7년을 기다렸다! 괴수와 소년의 이야기 '더 라스트 가디언'
2016.12.06 19:21 게임메카 김헌상 기자
▲ '더 라스트 가디언' 트레일러 (영상출처: 공식 유튜브)
‘방망이 깎던 노인’이라는 유명한 수필이 있다. 이 작품에는 “생쌀이 재촉한다고 밥이 되나”라는 대사가 등장한다. 시간이 아무리 오래 걸리더라도 훌륭한 물건을 만들겠다는 ‘장인정신’을 의미하는 것이다. 이러한 장인정신을 고스란히 느낄 수 있는 게임이 있다. 거대한 유적에 갇힌 괴수 ‘트리코’와 소년의 교감을 다루는 어드벤처 게임 ‘더 라스트 가디언’이다.
‘더 라스트 가디언’이 첫 공개된 때는 2009년이다. 당시 게이머들의 기대감은 컸다. ‘이코’, ‘완다와 거상’ 등 독특한 스토리를 앞세운 게임을 만들어온 팀 이코의 차기작이었기 때문이다. 하지만 2011년 PS3로 나온다던 게임은 무기한 연기되었고, 6년이나 지난 2015년에야 새로운 영상과 함께 다시 게이머 앞에 모습을 드러냈다. 그 후로 1년이 흐른 12월 6일, 드디어 ‘더 라스트 가디언’이 시장에 출시됐다. 7년의 세월이 담긴 ‘더 라스트 가디언’은 어떤 게임으로 완성됐을까.
▲ 괴수와 소년의 교감이 시작된다 (사진출처: 공식 홈페이지)
신비한 유적, 감춰진 이야기를 찾는다
‘더 라스트 가디언’의 첫인상은 같은 개발팀이 만든 ‘이코’나 ‘완다와 거상’과 유사하다. 전작에서 호평을 받았던 감성적인 분위기는 여전하다. 이번 작에서도 세계관이나 스토리에 대한 상세한 설명 없이, 직접 게임을 플레이하며 비밀을 밝혀내야 한다.
▲ 감성적 분위기는 여전하다 (사진출처: 공식 홈페이지)
플레이어는 게임 주인공인 소년이 되어 정체불명의 신비한 유적 속에서 눈을 뜬다. 그 곳에서 개와 고양이, 새를 한 데 섞어놓은 듯한 괴수 ‘트리코’와 만나게 된다. ‘트리코’는 사람들로부터 ‘사람을 잡아 먹는 괴물’로 불리며, 상처를 입고 유적에 갇힌 상태로 소년과 만나게 된다. 인간에게 박대를 당한 ‘트리코’는 소년에게 처음에는 적대적인 태도를 취하지만, 조금씩 마음을 열게 된다.
▲ '트리코'는 점점 소년에게 마음을 열어간다 (사진출처: 공식 홈페이지)
이후 소년과 ‘트리코’는 함께 유적을 탐험한다. 그 과정에서 ‘트리코’의 꼬리에서 번개가 나오도록 유도하는 원반과 같은 독특한 도구를 얻고, ‘트리코’가 본능적으로 두려워하는 장식품을 발견한다. 이러한 발견을 통해 유적과 ‘트리코’의 정체에 대한 실마리를 풀어나가게 된다. 또한 ‘트리코’와 비슷하게 생긴 또 다른 괴수나 이를 토벌하려는 인간 군대를 만나며 위기에 처하기도 한다.
▲ 소년에게 적대적인 또 다른 괴수의 정체는? (사진출처: 공식 홈페이지)
플레이 자체는 퍼즐 풀이가 중심이다. 스위치를 비롯한 다양한 장치들을 조작하며 길을 찾아내는 것이 핵심이다. 진행에 대한 힌트는 거의 주어지지 않는 편이기에, 세심하게 곳곳을 살펴보며 퍼즐을 풀어낼 실마리를 찾아야 한다.
