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멀미왕] VR에서 두 손의 자유를 허하라, 오큘러스 '터치'
2016.12.21 16:35 게임메카 멀미왕
※ [멀미왕]은 VR(Virtual Reality, 가상현실) 전문가 ‘멀미왕’이 아직은 생소하게만 느껴지는 VR에 대한 다양한 정보를 쉽고 친절하게 전하는 연재 코너입니다. 이제껏 수백여 VR콘텐츠를 직접 체험하고, 이에 대한 영상 리뷰를 진행 중인 ‘멀미왕’에 대한 소개는 인터뷰(바로가기)에서 확인하세요!
지난 6일, 하이엔드급 VR(Virtual Reality, 가상현실)기기 오큘러스 리프트의 전용 컨트롤러 ‘오큘러스 터치’가 출시됐습니다. 게이밍 VR을 선도해온 오큘러스가 오랫동안 공들인 컨트롤러인 만큼, 필자를 비롯해 전 세계 유저들이 무척이나 기다려온 제품이죠.
물론 그 누구보다 ‘터치’를 기다려온 것은 다름아닌 ‘오큘러스 리프트’겠죠. 경쟁자 ‘바이브’가 룸스케일 VR을 활용한 자유로운 트래킹으로 화제를 모으고, PS VR이 탄탄한 서드파티 라인업과 낮은 진입장벽으로 선전하는 사이, VR 체험에 최적화되지 않은 Xbox 패드로 분투해왔으니까요.
▲ 기다리고 또 기다리던 '오큘러스 터치'가 출시됐다 (사진출처: 공식 홈페이지)
과연 ‘터치’는 모두의 기대에 부응할만한 컨트롤러일까요? 결론부터 말하자면 이 녀석, 다채로운 기능과 편의성 그리고 훌륭한 완성도를 갖춘 명기(名機)입니다. 이제 VR 삼대장이 각자 모션 컨트롤러까지 모두 손에 넣은 만큼, ‘터치’를 중심으로 세 기기를 비교해보도록 하죠.
내 손 같은 ‘터치’, 손가락 하나하나까지 세밀한 조작감
컨트롤러를 평하는데 가장 중요한 것은 조작감입니다. ‘터치’는 쥐는 순간 자연스럽게 모든 손가락이 버튼에 위치해 편안하게 누를 수 있죠. 시선이 화면에 고정되는 VR에선 손가락이 자리를 헤매지 않고 버튼과 찰싹 달라붙어야 최적입니다.
덕분에 ‘터치’를 활용하면 세밀한 동작도 어렵잖게 구사할 수 있습니다. 화살표를 만들 듯 검지 손가락만 펼 수도 있고, 엄지 손가락만 추켜세워 “최고!”라 할 수도 있어요. 물론 주먹을 쥐거나 손바닥이 보이는 것도 가능합니다.
▲ 손가락 하나하나 세밀하게 조작 가능한 것이 특징 (영상제공: 멀미왕VR)
이처럼 손가락 하나하나를 실제와 같이 조정할 수 있다는 데서 놀라움과 자유로움을 동시에 느낍니다. 필요하다면 아날로그 스틱으로 마치 게임패드처럼 사용하는 것도 가능하고요. 여러 동작을 자유자재로 사용하기까지 시간은 다소 필요하지만, 결과적으로 최고의 조작감을 선사합니다.
단출한 외형과 무게는 일장일단, 자유낙하는 주의해야
컨트롤러는 무조건 가벼워야 좋을 것 같지만, 실은 어느 정도 중량이 필요합니다. 자기 몸집만한 검을 휘둘렀는데 손이 깃털처럼 가볍다면 몰입이 되질 않아요. 손목으로부터 묵직한 감각이 전해져야 심리적 안정감이 드는 법. 무게는 ‘바이브 컨트롤러’가 가장 적당하게 느껴집니다.
컨트롤러의 무게만큼이나 안정감도 체험의 질을 좌우하는 요소입니다. VR에 몰입하다 보면 컨트롤러를 내던지거나 어디에 충돌할까 노심초사하죠. 뜨거운 코트를 가르며 3점 슛을 쏘았는데 그게 값비싼 컨트롤러라면… 온갖 센서가 부착된 예민한 기기라서 충격이라도 받으면 곤란합니다.
