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색간담회] 정파, 사파, 마교가 모였다! 십이지천 세력장 간담회
2006.05.21 20:46게임메카 문혜정 기자
지난 19일 오전 10시 마포 홀리데이인서울 호텔에서 `제 2회 십이지천 세력장
간담회`가
열렸다.
무협 게임 십이지천의 유저 간담회가 유독 눈길을 끄는 이유! 형식적으로
열리는 간담회가 아니라 마치 국회의원들이 국회에서 안건을 제기하는 것처럼 간담회를
통해 나온 의견이
그대로 게임에 적용되어 간담회 자체가 이른바 `의사결정기구`의 역할을 하고 있기 때문이다.
그럼 이제부터 십이지천 홍보대사이자 열혈유저인 영화배우 김가연 씨를 비롯해 ‘십이지천’이라는 무림의 세계를 평화롭게 이끌어가기 위해 모인 각 서버의 세력장(정파, 사파, 마교) 12명이 펼치는 열띤 토론의 현장 속으로 들어가보자!
◆ 10: 00~ 12:00- 안건 제의 시간 ◆
십이지천의 유저 간담회는 간담회 실시 이전에 미리 각 세력별 대표 세력장이 각파의 의견을 정리한 후 안건을 미리 제출한다. 기가스소프트에서는 이들의 안건을 정리한 후 간담회 당일 세력장 회의를 거쳐 최종 안건을 채택해 게임에 반영하게 된다. 점심식사 전 안건을 내놓는 과정에서 기가스소프트의 정성환 이사는 첨예하게 대립된 십이지천의 각 세력장들이 감정이 격해지지 않도록 미리 주의를 줬지만….
▲ 오늘 정말 목숨걸고 온 사파의 세력장(아직 시작도 안했는데 벌써부터 발끈하시면 어떡합니까?) |
세력장: 삼군도와 팔선도의 인원제한을 요청합니다! 현재 군웅멸천 서버는 정파, 풍운주천 서버는 마교가 다른 세력의 인원수에 밀려 도저히 점령할 수가 없는 상태입니다다. 이미 세력간의 밸런스가 무너진 상태에서 현재 두세력이 나눠먹기 식으로 점령하고 있기 때문에 삼군도와 팔선도의 개선방안이 시급합니다!
기가스소프트(이하 기가스): 참여 인원의 70% 이상이 찬성할 경우에 삼군도와 팔선도에 들어갈 수 있는 인원을 제한하도록 하겠습니다. (찬반토론 후) 여기계신 분들의 의견을 수렴해 인원을 제한하는 쪽으로 변경하겠습니다.
세력장: 단/환 단축지정 및 호리병 상태창에서 단축창으로 이동시킬 때 인벤토리에 99개가 있으면 일일이 숫자를 써줘야 이동이 가능합니다. 한번의 클릭만으로도 단축창으로 이동이 가능하게 해주십시오.
기가스: 확인 버튼을 한번만 더 클릭하면 맥스값이 자동입력됩니다. 하지만 이 부분은 자동 사냥을 방어하는 면도 있기 때문에 현재로서는 반영하기 어렵습니다.
# 에피소드 (1) 정파의 배신 편
십이지천의 세 세력 정파, 사파, 마교는 게임내에서도 자주 세력 다툼을 한다. 보통은 정파와 사파가 힘을 합치고 마교가 뒤에서 이간질(?)을 하는 역할. 하지만 역시 게임의 세계도 인간세계의 끈끈한 정은 무시할 수 없는 법. 가끔 술자리에서 만난 세력장들끼리 마음이 맞게 되면 그동안 절친하게 맺어졌던 세력이 단번에 배신을 하고 다른 세력과 손을 잡게 되는 경우가 발생한다. 얼마전 군웅멸천 서버에서도 정파가 갑자기 사파를 배신하게 된 일이 발생하게 되었는데….
