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겜ㅊㅊ] 그래서 누가 사냥감이죠? 비대칭 PvP 게임 5선
2022.05.24 11:49 게임메카 신재연 기자
※ [겜ㅊㅊ]은 매주 특별한 주제에 맞춰 게이머들이 즐기기 좋은 게임을 추천하는 코너입니다.
놀랄만한 이야기를 들었습니다. 살인마와 생존자 간의 대립이 주가 되는 비대칭 PvP 게임, ‘데드 바이 데이라이트(이하 데바데)’ 공식 연애 시뮬레이션 게임, 통칭 살연시(살인마 연애 시뮬레이션)가 발표됐기 때문이죠. 몇몇 사람들은 “이게 진짜냐?”, “스톡홀름 증후군 아니냐?” 따위의 반응을 보였지만, 일각에서는 “살인마도 그토록 당했으니 차라리 연애가 나을지도 모른다”, “적어도 연애 시뮬레이션에서는 놀림 받을 일이 없으니 잘됐다” 같은 반응도 등장했습니다.
생각해보면, 데바데에 등장하는 살인마들은 공포스러운 설정이 주가 되는 잔혹함과는 달리 유독 ‘호구’ 취급에서 벗어나지 못하는 존재로 평가됩니다. 살인마를 할 때마다 농락만 당해서 재미 없다며 생존자로만 게임을 즐기는 이들도 많고요. 그래서 준비한 이번 주 [겜ㅊㅊ]은 살인마가 하고 싶어도 눈물을 흘리며 놓아줘야만 했던 분들을 위한 비대칭 PvP 게임 5선입니다. 아, 물론 더 많은 살인마를 놀리고 싶은 분들에게도 알맞은 기사겠네요.
1. 제5인격
제5인격은 데바데와 가장 비슷한 시스템을 가진 모바일 비대칭 PvP 게임입니다. 글로벌 서버에서 진행되는 1 대 4 비대칭 대전 플레이가 중심으로, 간혹 대규모 대전인 2 대 8 대전도 진행됩니다. 게임의 큰 기틀은 데바데의 매커니즘 라이선스를 취득해 만든 작품인지라, 데바데를 자주 즐겨본 사람들이라면 손쉽게 적응할 수 있습니다. 거기다 데바데와는 다른 특성을 가진 살인마들이 많아 같은 시스템에서 전혀 다른 플레이 경험을 제공하죠.
생각보다 꼼꼼한 추리 어드벤처 형식의 스토리도 준비되어 있습니다. 한때 소설가였으나 기억을 잃고 ‘탐정’이 된 주인공 ‘오르페우스’가 자신의 비밀스러운 가명(플레이어의 닉네임)이 적힌 편지를 받으며 시작되는 음울하고 불확실한 이야기입니다. 이 스토리는 게임을 진행할수록 개방되는데, 그 과정에서 게임에 등장하는 다양한 캐릭터를 만나볼 수가 있습니다. 현재 총 37종의 생존자와 24종의 감시자가 공개됐습니다. 글로벌 서버가 기본이지만, 소통을 보조할 수 있는 자동 입력 채팅 매크로가 제공돼 팀플레이는 어렵지 않은 편이라고 하네요.
2. 프롭나이트
프롭나이트는 비대칭 PvP 게임 생존자의 특성이 도망과 구출에 집중된 것과 달리, 게임 내 물건으로 변해 배경에 녹아들어 살인자에게 들키지 않고 살아남는 새로운 생존법을 가지고 있습니다. 그렇게 술래의 눈을 피하며 사물기계를 수리하고 탈출해야 하는, 앞서 설명한 게임들에 숨바꼭질이 혼합된 게임성을 가지고 있죠.
여기에서는 생존자들 각각이 가지는 독특한 스킬은 없지만, 대신 생존자가 변하는 물건에 맞춰 체력과 이동속도 등이 변환됩니다. 작은 물체일수록 빠르고 낮은 체력을, 큰 물체일수록 느리고 높은 체력을 가지게 되죠. 이런 선택지는 생존자에게는 전략적인 변신 대상 채택을, 술래에게는 눈썰미를 요구하는 편입니다. 이전에는 밸런스 문제로 한 차례 홍역을 겪은 적이 있지만, 최근에는 지속적인 업데이트로 밸런스를 점검 중이라 하니 한 번쯤 플레이 해보시는 것도 나쁘지 않겠습니다.
