황금알을 품은 칠면조, 신흥 게임시장 `터키`를 가다
2012.04.18 15:48게임메카 정지혜 기자
매일 황금 달걀을 낳아 주인에게 부귀영화를 안겨 주었던 거위. 이솝우화에 등장하는 이 거위는 이제 칠면조로 바뀌어야 할 듯 싶다. 바로 숨겨진 블루오션 터키(Turkey: 영단어로 칠면조라는 뜻도 됨) 시장 때문이다.
과거 유럽과 아시아를 연결하는 황금길이었던 터키는 이제 중동과 아시아를 연결하는 게임 로드로 변모하고 있다. 유럽에서 두 번째로 인구수가 많은 나라인 터키. 칠천만 명이 넘는 인구수의 인구의 절반 이상이 페이스북을 사용하는 것으로 유명하다. 또한 페이스북을 사용하는 이들은 대다수가 온라인게임 유저가 된다. 하지만 터키는 아직 이같이 큰 시장 규모에 비례해 많은 게임이 선보이지 않은 신흥시장이다.
▲ 조이게임 임직원들 모습,
프로페셔널한 포즈가 인상적이다
SHR그룹 산하의 게임포털 조이게임은 현재 터키 게임 산업에서 가장 영향력이 큰 게임 포털이다. 사업 초기 PC방 결제솔루션 중 하나인 E-pin을 유통하던 업체에서 시작했지만, 지금은 터키 게임 시장의 80퍼센트 정도를 차지하는 게임포털로 변신했다.
조이게임에서 최고 인기를 누리고 있는 `울프팀`은 국내 게임사인 소프트닉스가 개발한 게임으로 현재, 조이게임을 통해 터키 내 서비스하고 있다. 현재 `울프팀`의 인기도는 단순히 지표로 정리하기 힘들 정도로 빠르게 상승하고 있다. 매번 인포그라픽을 업데이트하고 있지만, 불과 한 두 달 전의 기록도 현재와 상당한 차이를 보일 정도.
페이스북 너머로 이루어지는 감성적 연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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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이게임의 바리시 외지스텍 CEO
"터키의 게임 문화는 커뮤니티적인 측면이 강합니다. 단순히 게임을 즐기고 소비하는 데 그치는 것이 아니라, 그 게임이 라이프스타일로 자리매김합니다. 터키에서 게임이 시작할 때 절대 한국처럼 높은 레벨로 시작할 수 없습니다. 천천히, 하지만 꾸준히 성장해 갑니다. 6달, 혹은 1년이 넘게 걸릴 때도 있지만 그만큼 오래 지속됩니다."
조이게임의 CEO 바리시 외지스텍은 게임이 생명력을 오래 유지하고, 수익을 창출하기 위해선 유저들이 소비하고 버리는 콘텐츠가 아니라 함께 즐길 수 있는 콘텐츠가 돼야 한다고 말했다. 그는 한국에선 게임을 런칭하면, 대다수가 처음엔 큰 스포트라이트를 받고 시작하지만, 얼마 가지 않아 인기가 식어 버리지만 터키 시장은 이와 다르다고 설명했다. 터키에서 게임은 문화, 삶에 깊숙이 침투한다. 대다수의 터키인들이 TV나 매체를 통해 얻는 광고를 신뢰하지 않고, 주변 지인들에게 전달받는 내용을 신뢰한다고. 그렇기 때문에 터키 시장에 성공하기 위해선 커뮤니티적인 측면에 상당한 공을 들여야 하며, 조이게임도 이를 위해 많은 인력을 배치하고 있다고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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칸막이가 없는 사무실 환경은 자유롭고 쾌적해 보였다
조이게임에서 서비스 중인 한국산 FPS `울프팀`은 현재 터키 게임 순위 1위를 기록하고 있다. 조이게임이 집중하고 있는 커뮤니티 마케팅은 바로 소셜 네트워크 플랫폼을 이용한 방식이다. 이미 인구의 절반 이상이 페이스북을 사용하다 보니, 게임을 제외하고도 많은 비즈니스 마케팅이 페이스북 안에서 이루어진다. 조이게임은 사용자들이 접촉할 수 있는 모든 플랫폼을 통해 게임을 마케팅한다. 페이스북뿐 아니라, 구글 플러스, 트위터, 유투브, 핀터레스트까지 활용하여 고객들과 직접 소통하는 방식을 차용한다.
