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키도: 라이드 온 타임' 대표 이미지 (사진제공: 넥스트플로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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토종 콘솔게임 등장, 넥스트플로어 PS4 액션게임 ‘키도’ 첫 공개
‘드래곤 플라이트’로 유명한 넥스트플로어가 색다른 시도를 선보인다. 바로 ‘콘솔 불모지’라 불리는 국내에서 ‘토종 콘솔’을 내놓은 것이다. 바로 PS4 출시가 예정된 횡스크롤 액션게임 ‘키도: 라이드 온 타임(이하 키도)’가 그 주인공이다.
갑자기 낯선 콘솔에 도전장을 내민 것은 넥스트플로어 산하 지하연구소 ‘비피더스팀’이다. 온라인게임 ‘S4리그’ 제작진 6명으로 구성된 소규모 팀이 겁도 없이 콘솔에 도전한 이유는 무엇일까? 게임메카는 10일(화) 플레이스테이션 개발자 컨퍼런스에서 이들을 만나볼 수 있었다.
토종 콘솔 노리는 ‘키도’, 어떻게 시작됐을까?
“저희 팀원 모두 고전 횡스크롤 액션게임을 좋아합니다. 하지만 최근에는 그런 향수를 담은 게임은 좀처럼 나오지 않죠. 개발자인 저희가 원하는 게임은 유저 분들도 해보고 싶을 거라는 생각에서 프로젝트를 시작했습니다.”
▲ 주인공 '키도' (사진출처: 영상 갈무리)
인터뷰에 참여한 이용진 디렉터는 ‘키도’를 만들게 된 이유를 이렇게 설명했다. 확실히 ‘파이널파이트’, ‘핑크 캐딜락’, ‘던전앤드래곤’ 등 예전 오락실은 횡스크롤 액션게임이 꽉 쥐고 있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하지만 최근에는 찾아보기 어려운 것도 사실이다.
“’키도’는 처음 모바일게임으로 기획되었습니다. 하지만 계속 콘솔게임으로 만들고 싶다고 생각했죠. 특히 싱글 전용 게임으로 만들면서 PS4 시장을 공략하고 싶었습니다. 그러다 회사에 PS4 개발킷이 왔길래 잽싸게 낚아챘죠.”
넥스트플로어 지하연구소의 모토는 ‘인디 아닌 인디’다. 소속 개발자들은 회사 프로젝트와 별개로, 자유롭게 원하는 게임을 만들 수 있다. 회사는 홍보를 비롯한 지원을 거의 하지 않는 대신에 여기에 간섭하지 않는다. 남루한 차고에서 개인의 창의성과 열정으로 성공을 거두는 실리콘밸리의 ‘차고’ 신화와 닮아있다. 비피더스팀의 무모한 시도는 그렇게 시작된 셈이다.
‘인앱결제’가 없어? 멀고도 험한 콘솔 개발의 길
비피더스팀 구성원은 초면이 아니다. ‘스타일리시 액션 FPS’를 표방한 온라인게임 ‘S4리그’를 함께 만들었던 경험이 있다. 하지만 그것도 옛말, 오랫동안 뿔뿔이 흩어져서 각자 생활했던 것이 사실이다. 그러다 모바일게임을 제작하는 넥스트플로어에 다시 모여서 생소한 콘솔게임 개발을 시작한 것이다. 예전같지 않은 팀워크에 낯선 플랫폼, 순조롭게 진행되는게 오히려 더 이상할 정도였다.
▲ 좌측부터 김태곤 프로그래머, 이용진 디렉터, 안유진 모델러, 김동균 그래픽 디자이너
“처음에는 콘솔로 개발하는 것이 쉬울거라고 예상했습니다. 터치 대신 버튼을 누르는 것으로 바뀌는 정도라고 생각했죠. 하지만 실제로는 전혀 달랐습니다. 누를 수 있는 버튼도 훨씬 더 많고, 모바일에선 필요없는 ‘점프’가 콘솔에선 당연한 거였죠. 특히 콘솔게임에는 ‘인앱결제’가 거의 없잖아요? 다들 ‘이래도 되나’ 싶었습니다.”
