게임업계 현실 반영된 지스타, 허리가 아프다
2016.11.21 15:25게임메카 김미희 기자

▲ 지스타가 열린 부산 벡스코 현장
게임업계 한 해를 마무리하는 지스타 2016이 막을 내렸다. 올해 지스타는 수치 면에서 모두 성장을 이뤘다. 올해 지스타 전체 부스는 2015년보다 3.1% 늘어난 2,719부스로 역대 최대였다. 특히 B2C의 경우 1,530부스였는데 이에 대해 지스타조직위원회 최관호 협회장은 ‘벡스코에서 가능한 최대 규모’라 설명했다. 여기에 방문자 수 역시 작년보다 6% 늘어난 21만 9,.267명으로 집계됐다.
쉽게 말해, 겉만 보면 지스타는 꾸준히 성장 중이다. 그러나 그 안을 들여다보면 곳곳에 빈 자리가 보인다. 지스타 2016 B2C에 참여한 국내 주요 게임사는 넥슨, 넷마블게임즈 웹젠이 끝이다. 엔씨소프트, 스마일게이트와 같은 대형 게임사도 출전을 고사했으며, 업계 허리를 받쳐줄 중견 업체는 찾아볼 수 없었다. 국내 게임업계 최대 행사에 주인공이라 할 수 있는 게임사의 참여가 저조한 것이다.
그리고 이러한 점은 국내 게임업계의 현실과도 맞아떨어진다. 업계를 두고 가장 많이 나오는 말 중 하나는 허리가 없다는 것이다. 넥슨이나 엔씨소프트, 넷마블게임즈와 같은 대형 게임사가 두각을 드러내고 있지만 그 중간을 받쳐줄 중견 업체가 부실해지며 양극화가 심해졌다는 이야기가 나오고 있다. 다시 말해 대기업과 중소기업 간의 차이가 점점 벌어지는 게임업계의 현실이 지스타에도 고스란히 반영됐다.
넥슨과 소니가 없었다면? 지스타에서도 드러난 양극화
올해 지스타에서 넥슨과 소니는 쌍두마차로 떠올랐다. 우선 넥슨은 400부스를 꾸리고 신작 35종을 선보이며 지스타의 온라인과 모바일 라인업을 책임졌다. 이어서 소니는 PS4와 PS비타, PS VR까지 합쳐 게임 41종을 출품하며 콘솔과 VR 영역을 전담하다시피 했다. 만약 이 두 업체가 없었다면 지스타 2016은 역대 가장 볼거리가 없는 게임쇼로 전락하고 말았을 것이다.
문제는 이 두 업체에 대한 의존도가 너무 높았다는 것이다. 행사의 흥행 여부가 소수 업체 몇 곳에 의해 좌지우지되는 상황은 주최 측 입장에서 반가운 소식이 아니다. 그럴 우려는 낮지만 만약 넥슨이 내년 지스타에 나오지 않겠다고 밝히면 어떻게 될까? 주최 입장에서는 그 빈자리를 메울 수 있는 방법이 요원하다. 그만큼 한두 업체에 기대고 있는 지금 상황은 내년, 내후년을 생각하면 행사의 흥행을 장담하기 어려운 아슬아슬함이 느껴진다.


▲ 올해 지스타 쌍두마차로 떠오른 넥슨(상)과 소니(하)
지스타에 안정성을 더하기 위해서는 많은 업체의 참여가 필요하다. 선택지가 넓어진다면 그 중 한두 업체가 출전하지 않아도 라인업 자체에 큰 공백은 생기지 않는다. 그 빈자리를 채워줄 다른 게임사가 있기 때문이다. 다시 말해 특정 업체가 아닌 게임사 전체가 행사를 만들어가는 구조를 완성해야 한다.
따라서 주최 측 입장에서는 보다 적극적으로 국내 게임사의 지스타 B2C 참여를 유도할 필요가 있다. 게임사가 지스타에 출전하는 이유는 신작 홍보와 사업, 두 가지로 압축된다. 따라서 홍보 효과를 극대화하기 위해 국내외 미디어 섭외에 적극 나서서 출품작이 최대한 많은 곳에 알려지도록 돕는 것이 중요하다. 여기에 가능한 다양한 국가의 유력 게임사를 섭외해 게임사 입장에서 높은 사업 성과를 기대해볼 만한 환경을 만드는 과정이 필요하다.
그러나 주최 측이 좋은 조건을 만들어도 업계 참여가 없이는 지스타는 힘을 받기 어렵다. 특히 지스타는 ‘국내 대표 게임쇼’로 자리매김하고 있다. 어떻게 보면 게임업계의 얼굴이라 할 수 있는 지스타에 힘이 빠진다면 업계에 대한 대외적인 이미지도 흐릿해지고 만다. 특히 온라인은 물론 모바일에서도 양극화가 심해지고, 외산 게임의 영향력이 강해지며 국내 게임산업이 흔들린다는 이야기가 자주 나오고 있는데 지스타는 그 불안감을 공개적으로 씻어낼 수 있는 좋은 무대다.
