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카키 PD, 섬란 카구라는 야한 콘텐츠로만 승부하지 않는다
2018.05.11 17:52 게임메카 김헌상 기자
‘섬란 카구라’ 시리즈는 미소녀를 내세운 수많은 게임 중에서도 독보적인 위치에 있다. 무려 ‘폭유 하이퍼 배틀’이라는 장르를 자처할 정도로 ‘에로함’을 강조해 한단계 더 나아간 게임이다. 닌텐도 3DS로 첫 작품이 나왔을 때부터 "3D 입체 효과에 어울리는 것은 당연히 흔들리는 가슴이다"라는 슬로건을 내걸 정도면 말 다했다고 볼 수 있다. 시도 때도 없이 가슴이 흔들리고, 격렬한 전투 중에는 옷이 파괴되기도 한다. 그렇다 보니 대부분의 게이머들은 ‘섬란 카구라’에 대해 소위 ‘야한 게임’이라는 인식이 깊이 뿌리 박힌 것이 사실.
그리고 오는 5월 17일 PS4로 ‘섬란 카구라 버스트: 리뉴얼’이 출시된다. ‘섬란 카구라 버스트: 리뉴얼’은 시리즈 원점에 해당하는 닌텐도 3DS ‘섬란 카구라: 소녀들의 진영’과 ‘섬란 카구라 버스트: 홍련의 소녀들’을 PS4로 리메이크한 게임이다. 특히 이번 작품에는 개발을 총괄하는 ‘폭유 프로듀서’ 다카키 켄이치로의 특별한 야심이 담겨있다. ‘섬란 카구라’ 특유의 섹시한 매력을 전하는 것은 물론, 뭇 액션게임 못지 않은 진중한 스토리도 담아보겠다는 것이다. 이에 게임메카는 다카키 PD 첫 한국 기자간담회 현장을 찾아 직접 이야기를 들어 보았다.
▲ '폭유 프로듀서'라는 별명으로 유명한 다카키 켄이치로 (사진: 게임메카 촬영)
횡스크롤에서 3D로, 확 달라진 ‘섬란 카구라 버스트: 리뉴얼’
앞서 말했던 것처럼 닌텐도3DS로 첫 선을 보였던 ‘섬란 카구라’는 횡스크롤 액션게임이었다. 여기에 캐릭터 모델링을 3D로 하며 바스트 모핑을 최대한 구현했다. 다만, 횡스크롤 시점이라 자유로운 각도에서 캐릭터를 감상하기가 쉽지 않았고, 닌텐도3DS 성능 한계로 해상도도 그렇게 높지 않았다.
이번에 발매되는 ‘섬란 카구라 버스트: 리뉴얼’은 이러한 아쉬움을 해소하는 방향으로 리메이크됐다. 가장 큰 특징은 ‘섬란 카구라 시노비 버서스: 소녀들의 증명’에서 기틀을 닦은 3D 액션을 택한 것이다. 플레이어는 넓은 공간을 자유롭게 활보하며 적과 싸우고, 다양한 각도에서 미소녀 닌자의 모습을 즐길 수 있다. 다카키 PD는 3D 액션을 택한 이유에 대해 “여러 시점에서 보고 싶어 3D 액션을 택했다. 앞으로도 기본적으로는 3D 액션으로 가려고 한다”고 설명했다.
▲ 익숙한 3D 액션으로 변화( 사진출처: 게임 공식 홈페이지)
▲ 캐릭터를 다양한 시점에서 볼 수 있다 (사진출처: 게임 공식 홈페이지)
또한, PS4 성능에 맞춰 그래픽 수준을 높이는 데에도 집중했다. 다카키 PD는 “역시 미소녀가 중심이기 때문에 그래픽 면에서 보다 아름답게 보이도록 노력을 기울였다”며, “가슴은 더욱 부드럽게 움직이게끔 만들었다”고 말했다.
겉으로 보이는 그래픽 외에도 1, 2편을 리메이크하려고 마음먹은 이유는 더 있다. 먼저 새롭게 시리즈에 입문한 팬들에게 ‘섬란 카구라’의 원점을 보여주고 싶다는 것이다. 특히 주인공 아스카와 라이벌 호무라가 처음 만나고, 목숨을 걸고 싸우는 처절하면서도 뜨거운 이야기를 전하고 싶다는 것이다.