▲ 배신의 주인공(?)이 된 정파의 세력장은 주의의 냉담한 반응에도 애써 포커페이스를 유지
|
▲ 참다 못한 군웅멸천 서버의 무~서운 사파의 세력장이 드디어 옆에 앉은 정파의 세력장에게 한마디를 던진다
|
▲ 결국 무너진 정파의 세력장. 무림의 세계는 현실보다 더 잔인하도다 |
세력장: 현재 많은 유저들이 보스 몬스터 작업만 하고 다니는 실정입니다. 보스 몬스터만 잡아서 은화를 팔아먹는 유저들도 상당하고, 파티 중 보스 나올 시간이라면서 보스를 찾으러 돌아다니는 어처구니 없는 경우도 발생합니다. 보스의 숫자를 줄이거나 보스 시간과 위치를 랜덤으로 적용시켜 보스 몬스터만 잡으러 다니는 것을 포기하게 만들 순 없을까요?
기가스: 보스 몬스터에 대한 여러분들의 의견에 대해 반영여부를 생각해 본 후 추후 공지로 올리겠습니다. 하지만 기존의 보스 몬스터 시스템을 축소하향시키는 것보다는, 전쟁터에 보스 몬스터를 출현시키거나 21갑 이상의 유저들이 기존의 보스 작업보다 더욱 매리트있는 전쟁을 할 수 있는 미션형 던전 등을 고려해보겠습니다.
세력장: 장비를 착용하면 모습이 변해서 보다 개성있는 캐릭터가 되었으면 좋겠습니다. 장식 아이템의 추가는 더 이상 없는 건가요?
기가스: 이 부분은 긍정적인 부분과 부정적인 부분이 있습니다. 여러분들의 의견처럼 다양성을 살리려면 게임 데이터 용량의 증가로 인해 다운로드 시간 및 설치버전의 문제가 생겨 무조건 패치를 할 수는 없는 실정입니다. 고려는 해보겠지만 단기간에 적용시키기는 어려운 문제입니다.
# 에피소드 (2) 십이지천 ‘대표폐인’ 김가연 편
이번 간담회에서는 영화배우 김가연 씨가 십이지천 홍보대사이자 사파의 세력장으로 참여해 눈길을 끌었다. 일전에는 십이지천에 대한 요구사항을 14P분량의 프리젠테이젼으로 직접 만들어와 업체 사람들을 놀라게 했다는 그녀. 현재 십이지천 내에서 만레벨 사파(군웅멸천 서버 사파 랭킹 2위) 캐릭터를 가진 김가연 씨의 십이지천 사랑은 어디까지일까?
▲ 강하게 의견을 피력중인 김가연 씨(홍보대사로서 이 날 중립을 지키기 위해 애쓰는 모습이 역력했다) |
▲ 너무나 당당하게 쓰여진 `대!표!폐!인` 김가연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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게임메카: 십이지천은 처음에 어떻게 시작하게 되었나요?
김가연: 여기 앞에 있는 동생(현재 세력장으로 자리에 참석)들과 함께 리니지를 4년 동안 했는데, 이 친구들이 십이지천이 재밌다면서 저를 끌어들였죠. 그렇게 빠지게 된 후 친한 친구인 하리수 씨에게도 권했는데 처음엔 곧잘 하다가 지금은 별로 안 하더라구요. 리수는 주로 채팅하는 걸 좋아하고 전 전투하는 걸 좋아하는 편이에요.
게임메카: 하루에 몇시간 정도 십이지천을 하나요?
김가연: 음… 하루에 10시간(옆에서 야유의 소리가 들리자), 아니 15시간… 아니, 그냥 눈 떠서 눈 감을 때까지 하고 있죠(웃음). 저희 집에 오시면 아실 거에요. 아예 컴퓨터 두대 옆에 갖다 놓고 하루종일 십이지천에 빠져있거든요.
