벌어지고 있으며, 해당 법으로 피해를 봤다는 업계 관계자들도 상당수입니다.
물론 아청법에 반대하는 사람들이 아동과 청소년이 나오는 음란물을 합법화 하라는 의견을 펴는 것은 아닙니다. 대부분의 반대론자들은 아청법의 애매모호한 처벌 기준을 문제삼고 있는데요, 실제로 아청법 개정안에는 ‘신체 일부를 접촉 노출하는 행위’, ‘아동 청소년으로 인식될 수 있는 표현물’ 등 애매모호한 문장들이 많습니다. 자의적인 판단에 따라 단속의 경계가 고무줄마냥 늘어났다 줄어들었다 할 수 있는 것이죠. 최악의 상황을 가정해 본다면 현재 서비스되고 있는 ‘테라’ 나 ‘블레이드앤소울’ 등의 유저들이 경찰서에서 강제 정모를 하게 될 수도 있습니다.
게임메카 ID l8275 님은 “아청법은 음란하냐 안하냐를 따지는 법이 아니라, 실제 아동이 학대당하고 있느냐 마냐를 따지는 법이어야만 합니다. 아동을 `보호`하기 위한 법이니까요.” 라며 “사이버 단속을 위해 경찰인력이 상당수 빠져나갔고, 성범죄자는 늘었습니다. 정작 실제 성범죄자에 대한 처벌은 거의 바뀌지 않았습니다. 때문에 많은 사람들이 아청법 자체를 원래 의도인 아동을 보호하는, 아동을 지키기 위한 법으로 돌려놓으려 하는 겁니다. 아청법은 강력해진 것이 아니라 처벌하는 사람의 범위를 늘렸을 뿐입니다.” 라며 반대 입장을 밝혔습니다.
이밖에 ID ppepper23 님의 “어른이 교복을 입어도 잡아간다고 하는데 이게 무슨 소립니까? 실제 아동청소년을 보호해주세요. 가상현실의 아동처럼 보이는 개체말고 실재하는 현실의 아동청소년을요”, ID Lakui 님의 “표현물의 아동을 지키는 데 그렇게 힘쓰면 정작 실제 아동들은 언제 지켜줘요?” 처럼 현재 아청법의 취지를 지적하는 분들도 많았습니다.
한편, 아청법에 찬성하는 의견도 있습니다. 아동과 청소년을 대상으로 한 성범죄와 상품화가 극에 달해 있는 실정에서, 일각의 반대가 있더라도 엄격한 법을 만들어야 한다는 내용이죠. 게임메카 ID 펭귄대왕 님은 “현재 국내 아동청소년 보호법은 솜방망이마냥 너무 가볍다. 설령 부작용이 있더라도 아동을 이용한 성상품화 및 범죄에 노출된 모든 일은 강력하게 단속해야 한다고 본다. 이번 아청법으로 게임산업에 문제가 된다고 하더라도, 이는 일부 감수해야 할 도리다" 라며 다소의 부작용이 있더라도 아동 청소년 성범죄를 엄하게 단속해야 한다는 의견을 내비치셨습니다.
아청법의 적법성을 놓고 벌어지는 논쟁은 지금 현재도 끝없이 일어나고 있습니다. 저 개인적으로는 아동과 청소년을 보호하기 위한 법의 제정은 꼭 필요하다고 봅니다만, 이게 최선인지는 의문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