심즈 4 체험기, 심들의 내면에 집중한 `썩 괜찮은` 결과물
2014.08.15 17:55게임메카 독일 특별취재팀
▲ '심즈 4' 공식 이미지 (사진제공: EA)
‘심즈 4(The Sims 4)’의 발매일이 9월 초로 성큼 다가왔다. 이번 작품에서는 기본적인 조작에서부터 심들의 감정 표현까지 많은 부분이 바뀌는 탓에, 많은 유저들이 노심초사하며 게임이 출시되기를 기다리고 있다. 간헐적으로 공개되는 트레일러 와 캐릭터 커스터마이징 데모 등으로 약간의 힌트는 얻었지만, 실제 게임 플레이가 어떤 재미를 줄지는 알 수 없기에 더욱 그렇다.
게임스컴 일반 전시장에서 ‘심즈 4’ 시연이 진행되긴 했지만, 대부분이 캐릭터 커스터마이징 데모로 한정된 콘텐츠만 체험할 수 있었다. 이에 게임메카는 ‘게임스컴 2014’에서 진행되는 ‘심즈 4’ 비공개 세션에 참석, 캐릭터 커스터마이징과 인테리어, 실제 플레이까지 지원하는 버전을 직접 플레이해 보았다.
‘심즈 4’는 심즈 시리즈의 기본적인 게임성을 해하지 않으면서 한층 더 접근이 쉽고, 세련된 모습으로 변모했다. 직관적으로 변한 조작 방식도 눈길을 끌지만, 심 간에 벌어지는 상호작용이 더욱 복잡 다단해지고 고차원적으로 바뀌어 플레이어에게 풍부한 상상력을 심어준다. 이 정도면 심리스 오픈월드와 리컬러 시스템을 뺀 것도 나쁘지 않은 선택이다.
건축 스트레스는 이제 안녕
개인적으로 ‘심즈 4’에서 가장 기대했던 부분은 건축 시스템의 변화다. 이전 시리즈들에서 취했던 조작 방식이 아주 나쁜 건 아니었지만, 수정 기능이나 세밀한 조정이 다소 불편했기 때문이다. 그러나 최근 공개된 캐릭터 커스터마이징 데모에서 기대한 만큼의 조작 감도를 느낄 수 없었기에, 내심 건축 모드에서도 그럴까 하는 걱정이 들었다.
▲ 이런 집들을 찰흙놀이하듯 편하게 만들 수 있다
하지만 직접 체험해 본 건축 모드는 조작이 상상 이상으로 편리하고, 적응도 쉬웠다. 마우스가 손에 착착 달라붙어 내 마음을 읽고 움직여 주는 느낌이다. 벽은 당기는 대로 늘었다 줄었다 하고, 인테리어까지 끝낸 방을 통째로 들어 다른 위치에 옮기는 것도 가능하다. 집 토대의 높이도 버튼 하나만 클릭하면 조절된다. 이전 작품들에서는 집을 짓기 전 계획을 철저하게 세우고 하나하나 쌓아가야 했다면, 이제는 자유롭게 낙서하듯 끌리는 대로 건축하면 된다.
▲ '심즈 4' 건축 모드 트레일러 (영상제공: EA)
여기에 갤러리 시스템까지 더해져 데이터 저장과 공유가 더 쉬워졌다. 일반적인 클라우드 시스템을 사용하듯 갤러리 메뉴를 열고, 업로드 버튼을 누르면 집의 정보가 클라우드 서버에 저장된다. 이는 심도 마찬가지다. 공유를 허용할 경우 전 세계의 ‘심즈 4’ 유저들과 자신의 창작물을 나눌 수 있고, 다른 유저의 데이터를 내려받아 게임에 바로 적용하는 것도 가능하다. 과거 ‘심즈’ 시리즈에 부가 콘텐츠를 저장하려면 웹에서 카페 혹은 커뮤니티 사이트에 접속해 개별 파일을 다운받고, 게임 프로그램 파일을 열어 특정 폴더에 데이터를 넣어둬야 했던 불편함이 완전히 사라졌다.
오히려 더 깊어지고 편해진 세계
이번 비공개 세션에서는 다시금 구역별로 나누어진 ‘심즈’ 세계를 확인할 수 있었다. 자신이 플레이하는 심을 집 바깥으로 외출시키려면 별도의 로딩이 필요하긴 하지만, 오히려 전체적인 로딩 시간은 짧아졌다. ‘심즈 3’에서 마을 하나를 구동하려면 로딩이 3분 정도 걸렸다면, ‘심즈 4’에서는 구역을 이동할 때마다 10초 정도의 기다림을 요구한다. 여기에 심들이 이동할 때 생기는 끊김을 동반한 랙이 사라졌다는 것까지 감안하면 게임 플레이 자체는 훨씬 쾌적하다.
더불어 기본 욕구 만족도에 따라 무드렛이 바뀌던 심들에게 ‘감정’이라는 수치가 들어가면서 더욱 인간다워졌다. 별 것 아닌 시스템처럼 보여도 실제로 게임을 플레이하기 시작하면 심들의 감정에 따라 다양한 사건이 발생한다. 심의 감정상태를 결정하는 것은 캐릭터를 만들 당시 지정한 개인 성향이다. 이를테면, 활동적인 심은 운동을 하면 기분이 좋아진다. 행복한 상태가 된 심은 다른 사람들에게 괜히 더 우호적으로 대하거나, 더욱 쾌활해져서 새로운 관계를 만드는 데 적극적이다.
▲ '심즈 4' 감정 트레일러
단, 그 때 마주친 심이 화난 상태라면 이야기는 달라진다. 거기에 ‘짖궂음’ 성향까지 가진 심일 경우엔 기분이 좋았던 심을 괴롭혀 감정을 상하게 한다. 재미있는 점은, 짖궂은 심이 화난 상태에서 같은 성향을 지닌 심을 만나면 서로 괴롭히기보다는 함께 타인을 골릴 계획에 대해 논한다. 무조건 감정이 모든 것을 결정하지는 않는다는 것이다. 실제 인간사와 다를 바 없는 상황이다.
▲ 감정과 성향에 따라 모션도 달라진다
▲ 눈으로 감정을 표현하는 심
심들에게 감정이 생기고 자유의지가 강해지면서 게임의 깊이는 더 무궁무진해졌다. 변수가 더해진 덕분에 심 간에 예상치 못한 상황이 더욱 많이 발생하고, 게임을 통해 상상할 수 있는 스토리 범위도 넓어졌다. ‘심즈 4’가 정식 출시된 후에도 지금처럼 안정적인 플레이 환경이 제공된다면, 그 이후에 출시될 ‘심즈’ 차기작들의 새로운 토대가 될 것이라고 확신할 수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