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블리즈컨] 히어로즈오브더스톰 체험기, 20분만 하면 '맛' 안다
2013.11.10 19:11블리즈컨 특별 취재팀
미국 애너하임 컨벤션 센터에서 진행 중인 ‘블리즈컨 2013’에 ‘히어로즈 오브 더 스톰(이하 히어로즈)’의 테스트 버전이 공개됐다. 테스트에서 사용된 맵은 저주받은 골짜기로 상대에게 저주를 내려 약화하는 특수능력을 사용할 수 있는 지역이다. 캐릭터는 전사와 암살자, 지원, 전문가 등 네 가지 분류에 해당하는 영웅 18종을 모두 사용할 수 있었다. 긴말 필요없이 플레이해본 소감을 바로 공개하겠다.
▲ '히어로즈 오브 더 스톰'의 플레이영상 (영상제공: 블리자드)
시선을 사로잡는 방법을 아는 게임
게임을 시작하면 캐리건이나 레이너 등 익숙한 캐릭터부터, ‘군단이 심장’캐릭터 아바투르라 까지 다양하게 고를 수 있었다. 캐릭터를 선택한 뒤에는 스킨과 탈것을 고르고 미리 살펴보는 기능이 제공되는데 상당히 편했다. 스킨은 게임의 세계관에 크게 구애받지 않는 모습이다. 타락하기 전의 아서스 같이 진지한 모습의 영웅이 있는가 하면, 롤러블레이드를 타고 있는 노바까지 등장하는 등 가지각색이다. 특히 캐릭터의 색상만 바뀌는 것이 아니라, 외형 대부분이 바뀌는 만큼 다른 스킨에 대해 기대를 하게 만들었다.
▲ 이처럼 다양한 스킨을 볼 수 있다 (사진제공: 블리자드)
▲ '히어로브오브더스톰'의 탈것 (영상출처: 유튜브)
막타가 필요 없다? 첫인상은 ‘단순함’
‘히어로스’의 전장에 들어선 뒤 받은 첫인상은 단순하다는 느낌이었다. 아이템을 따로 살 필요가 없었고, 스킬도 기본으로 모두 제공된다. 이동시간의 답답함을 해결하고자 탈것을 등장시킨 것은 의외였으며, 탈것에서 내리기 위해 별도의 조작이 필요 없어서 좋았다. 단지 공격을 시작하면 탑승 상태가 풀린다.
적의 미니언들이 몰려왔을 때, 자연스럽게 피가 얼마 남지 않은 것만 골라 처리했는데, 이내 쓸모없다는 것을 알았다. 당장 눈에 보이는 이득이 없었다. 피가 얼마 없는 아군 미니언을 공격하는 것도 불가능했다. 혹시나 해서 본진에 두고 가만히 지켜보니, 경험치마저 자동으로 계속 오른다. 이 부분은 '리그오브레전드'나 '도타2'와 차별화된 것으로, 어떤 결과를 낳을 지는 아직 알 수 없다.
그러나 확실히 다른 AOS에서 미니언에게 마지막 공격을 가하는 작업이 생각보다 집중력을 요구하는 일이었는데, 과감히 삭제하니 난이도가 낮아졌다. 특히 아군 미니언 관리까지 신경 써야 하는 디나이 요소도 없어서 좋아 보인다. 본진으로 이동하면서 받게 되는 경험치 패널티도 과연 있는가 하는 생각이 들 정도로 미비했다. 특히 보유한 금액에 따른 아이템 차이가 발생할 리 없다보니 부담 없이 적을 공격할 수 있었다.
유일하게 신경 써야 할 요소라면 4, 7, 10, 13, 16, 20레벨 구간에서 투자해야 할 특성이다. 액티브 스킬과 패시브 스킬, 딜러와 탱커 등 많은 갈림길을 선택해야 하는데, 보통은 한 번에 세 개의 갈림길이 생기기 때문에 많은 고민을 하게 만든다.
