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PS4로 출시되는 기대작 중 하나인, '디 오더: 1886'
'디 오더: 1886'의 개발사인 레디앳던은 플레이스테이션 진영의 대표 액션 시리즈 '갓 오브 워'의 제작진이 주축을 이루고 있어 화제에 올랐다. 적을 도륙하는 잔인한 액션과 그리스 신화에 대한 대담한 해석으로 이목을 집중시킨 '갓 오브 워'의 개발진이 내놓은 신작은 전혀 다른 분위기를 풍긴다. 19세기 영국을 배경으로 한 TPS '디 오더: 1886 (이하 디 오더)'이 그 주인공이다. 영화와 같은 연출로 유명세에 오른 '디 오더'를 E3 2014 현장에서 직접 즐길 수 있었다.
이번 시연에 공개된 내용은 혁명군을 처단하는 3번째 챕터 '이니퀄러티(Inequalities)'의 일부였다. '불평등'이라는 뜻의 챕터 이름처럼 '디 오더'는 귀족과 혁명군의 갈등 사이에 놓인 '기사단'의 이야기가 배경을 이룬다. 오랜 기간 동안 인류는 혼혈족으로부터 목숨을 위협받았으며, 혼혈족을 처단하기 위해 조직된 특수 기사단의 이름이 바로 '오더'다. 그러나 혁명군은 귀족은 물론, 귀족들이 구성한 기사단도 증오하고 있다.
'디 오더'는 기사단을 이끄는 '갈라하드'의 이야기를 집중적으로 다룬다. 게임 진행 역시 '갈라하드'의 이야기를 따라가는 선형으로 구성될 예정이다. 이번에 공개된 시연 버전에서는 주인공에 초점을 맞춘 진행 방식과 혁명군과의 전투, 알루미늄 산화물과 폭발을 활용한 전투 등을 체험할 수 있었다. 이번 시연을 통해 가장 크게 느낀 점은 주인공에 동화되는 느낌을 주기 위한 세심한 연출과 독특한 전투 방식 등이다.
▲ '디 오더: 1886' E3 2014 게임플레이 영상 (영상출처: 유튜브)
목을 스친 상처도 즉시 치유된다, 갈라하드의 정체는?
기자가 체험한 부분은 '갈라하드'를 위시한 기사단들이 혁명군과 충돌하고, 그 와중 동료 하나가 쓰러져 일단 퇴각한 뒤, 다른 경로를 찾았으나 다시 한 번 위기를 맞이하게 되는 상황이다. 즉, 게임의 배경 스토리인 혁명군과의 갈등 상황을 몸소 체험할 수 있는 시간이었다.
'디 오더'의 모든 진행은 철저히 주인공에 초점을 맞추고 있다. 기사단원에게 돌격명령을 내리고 본격적으로 전투를 시작하는 시점부터, 망원경으로 주변 구조물을 확인할 때까지 모든 진행이 '갈라하드'에 집중되어 있다. 특히, 도중에 길에 쓰러진 동료를 끌고 퇴각하는 시점에는 3인칭이던 시점이 1인칭으로 바뀐다. 한 손으로 권총으로 쏘며 퇴각하는 장면이 포함되어 있다. 한 손으로는 동료의 팔을, 다른 한 손으로는 적을 제압하며 앞으로 나아가는 부분은 불리한 상황에 처했다는 위기감과 긴장감을 동시에 전해준다.
▲ '디 오더'의 주인공인 '갈라하드' 경
▲ 포화 속에서 동료를 구해왔지만
▲ 이미 때가 늦은 것 같다
'갈라하드'의 정체에 대한 힌트도 확인할 수 있다. 동료를 데리고 돌아온 후, '갈라하드'는 목에 걸려 있는 약을 마신다. 목이 찢어지는 부상을 당한 '갈라하드'는 약을 마시자마자 바로 상처가 낫는 모습을 보여준다. '디 오더'는 인간과 혼혈족의 갈등을 주로 다루고 있다. 즉, 인간이 아닌 존재 역시 게임에 존재한다는 것이다. 이번에 공개된 시연 버전에서는 '갈라하드'의 정체가 무엇인지 공개되지 않았다. 따라서 앞으로 진행에 따라 이 부분이 어떻게 풀리냐가 관건이 될 것으로 보인다.