3. 다잉 라이트: Be the Zombie
다잉 라이트: 비 더 좀비는 다잉 라이트 내에 포함된 게임모드 중 하나입니다. 다른 게임들과 같이 한 사람은 좀비가, 나머지 인원은 생존자가 되어 먼저 승리조건을 달성하는 플레이어가 승리자가 되죠. 생존자는 주로 좀비의 둥지를 부수는 일이 주가 되며, 좀비는 살아있는 모든 것을 절멸하면 됩니다. 이렇게만 보면 지금까지 소개된 게임들과 큰 차이가 없을 것 같지만, 진정한 차이는 공간 활용과 속도감에서 찾아옵니다. 파쿠르로 수직적 공간을 효율적으로 써야만 하는 다잉 라이트의 특성이 생존 서바이벌과 더해지면 급습의 기회가 폭발적으로 늘어나기 때문이죠.
물론, 여느 비대칭 PvP가 그러하듯 이 모드 또한 플레이어들이 플레이에 적응하며 좀비 플레이어가 점차 불리해져 가는 구조였지만, 지난 3일 진행된 대규모 업데이트로 좀비 플레이어의 숨통이 트이게 됐습니다. 무엇보다 생존자의 승리 조건 중 하나인 ‘볼래틸 둥지 파괴’에 큰 도움을 줬던 지뢰가 더는 쓰일 수 없게 됐죠. 밸런스가 어느 정도 균형을 찾게 되며 좀비 플레이어가 ‘양학’을 당할 일도 줄었다고 하니 앞으로는 더 박진감 있는 게임을 기대할 수 있게 됐습니다.
4. 디시트
디시트는 여타 게임과는 다른 1인칭 슈팅 게임이라는 특성을 가지고 있습니다. 정신병원에서 벌어지는 2 대 4 심리싸움이 주가 되는 게임이죠. 앞서 알려준 게임들의 ‘술래’가 대개 한 명에 그치는 것에 비해, 디시트에서는 두 명의 ‘술래’를 가지고 있어 피지컬보다 심리전이 더 중요한 위치에 있습니다. 생존자는 바이러스에 감염된 두 명의 ‘감염자’를 무리 사이에 두고 탈출을 꾀해야 합니다. 탈출 과정에서 일시적으로 정전이 일어나 주변이 어두워지면 감염자는 테러 모드로 변해 생존자를 공격합니다. 물론, 생존자의 생존을 보장할 수 있는 수단인 ‘빛’으로 빠른 대처를 할 수도 있죠.
피지컬보다는 심리전이 중요하다는 점과 무료게임이라는 것이 더해져 디시트는 친구를 끌어오기에 참 좋은 게임입니다. 다만, 리뷰에 있는 후기를 보면 “있던 친구도 없어지게 만드는 마법의 게임”이나, “나 감염자 아니라고”등, 온갖 우정 파괴의 산물들이 공개되어 있으니 모쪼록, 무사히 플레이 하시기만을 바라겠습니다.
5. SCP: 시크릿 래버라토리
입문과 서버 선택이 까다로워 진입 장벽이 높지만, 게임만의 매력을 알게되는 순간 빠져들 수밖에 없는 SCP: 시크릿 래버라토리가 마지막 추천 게임입니다. 이 게임은 앞서 알려드린 게임과 달리 끊임없이 진영이 변화하고, 조건도 셀 수 없이 다양하기에 플레이어가 처음부터 끝까지 ‘뇌지컬’을 발휘해야 하는 게임이죠.
‘SCP 재단’에서 탈출한 실험체로부터 살아남아야 한다는 대전제 아래, 서로 다른 생존 목표를 가진 이들이 뒤얽히는 혼돈의 장이 처음에는 낯설게 다가올 수밖에 없을 겁니다. 앞선 게임들은 뚜렷하게 ‘술래’와 ‘생존자’의 구분이 명확한 반면, 이 게임에서는 그렇지 않기 때문이죠. 하지만 게임의 흐름을 익히고 난 뒤 유저의 선택에 따라 대칭과 비대칭을 오가는 조금 복잡한 규칙에만 적응한다면, 당신이 어떤 역할을 맡든 단순히 농락당하기만 할 일은 없을 겁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