블랙스쿼드 1차 테스트, 차별화된 매력이 없다
2014.09.01 14:46 게임메카 이찬중 기자
▲ 지난 26일부터 31일, '블랙스쿼드'의 첫 테스트가 진행됐다(사진출처: 공식 웹사이트)
엔에스스튜디오가 개발하고, 네오위즈게임즈에서 서비스하는 FPS ‘블랙스쿼드’가 지난 26일(화)부터 31일(일)까지 첫 테스트를 진행했다. ‘블랙스쿼드’는 언리얼 엔진 3로 개발된 FPS로, 과거 ‘바이퍼서클’이라는 이름으로 소개된 바 있다. 당시에는 3인칭 슈팅이었지만, FPS로 바꾸면서 타이틀도 함께 변경되었다.
현대전을 다룬 FPS만의 매력이라고 하면 역시 철저한 고증을 걸쳐 구현된 현대 무기와 총기에 자유롭게 장착할 수 있는 커스텀 보조장비라고 할 수 있다. 여기에 넓은 전장에서 펼쳐지는 달리기와 엎드리기 등 다양한 특수 모션도 한층 더 속도감 있는 전투를 만드는데 큰 역할을 맡는다.
‘블랙스쿼드’는 이러한 현대전의 묘미와 기존 FPS의 익숙함을 결합하려고 노력했다. 최대 32명이 한 전장에서 겨루는 ‘배틀모드’, 한방 역전을 가능케하는 병과 스킬 시스템, 소음기, 유탄발사기 같은 보조 부품 등을 특징으로 내세웠다.
그런데 정작 이번 테스트에서는 기존 FPS와의 차이를 체감할 수 없었다. 특히 대쉬 등 특수이동이 없는 단순한 조작, 부족한 피격감, 반샷의 부재, 강력한 병과 스킬에 비해 턱없이 좁은 맵은 게임의 재미를 반감시켰다.
▲ '블랙스쿼드' 공식 트레일러(영상출처: 공식 유튜브 채널)
리얼리티는 살린 총기, 정작 사용했을 때는...
‘블랙스쿼드’는 현대전에 특화된 특수부대의 이야기를 그린 FPS로, 총 21종의 주무기, 5종의 보조무기, 3종의 근접무기 그리고 2종의 투척무기를 제공한다. 각 총기는 소음기, 레이저 사이트, 추가 탄창 등 다양한 보조 부품이 장착된 상태로 등장하며, ‘멀티웨폰’ 시스템을 통해 미리 무기 세팅을 설정하여 게임 중에 변경할 수도 있다.
가장 먼저 눈에 띄는 점은 세밀하고 사실적으로 구현된 총기다. 특히 소총의 경우 총기 약실에 탄이 1발 미리 장전되어 있는 ‘택티컬 리로드’가 적용됐으며, 권총은 탄을 다 사용하면 슬라이드가 후퇴 고정되는 등 세세한 부분까지 신경을 쓴 것을 눈으로 확인할 수 있다. 이 밖에도 무기를 변경했을 때 총기 사이즈에 따라 꺼내는 속도가 달라 실제와 같은 느낌을 줬다.
▲ 총기 커스터마이징은 없지만, 다양한 부품이 이미 장착된 상태다
▲ 지정 사수총은 원거리, 중거리 정조준 기능이 들어가 있다
그러나 이러한 구현도가 무색하게도, 실제 플레이는 그에 미치지 못했다. 총을 쏘는 타격감은 준수했던 반면, 맞았을 때 느껴지는 피격감은 거의 없었다. 우선 피격에 따라 시각적인 혈흔 효과가 표시되긴 하지만, 마구잡이로 던진 붉은 페인트 같이 보여서 몰입감을 떨어뜨렸다. 여기에 붉은 페인트 같은 효과도 체력이 많이 단다는 느낌이 와닿지가 않아, 체력이 적은데도 불구하고 무리한 플레이를 계속하게 만들었다.
또한, 총을 맞았음에도 에임 흔들림이나 캐릭터 몸체 흔들림이 크게 느껴지지 않았다. 에임 흔들림이 없다는 점은 저격수들에게 큰 이점으로 다가왔다. 예를 들면 총을 맞으면서도 안정된 자세로 적에게 헤드샷을 날리는 등의 장면이 빈번히 일어났다. 돌격소총 유저 입장에서는 먼저 총을 쐈는데도 상대에게 역으로 당하는 등 이해할 수 없는 승부가 나는 것이다.
이 밖에도 ‘서든어택’이나 ‘아바’처럼 몸통이나 부위에 따라 받는 대미지가 달라지는 ‘반샷’이 적용되지 않아, 다리에 맞춰도 적이 죽는 웃지 못할 상황도 일어났다. 이런 부족한 피격감과 저격총 등 일부 총기에 치우친 밸런스는 게임의 재미를 반감시켰다.