게임메카: 스스로 홍보대사를 자처하셨다고 들었는데, 홍보대사가 되고나니 어떠세요?
김가연: 어휴, 홍보대사는 무슨, 이거 안 보이세요(홍보대사라고 쓰인 이름표 뒷면에 본인이 직접 고쳐 쓴 `대표폐인`이라는 글자를 가리키며)? 오히려 홍보대사가 되고 난 후에 더 불편해졌어요. 좋은 아이템을 가지고 있으면 유저들이 업체에서 받은 거 아니냐면서 저를 자극시켜서 처음엔 하나씩 꺼내보이면서 확인시켜준 적도 있어요. 사실 십이지천 하는 사람들은 제가 가끔 저레벨 유저들을 쓸고 다니는 걸 보고 절 홍보대사가 아니라 ‘꼬장대사’라고 부른답니다(웃음).
게임메카: 정말 대단하시네요. 그럼 그렇게 빠지게 된 십이지천만의 매력은 뭐라고 생각하나요?
김가연: 다른 무협게임들도 다 해봤는데 십이지천만큼 무협의 재미를 느낄 수 있는 게임은 없더라구요. 물론 제가 워낙 십이지천에 빠져 있어서 다른 게임이 눈에 들어오지 않아서일 수도 있지만, 캐릭터나 전투 모든 것이 무협게임의 장점을 고스란히 담고 있는 것 같아요. 초반에는 조금 지루할 수도 있지만 어느 정도 레벨이 오르면 각 세력간의 분쟁과 전투로 인해 십이지천의 매력에서 헤어나오지 못할 거에요.
◆ 2:00~ 4:00- 자유발언 시간 ◆
자유 발언 시간에는 예상대로 각 세력별 밸런싱에 대한 논의가 치열했다. 특히 사파(패왕파천련) 측의 세력장들이 캐릭터 밸런싱에 대해 많은 불만을 제기했다. 하지만 정파(백도십삼천)와 마교(혈무교) 세력장들이 이에 동의하지 않아 합의를 보지 못하고 결국 1주일 후 기가스소프트에 다시 모여 정밀한 테스트 후 다시 논의하기로 결정했다. 서로간의 세력별 싸움으로 언성이 높아지고, 간간히 들려오는 농담으로 화기애애했던 자유발언 시간의 재미난 순간들을 포착했다.
# 우리 사파 좀 살려주십쇼~!!!
자유발언 시간이 시작되자마자 사파 세력장들은 그동안의 불만을 쏟아내며 각자 준비해 온 데이터들을 토해내기 시작했다.
▲ "사파의 미래는 없다"며 단호하게 말하는 사파의 세력장 |
▲ 또 다른 서버의 사파 세력장은 데이터 자료를 휘날리며 사파의 불합리함을 주장했다 |
사파: 마교분들한테 물어봅시다. 치명타가 안들어가서 고민해본 적 있어요?!
마교:
아, 정말 모르시는 말씀. 우리가 보기엔 사파가 더 강해보여요!
사파:
그럼 우리랑 한번 일주일만 바꿔봅시다!
마교:
아니, 사파가 불리하다고 하는데 그거 모르고 사파한거 아니잖아요!
사파: 어휴,
어쩌죠. 모르고
했는데요?!! 저 앞에 있는 사파 매니아가 오죽 답답하면 마교를 한다고 그러겠어요?
마교:
허허, 물론 저희야 오시면 좋~죠.
정파: 지금
서로 극단적으로 가고 있는데 이렇게 계속 가다간 아무런 합의점도 찾을 수 없어요.
다들 자기 입장만
내세우면 여기 온 목적이 없지 않습니까?
정성환이사: 지금
다들 본인 세력의 단점만 말하는데 왜 장점은 생각하지 않나요? 서로의 장점을 생각하면….