노출되는 자료가 중복되는 것을 피하기 위해 크리에이티브 팀의 역할이 중요하다고 한다. 조이게임의 크리에이티브 팀은 소셜 마케팅을 위한 각양각색의 콘텐츠를 생산한다. 온, 오프라인을 통한 이벤트, 볼거리를 중요시 여기는 터키인들을 위한 다양한 트레일러를 제작하고, 월페이퍼 등의 콘텐츠를 끊임없이 공급한다.
이런 자료들은 단순히 게임의 비즈니스 페이스북뿐 아니라, 클랜 토너먼트 페이지, 더 나아가 게임 캐릭터의 페이지를 통해 유저들을 만나게 된다.
터키 내 브랜드 파워 7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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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셜베이커스닷컴의 통계에 기록된 `울프팀`의
페이스북 브랜드 순위
3년간 공들였다고 하는 조이게임의 이런 노력은 상당한 결실을 맺었다. 소셜 마케팅 통계 서비스인 소셜베이커스닷컴에(Social Bakers) 기록된 바에 따르면, `울프팀`의 브랜드 인지도는 터키 산업 전체에서 15위. `울프팀` 상위에 기록된 브랜드 네임이 `나이키 풋볼` 혹은 국영 텔레콤 서비스인 `투르크셀`, `노키아`, `폭스바겐` 등인 것에 비추어 볼 때 상당한 브랜드 파워를 보유하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
조이게임에서 운영하고 있는 `울프팀` 페이스북 페이지의 Like 수는 761,030 명(17일 기준)이며, `울프팀`에 대해 이야기 하고 있는 동시 사용자 수는 26,000명이 넘는다. Raunen이라는 아이디를 사용하는 울프팀 유명 게이머의 페이스북 페이지도 4만 명의 팬수를 보유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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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기는 페이스북 페이지에서도 여실히 들어난다
메세지마다 수백개의 코멘트가
달리는 것은 기본
이런 지표가 형성된 이유는 `충성심 높은 고객`으로 불리는 터키인들의 특성이 다분한 역할을 한다고 한다.
인터넷 종량제를 실시하고 있는 터키의 게이머는 무리한 과금을 피하기 위해 인터넷 카페에서 게임을 즐긴다. 또한 가정에 보급된 PC 사양도 높은 편이 아니다. 결국 인터넷 카페가 지역 사회 교류 현장이 됐고, 집에 좋은 PC를 보유하고 있음에도 인터넷 카페에서 게임을 즐기는 사람들이 많아 졌다. 이렇게 형성된 그룹은 친구들과 함께 게임을 즐기고, 해당 게임의 페이지에 들어가 이벤트에 참여하며, 이끌어가는 것을 좋아한다고.
바리시 대표는 터키인들이 `페이스투페이스`(Face to Face) 방식을 선호하는 문화적 배경을 설명하며, 게임을 론칭할 때도 싱글 홈페이지를 만드는 것보다 포털 생성이 더 중요하다고 말했다. 활발한 소셜 네트워킹 사회와 인터넷 카페 문화라는 환경적인 요소가 중첩되어, 게임이 라이프스타일의 한 범주로 자리하게 됐다.
한국발 게임, 터키에서 흥하는 이유?
