게임위 위원장 '심의 기준 명확하지 않다는 점에 공감'
2024.10.17 12:03 게임메카 김미희 기자
게임물관리위원회(이하 게임위) 서태건 위원장이 최근 헌법소원이 제기된 ‘게임 사전검열 이슈’에 관련한 질의에 대해 게임을 판단하는 기준이 명확하지 않다는 지적에 공감을 나타냈다.
진종오 국민의힘 의원은 17일 열린 한국콘텐츠진흥원 등 문체부 산하기관에 대한 국정감사에서 게임위 서태건 위원장을 상대로 게임 등급분류에 대해 질의했다. 진종오 의원은 지난 8일 21만 명이 정부기관의 게임 사전검열은 위헌이라는 취지로 청구한 헌법소원에 대해 언급하며, 게임 등급분류 기준이 명확하지 않다는 점에 대해 지적했다.
구체적으로 이야기된 부분은 헌법소원이 청구된 게임산업진흥에 관한 법률(이하 게임법) 제 32조 제 2항 제 3호다. 이 법에 따르면 범죄∙폭력∙음란 등을 지나치게 묘사하여 모방심리를 부추기는 등 사회질서를 문란하게 할 우려가 있는 것’에 해당하는 게임을 제작하거나 반입하는 것을 형사처벌 대상으로 삼을 수 있다.
진 의원은 “사회질서를 문란하게 할 수 있다는 우려에 대한 기준이 명확하지가 않다. 헌법에서 규정한 명확성의 원칙에 위배된다. 일반인 관점은 물론, 게임산업 관련자들이 봐도 명확하지가 않고 자의적인 판단의 여지가 있어 보이는데 이 조항이 명확하다고 생각하는가”라고 질의했다. 이에 대해 게임위 서태건 위원장은 “우려하시는 부분에 대해서는 전적으로 공감한다. 그래서 위원회가 합의제로 운영하고 있다고 생각한다”라고 답했다.
이어서 진종오 의원은 “이 기준을 범죄도시, 오징어게임, 넷플릭스 드라마 DP, 한강의 채식주의자 등에 적용하면 제작 및 유통 금지가 되어야 한다”라며 “영화부터 이러한 작품이 K-콘텐츠 수출을 선도하고 있고, 2022년에 게임은 콘텐츠산업 전체 수출의 68%를 차지한다. 게임만 과도한 제한을 받아야 할 특별한 이유가 있다고 생각하나”라고 지적했다.
이에 대해 게임위는 국정감사 전 의원실 측에 대면보고를 통해 의원실 측에 게임은 다른 콘텐츠처럼 시청만 하는 것이 아니라 상호작용으로 즐기기에 더 엄격한 잣대가 필요하다고 밝힌 바 있다. 이에 진 의원은 이를 뒷받침할 법적이나 과학적 근거가 있는지에 대해 물었다. 서태건 위원장은 “상호작용이 게임의 특성이긴 하지만, 이러한 부분에 대한 과학적 연구는 필요하다고 생각한다”라고 말했다.
마지막으로 진종오 의원은 헌법에서 행정주체가 사전심의를 통해서 유통 자체를 막거나 제한하는 것은 위헌이라 결정했다는 점을 강조했다. 진 의원은 “21만 명이라는 역대 최대 인원이 헌법소원을 한 것을 보면 법에 대한 적극적인 개정도 필요하고, 그 사이에 정책 변경도 필요하다는 생각에 질의를 드렸다”라고 밝혔다. 이에 대해 서태건 위원자은 “현법소원이 청구된 상태이기에 헌법재판소의 판단을 따르도록 하겠다”라고 전했다.
서태건 위원장은 국정감사 질의 전 서면업무보고를 통해 등급분류 기준 개선과 등급분류 민간 이양을 차질이 없도록 지원하고, 불법 게임과 사행성 게임으로부터 유저를 보호하는 사후관리 중심 기관으로 거듭나도록 노력하겠다고 밝혔다. 이 계획이 빠르게 실행될 수 있느냐가 관건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