사파:
아니 정이사 님은 계속 중립, 중립하는데 중립이 아닌 것 같아요. 왜 마교 편만 들어주는
거에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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결국 1시간 30분에 걸친 사파 세력장들의 불만에 나머지 세력장들은 지쳐가기 시작하고, 참다못한 정성환 이사는 일주일 후 기가스소프트 내에서 테스트를 통해 세 세력간의 밸런싱 조절에 들어갈 것을 선포했다.
▲ 조금 열받은 이사님, 드디어 단호한 결정을 내리다! |
▲ 자신만을 바라보고 있을 세력원들 생각에 사파의 세력장은 못내 고개를 떨구는데… |
▲ 측은한 모습으로 사파의 세력장을 바라보는 마교 세력장의 눈빛이 애뜻하다 |
#노검비천, 우리에게 `동방신기`를!
지난 1월, 15세 이상 전용 서버로 새롭게 추가된 노검비천 서버. 어느 정도 간담회 의견이 정리되어 가자 노검비천 서버의 세력장에게서 갑자기 불만이 터져나왔다.
풍운주천(2년 된 서버): 에… 그러니까 킬수를 조금 줄였으면….
노검비천(4개월
된 서버) : 아니, 킬수 얘기는 꺼내지도 말아요. 그렇잖아도 사람 없어 죽겠는데!
기가스:
그래도 요즘 노검비천 서버 인원수가 40%나 늘었어요.
노검비천: 후후, 모르시는
말씀. 그 사람들
다 서버에 딱 들어와서 "여기 서버 왜 이렇게 사람이 없어요?" 물어보고
휙 나가는 사람들이라구요. 차라리 첫 서버 선택화면에서 밑으로 확 내려줘요. 챙피하니깐.
▲ 뭔가 정리되는 분위기가 되자 갑자기 노검비천 서버의 세력장이 발끈! |
▲15세 이상 서버인 노검비천 서버에 동방신기를 홍보대사로 붙여달라고 두 팔 벌려 요청중 |
# 십이지천, 더욱 더 많이 사랑해주세요~
자유발언 시간도 거의 끝나갈 무렵, 마지막으로 십이지천의 게시판에 관한 의견이 나왔다.
사파세력장: 제가 예전에 게임했을 때만 해도 게시판은 보지도 않았는데, 십이지천은
하루에도 몇번씩 들른다니깐요. 누가 내 욕하지 않았나 해서.
마교세력장: 아직
뭘 모르는 구만. 원래 강한자는 욕먹는 걸 즐기는 거야(웃음)
정파세력장: 진짜
십이지천은 사람들이 게시판에 유독 민감하니깐 게시판 관리 좀 확실히 해주세요.
십이지천을 사랑하는 유저로서 지저분한 글들이 많이 올라오면 기분이 안 좋거든요. 그리고
우리 십이지천에 지금보다 사람들이 더 많이 들어오게 광고도 많이 많이 해주세요!!
기가스: (이번
간담회를 마무리하며)
오늘 여러가지로 많은 의견을 들었습니다. 여러분들이 여기 오신 건 분명 십이지천을
사랑하는 사람들로서 보다 나은 십이지천을 만들기 위해 오셨다고 생각합니다. 여러분이
사랑해주시는 만큼 더욱 노력하겠습니다. 감사합니다.
2년이 넘은 게임임에도 불구하고, 최근 신서버 오픈과 각종 마케팅 등으로 유저수가 급증하고 있는 십이지천. 아마도 이곳에 모인 각 세력장들의 십이지천에 대한 사랑은 그 어떤 누구보다 클 것이다. 그저 형식적인 유저 간담회가 아닌 이처럼 각 세력장들이 모여 의견을 내고 또 그 의견이 게임을 좌지우지 할 수 있게 만드는 힘. 이것이야말로 온라인 게임을 즐기는 유저들만이 가질 수 있는 권리이자 의무가 아닐까? 게이머와 개발사가 함께 만들어가는 온라인 게임 십이지천, 그 미래가 밝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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