관람객 입장에서도 참여 업체가 다양해지는 것은 반가운 소식이다. 게이머들이 지스타에 오는 가장 큰 이유는 지금까지 뉴스로만 접했던 새로운 게임을 해보기 위함이다. 따라서 현장에 나오는 게임사도 많고, 그들이 보여주는 신작도 다양하다면 게임을 좋아하는 유저 입장에서 가지 않을 이유가 없다.

▲ 지스타 2016 4일차 현장, 많은 참가자가 입장을 기다리고 있다
민간이양 후 매년 증가율 감소, 정체에 부딪친 B2B
그렇다면 업체들의 참여를 이끌어내기 위해서는 무엇이 필요할까? 게임사 입장에서 지스타에 나가는 이유는 두 가지로 압축된다. 하나는 내부에서 준비 중인 신작을 일반 참가자에게 공개하며 홍보 효과를 노리는 것. 또 하나는 신작을 소개하며 퍼블리싱이나 수출 계약에 대한 단초를 마련하려는 사업적인 목적이다. 실제로 주최 측 역시 B2C와 함께 B2B 성과를 높이는 것에 초점을 맞추고 있다.
다만 한 가지 걱정스러운 점은 유료 바이어 증가율이 매년 줄어들고 있다는 것이다. 지스타가 정부에서 업계로 민간이양된 후 첫 해인 2012년에는 100% 늘었지만, 2013년에는 66.3%, 2014년에는 18.5%까지 증가율이 떨어졌다. 그리고 작년에는 유료 바이어 증가율이 7.6%에 불과했으며, 올해 지스타에 방문한 유료 바이어는 1,902명으로 작년보다 6.8% 많아지는 것에 그쳤다. 여기에 참가국 역시 작년과 동일한 35개국에 그쳤다.

▲ 지스타 유료 바이어 수 추이
바이어들의 발길이 뜸해질 경우 국내 게임사 입장에서도 지스타 출전에 소극적으로 나올 수밖에 없다. 퍼블리싱 계약이나 수출을 목적으로 참여하는 업체가 대다수인 상황에서 그 열쇠가 되어줄 바이어 참여가 줄어든다면 국내 업체 역시 지스타에 대한 매리트를 느끼기 어렵다. 실제로 올해 지스타 B2B 부스 규모는 작년과 비슷한 수준인 1,189부스에 그쳤다.
따라서 주최 측에는 해외 업체 및 바이어들의 참여를 끌어올려야 한다는 큰 과제가 주어졌다. 특히 올해는 부산시와 협회가 맺은 '지스타' 개최 계약이 종료되는 시기다. 부산은 지난 2009년부터 2016년까지 지스타 개최지로 선정됐으며, 2017년에는 재계약을 앞두고 있다. 쉽게 말해 내년 지스타를 어디에서 열 것인가를 결정해야 하는 시기다. 그리고 해외 업체 참여를 독려하는데 유리한 곳을 선정하는 것도 지스타 주최 측 입장에서 간과할 수 없는 중요한 기준이 되리라 분석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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Maridethos2016-11-21 16:43
신고삭제부산 와서 2시간 기다리려고 이랬나, 자괴감 느껴
PentaF2016.11.21 16:42
신고삭제확실히 넥슨과 소니 빠졌으면 이번 행사는 ㅈㅈ였겠지...
놀이공원으로 치자면, 인기 품목 외에는 무슨 어린이용 회전목마만 있는 격임.
업체들 참여가 늘어나게끔 신경을 써서, 잡아줘야지 ㅇㅇ
Maridethos2016.11.21 16:43
신고삭제부산 와서 2시간 기다리려고 이랬나, 자괴감 느껴
코맥2016.11.21 16:43
신고삭제그나저나 이번 넥스타는 거의 신작 막 쏟아낸 기분이던데
이랬다가 내년에는 참여 안하는거 아님 ㄹㅇ?
여치여우곰2016.11.21 16:56
신고삭제사실 이번 지스타는 넥슨하고 소니가 다 했지... 두 업체밖에 안 보이던데
모바일이 사실 지스타에서 보여주기 좋지 않다고 해도
아예 안 하는 거보다는 그래도 나와서 뭔가라도 보여주는 게 좋지 않았을까?
