퍼즐앤드래곤, 퍼즐과 수집의 재미를 모두 잡았다
2012.12.17 19:08게임메카 강병규 기자
▲ 지난 10일 구글 플레이 스토어로 출시된 '퍼즐앤드래곤'
얼마 전까지만 해도 국내에서는 ‘카카오 게임하기’의 열풍으로 ‘팡류’ 퍼즐게임들이 범람했지만, 최근엔 ‘드래곤 플라이트’나 ‘모두의 게임’ 과 같은 게임들이 속속 등장하며 ‘팡류’ 퍼즐게임의 자리를 위협하고 있다. 이러한 상황에서 ‘팡류’퍼즐게임의 자존심을 지키려는 듯, 일본에서 큰 인기를 끌었던 ‘퍼즐앤드래곤’이 한국에 등장했다.
‘퍼즐앤드래곤’은 지난 10일 구글 플레이 스토어를 통해 한국에 정식 출시된 소셜게임으로, 퍼즐에 몬스터 수집과 육성을 더하는 등 다양한 재미를 갖췄다. 일본에는 지난 2월 먼저 출시돼 400만 이상의 다운로드를 기록했으며, 최고 매출 순위 1위를 달성하기도 했다.
이 게임이 인기를 얻을 수 있었던 배경에는 기존 매칭퍼즐과는 다르게 블록을 어디로든 움직일 수 있어 더 많은 전략의 사용이 가능하다는 점, 마치 ‘포켓몬스터’를 떠올리게 하는 몬스터 수집과 육성의 재미를 갖췄다는 것을 뽑을 수 있겠다. 게다가 현금결제에 대한 부담도 적다는 장점까지 있으니 충분히 매력적이지 않은가? 그 매력들을 자세히 담아보도록 하겠다.
쉬운 조작으로 다양한 전략을 만들다
‘퍼즐앤드래곤’의 플레이방식은 단순한데, ‘드롭’이라 불리는 조각을 3개 이상 맞춰 제거하면 된다. 특별한 점은 블록을 상하 좌우, 대각선 방향으로 한칸씩 움직일 수 있었던 다른 퍼즐과는 다르게, ‘드롭’을 4초간 원하는 어디로든 이동시킬 수 있다. 이로 인해 3개의 ‘드롭’을 모으는 것은 어려운 문제가 아니지만, 연속적인 제거를 통해 발생하는 대미지 상승을 위해 좀 더 신중하게 블록을 이동시켜야 할 필요성이 생긴다.
▲ 3개의 '드롭'을 제거하는 것은 정말 쉬운 일이다
▲ 콤보에 따라 데미지가 상승하기 때문에 전략이 요구된다
최소 3개의 ‘드롭’만 제거해도 공격은 가능하지만, 한번에 5개를 지우면 모든 몬스터를 공격할 수 있기 때문에 다수를 상대할 때는 고려할만한 선택지다. 또한, 한 턴에 한번 제거하는 것 보다 콤보를 발생시키면 추가 대미지나 회복력 상승을 꾀할 수 있기 때문에 효율적인 게임운영이 가능해진다. 하지만 ‘드롭’을 무조건 많이 제거하는 것이 능사는 아니다.
던전이라 불리는 미션에서는 최소 3번의 전투를 연속적으로 수행하게 된다. ‘드롭’들은 이전 전투에서 그대로 계승되는데, 간혹 빠른 시간에 처리하지 않으면 큰 피해를 받는 특수한 미션도 존재한다. 때문에 하나의 전투만 생각하는 것이 아니라, 다음 스테이지까지 생각해 블록이 과도하게 소모되지 않도록 조율하는 맛도 존재한다. ‘퍼즐앤드래곤’은 이처럼 전략을 구사하는 재미를 통해 게임을 즐길 수 있는 시간을 대폭 늘려, 보통 소셜게임의 경우 단순히 대화를 넘기듯 터치만 하면 진행되는 방식과 차별성을 둔다.
▲ 일반 전투를 거치고나면 보스전을 치루게 된다
던전을 한번 입장하는데 소모되는 스테미너는 최소 3이고, 스테미너 1을 회복하는데 걸리는 시간은 10분이다. 처음엔 이 시간이 너무 길다고 투정했으나, 실제로 게임을 즐겨보면 그런 생각은 들지 않는다. 레벨이 오를수록 더 많은 전략을 구사하느라 시간을 소모하다 보면 어느새 회복돼 있는 스테미너를 보거나, 레벨 상승을 통해 스테미너가 모두 회복되곤 한다. 조작의 변화를 통해 전략과 재미, 유연하게 진행되는 게임의 흐름까지 모두 잡은 셈이다.