다만 때때로 진행을 돕는 짤막한 나레이션이 나온다. 이 나레이션은 성인이 된 소년이 과거를 회상하는 내용으로, 현재의 내가 과거의 소년을 돕는다는 독특한 느낌을 준다. 예를 들어 계속해서 열리고 닫히기를 반복하는 문에 대해 ‘무언가를 받치면 될 것 같았지’와 같은 나레이션이 나온다. 여기서 힌트를 얻어 주변에 있는 조각상을 문 사이에 끼워 문제를 해결하는 식이다.
▲ 함께 퍼즐을 해결하며 유적을 탐험한다 (사진출처: 공식 홈페이지)
‘개새’가 살아 숨쉰다! 모험의 동반자 ‘트리코’
‘더 라스트 가디언’에서 가장 눈에 띄는 존재는 모험의 동반자인 거대괴수 ‘트리코’다. ‘트리코’는 개와 새가 결합된 독특한 외형을 지니고 있다. 여기에 먹이통을 발견하면 코를 벌름거리고, 몸에 창이 꽂혀 아프면 낑낑거린다. 이외에도 어떤 물체의 냄새를 맡고 재채기를 하거나, 물이 무서워서 움직이지 못하는 등 진짜 살아있는 동물처럼 행동한다.
▲ 물이 무서워서 뛰어들지 못하는 '트리코' (사진출처: 공식 홈페이지)
플레이어는 오직 소년만을 조작할 수 있는데, 작은 체구로 인해 한계가 명확하다. 따라서 덩치가 큰 ‘트리코’가 소년의 약점을 보완해준다. ‘트리코’를 타고 절벽을 뛰어 넘거나, 키보다 훨씬 높은 곳까지 올라갈 수 있다. 또한 소년을 잡으려 하는 군인도 ‘트리코’가 대신 쫓아낸다.
여기에 발판이 무너져서 떨어지는 위기의 순간에도 ‘트리코’가 도움을 준다. ‘트리코’가 소년을 구해야 하는 순간에는 화면이 느리게 돌아가며, 이 때 ‘트리코’를 부르면 재빨리 소년을 위기에서 구해낸다. 이외에도 꼬리에서 번개를 발사하는 등 다양한 힘을 지니고 있어, ‘트리코’는 퍼즐 해결의 열쇠가 된다.
▲ 위기에서 구해주는 경우도 많다 (사진출처: 공식 홈페이지)
반대로 소년이 ‘트리코’를 돕는 경우도 있다. 거대한 몸집으로 인해 ‘트리코’가 갈 수 없는 좁은 틈에 소년이 직접 들어가서 길을 찾아내는 식이다. 또한 ‘트리코’는 눈 모양이 그려진 스테인드 글라스를 무서워하기 때문에 소년이 돌을 집어 던져 유리를 부숴야 전진할 수 있다. 이처럼 소년과 ‘트리코’는 서로의 부족한 점을 채워줄 수 있다.
▲ 가끔은 혼자서 유적을 답파하는 일도... (사진출처: 공식 홈페이지)
여기에 플레이어가 ‘트리코’를 직접 조종할 수 없다는 점은 독특한 교감 플레이가 가능하게 한다. 플레이어는 몸짓을 통해 ‘트리코’가 원하는 행동을 하도록 유도해야 한다. 예를 들어 ‘트리코’가 앞으로 점프하길 바란다면, ‘트리코’를 부르고 소년이 직접 점프하는 모습을 보여주는 것이다. 또한 말을 듣지 않을 때는 화를 내며 의사를 전달할 수 있다.
초반에는 소년과 ‘트리코’와의 관계가 서먹서먹해 내릴 수 있는 명령이 적지만, 먹이를 주거나 쓰다듬어주면서 점점 친해지면 선택지가 늘어난다. 이러한 부분은 ‘더 라스트 가디언’에서는 ‘트리코’를 살아있는 동물처럼 느끼게 해준다.
▲ 7년간 기다린 '개새'... 정말 살아있다! (사진출처: 공식 홈페이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