데이트 온라인, 야하지만 싸구려 성인물과는 달라!
2008.06.19 18:48게임메카 김명희 기자
국내 최초 온라인 미소녀 연애 시뮬레이션(이하 ‘미연시’)게임 ‘데이트 온라인’을 개발 중인 GPM스튜디오는 19일, 여성 캐릭터 4종을 처음 공개했다.
이번에 공개된 여성 캐릭터의 컨셉은 순수한 모습과 함께 어른이 빨리 되고 싶어하는 20살 여대생과 섹시한 이미지에 도발적인 내면을 가진 23살 여대생, 청순가련형으로 보이지만 가끔 황당한 사고를 치는 23살 여대생, 이국적인 외모에 어른스러운 차분함을 가지고 있는 30살 커리어우먼 등이다.
각기 다른 성격을 지닌 4종의 여성 캐릭터들이 앞으로 ‘데이트 온라인’에서 특별한 러브스토리를 풀어나갈 예정이다. 미연시를 최초로 온라인화시키는 작업이니만큼 게임은 현재 많은 관심 속에 비밀리에 개발이 진행되고 있다.
게임메카는 19일, 한 발 앞서 게임에 대한 이야기를 깊이 들어보았다. 인터뷰에는 ‘숨바꼭질’을 소재로 한 독특한 캐주얼 게임 ‘까꿍 온라인’과 ‘데이트 온라인’ 개발을 책임지는 GPM스튜디오 김남균 개발이사(Chief Operating Officer)가 참여했다.
▲ 온라인 미연시 `데이트 온라인` 여성 캐릭터 4종 |
데이트 온라인은 ‘심리게임’, 여자들이 더 좋아하는 게임 만들 것
게임메카: ‘데이트 온라인’에서는 오늘 여성 캐릭터 이미지를 공개했다. 현재 개발상황이 궁금하다.
김남균 이사: 게임이 돌아가는 수준? 사내 프로토 타입 정도까지는 개발했다. 올해 말 정도에는 게임의 클로즈베타테스트를 진행할 수 있을 것 같다.
기본적으로 남녀의 만남이 이루어지는 ‘심리게임’이기 때문에 단순한 온라인 서버 처리 기술보다 섬세하게 작업해야 하는 부분이 많다. 여기에 시나리오와 그래픽 양도 매우 많고, 게임 자체가 비주얼과 밀접한 관련을 맺고 있는 게임이다. 선택지에서 갈림길을 가는 유저들의 선택을 모두 다 반영해야 하기 때문이다.
미연시 온라인 게임이지만, 이른바 오타쿠, 매니아만을 위한 게임이 아니고 되도록 실제 연인의 데이트에 근접한 방식이 될 것이다.
게임메카: 처음으로 시도되는 온라인 미연시 장르라서 신경 쓰이는 부분이 많겠다.
김남균 이사: 생각했던 것보다 관심을 더 많이 보여주셔서 고맙기도 하고 부담스럽기도 하다. 그런데 혹시라도 ‘데이트 온라인’을 ‘싸구려’ 성인게임으로 생각하지 말아주셨으면 좋겠다. ‘데이트 온라인’은 여자분들이 좋아하는 로맨스 소설처럼, 여자분들도 재미있게 즐길 수 있는 게임으로 만드는 중이다.
장르의 특성상 분명히 야한 장면도 나오지만, 게임 자체가 성인남녀의 만남을 소재로 만드는 게임이기 때문에 자연스러운 장면이 나오는 정도다. 고품격‘웰메이드’ 게임으로 만들 생각이다. 기존의 일본 미연시에서 뿌리깊게 박힌 ‘무조건 남성 대상’, ‘H씬(야한 장면)’만 나오는 게임이 아니다. 온라인에서 인터렉티브하게 여성과 남성이 만날 수 있는 자리를 만들고 싶다.
게임메카: 남성 유저가 여성 캐릭터로 몰래 여성유저 행세를 한다거나 여성 유저와 남성 유저의 부적절한 오프라인 만남을 조장하게 될 부작용은 걱정되지 않는가?
김남균 이사: 지금 그 같은 부작용이 나오는 게임들도 있다. 하지만 처음부터 개발사들이 그 같은 부작용을 의도하고 개발했던 것은 아니라고 생각한다. 개발사들이 모든 부분을 다 커버할 수는 없다. 앞으로 어느 정도 신경은 쓸 생각이다.