조이게임의 월 매출은 1.5백만 달러 (약 17억원)에 달한다. 놀라운 것은 수익의 80% 정도가 `울프팀`에서 나온다고. 현재 터키 내 게임 순위 1위를 지키고 있는 `울프팀`은 앞서 언급한 바와 같이 국내 개발사인 소프트닉스에서 만든 FPS 게임이다. 2위 역시 국산 게임 `메틴2`가 차지하고 있다. 이미르엔터테인먼트가 개발한 `메틴2`는 독일 게임 퍼블리셔인 게임포지에서 터키 내 서비스되고 있다. 이외에도 조이맥스 등에서 서비스 중인 `실크로드 온라인`, `나이트 온라인`등 국산 MMO 및 FPS 게임이 터키 시장에서 저력을 과시하고 있다. 국산 게임이 터키 시장 내 이른바 `먹히는` 아이템이 된 이유에 대해 바리시 대표는 두 가지 이유를 꼽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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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프트닉스 `울프팀` (상), 웹젠 `메틴 2` (하)
첫째는 높은 게임 퀄리티, 그리고 두 번째는 원활한 파트너십이다. 그는 한국 업체들이 해외 판권에 대한 파트너십이 단단하고, 협력업무가 잘되는 특성이 있다고 말했다. 유럽과 아시아라는 먼 거리임에도 불구하고, 서로 게임 서포트와 협력이 원활하게 이루어지기 때문에 게임을 성공적으로 런칭하기 쉬워진다는 것.
`울프팀`의 예를 들어, 터키도 한국과 마찬가지로 매번 새로운 해킹 툴이 나타난다고 한다. 이런 사소하지만 큰 이슈가 발생할 경우 한국 게임사는 빠르게 문제 해결에 나선다는 것. 바리시 대표는 퍼블리셔로서 발 빠른 대응이 게임 서비스를 결정하게 하는 중요한 문제가 될 수 있다고 말했다. 많은 돈을 투자했는데, 사소한 프로그램적인 문제로 게임 진행이 안 된다면 큰 금전적 손실을 일으킬 수 있다는 이유다. 따라서 한국 업체와 파트너십을 맺을 경우, 다른 게임들보다 더 현지화와 라이선스 문제에 힘을 쏟을 수 있다고 한다. 우선 터키 내 게임의 아이티티를 찾고, 많은 인력을 소셜 서비스 쪽으로 배치하게 된다.
큰 나무를 키우기 위해 물 주는 단계
200만 명이 넘는 온라인 게임 사용자, 게다가 `울프팀`의 사용자는 대부분이 10대들이라고 한다. 국내 최고 이슈가 되고 있는 심의, 등급 등과 게임 과몰입에 대한 이야기를 묻지 않을 수 없었다.
대답은 간단했다. 노 레이팅 시스템. 현재 자라는 단계인 터키의 게임 산업엔 아직 아무 강제적인 제한을 두는 제도가 준비되지 않은 상태다. 연령에 따른 게임 등급이나 시간 제약이 없기 때문에 누구나 자유롭게, 제한 없이 게임을 즐길 수 있다. 하지만 사회적 문제가 발생하는 것은 마찬가지다.
바리시 대표는 일전에 일어난 TV 이슈를 언급했다. 국영방송에서 방영되는 TV쇼에서 인터넷 안전에 관련된 이야기를 다루었다. 그리고 두 아들을 둔 어머니가 전화를 해서 상담을 요청했다. 이야기는 대충 이렇다. 두 아들이 `울프팀`이라는 게임을 너무 좋아한다. 작은 아들은 그 애정이 너무 심각해서 하루에 14시간 정도를 게임 플레이에 소비한다는 것이다. 이 어머니는 방송을 통해 `울프팀`이라는 게임 서비스를 종료할 것을 요청했다. 문제는 여기서 그치지 않았다. 쇼의 사회를 맡은 유명 연예인은 상담자의 아들이 게임 아이템을 사기 위해 돈을 쓴다는 이야기를 듣고 게임이 도박과 같다고 이야기한 것. 더 나아가 코카인과 같은 마약과 다름없다고 말했다.
그리고 바로 금주 월요일 사회자가 생방송으로 `울프팀`이 도박과 같다고 말한 것에 대한 공식적인 사과 방송을 했다.
