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구동성] 의원님들… LOL 경기장 한 번 놀러오세요
2013.11.08 20:24 게임메카 장제석 기자
메카만평
안녕하세요, 게임메카 이구동성입니다. 이번 주는 여가위 국정감사 이슈로 업계가 뜨겁게 타올랐습니다. 나랏일 하시는 분들이 긴 시간 노력해주셨는데요, 아쉽게도 '게임'과 관련해서는 슬픈 이야기뿐이네요.
여기서 '슬프다'의 의미는 하나가 아닙니다. 정부에서 게임산업에 대해 어떤 시각을 가졌는지 충분히 확인할 수 있었고, 또 얼마나 이해도가 부족한지 알 수 있었으니까요. 그 내용을 좀 볼까요? 우선 첫 번째. 한 의원은 출처를 알 수 없는 '청소년 인터넷 중독'과 '스마트폰 중독률'을 언급하며 '게임 규제'가 부족하다는 말도 안 되는 논리에, 그 중독이 후에 폭력과 살인으로 이어질 수 있는 섬뜩한 말을 했습니다. 어떤 점에서 확신을 하고 '폭력' '살인' 같은 무시무시한 단어를 자신감 있게 쓰는지 이해가 안 되네요.
뭐, 여기서 끝이 아닙니다. 한 의원은 라이엇게임즈의 '리그오브레전드'가 단체(5:5)로 즐기는 게임이기 때문에 과몰입을 유발한다며, 이러한 이유 때문에 아이들이 온종일 게임을 한다고 언급하기도 했죠. 이어서 그 의원은 '리그오브레전드'의 팬아트를 자료로 제시하며 게임이 선정적이라 청소년이 접하기 부적절하다고 언급하기도 했습니다. 바로 여기서 'LoL인가, 에로L인가' 명언이 탄생하기도 했죠.
사실 이 부분은 슬퍼도 너무 슬픕니다. 어떻게 이 정도까지 '게임 지식'이 없을까 하는 생각 때문이죠. 아니, 이건 굳이 '게임 지식'이 아니라 사전 정보만 꼼꼼히 체크했어도 될 부분이 아닌가 싶네요. 관련 문제를 언급한 백재현 의원 측은 여론을 의식해 해명을 했지만, 이미 때는 늦어 보입니다. 오히려 라이엇게임즈 오진호 대표를 소환한 '진짜' 이유에 대해 '외산 게임의 독주를 견제하기 위함'이라는, 핀트가 어긋나는 답변을 하면서 지금 이 시간에도 논란이 되고 있는 상황이지요.
관련 내용이 공개된 이후 게임메카 독자 분들도 많은 의견 남겨주셨는데요, 역시 내용은 비난뿐이네요.
ID lsm987 "그래서 게임같은거 없던 80,90년대는 폭력 살인 방화 없었나? 오히려 지금보다 심했지 뻑하면 들려오는 소문이 운동부 집단강간이나 상급생 폭력이나 신나 까스 마약냄새 풀풀 풍기던 시대인데"
ID Dos "XXXX들 간단히말해서 농구 5:5하다가 한명빠지면 빠진팀이 불이익생기는걸 생각하면될것을 XXX속에 뭐가들었는지 궁금하다. 말하는거 보아하니 농구가 5명이서 하는게임인지 조차도 모를거같다"
ID -컨트롤- "민주당 전병헌 의원은 롤 코스튬플레이 하고, 같은 민주당 백재현 의원은 롤 선정적이라고 하고 요즘 새누리당 민주당 이런게 중요한게 아니라니까요. 새누리당 남경필 의원처럼 반대파도 있고 민주당 백재현 의원처럼 선정적이라고 하고, 대다수의 국회의원들이 게임에 게 자도 모르면서 자기들의 생각 대로 평가 하고 있는게 문제예요. 이럴때 허영무 선수의 말이 생각나네요"
ID 토끼긔 "근대 뭐 저딴 말도안되는 법만들려는 사람들이 문제긴 합니다만 지금 게임업계 대처도 딱히 좋게보이진 않네요 적극적으로 대처하는 게임사나 대표들은 보이지않고 유저들 뒤에숨어서 쟤들 나빠요 무서워서 이민가야겟어요 비아냥 대면소 트윗질이나 하는 대표들 누군간 나서주겟지 서로 밉보이긴 싫어서 눈치만보고..."
사실 이번 내용이 암울하긴 하지만, 한 가지 다행스러운 점도 있습니다. 우리 나랏일 하시는 분들이 여론의 움직임을 보면서 '게임공부'에 대한 필요성을 느꼈을 수도 있겠다, 라는 느낌이 있었거든요.
확실히 최근 신의진 의원이 발의한 게임중독법(4대중독법)부터 이번 여가위 국정감사까지. 게임을 다루는 '무게감'이 이제 더는 기성세대라는 이름의 방패막이로 막아내기 부족하다는 것을 뼈저리게 느꼈으리라 생각합니다. 규제법안이 뭐 어떻게 나오든지 간에, 이번 기회로 최소한 '이해가 가능한' 범위 내에서 관련 소식이 들렸으면 좋겠습니다. 돌려 말했지만, 부디 공부 좀 해주시길.
아, 그리고 신의진 의원을 비롯해 일부 의원들은 아주 잠깐이라도 여유가 된다면 논란의 게임 '리그오브레전드'의 e스포츠 경기장을 방문하는 것은 어떨까요? 경기장을 가득 채운 관람객들, 그리고 그 관람객의 다수를 차지하는 우리 청소년들이 너무나 환하게 웃고, 열광하고, 떠드는 '행복한' 모습을 보는 것도 좋을 거 같습니다. 그 현장을 보면서 '이런 심각한 중독자들'이라는 생각지 들지, '이 뜨거운 온기를 어떻게 순기능으로 활용해야 할까?'라는 생각이 들지는 모르겠지만요.
물론 제 생각입니다만, 후자까지는 아니더라도 최소 전자의 생각은 변화가 있지 않을까 싶네요.
▲ LOL e스포츠 결승전 현장