플랫폼 차이 외에도 고민할 부분은 있었다. 그것은 바로 전투였다. 예전 횡스크롤 액션게임의 향수를 되살린다고 했지만 전투 자체는 살짝 달랐다. ‘키도’는 전투 중 다양한 스킬을 사용한다. 그런데 각 스킬에는 쿨타임이 있다. 고전게임에서 느낄 수 있던 다양한 기술을 펑펑 사용하는 쾌감과는 거리가 있다. 떄문에 몇몇 유저들은 답답하다고 평가했다. 이러한 반응에도 비피더스팀은 초기의 의도를 고집했다. 그렇게 한 이유는 무엇일까?
▲ 초기 시연버전에선 혹평도 많았다 (사진출처: 영상 갈무리)
“처음에는 팀 내에서 많은 논의가 있었습니다. 하지만 기존 기획을 바꾸기보단 처음 생각대로 완성시키는 것을 목표로 했습니다. 고전게임 향수를 담은 게임 진행과 ‘요즘 게임’을 닮은 전투가 결합된 모습이 마음에 들었거든요. 대신에 답답함을 최대한 줄이려고 했습니다. 3가지 무기를 자유자재로 활용하게 된 이유죠.”
무기를 수집한다는 콘셉답게 주인공 ‘키도’는 ‘더블액스’, ‘해머’, ‘건블레이드’ 등 3가지 무기를 사용한다. ‘더블액스’가 경쾌하게 공격을 퍼붓는다면, ‘해머’는 묵직한 일격을 꽃아넣는 맛이 있다. 또 ‘건블레이드’는 원거리 공격이 가능할 뿐만 아니라 ‘터렛’을 설치한다. 이처럼 개성강한 무기를 전투 중 자유롭게 바꾸는 액션으로 답답함을 줄인 것이다.
▲ '건블레이드' 장착시 사용 가능한 스킬 (사진출처: 영상 갈무리)
“여기에 스테이지를 쉽지 않게 구성해서 ‘도전하는 재미’를 주기로 했죠. ‘키도’는 총 32개 스테이지로 구성되어 있습니다. 여기에 20종 가량의 적이 등장하고 메인 보스 5명, 중간 보스 3명이 등장하죠. 적들의 패턴이 다양해 이를 꺾는 재미도 있습니다.”
▲ 보스와의 대결도 준비되어 있다 (사진출처: 영상 갈무리)
이처럼 비피더스팀은 ‘키도’에서 제기된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다양한 방법을 강구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여전히 아쉬운 점은 남는다. 게임을 빨리 완성하는데 정신을 쏟은 나머지, 스스로 여유가 없다고 생각하게 된 것이다.
“사실 ‘키도’를 처음 기획할 떄, 컴팩트하게 빨리 완성하는게 목표였어요. 6개월만에 완성할 생각도 했었는데 최종적으로 1년 기한을 두고 개발을 시작했죠. 그런데 개발 시작한지 3주만에 소니 관계자 눈에 띄어 콘솔게임으로 만들기로 했죠. 그래도 원래 계획을 지키려고 했으니 제 무덤을 판 셈이죠.”
좌충우돌 개발기, 이걸로 끝은 아니다
‘키도’는 단순한 실험작에 그치지 않는다. 넥스트플로어는 ‘키도’를 시작으로 다양한 콘솔게임을 내놓을 계획이다. 처음에는 다소 미흡한 부분도 많을 수 있지만, 해외 못지 않은 AAA게임을 만들어내는 것이 목표다.
“콘솔 개발이 처음이다보니 우여곡절이 많았습니다. 처음에는 ‘도전과제’를 한 100개 정도 잔뜩 만들었는데, 소니 측에서 그렇게 많으면 안된다고 하더라구요. 그래서 아쉽지만 거의 대부분 삭제하게 됐어요.”
이처럼 비피더스팀은 정말 ‘맨 땅에 헤딩’ 하듯이 게임을 만들었다. 당연히 쉽지는 않았을 것이다. 또, 냉엄한 유저들에게 혹평을 들을지도 모른다, 하지만 그들은 험난한 콘솔에의 길을 포기하지 않을 작정이다. 아직 후속작 계획은 없지만, 더 좋은 게임을 만들기 위한 의지가 가득하다.
“’키도’는 운이 좋았다고 생각합니다. 우연히 회사로 온 개발킷을 얻어 콘솔게임으로 개발할 수 있었고, 회사가 콘솔을 눈여겨 보는 상황에서 첫 콘솔작품으로 관심을 받았죠. 처음 개발을 하면서 어려운 점도 많았지만, 다양한 피드백을 통해 더 좋은 후속작을 만들 수 있을겁니다.
▲ 비피더스팀은 여전히 도전의욕에 불타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