아직 게임 과몰입이 원인으로 추정되는 큰 사회 문제는 발생하지 않지만, 메이저 게임 업체로서 조이게임에서도 그 영향을 인지하고 있다고 한다. 그래서 설립된 것이 바로 TÜDOF(Turkish Digital Game Federation)이다. 터키 디지털 산업위원회를 통해 제도적 규제 방안을 마련하고 펀드를 조성하여 게임 인식 향상을 위한 프로젝트를 구상 중이라 한다.
스포츠 부에 속하는 TÜDOF는 우선 등급 시스템을 마련하는 것이 가장 큰 목표다. 두 번째는 터키인의 인식 개선, 그리고 e스포츠로 게임을 진출시키는 것이 세 번째다. 게임의 사회적 영향력을 높이기 위해 국영방송이나 뉴스를 통해 게임 산업도 위치를 향상시킬 스페셜 캠페인을 계획하고 있다.
디지털 미디어 제국 꿈꾼다
조이게임의 CEO 바리시가 모방하고자 하는 롤모델은 중국 게임 산업의 50%를 점유하고 있는 텐센트다. 가파르게 상승하고 있는 조이게임의 영향력에 비추어 볼 때 불가능한 이야기는 아닌 듯 들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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곧 런칭을 앞두고 있는 조이 모비 페이지 모습
가장 가까운 계획은 조이 모비의 런칭이다. 모바일 게임 플랫폼인 조이 모비는 5월 런칭을 목표로 순항 중에 있다. 조이게임 TV와 조이게임 라디오도 예정 중에 있다. 방송을 통해 게임 리그 토너먼트를 중계하며, 게이머들과 직접적으로 소통하는 창구로 만들 계획이라고. 또한, 조이 스토어라는 쇼핑몰을 만들어 인기 게임들의 머천다이징 상품도 판매할 예정이다.
조이게임의 산업은 게임에만 치중된 것이 아니다. 조이 오타쿠라는 애니메이션과 만화 전문 커뮤니티를 만들어 엔터테인먼트 전반을 다룰 예정이다.
디지털 콘텐츠 제국의 무대가 될 곳은 비단 터키뿐이 아니라 중동의 MENA 지역도 포함한다. 바리시 대표는 조이게임의 영향력을 28개 국가로 넓혀 나갈 계획을 가지고 있다. 28개 국가에는 모로코, 알제리, 리비야, 이집트, 사우디아라비아, 이라크, 이란, 시리아, 요르단 아랍에미리트, 오만, 예멘, 쿠웨이트, 오타, 바라인, 레바논 등이 속한다. `조이게임 아라빅`을 통해 아랍어권 국가들을 소화하게 된다.
터키 게임 시장의 확장을 위해서 경쟁업체 등장은 필수
경쟁업체의 등장은 언제든지 환영이라는 바리시 대표. 그는 게임 시장을 확장시키기 위한 당연한 선택이라고 말했다. "터키는 디지털 마케팅이 너무 발달했기 때문에 진입하기 쉬운 시장은 분명 아니다"라며, "하지만 경쟁사가 늘어나야 게임 시장이 커지는 것이 터키의 산업 구조"라고 설명했다. 조이게임이 1위 업체로 등극 했지만, 그렇다고 다른 게임을 이용하던 사용자 수가 감소한 것은 아니라는 이야기다. 입에서 입으로 전해지는 문화, 충성도 높은 고객들이 있기에 가능한 것이다. 인기게임이 등장하면 할수록 게이머들의 수는 늘어난다. 이것이 바로 터키 게임 시장이 블루오션으로 주목되는 이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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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장
흥미로운 사무실의 주인은 VP
오잔 아이데마였다
사무실 이곳저곳에 그가 가장 좋아하는 캐릭터 스폰지밥이
그려져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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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이게임의 아름다운 여직원 모습을 빼놓을 수는 없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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