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앱셔틀] 던전 999F, 단순함에서 ‘꿀잼’ 찾은 1인 개발의 정석
2015.04.06 17:23 게임메카 김영훈 기자
※ [앱셔틀]은 새로 출시된 따끈따끈한 모바일게임을 바로 플레이하고 소개하는 코너입니다.
게임 1인 개발, 듣기만 해도 설레는 말이죠. 하지만 한 사람이 기획부터 그래픽 작업, 프로그래밍까지 혼자서 처리하기란 쉽지 않은 일인데요. 유니티 지국환 에반젤리스트는 낮에는 직장을 다니고 밤에는 게임을 개발하는 바쁜 일정 속에 벌써 세 번째 1인 개발작 ‘던전 999F’를 내놓았습니다. 지난 3일(금) 출시 이후 현재 애플 앱스토어와 구글 플레이 각각 인기 유료앱 2위와 14위에 오를 정도로 반응도 좋습니다.
▲ 던전 999F 트레일러 영상 (영상출처: 공식 유튜브 채널)
‘던전 999F’는 제목 그대로 999층으로 이루어진 던전을 돌파하는 게임입니다. 게임을 시작하면 사각형 스테이지 위에 전사 잭과 마법사 로즈가 서있고 주변에서 끊임없이 슬라임이 몰려오는데요. 플레이어가 조작할 수 있는 것은 잭뿐이고, 로즈는 제자리에 서서 자동으로 마나를 모읍니다. 이렇게 로즈가 층수 곱하기 10만큼의 마나를 모으면 다음 층으로 넘어가게 되는데요. 마나 수급 도중에 로즈가 공격을 당하면 진행이 멈추므로 잭으로 잘 지켜줘야 합니다.
▲ 마나를 모으는 로즈를 잭이 지킨다, 참 쉽죠?
물론 로즈가 단순히 마나만 모으는 것은 아닙니다. 직접 조작할 수는 없지만 마나를 소모해 각종 마법을 사용할 수 있는데요. 얼음회오리로 맵 전체의 슬라임을 얼려버리거나 운석으로 모조리 날려버리는 것도 가능합니다. 다만, 앞서 설명했듯 다음 스테이지로 넘어가려면 일정량의 마나를 모아야 하므로 마법을 지나치게 남발하다간 주객이 전도되는 꼴이죠. 만약 마나를 채 다 모으지 못하고 제한시간이 끝나거나 잭이나 로즈의 체력이 다 떨어지면 게임 오버인데요. 다행히 죽은 위치부터 재시작할 수 있답니다.
▲ 마법을 적절히 사용하지 않으면 더 깊은 곳까지 진행이 불가능합니다
던전 깊숙이 들어갈수록 각종 특색 있는 슬라임이 등장하기 때문에 보다 전략적인 플레이가 요구됩니다. 어떤 경우에는 잭은 도망만 다니면서 로즈의 마법으로 해결해야 하거나, 특정 속성의 마법으로 공격해야 하는 등 고려사항이 늘어나죠. 또한, 캐릭터 성장에도 많은 고민이 필요한데요. 잭과 로즈의 능력치 중 어떤 것을 올리느냐에 따라 진행 난이도가 천차만별입니다.
▲ 총 9가지 종류의 슬라임이 준비되어 있죠
저는 처음에 모든 골드를 로즈의 마나 수급력에 투자했는데요. 초기에는 빠른 클리어가 가능했지만, 뒤로 갈수록 잭이 너무 빨리 죽어버려 진행이 불가능하더군요. 그렇다고 체력만 주구장창 올렸다간 제대로 전투를 수행할 수가 없습니다. 한번 골드를 소모해 능력치를 올려놓으면 되돌리는 것이 불가능하므로 계획적인 육성을 추천합니다.
▲ 내가... 내가 망캐라니! 이게 무슨 소리야!
‘던전 999F’는 단순함을 재미로 승화시킨 좋은 사례입니다. 손가락 하나로 즐길 수 있을 정도로 간단한 방식임에도 게임성의 깊이가 있죠. “한 층 만 더! 한 층만 더!” 하다 보니 어느새 몇 시간이 흘러있더군요. 치열한 무료게임 시장에서 경쟁하기보다는 게임 제목을 따 999원에 출시한다는 발상도 마음에 들었습니다. 이야말로 1인 개발이라도 한가지 뚜렷한 아이디어만 있다면 비평과 매출 양쪽에서 좋은 성과를 거둘 수 있다는 귀감이 아닐까 싶습니다.
▲ 1인 개발자의 센스가 느껴지는 재치있는 대사들은 덤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