▲ '블랙스쿼드'의 캐릭터는 총에 맞으면 빨간 페인트를 흘린다
▲ 총을 먼저 맞았는데, 막 쏘니까 이겼다
달리기 기능 없는 10년 전 FPS의 조작법
‘블랙스쿼드’에 접속하기 전에 기자가 제일 먼저 한 일은 조작법 확인이었다. 2014년에 나온 FPS이기 때문에, 달리거나 슬라이딩 등 다양한 동작이 있을 것이라 예상했기 때문이다. 그러나 ‘블랙스쿼드’의 조작법은 ‘서든어택’이나 ‘스페셜포스’ 등 10년 전에 출시된 FPS와 크게 다르지 않았다. WASD를 활용한 이동방식과 마우스 우 클릭을 이용한 정조준과 사격, 스페이스 키를 사용하는 점프, Ctrl키를 눌러서 앉는 것 외에는 다른 모션이 존재하지 않았다.
특히 대쉬 키가 없다는 것은 큰 아쉬움으로 다가왔다. 최신 FPS에서 빠지지 않는 대쉬 기능은 속도감 있는 전투와 빠른 이동을 돕는 요소 중 하나로, ‘스페셜포스 2’, ‘아바’, ‘워페이스’, ‘콜 오브 듀티’, ‘배틀필드’ 등 다양한 FPS에서 필수기능으로 자리잡은 지 오래다. 대쉬 기능은 빠른 이동 외에도 적과 1:1로 조우 시 컨트롤로 상대방을 제압할 수 있다는 가능성을 넣음으로써, 단순히 쏘고 죽이는 FPS의 특징에 스릴을 더한다.
하지만 ‘블랙스쿼드’는 칼을 들고 뛰는 것 외에는 빠르게 움직이는 동작이 없어 이런 다양한 플레이의 여지를 스스로 일축한 것이 조금 아쉬웠다. 강력한 범위 공격이 많은 ‘블랙스쿼드’에 만약 달리기나 특수이동 기능이 있었다면, 아마 폭발을 달려서 피하거나 순간 엄폐로 이런 위험들을 돌파하는 훨씬 박진감 넘치는 전투가 이어졌을 것이다.
▲ 칼을 들고 뛰어도 많이 빨라진 느낌은 아니다
▲ 달리는 기능이 없어 원거리에서 높은 효율을 얻을 수 있는 총을 선호하게 된다
익숙함을 살린 캐주얼과 클래식 모드, 맵도 비슷비슷
‘블랙스쿼드’의 게임 모드는 크게 캐주얼과 클래식, 배틀모드 총 3가지로 나뉜다. 먼저 캐주얼 모드에서는 섬멸, 점령 미션과, 특정 장비로만 싸우는 라이플, 근접, 스나이퍼, 생존 라이플, 생존 근접, 생존 스나이퍼가 존재한다. 클래식 모드에서는 폭파와 생존, 암살 미션을 즐길 수 있다.
섬멸은 팀데스매치 방식의 미션을, 점령은 목표지점을 점령하여 일정 점수를 먼저 달성한 팀이 이기는 미션이다. 이 밖에도 공수로 나뉘어 폭발물을 설치하는 폭파, 상대 진영보다 더 많은 인원이 살아남아야 이기는 생존, VIP로 지정된 유저를 처치하는 암살 등 기존 FPS에서도 볼 수 있던 다양한 모드를 ‘블랙스쿼드’에서 그대로 경험할 수 있다.
▲ 근접무기만을 쓰는 칼전도 있다
게임 진행방향이나 구조는 실제 플레이 해봤을 때, 일반적인 FPS 게임과 크게 다르지 않았다. 적을 모두 처치하는 팀데스매치나 폭파미션은 적절한 속도로 진행되어 가볍게 즐길 수 있었다. 단지, 다른 FPS와 달리 폭파나 암살 미션에서 따로 공수교대가 따로 이루어지지 않고 끝까지 똑같은 역할로 계속 진행된다는 점은 아쉬웠다.
맵의 모습은 ‘서든어택’이나 ‘카운터스트라이크’같은 FPS와 크게 다르지 않았다. 섬멸 미션에서는 ‘서든어택’의 ‘웨어하우스’처럼 컨테이너 박스가 겹겹이 쌓인 지역이, 폭파 미션에서는 ‘카운터스트라이크’에 등장하던 ‘더스트’ 맵과 유사한 맵도 등장했다. 물론 루트가 다르긴 했지만, 직접 해봤을 때 느껴지는 속도감이나 전투가 벌어지는 주요 장소 등은 비슷해 별무리 없이 적응하기 쉬웠다.