불안나2016.11.21 16:58
신고삭제게임업계가 힘드니까 지스타도 힘들고
지스타에 관심이 떨어지니까 업체들이 참여를 안하고
이게 계속 반복되는 거 같은데? 이거는 해결방법이 없음
메르시플2016.11.21 18:35
신고삭제줄서느라 허리 아프단 애긴줄 알았네, 취재하느라 허리아프신 기자님들ㅜㅜ
커맨더제인2016.11.21 18:38
신고삭제출품 안한다 뭐라하기 전에 왜 출품을 안할까 곰곰히 생각하는게 주최측의 역할 아닐까나
미르후2016.11.21 19:07
신고삭제그런데... 게임업계에만 문제 있는 것이 아니야! 관람객이나 유저들의 눈 높이가 높아저서 이런일이 생김.. ! 유저들은 대형게임사만 찾고 이름 있는 것들에만 관심을 가지게 되는 현상! 또한 중견 업체도 부족하지만.. 하위업체들도.. 경쟁력이 떨어지는 이유가... 너무 양산형 게임들만 만들려는 것두 문제이고... 모든 게임사가 살려면 양산형 체제를 버려야 하고 유저들 눈높이도 균등하게 해야 하는데... 유저들 눈높이는 어떻게 할수는 없음! 개발사들이 유저들에게 따라와 주고 개발을 해야 하는 지경! 계속 이런식이면 지스타 존폐위기가 올것임~~
장마오는하루2016.11.22 14:23
신고삭제그만한 기술발전이 이뤄지는걸 아니까 눈높이가 높아지는건데 그걸 못 한다는건 자신들 기술이 그만큼이 안되는거니까 투자할 생각을 해야지 소비자 눈높이 탓하는 헛소리는 또 첨듣네;; 개발이 못따라가면 컨텐츠라도 탄탄하게 만들던가 이도저도 아니게 만드는 패배자들이나 할법한 생각;;
Hyuns2016.11.22 19:51
신고삭제아니 최근 구글 스토어 판매 순위 잠깐 1위한 데스티니 차일드도 G스타에 안나갔는데요. 기술 발전은 거의 MAX 상태에요. 그래픽 기술이나 극도로 발전해 있기 때문에 발전속도가 느릴 수 밖에 없을거 같네요. 3D 게임 다음에 가상현실 게임인데 기기도 대중화 되지 않은 상황에서 사업에 뛰어들기 조금 무리수 이죠. G스타 용으로만 만들면 모를까.. 그래도 VR 산업에 뛰어드는 게임업체도 있긴 하네요.
아프리카타조세자2016.11.21 19:09
신고삭제이번에 페리아 연대기 한 번 하려면 2시간 기다려야 됐다는데... 뭐든 행사 디폴트는 그 정도겠다마는 참 가고 싶은 마음이 들겠다 그죠?
KUNASHDU2016.11.21 19:19
신고삭제글쎄? 넥슨과 소니가 많은 부스를 차지했다고 해도 다른 부스에서 사람이 전혀 없던 것은 아님
소니 부스는 잘 안가서 모르겠는데 웹젠 부스랑 한국콘텐츠진흥원인가? 거기서의 VR체험 존(이건 2시간 가까이 체험했다.), 엔비디아 부스도 나쁘지 않았음, 왜있는지 의문이 드는 LG 부스도... 넥슨부스도 좋았지만 다른 부스도 좋았음
인디게임 부스는 음.... 참신한건 못봤으니 패스
다만 이번 지스타 계획 총괄자 특히 BTC 총괄자, 웹예매랑 모바일예매랑 구별해놓은 책임자는 갈아치우길
한달전에 예매했는데 현장예매하는사람이랑 들어가는데 시간이 비슷하게 걸렸다... 책임져라.......
그리고 마지막으로 어린애들 게임 못하는건 알지만 그것때문에 체험 더 기다린건 슬픔 ㅠㅠ
운명의열쇠2016.11.22 09:46
신고삭제그래도 넥슨이 큰 일 했다고 느낀다
Hyuns2016.11.22 16:52
신고삭제그게 아니구요 기자님, 중소기업 모바일 게임 개발 업체에서 G스타에 참여를 안 해서 그렇습니다. 시간과 비용 들여가면서 참여할 수 있는 여건이 안돼죠. 유저들 눈높이도 너무 높고 G스타에서 굉장하고 신기하고 새로운 것만 찾으려고 하기 때문에 그렇습니다. 나가 봐야 별로 호응도 없어요. 그냥 구글 스토어에 올리는게 좋죠. 허리층에서도 G스타 참여 해봐야 유저들 반응 시큰둥 할 걸 알기 때문에 굳이 참여하지 않는 것입니다. 완전 대형 어마어마한 우주만한 게임(?) 그런걸 G스타에서 기대하는건 아닐까요. ㅋ
꾸니2016.11.22 19:5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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