▲ 이동수단으로 등장하는 말 (사진제공: 블리자드)
▲ 보이는 모든 적을 섬멸하면 된다. 막타는 필요 없으니까 (사진제공: 블리자드)
전략은 치밀하게, 게임은 짧게
맵을 전체적으로 살펴보니 독특한 것들을 발견할 수 있었다. 타워는 잔탄이 표시돼 있고, 옆에는 성벽과 성문이 자리 잡고 있다. 중립 지역에는 몬스터들이 있고, 간혹 지도에는 무언가 표시되며 유저들에게 집결을 강요했다. 뭐가 이렇게 많이 있느냐며 짜증을 낼지 모르겠지만, 지금 생각해보니 결국 게임이 속도감 있게 전개되기 위한 장치들이라는 것을 알 수 있었다. 대부분 게임이 20분 안에 끝났다는 것이 그 증거이기도 하다.
타워는 체력 외에도 탄약을 가지고 있다. 무한정 공격하던 다른 게임의 타워와는 달리, 공격하기 위해서는 탄을 소모한다. 탄약은 모두 소모했을 때 재장전 되는 것이 아니라, 매우 느린 속도로 하나씩 충전된다. 덕분에 타워는 다수의 적을 만나면 약해지는 상황을 자주 연출했다. 예를 들어 잔탄이 얼마 남지 않은 타워에 병력을 몰고 가자, 타워는 탄약을 모두 소모하고도 방어능력을 상실했다. 덕분에 수월하게 돌파할 수 있었다.
▲ 타워와 문, 입구로 이뤄진 방어선 (사진제공: 블리자드)
타워가 라인전의 유일한 공략 대상이 아니라는 점도 좋았다. 타워 양 옆에는 유닛들이 지나다니는 문, 길을 막아놓는 벽이 존재한다. 만약 단독 능력이 뛰어난 영웅이 있다면 타워의 공격을 무시하고 벽이나 문을 공략한 뒤 상대의 본진으로 유유히 진입하면 된다. ‘라인전=타워파괴 후 본진 공략’이라는 틀을 깨고, 상대방을 공략할 방법이 추가된 것이다. 특히 공격 스킬이 건물에도 대미지를 줄 수 있기 때문에 건물 철거인을 자처하는 백도어 유저를 양산할 가능성이 농후해 보인다.
중립지역은 다양한 장치를 숨기고 있다. 먼저 중립몬스터는 단순히 경험치와 전리품을 주는 몬스터가 아니라, 처치하면 아군이 되어 적과 싸우는 용병으로 맞이할 수 있다. 특수 요소는 일정 시간마다 중립지역에 나타나며, 등장하는 공물 세 개를 모으면 적을 약화시킨다. 공물 등장위치가 모든 유저에게 알려지는 만큼 모으는 과정에서 적과 대결이 불가피했고, 이런 전투상황이 지속해서 만들어지자 게임 진행은 자연스럽게 빨라졌다.
특히 특수요소는 앞에 설명했던 요소들과 잘 맞물렸다. 저주가 발동되니 적 미니언의 체력이 1로 변했고, 타워는 공격 불가 상태에 빠졌다. 덕분에 아군 미니언이 쌓이면서 상대방 타워에 부담을 주기도 했고, 영웅을 조작해 공격 불능이 된 타워를 무시한 뒤 벽만 제거해 상대를 습격해보는 재미도 있었다. 또한, 적이 약해진 타이밍에 중립 몬스터를 사냥해 용병으로 사용하니 더 좋은 효과를 거둘 수도 있었다.
▲ 가운데 있는 물체가 공물이다 (사진제공: 블리자드)
앞으로의 모습이 기대되는 게임
테스트했던 ‘히어로스’는 충분히 경쟁력을 가질 수 있는 게임이라는 생각이다. 특히 아직 알파버전임을 고려하면 앞으로 발전을 기대하기에 충분했다.
다른 AOS보다 해야 할 일은 늘었는데, 게임은 더 빨리 끝난다. 비유하자면 도로를 냈는데 여러 갈림길을 만든 것이 아니라, 목적지까지 가는 편도 10차선의 길을 뚫은 것 같다. 그만큼 시원한 승부를 낼 수 있는 게임이다.
▲ 화끈하게 붙어 볼 시간이 왔다 (사진제공: 블리자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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