▲ 적이 튀어나오는 부분이나, 교전하는 부분도 크게 다르지 않다
▲ 낯선 게임에서 '카운터스트라이크'의 향기가 난다...
과한 화력의 배틀모드, 전략과 전술은 어디에
캐주얼과 클래식 모드가 익숙한 기존 FPS의 플레이를 보여줬다면, 배틀 모드는 ‘블랙스쿼드’만의 독특한 미션을 선보인다. 배틀 모드는 지역 점령을 유지하면서 점수를 모으는 정복과 상대 진영의 목표물을 차례로 파괴하여 일정 점수에 도달하면 승리하는 파괴 미션으로 나뉜다. 특히 최대 32명이 동시에 즐기는 대규모 전투와 다른 미션에는 없는 병과와 각종 스킬이 제공된다.
병과는 ‘어설트’, ‘서포트’, ‘커맨드’, ‘리콘’ 총 4가지가 존재한다. 각 병과에는 1개의 패시브와 3개의 액티브 스킬이 존재하며, 액티브 스킬은 전투 기여도에 따라 단계별로 열린다. 게임 내에서 겪어본 바로는, 각 스킬은 불리한 전황을 일순간에 뒤집어버릴 수 있을 정도로 강력한 파괴력을 보여줬다. 간단한 예시를 들어보면, ‘어설트’의 액티브 스킬 중 공습은 비행기를 소환해 강력한 범위 공격으로 적진을 타격하고, ‘서포트’ 병과의 그레네이드 런쳐는 부족한 화력을 메우기에 상당히 용이했다. 이 밖에도 ‘리콘’의 소나비전은 벽 너머도 확인할 수 있어, 적의 움직임을 한눈에 잡아낼 수 있었다.
16:16으로 좁은 맵에서 벌어지는 전투는 속도감 있게 진행되었고, 다양한 병과 스킬은 특정 총기와 조합하여 사용하면 다수의 적을 처치할 수 있어 짜릿했다. 특히 기자가 자주 애용했던 ‘리콘’ 병과는 ‘소나비전’으로 적의 동선을 파악할 수 있어, 저격총과 같이 사용하면 많은 킬을 올릴 수 있었다. 이처럼 배틀모드에서는 병과스킬과 총을 번갈아가며, 다양한 장비를 활용해 싸우는 소규모 전장의 재미를 즐길 수 있었다.
다만, 범위 대미지 스킬의 화력이 너무나 강력해서 본진에서 나가자마자 죽는 경우가 자주 발생했다. 특히 스킬은 전투 기여도가 늘어나면 포격과 공습 등 더 강력한 스킬도 연달아 사용할 수 있어, 초반 승기를 잡은 팀이 스킬 사용을 독점하는 스노우볼링 현상도 일어났다. 기자도 이를 극복하려고 노력해봤으나, 리스폰 위치에서 발을 떼자마자 공습, 포격, 헬기 공격 등이 콤보로 이어져 나오지도 못하고 죽는 경우가 빈번했다.
▲ '블랙스쿼드'에서만 볼 수 있는 캠핑의 뉴메타, '로켓런쳐' 대기샷
▲ '소나 비전'은 벽 뒤에 있는 사람까지 보여줘, 위험 탐지에 상당히 유용하다
▲ 스노우볼링이 이루어지면, 리스폰 지점에서 이런 것도 볼 수 있다
아직은 갈 길이 먼 그저 평범한 게임
‘블랙스쿼드’는 기존 FPS에서 즐기던 익숙한 형태의 모드와 맵을 통해 쉽게 적응할 수 있었으며, 소규모 전장의 강력한 화력전을 맛볼 수 있는 배틀 모드는 밀도 높은 액션을 선사했다. 여기에 언리얼 엔진 3를 활용한 깔끔한 그래픽과 인터페이스, 세세한 디테일로 구현한 총기 등도 확인할 수 있었다. 다만, 피격감 부족, ‘반샷’의 부재, 크게 차별성 없는 모드, 작은 맵에서 펼쳐지는 과한 화력전의 ‘배틀모드’ 등 아쉬운 점이 몇몇 눈에 띈 것도 사실이다.
‘블랙스쿼드’의 성공여부는 다른 게임과의 차별점을 만드는 것에 달려있다. 이번 테스트에서 받은 피드백을 충분히 검토하여, 전보다 나은 모습으로 돌아올 ‘블랙스쿼드’를 기대해본다.
▲ 잘못 던진 연막탄에 팀원이 고통받을 수 있다
▲ 다리만 쏴도 적을 처치할 수 있으니, 캠핑이 이보다 편할 수가 없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