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점프업G] 라타타스튜디오, FPS 태생이지만 '전략'을 택했습니다
2019.07.17 10:10 게임메카 이재오 기자
게임 하나를 제대로 완성하는 것은 생각보다 어려운 일이다. 기본적인 아이디어를 내는 것부터 매력적인 캐릭터를 만들고, 시나리오를 짜고, 사업성이 있는지 살펴봐서 성공 가능성이 있다는 판단이 나와야 비로소 본격적인 제작에 들어갈 수 있다. 인력이 충분한 중견 이상의 기업이라면 여러 프로젝트를 돌리는 것이 가능하지만 스타트업에서 신작 다수를 가동하는 것은 더욱 더 어려운 일이다.
이 어려운 일을 하고 있는 회사가 있다. 2015년에 문을 연 라타타스튜디오는 작년에 '매드로켓: 포그 오브 워'를 출시한 후 게임에 대한 업데이트와 운영을 진행하는 동시에 신작 2종을 추가로 제작 중이다. 자칫 잘못하면 프로젝트 3종 모두가 흔들릴 수 있는 어려운 길을 가는 이유는 무엇일까? 라타타스튜디오 장윤호 대표이사와 조혁신 실장을 만나봤다.
규모가 작은 스타트업에서 프로젝트 3종을 동시에 돌릴 수 있는 힘은 시장에서 비롯됐다. 모바일게임 시장을 면밀히 살피고, 어떠한 재미 요소가 인기를 끄는지 찾아낸 후 이를 바탕으로 아이디어를 내고, 독자적인 개성을 붙여 새로운 게임으로 완성해내는 것이다. 모바일 시장 자체에서 성공의 열쇠를 발굴해내는 셈이다. '이 장르와 저 장르를 붙이면 재미있겠다'는 생각은 누구나 한 번쯤 할 수 있지만 이를 실행에 옮겨 결과물을 내는 것은 생각보다 어려운 일이다. 여러 생각을 그냥 흘려보내지 않고 게임으로 만들어낼 수 있는 방법을 찾아내는 실천력이 남달랐다.
첫 작품 '매드로켓'이 쏘아올린 작은 공
라타타스튜디오는 2015년에 설립한 회사다. 온라인게임 '워록', '메이즈' 등을 개발한 전력이 있는 장윤호 대표이사가 주축이 되어 열었다. 온라인 슈팅을 만들어온 장윤호 대표 이력을 보면 알 수 있듯이 처음에 라타타스튜디오가 시도하고 싶었던 장르는 모바일 FPS였다. 장윤호 대표는 "FPS를 만들던 경험을 살려서 모바일에서 FPS를 만들고 싶었다"며 "하지만 글로벌에서 오랫동안 서비스를 이어가야 한다는 생각을 하니 여러모로 어울리지 않는다고 생각해 포기했다"고 말했다.
지금은 모바일에서도 슈팅 게임 다수가 등장했으나 2015년에는 스마트폰으로는 제대로 된 FPS를 보여주기 어렵다는 것이 업계의 보편적인 시각이었다. 결국 FPS를 포기한 라타타스튜디오는 전략 게임으로 장르를 바꿨다. FPS와 전략은 다른 사람과의 대전을 위주로 한다는 것 외에 공통점을 찾기 어려운 장르다. 그럼에도 장르를 바꿀 수 있었던 이유는 개발진 중 전략게임을 즐기는 직원이 많았던 것이다. 장윤호 대표는 "내부적으로 전략게임을 즐기는 사람이 많았고, 글로벌 유저를 상대로 성공하기 위해 좋은 장르라고 생각했다"고 말했다.
실제로 당시에는 슈퍼셀 '클래시 오브 클랜'이 글로벌 시장을 강타하며 모바일 전략 게임도 시장에 통할 수 있다는 점을 보여준 바 있다. 이에 개발진은 글로벌적으로 인기를 끈 '클래스 오브 클랜'의 비주얼적인 부분을 벤치마킹하면서도, 단순한 아류작이 아니라 남다른 개성을 지닌 전략 게임을 만들기로 결정한 것이다. 아무래도 신생 개발사이기에 시장에서 성공에 대한 힌트를 얻고, 이를 바탕으로 독자적인 게임을 완성해나가는 전략을 선택한 셈이다.
그렇게 해서 나온 게임이 2018년에 출시된 첫 게임 '매드로켓: 포그 오브 워(이하 매드로켓)'다. 시간을 오래 들인 만큼 기존 전략 게임과는 차별화되는 재미를 완성해내는데 집중했다. 그 중 하나가 바로 시야가 확보되지 않은 곳을 보이지 않게 가리는 '전장의 안개'다. '스타크래프트'와 같은 PC 전략 게임에서는 자주 나왔지만 모바일에서는 게임 진행에 방해가 된다는 이유로 자주 사용되지 않았다. 조혁신 실장은 "차별화를 두기 위해 전장의 안개를 이용한 탐색형 전투를 기획했다"며 "만드는 과정부터 유저들이 받아들이는 부분까지 다소 난항이 있었지만 결국 만들어냈다"고 말했다.