▲ 개그 보다는 진지함을 담은 '섬란 카구라 버서스: 리뉴얼' (사진출처: 게임 공식 홈페이지)
다카키 PD는 “시리즈가 6, 7년 이어졌고, 그 중에는 새로운 캐릭터 ‘유미’를 중심으로 만든 게임도 있다. 특히 최근에는 개그 요소가 많이 들어가 ‘야하면서도 웃긴’ 느낌이었다. 원래 시리즈에는 아스카와 호무라, 두 명의 주인공이 목숨을 걸고 싸우는 이야기, 전투의 뜨거운 열기 같은 진지한 요소도 있다. 새로 입문한 팬들에게도 이러한 매력을 전하고 싶다”고 강조했다.
또한, ‘섬란 카구라 버스트: 리뉴얼’에 담기는 새로운 이야기도 있다. ‘섬란 카구라 버스트: 리뉴얼’은 한조 학원 소속 캐릭터들의 시점을 그린 1편, 그리고 헤비죠시학원 캐릭터들이 같은 시간대에 무엇을 했는지가 펼쳐지는 2편이 기본이다. 여기에 신규 스토리로 추후 추가된 캐릭터인 ‘유미’나 ‘미야비’ 등이 해당 시점에서 무엇을 했는지 담아낸다. 다카키 PD는 “시리즈 중에서 한 번도 그려지지 않았던 이야기라 기존 팬도 흥미있게 볼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 원작에 나오지 않은 '유미'의 이야기를 볼 수 있다 (사진출처: 게임 공식 홈페이지)
여자아이만 나오는 격투게임? 앞으로의 ‘섬란 카구라’는?
다카키 PD는 ‘섬란 카구라’에 대해 “장난치면서도 진지하게 만드는 게임”이라고 말했다. 일본에는 야한 콘텐츠로만 승부하는 게임이 많았지만, ‘섬란 카구라’는 야한 요소가 있으면서도 게임으로서도 재미있게끔 만들었다는 것. 이번에 발매되는 ‘섬란 카구라 버스트: 리뉴얼’ 역시 미소녀들의 이런저런 모습을 즐길 수 있을 뿐만 아니라, 액션을 즐기기 힘든 사람도 쉽게 플레이할 수 있도록 만들었다. 또한, '섬란 카구라 버스트: 리뉴얼' PC판, 그리고 아직은 자세한 정보를 밝힐 수 없는 신작 ‘섬란 카구라 7: 소녀들의 행복’도 열심히 개발 중이다.
여기에 기본이 되는 액션게임 외에도 더욱 다양한 장르로도 진출할 예정이다. ‘섬란 카구라’ 시리즈는 이전에도 리듬 게임인 ‘데카모리 섬란 카구라’나 슈팅게임 ‘섬란 카구라 PEACH BEACH SPLASH’가 나왔고, 닌텐도 스위치로는 핀볼게임 ‘PEACH BALL 섬란 카구라’도 개발 중이다.
특히 다카키 PD가 가장 만들고 싶은 장르는 바로 ‘대전 격투 게임’이다. 다카키 PD는 “대전게임은 학생 시절부터 좋아하는 장르이며, 전세계적으로 e스포츠로도 유행하고 있다. 여자아이만 나오는 격투게임으로 도전하고 싶다”고 강조했다. 다만, 대전게임은 지금까지 만들던 게임과 달리 특수한 기술이 필요하니, 노하우를 갖춘 팀이 구성되어야 한다고.
또한, 앞으로도 더욱 열정적으로 ‘섬란 카구라’를 개발해 나갈 요량이다. 다카키 PD는 “표현이나 개발이 완벽하다고 생각하지 않아, 매너리즘에 빠지기 보다는 빨리 다음 작품을 만들고 싶다. 가슴뿐만 아니라 엉덩이도 더욱 잘 표현하고 싶다”며 포부를 밝혔다.
▲ '섬란 카구라' 격투게임을 만들고 싶다는 다카키 PD (사진: 게임메카 촬영)