몬스터 수집과 성장의 재미는 ‘포켓몬스터’급
‘퍼즐앤드래곤’에 등장하는 몬스터는 5가지 속성을 통틀어 총 440종이다. 합성을 통해 레벨을 일정수준으로 올리면 진화가 가능한데, 외형의 변화는 물론 능력치 변화까지 있어 보는 즐거움이 있다. 실제로 획득한 몬스터를 단계별로 성장시켜나가고 팀을 짜 전투하는 재미는 ‘포켓몬스터’가 생각날 정도였다.
몬스터획득 방법은 소셜기능을 이용해 모은 ‘우정 에그’ 뽑기와 마법석을 이용한 ‘레어 에그’ 뽑기, 전투 보상 등 총 3가지다. 여기서 추가 결제가 필요한 부분은 ‘레어 에그’인데, 딱히 이용하지 않아도 게임을 즐기는데 무리가 없다. 게임 내에서 최대한 많은 것을 해결 할 수 있도록 배려한 느낌을 받았다.
▲ '우정 에그'는 비교적 쉽게 뽑을 수 있다
▲ 마법석을 쓰지 않아도 몬스터 보관함이 가득 차는건 순식간
전투를 거쳐 얻는 몬스터를 키워 더 높은 등급으로 진화시키는 방식은 ‘레어 에그’에서 태어난 고급 몬스터를 키우는 것과 다른 재미가 있다. ‘레어 에그’가 더 높은 등급의 몬스터를 줄 확률이 높은 것은 사실이지만, ‘포켓몬스터’처럼 몬스터를 포획하고 유저가 스스로 선별해 키운다는 것은 확실한 재미요소다. 그냥 뽑는 것 보다 내가 직접 사냥해 얻는 것이 더 큰 기쁨이 아닐까?
또한, 내가 꾸린 팀의 능력이 좋지 않더라도, 내가 등록한 유저의 도움을 받을 수 있는 기능도 존재한다. 별도의 공간에 따로 방문하지 않아도 전투 시작 전에 원하는 동료를 고르는 것으로 든든한 아군을 얻을 수도 있고. ‘우정 에그’를 뽑을 수 있는 우정포인트도 받는다. 좀 더 편리하고 쉽게 즐길 수 있는 친구와의 연계인 셈인데, 특히 우정포인트의 경우 플레이어가 게임에 접속하지 않은 상태에서 다른 유저가 내 캐릭터를 이용해도 포인트를 얻는다. 게임에 접속했을 때 몇 포인트가 누적됐는지 뜨는 메시지를 보면, 마치 잊고 있던 적금을 타는 느낌을 받을 수 있다.
모든 몬스터가 평등하지 않은 것은 문제
‘퍼즐앤드래곤’에 한 가지 문제가 있다면 몬스터 속성과 선호도가 너무 편향적이라는 것이다. 예를 들어 친구추천에 뜨는 상위랭크의 경우 대부분 어둠속성인데, 이는 게임의 특징상 생기는 문제로 보인다. 속성에 따라 대미지에 가감이 있는 불, 물, 대지와 달리, 어둠과 빛은 그런 요소가 전혀 없다. 상극에 해당하는 빛과 어둠은 서로 대미지를 더 주는 위치에만 해당하며, 같은 속성을 공격하면 기본 대미지가 그대로 들어가기 때문에 패널티도 다른 속성에 비해 적다. 빛과 어둠은 한마디로 던전을 공략할 때 가장 효과적인 조합이라는 것이다.
▲ 게임을 진행할 수록 어둠속성을 선호하게 된다
어둠과 빛이 동일한 효과를 가짐에도 어둠이 더 압도적일 수 있는 다른 이유는 육성의 편의성 때문이다. 어둠속성인 ‘메탈 드래곤’은 특수 던전인 ‘메탈드래곤을 쫓아라’에서 입수할 수 있는 몬스터인데, 획득도 쉬울뿐더러 같은 속성끼리 합성에 따른 경험치가 1.5배 보너스를 받게 되면 육성 속도가 다른 속성보다 월등해지는 것이다. 이런 부분은 새로운 속성을 추가해 불, 물, 대지처럼 3가지 속성간의 상성관계를 만들거나, ‘메탈드래곤을 쫓아라’처럼 다른 속성에도 균등하게 혜택을 부여하는 방식으로 해결할 수 있을 것이라 예상된다.
속성간 불균형과 같은 부분을 제외하면 전체적으로 만족스러운 게임이다. 퍼즐과 몬스터 육성이라는 재미를 하나의 게임에 잘 섞었다는 느낌을 받았으며, 현금결제에 대한 강제성도 덜하다. 특히, 퍼즐을 풀면서 스스로 전략을 세워 치밀하게 플레이할 수 있다는 점은 단순히 캐주얼성을 강조하는 다른 게임들과 비교되는 부분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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