게임메카: 기본적으로 ‘데이트 온라인’의 컨셉은 남성 유저와 여성 유저가 온라인에서 만나 ‘선택지’를 통해 데이트를 진행하는 방식이다. 남성 유저에 비해 여성 유저의 숫자가 적으면 문제가 될 수 있다.
김남균 이사: ‘데이트 온라인’은 마치 영화나 소설처럼 남성이 남자 주인공이, 여성이 여자 주인공이 되어 즐기는 게임이다. 게임 내 남녀성비율이 문제가 될 수 있겠지만, 오히려 여자분들이 더 좋아할 수도 있다는 생각도 든다. 선택지 이동만으로 이루어지기 때문에 조작도 ‘엔터키’만 치면 가능하고, PC사양도 높지 않다. 게임 내 야한 장면도 여자분들이 동의해야만 나온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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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GPM스튜디오 김남균 COO |
게임메카: 심의가 걱정되지 않나? 우리나라는 폭력성보다 선정성에 더 민감한데.
김남균 이사: 성인 게임이고, 성인들의 아름다운 사랑이기 때문에 크게 걱정하지는 않는다. 성인만화 수준을 생각하면, ‘데이트 온라인’이 더 심하다고 생각하지는 않는다.
예쁜 미소녀 캐릭터, 아름다운 러브스토리는 여성들이 더 좋아해
게임메카: 여성 캐릭터를 공개했는데, 나름대로 신경 쓴 부분이 있을 것 같다.
김남균 이사: 일단, 무조건 예쁘게(웃음). 그리고 여성 캐릭터에도 현재 우리 사회의 트렌드가 반영되어있다. 예전에는 30대상이면 ‘아줌마’라고 생각했는데, 요즘에 와서는 ‘커리어우먼’이라고 생각하는 사람들이 많다. 또 20대에는 클럽을 좋아하는 젊은 여자들의 성향을 반영한다. 게임 초반에 선택할 수 있는 캐릭터는 남녀 각각 4개이며, 20~30대 대학생 및 직장인이다.
기존의 PC기반의 미연시 게임은 남성이 게이머가 되어 완벽한 스토리라인과 정해진 성격의 여자 주인공이 제공되는 일방적인 게임이었다. 그러나 온라인 게임은 실제 살아있는 유저의 플레이 위주이기 때문에, 캐릭터에는 기본적인 설정만 부여한다. 유저가 캐릭터를 보고 실제 자신의 성격이나 감정을 쉽게 이입해야 하기 때문이다.
곧 남성 캐릭터도 공개할 계획이다. 여성분들이 한번쯤 데이트해보고 싶은 남성들을 보여줄 생각이다. ‘로망’을 실현시킬 수 있는 게임으로 만들고 싶다.
게임메카: 상용화 계획은 어떻게 되는가?
김남균 이사: 기본적으로 게임은 무료 플레이다. ‘데이트 온라인’에서 상용화 아이템은 일반적인 데이트에서 돈을 지출하는 과정과 똑같다고 생각하면 쉽다. 상대방에게 선물을 사준다거나 분위기가 좋은 데이트 장소를 찾는 현실과 비슷하다.
게임메카: 개발팀에서 여성 인력은 어느 정도인가?
김남균 이사: 남녀 6대 4의 비율이다. 여성 개발자 대부분이 그래픽 부분에서 일하고 있다. 개인적으로 놀란 것은 이 게임을 개발하면서 여성 (미연시) 원화가들이 매우 많다는 사실을 알게 되었다. 미소녀도 여성 원화가분들이 더 잘 그리시는 것 같다.