주변 오브젝트를 활용하는 것에 대한 힌트도 발견할 수 있었다. 시연 종료 직전에 '갈라하드'는 다수의 혁명군과 맞닥뜨린 후, 망원경으로 주위를 살핀다. 이 과정에서 '갈라하드'는 적들 머리 위에 위치한 구조물을 유심히 살피는 모습을 보여준다. 따라서 오브젝트를 파괴해 한꺼번에 적을 일망타진하는 액션이 게임 내에 포함될 것으로 전망된다.
▲ 망원경으로 주위를 확인하는 '갈라하드'
주인공에 철저히 초점을 맞춘 진행과 연출은 플레이어의 몰입감을 극대화시키는 요소로 작용한다. 특히 컷신과 게임 플레이가 분리되지 않고, 하나처럼 부드럽게 이어지기 때문에 영화 같다는 느낌을 강하게 받을 수 있다. 19세기 영국을 사실적으로 묘사한 그래픽은 이러한 부분을 강화한다. 근대 영국의 대표적인 색이라 할 수 있는 회색을 기본으로 당시의 건물을 세심하게 표현한 점을 시연을 통해 확인할 수 있었다.
▲ 19세기, 우울한 영국을 배경으로 한 '디 오더'
알루미늄 산화물을 뿌리고 폭파, 2단계로 진행되는 총격
'갈라하드'의 주 무기인 '테르밋 라이플'은 2단계로 적을 상대한다. 우선 알루미늄 산화물을 적에게 뿌린 뒤에, 바로 불꽃을 날려 폭파시키는 것이다. 만약 주변에 산화물을 맞은 적이 있다면 불꽃이 적중하지 않아도 같이 불타오른다. 즉, 일망타진에 매우 유용한 무기다. 또한 나무로 만든 오브젝트도 파괴할 수 있다. 즉, 적의 엄폐물을 제거할 수도 있다는 것이다. 이러한 전투 방식은 증기기관시대를 배경으로 기계적인 미학을 보여주는데 집중한 '스팀펑크'라는 게임의 콘셉과도 맞물린다.
▲ 화끈한 폭파가 일품인 '테르밋 라이플'
이 외에도 라이플과 같은 일반적인 무기와 권총, 나이프 등 보조 무기도 장착해 상황에 맞춰 사용할 수 있다. '디 오더'의 전반적인 전투 방식은 TPS와 유사하다. 즉, 엄폐물 뒤에 숨어 있다가 모습을 드러낸 적을 겨냥해 처단하면 된다. 벽에 숨어서 적을 공격하는 모션과 엎드려서 낮은 엄폐물에 몸을 숨기고 공격하는 플레이도 포함되어 있다.
▲ 벽에 숨어서 적을 노린다
▲ 에이, 나 무서워서 나가기 싫은데...
'갓 오브 워'의 특징 중 하나였던 버튼 액션도 이번 시연을 통해 확인할 수 있었다. 길에 쓰러진 동료의 팔을 잡거나, 앞을 가로 막은 장애물을 폭파하는 부분에 버튼 액션이 적용되어 있다. 버튼 액션의 활용은 이후 진행에도 종종 등장할 것으로 전망된다.
한 가지 아쉬운 점은 '디 오더'의 또 다른 매력 중 하나인 혼혈족과의 전투를 아직 체험하지 못한 점이다. 또한 연출이나 특수무기 '테르밋 라이플'을 제외하고, 순수하게 게임 플레이만 놓고 봤을 때 '기어즈 오브 워'나 '라스트 오브 어스' 등 기존 TPS와의 큰 차이점을 느끼기 어려웠다. 즉, 연출도 좋고 완성도도 일정 수준 이상이지만 '디 오더'만의 차별성을 보여주기에는 다소 부족했다. 이 점을 뒤집는 획기적인 요소가 포함되어 있는지, 앞으로 더 유심히 지켜봐야 할 부분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