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구동성] “홍그리버드도 비난하지 그러셨어요”
2013.10.18 17:15게임메카 김미희 기자
메카만평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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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e스포츠협회 전병헌 회장이 선보인 ‘롤 코스프레’는 이번 주 내내 화제로 떠올랐습니다. e스포츠 팬들의 반응은 한 마디로 ‘그걸 진짜로 할 줄은 몰랐다’는 것입니다. 아무리 전 회장 본인이 약속한 것이라 해도 제 1야당의 원내대표인 그가 온라인게임인 ‘리그 오브 레전드’의 캐릭터 분장을 실제로 하리라고 예상한 사람은 그렇게 많지 않았을 것입니다.
게임메카 예술소녀a님은 “술통에 깨알 같은 축 우승”이라 의상의 세심함에 대해 이야기했습니다. 페이스북 계정 Chansik Choi “뉴스 보다가 웃긴 오랜만”이라 남겼습니다. 네티즌 사이에서도 전병헌 회장의 롤 코스프레는 이슈로 떠올랐습니다. 한 트위터리안은 “전병헌 의원 그라가스 코스프레를 보면서 국회의원이 실제로 약속을 지킨 걸 본 게 얼마만인가 생각해본다”라고 전했습니다.
해외에도 관련 기사를 통해 전병헌 회장의 롤 코스프레 소식이 전해졌는데요, 이를 본 한 유저는 “정치인이 이를 했다는 점과 젊은 세대를 공격하는 대신 이해하려 노력하는 모습이 멋지다”라고 밝혔습니다. ‘오바마 대통령의 루시안 분장이 보고 싶다’라고 전한 해외 게이머의 반응도 눈길을 끄네요
전 회장의 롤 코스프레는 게임계를 넘어 정치계에서도 이슈로 떠올랐습니다. 17일 열린 새누리당 최고위원회에서 정우택 최고위원은 정부의 올해 업무를 검토하고, 잘못된 부분을 지적하는 국정감사 기간 동안 야당의 원내대표가 게임 캐릭터의 코스튬 플레이를 선보이는 것은 옳지 못했다며 전병헌 회장의 코스튬 플레이를 비판했습니다.
그러나 네티즌들의 생각은 다른 것 같습니다. 게임메카 애쉬리안 님은 “축하합니다. 아들, 조카, 사촌, 동생을 게임 업계에 둔 많은 시민들을 적으로 돌리셨습니다”라는 의견을 남겨주셨습니다. 페이스북 계정 심태혁 님 역시 “그래 우리는 마약 만들어 파는 마약공급원이나 마찬가지지”라며 게임을 산업으로 인정해주지 않는 정우택 의원의 시각에 유감을 표했습니다.
새누리당의 전신 한나라당 홍준표 전 대표가 4.11 총선 당시 선보인 일명 ‘홍그리버드’ 홍보 영상을 언급하는 독자 분들도 있었습니다. 게임메카 파르메니데스 님은 “홍그리버드는 어디 귀신이 했냐?”라 말했죠. 한 네티즌도 “정우택이 전병헌 민주당 원내대표의 코스프레를 권위 없다고 깠다고 하는데 홍준표 앵그리버드 코스프레 때도 까지 그러셨어요”라고 언급했죠.
도리어 e스포츠 팬들과의 작은 약속도 지키는 모습을 보여준 전병헌 회장의 태도를 긍정적으로 평가하는 분도 많았습니다. 한 네티즌은 “이런 욕 먹을걸 모르고 했을까? 약속했으니까 지킨 거다. 대통령도 못(안?)지키는 약속이란 걸 지켰는데 박수 안치냐?”라고 전했죠.
수많은 반응 중 유독 눈이 가는 의견이 있었습니다. 한 트위터리안이 남긴 “만약 안 지켰으면 안 지켰다고 뭐라 했을 듯”입니다. 글쎄요, 만약 전병헌 회장이 약속을 지키지 않았다면 이를 찾아내서 ‘e스포츠 팬들과의 약속을 저버린 전병헌 원내대표’라 비난했을까요? 문득 궁금해지네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