게임메카: 개발하면서 재미있는 에피소드는 없나? 김남균 이사: 게임 세부 시나리오를 직접 내부에서 쓰는데, 다른 분들이 개발하다 슬픈 스토리에 몰입해서 눈물을 흘린 경우가 있었다. 여성분이었는데, 그걸 보면서 여성분들도 많이 게임을 할 수 있을 거라는 확신이 들었다. 게임메카: ‘까꿍 온라인’이나 ‘데이트온라인’이나 유례가 없던 게임개발인데 힘들지 않나. 김남균 이사: ‘데이트 온라인’의 경우에는 밸런스를 맞추는 게 힘들지만, 기존에 없었던 게임 개발에 도전하는 일이라고 생각하면 즐겁다. 새롭게 아이디어를 낸 부분들이 아직 검증이 안 된 것들이기 때문에 어려울 때가 많았다. 정답이 없는 부분이기 때문에 시간이 많이 드는 작업이다. 보통 테스트가 끝나고 나면, 홈페이지에 사람들이 거의 없다.‘까꿍 온라인’은 지금도 많이 몰리는데, 그런 걸 보면 힘이 난다. 그래도 제일 힘든 거라면 개발하느라 집에 잘 못 들어가서 아내가 싫어하는 거? |
‘올인’하는 신생업체는 위험, 다양한 플랫폼 기반의 게임 개발
게임메카: GPM스튜디오는 개발 초부터 화제가 많았는데, 요즘 현황은 어떤가?
김남균 이사: 얼마 전‘까꿍 온라인’의 국내외 퍼블리싱을 맡은 가나게임즈와 계약을 체결하고, 새롭게 게임엔진도 교체하며 바쁘게 보내고 있다. ‘까꿍 온라인’은 올해 안에 오픈베타테스트를 실시할 계획이다. 로비 시스템 등 아직 공개하지 않은 부분들, 기존의 캐주얼게임에서 보여주지 못했던 부분들 다 보여줄 수 있을 것이다. ‘데이트 온라인’의 경우에는 자체 서비스, 퍼블리싱 모두 고려해서 개발을 진행 중이다. 회사적으로는 유무선 연동이 가능한 풀브라우징 게임 및 콘솔 게임 개발도 준비하고 있다.
여기에 7월부터는 캡콤이나 닌텐도 등 일본의 유명 게임 프로듀서를 초청하여 자체적으로 세미나를 진행할 계획도 가지고 있다. 산학협력의 의미도 있고, GPM스튜디오 자체가 개발자 그룹(GPM커뮤니티)에서 시작되었기 때문에 그 같은 세미나 활동에도 지원을 하고 싶다.
게임메카: 신생개발사인데 너무 많은 프로젝트를 진행하는 것은 아닌가?
김남균 이사: 중소 기업들이 살아남을 수 있는 방법은 대기업보다 빠르게 신선한 아이디어를 내놓고 움직이는 것이라고 생각한다. 그 동안 신생개발사들이 하나의 프로젝트에 ‘올인’하다가 무너지는 경우가 많았다. 유무선 연동 게임이나 콘솔게임 개발 지원도 그런 차원에서 준비하는 작업이다. ‘까꿍 온라인’ 자체도 개발 초기부터 다른 플랫폼 연동을 염두해 두고 개발했다. 이번에 사외이사로 영입한 차상안 상임고문도 그런 차원이었다. 특히 차상안 상임고문의 경우 아케이드에서 콘솔게임 시장을 모두 아우를 수 있는 매우 뛰어난 인물이다.
게임메카: 개발자 세미나 같은 경우는 수익사업이 아닌데?
김남균 이사: 회사가 자금적으로 어려웠던 적은 단 한 번 있었는데, 그것도 몇 달 전이다. 지금 진행하는 산학협력이나 세미나 같은 것은 지금 당장이 아니더라도 향후의 회사의 든든한 기반이자 힘이 될 것이라고 생각하는 일이다. GPM커뮤니티 같은 경우에도 네트워크나 정보력에서 이득이 있다고 본다.
▲ GPM스튜디오에서 개발하는 독특한 캐주얼 게임 `까꿍 온라인`, 일종의 `비주얼 로비` |
게임메카: 신생업체인데, ‘너무 튄다’고 생각하지 않을까?
김남균 이사: ‘신생업체니까’ 튀어야 한다고 생각한다. 신생업체가 할 수 있는 것은 아까 말했던 것처럼 아이디어와 빠른 실행력이다. 최근에 입사 지원자들을 보면 기존의 것이 아닌 새로운 것을 개발하고 싶어하는 개발자들이 많아서 기쁘다. GPM스튜디오는 특정 유저를 위하여 만드는 게임이 아니라 모든 사람을 위해 게임을 만드는 닌텐도 같은 회사가 되었으면 좋겠다. 최근에 걱정되는 건‘데이트 온라인’에 너무 관심이 많아서, ‘까꿍 온라인’이 자꾸 뒤로 밀려나가는 것?(웃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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