결과적으로 이는 성공적이었다. 탐색형 전투라는 콘셉트는 기존 전략게임에 비해서 확실히 새롭게 다가왔고 신선한 전략을 만드는데 도움이 된 것이다. 실제로 '매드로켓'은 작년 11월 출시 후 애플 앱스토어와 구글 앱스토어 피쳐드에 올라가며 독특한 게임성을 갖추고 있다는 점을 검증받았다. 장 대표는 "글로벌 원빌드로 서비스를 계획했던 만큼 지구력이 중요하다고 생각했다"며 "소프트 런칭을 통해 콘텐츠를 보강하고 이어나간 것이 피쳐드 선정에 주요한 영향을 미쳤다"고 말했다.
'로켓 워'와 '만렙집사 에비츄', '프로젝트 DM'까지
장윤호 대표가 말했듯이 라타타스튜디오는 게임이 출시된 이후에도 꾸준히 콘텐츠를 보강하고 있다. 출시 8개월을 맞이한 올해 7월에는 게임 이름도 '매드로켓'에서 '로켓 워: 클래시 인 더 포그(이하 로켓 워)'로 바꾸고 새로운 시즌을 연다. 어쩌면 기존 유저들이 낯설어할 수 있는데 게임 이름을 바꾸는 이유는 무엇일까?
조혁신 실장은 "부족했던 '암즈'와 '부품'을 추가해서 빌드를 다변화하고 유저 입맛에 맞는 전략을 사용할 수 있도록 했다"며 "여기에 시즌 패스까지 더해 완전히 새로운 버전을 제공한다는 느낌을 주기 위해 이름도 바꿨다"고 말했다. 아울러 '매드로켓'보다는 '로켓 워'가 좀 더 전략 게임다운 느낌을 준다.
이와 함께 신작도 2종 준비하고 있다. 올해 말 출시를 예정한 '만렙집사 에비츄'와 '프로젝트 DM'을 동시에 개발 중이다. 매주 금요일마다 앱 마켓에서 추천하는 게임을 보면서 개발진과 사업부가 지속적으로 고민을 나누다 보니 자연스럽게 새로운 프로젝트에 대한 아이디어가 샘솟았다.
햄스터가 주인공인 일본 애니메이션 '에비츄'를 앞세운 '만렙집사 에비츄'는 에비츄와 함께 아르바이트와 세계여행을 반복하며 여러 사진과 기념품을 모으는 게임이다. 구경하는 맛을 살린 방치형 게임의 특징에 수집이라는 구체적인 목표를 더했다. 장윤호 대표는 "운 좋게 유명 IP '에비츄'를 이용해 게임을 제작하게 됐다"며 "캐릭터 게임을 전담하던 팀을 섭외해 이번 프로젝트를 진행하게 됐다"고 말했다.
또 다른 프로젝트 '프로젝트 DM'은 소셜 카지노 장르와 수집형 RPG를 결합한 작품이다. 작년에 국내외에서 히트를 친 '아이들 히어로즈'와 같은 영웅 수집형 게임에 한국에서는 미미하지만 글로벌에서 새로운 장르로 떠오르고 있는 소셜 카지노를 합쳤다. 조혁신 실장은 "새로운 게임 개발을 고민하다가 소셜 카지노 게임이 유행하는 것을 보고 이번 프로젝트를 결정했다"고 말했다. '프로젝트 DM' 또한 연말 소프트 런칭을 준비 중이다.
도전은 과감하게 목표는 구체적으로
말만 들었을 때는 앞서 이야기한 모든 것이 물 흐르듯이 진행된 것 같지만 실상은 달랐다. 초반 기획 과정에서도 많은 시행착오가 있었다. '만렙집사 에비츄'는 초기 기획만 3번 이상 취소했으며, '프로젝트 DM'도 기본 콘셉트를 다섯 번이나 갈아엎었다. 첫 게임 '매드로켓'도 마찬가지다. 장윤호 대표는 "매드로켓을 만들 당시 디스코드에서 '클래시 오브 클랜' 유저를 모아 토론을 진행했다"며 "출시 이후에도 게임에 직접적인 의견을 줄 수 있는 그룹을 지속적으로 모아서 마케팅에 적극적으로 반영하면서 부족한 점을 계속 보완하고 있다"고 말했다.
다소 무모해 보이는 개발 계획과 달리 라타타스튜디오의 목표는 상당히 구체적인 편이다. 당장에 라타타스튜디오가 당면한 목표는 '로켓 워'의 롱런과 흥행이다. 장윤호 대표는 "전략 장르 시장 조사를 해보니까, 전체 시장 수익 규모가 5조다"라며 "내부적으로 우리가 그 중 3%를 차지하는 것이 목표"라고 말했다. 작은 성공이 모여서 큰 성공이 이뤄진다는 장 대표의 말처럼 라타타스튜디오가 그 꿈을 이루길 기대해본다.
* 본 기사는 한국모바일게임협회와 한국게임전문미디어협회가 한국 중소 모바일게임사들을 지원하기 위해 공동으로 진행하는 <점프 업, 한국 모바일게임> 캠페인의 일환으로 작성되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