▲ "익스펙토 패트로눔!!" 너무 몰입하다 던지지만 말자 (사진출처: 공식 홈페이지)
부서진 컨트롤러를 쥐고 눈물 쏟지 않으려면 손에서 떨어트리지 않도록 안정적인 구조여야겠죠. 무사가 검을 들었는데 손에서 손잡이가 빠져나가면 안되잖아요. 앞으로 내던지는 행동을 취했을 때 가장 안정적으로 느껴지는 컨트롤러는 스틱 형태인 ‘바이브 컨트롤러’와 ‘PS 무브’입니다.
반면 ‘터치’는 조약돌을 쥐듯 손안에 쏙 들어가는 형태로 움켜쥐기엔 편하지만, 휘두르거나 던지는 동작에서는 주의가 필요합니다. 종합하면 기다란 ‘바이브 컨트롤러’와 ‘PS 무브’는 직접 뒤고 휘두르다 충돌하지 않도록 신경을 써야 하고 터치는 자유낙하로 인한 파손을 걱정해야 합니다.
▲ 앙증맞은 '터치', 떨어트리지 않도록 조심 또 조심 (사진출처: 공식 홈페이지)
충전식이냐 건전기 교체식이냐, 그것이 문제로다
컨트롤러도 전자기기이므로 전력 공급 방식이 상당히 중요합니다. 과정이 번거롭지는 않은지, 비용이 많이 들지는 않는지 알고 써야죠. ‘바이브 컨트롤러’는 별도의 충전기가 마련돼있고 ‘PS 무브’는 PS4에 연결해 전력을 채웁니다. 콘솔 연결이라니 불편해 보이지만 어차피 PS4와 연결해 사용하는 기기라 실제 체감은 그리 나쁘지 않습니다.
다만 충전기나 연결 케이블을 분실할 경우 골치가 아프죠. 그래서일까요? 후발주자 ‘터치’는 충전식이 아닌 건전지 교체 방식을 택했습니다. 따로 부수기제를 보관할 필요도 없고 간편하게 건전지만 갈아 끼우면 완료입니다. 불시에 여분 건전지가 다 떨어질 경우 사러 나가야 하는 문제가 있을 순 있겠네요.
충전식이 좋으냐 교체식이 좋으냐는 유저의 성향에 따라 다를 테니 딱 잘라 우위를 정할 수 없습니다. 개인적으로는 거추장스럽지 않고 손쉬운 건전지 교체 방식이 더 편합니다만, 건전지 가격도 은근히 부담되니까요. 선택의 여러분의 몫입니다.
▲ 사실 충전 방식으로 VR기기를 고를 사람은 많지 않겠지만 (사진출처: 공식 홈페이지)
날개까지 단 호랑이 ‘오큘러스 리프트’, 어서 국내 상륙하길
‘터치’는 ‘오큘러스 리프트’에게 있어 호랑이의 날개라 할 수 있습니다. 이제 ‘오큘러스 리프트’가 선사하는 하이엔드급 VR 속에서 두 손을 자유롭게 다룰 수 있게 됐죠. 지금 이 시간에도 ‘터치’는 기대 이상의 완성도로 많은 이들을 가상세계로 유혹하고 있습니다. 추가로 제공된 센서 덕분에 예전보다 훨씬 넓은 트래킹 범위로 자유로운 활동도 가능해졌고 말이죠.
게다가 정식발매가 이루어지지 않았음에도 불구하고 양질의 콘텐츠에 꾸준히 한글화가 진행되고 있어 국내 유저의 마음을 잡기에 충분합니다. ‘바이브’와 ‘PS VR’이 선점한 국내 시장에서 ‘오큘러스 리프트’는 앞으로 어떤 행보를 보일지 호기심이 동하네요. ‘터치’를 통해 매력적으로 거듭난 ‘오큘러스 리프트’가 하루 빨리 상륙하길 고대해봅니다.
▲ '오큘러스 터치' 활용 심화편, 암벽을 등반해보자 (영상제공: 멀미왕V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