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D건담 넥스트 에볼루션, ‘건담’을 담기엔 아직 부족한 그릇
2015.03.18 20:16게임메카 송희라 기자
▲ 1차 비공개 테스트를 종료한 'SD건담 넥스트 에볼루션' (사진출처: 공식 페이스북)
반다이코리아가 서비스하고 트리니티 게임즈가 개발한 신작 ‘건담’ 게임, ‘SD건담 넥스트 에볼루션(이하 넥스트 에볼루션)’의 비공개 테스트가 3월 12일(목)부터 3월 15일(일)까지 진행되었다.
▲ 'SD건담 넥스트 에볼루션' 프로모션 영상 (영상출처: 반다이 코리아 공식 유튜브 채널)
‘건담’처럼 원작이 있는 게임의 주요 소비자 중 하나는 원작의 팬이다. 더군다나 ‘건담’ 시리즈의 가장 첫 작품인 ‘기동전사 건담’부터 최신작 ‘건담 G의 레콘기스타’까지 수록했다는 점을 특징으로 내세워 원작 팬들에게 어필하는 부분이 컸다. 하지만 실제로 만나본 ‘넥스트 에볼루션’은 예상과는 조금 달랐다.
1% 모자란 커스터마이징과 스토리
원작이 있는 게임은 고증이 철저하지 않으면 팬들에게 외면당하는 경우가 종종 있다. ‘넥스트 에볼루션’은 그런 사태를 피하고자 공을 들였다. 붉은 도색이 특징인 ‘샤아 아즈나블’의 전용기 ‘자쿠Ⅱ’나, 전체적으로 하얀 기체에 하늘색 도색의 대비가 멋진 ‘기동전사 건담’의 주인공 ‘아무로 레이’의 ‘퍼스트 건담’ 등 원작의 느낌이 물씬 나는 다양한 ‘건담’이 존재했다.
▲ 저 멀리 보이는 세배 빠른 그분
▲ '화이트 베이스'도 섬세하게 재현됐다
▲ 맨 처음 접속하면 받는 '짐'
▲ '원거리 공격에 특화된 '육전형 건담'
그러나 커스터마이징 요소가 부족했다. ‘MS 행거’ 메뉴로 들어가면 기체의 레벨이 올라가는 ‘MS 승급’을 이용할 수 있으며 기체마다 고유하게 가진 ‘패시브 스킬’을 강화할 수 있다. 클릭 한 번으로 승급과 강화를 끝낼 수 있어서 기체를 편리하게 성장시킬 수 있는 점은 좋았으나, 외형은 그대로다. 원작에서 기체의 성능이 향상될 때마다 외형 변경이 뒤따랐던 것을 생각하면 아쉬운 부분이다.
▲ 레벨 7이 됐음에도 불구하고 한결같은 외모. 물론 멋있긴 하지만...
스토리 또한 멋진 ‘만남’을 받쳐주지 못했다. 원작 기반의 고유한 이야기인 점을 고려해도, 원작과의 연결점이 부족했다. 원작의 숙적끼리 만났을 때도 바로 전투에 들어갈 뿐, 서로 아무런 반응이 없다. 이번 테스트에 등장한 주역 중 하나인 ‘아무로 레이’는 원작에서 ‘샤아 아즈나블’과 라이벌 관계에 놓여있다. 그 ‘아무로 레이’가 미션 내에서 ‘샤아 아즈나블’을 만나도 별다른 반응이 없다. 원작에서 두 사람은 서로의 기척마저 알아보는 사이임에도 불구하고 말이다.
▲ '아무로 레이'를 파일럿으로 장착했는데 아무 말도 없는 '샤아'
건담 등 일본의 유명 로봇 애니메이션과 콜라보레이션한 ‘슈퍼로봇대전’ 시리즈의 경우, 선택에 따라 원작에서 사망한 캐릭터도 산 채로 엔딩까지 데려갈 수도 있고, 비극적인 결말도 해피엔딩으로 바꿀 수 있다. 이러한 독창적인 요소는 원작을 바탕으로 유저가 나만의 스토리를 만드는 재미를 제공한다. 반면 ‘넥스트 에볼루션’은 '건담'의 모든 시리즈를 망라한다는 콘셉에도 불구하고, 원작의 맛이 느껴지는 스토리가 부족해 아쉬움을 남겼다.
‘건담’에는 늘 파일럿이 탑승한다. ‘건담’ 안에서 분투하는 사람이 있기에 ‘건담’은 단순히 로봇전투가 아닌, 사람과 사람 사이의 갈등을 다루게 된다. ‘넥스트 에볼루션’이 19개나 되는 ‘건담’ 시리즈를 담은 RPG라면 건담의 전투는 물론 인물들을 이용해 무궁무진한 이야기를 들려줄 수도 있지 않았을까, 하는 아쉬움이 남는다.
▲ 이 안에 파일럿 있어요
아쉬운 조작과 설정붕괴
‘넥스트 에볼루션’의 조작은 어렵지 않다. 키보드의 W, S, A, D로 이동하고 마우스 좌 클릭이나 우 클릭으로 근거리 공격, 원거리 공격을 한다. 공격 방향은 마우스의 이동을 통한 시점변경으로 조정할 수 있다. 이러한 기본 조작법은 튜토리얼 단계에서 설명해 주기 때문에, 초보자도 금세 익힐 수 있었다.
▲ 어려울땐 역시 '스킬' 밖엔 답이 없다
그러나 스킬 사용은 불편했다. 유저가 바라보는 쪽으로만 스킬을 시전할 수 있기 때문이다. 더군다나 사거리 표시도 없는 논타겟 방식 이기에 튜토리얼에서 조작을 익혀도 초보자에겐 조금 버거웠다.
▲ 클리어는 쉬웠지만 좋은 랭크를 받기는 힘들었다
미션은 최종 단계인 미션 8, ‘아프사라스Ⅱ 격추’를 제외하면 대체로 클리어 하기 쉬운 편이다. 하지만 그런 난이도가 이해되지 않는 구간이 있었다. 바로 ‘퍼스트 건담’을 쓰러트리는 미션이었다. ‘퍼스트 건담’은 ‘기동전사 건담’의 주인공 ‘아무로 레이’의 기체이자, 주인공이 타는 만큼 타 기체보다 월등한 성능이라는 설정을 갖고 있다.
▲ 이것이 바로 '퍼스트 건담'의 우아한 자태
이런 ‘퍼스트 건담’도 저레벨의 ‘육전형 건담’의 공격에 쉽게 쓰러졌다. 물론 게임의 보스를 없애는 건 당연한 일이다. 다만 원작의 설정에 비해 너무 쉽게 쓰러져 맥이 빠지는 기분이다. 플레이어가 쓰는 ‘육전형 건담’은 ‘양산형 기체’인데, 원작 설정에 의하면 ‘양산형 기체’들은 대량생산을 위해 재료를 교체하거나, 남은 부품을 이용했기 때문에 ‘퍼스트 건담’에 성능이 확연히 떨어진다. 강한 보스를 쓰러뜨렸다는 쾌감은 있으나 원작을 생각하면 설정파괴 급이라 말할 수 있다.
간단한 조작과 화려한 스킬을 앞세운 전투는 수준급이었으나 ‘넥스트 에볼루션’은 원작 ‘건담’을 담기에는 아직 그릇이 부족했다. 다음에는 ‘건담’의 이름값에 어울리는 더 좋은 모습으로 만날 수 있길 바라본다.
▲ 이렇게 멋있지만 '양산형 건담' 맞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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