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가슬레이브 2차 CBT, 횡스크롤 슈팅액션과 FPS의 조합
2010.03.23 18:35게임메카 류종화 기자
수 많은 게임이 범람하는 가운데, 복잡한 게임은 쉽게 외면당한다. 그렇다고 대놓고 간단한 게임은 높아진 게이머들의 눈에 차지 않는다. 최대한 간결해 보이면서도 심오하게, 그것이 캐쥬얼 장르 대박 게임들의 트렌드다. 15일 2차 CBT를 시작한 ‘기가슬레이브’는 일단 간결해 보인다는 면에서는 합격점이다. ‘기가슬레이브’는 2D 횡스크롤 액션을 바탕으로 FPS 등의 슈팅 스타일을 접목시켜서 FPS의 단점인 어지러움과 횡스크롤의 단점인 평면성을 없애고, 두 장르의 장점인 세세한 조작감과 단순함을 강조시킨 게임이다.
Gni소프트에서 개발한 ‘기가슬레이브’는 작년 6월 서비스를 종료한 ‘아트 오브 워’의 후속작이나 다름없다. ‘아트 오브 워’와는 무엇이 어떻게 차별화되었을까?
▲뭔가 끌리는 누님
액션+FPS = 기가슬레이브
‘기가슬레이브’는 횡스크롤 액션 게임에 FPS의 조준 시스템을 도입한 독특한 방식의 게임이다. 대부분의 횡스크롤 슈팅 게임이 앞, 뒤, 위쪽, 혹은 대각선 정도의 조준만이 가능한 반면, ‘기가슬레이브’는 각도를 세세하게 조절할 수 있기 때문에 360도 전방위를 공격할 수 있다는 점은 상당히 매력적이다.
기관총, 스나이퍼 라이플, 로켓 런쳐 등 여러 무기를 교체해가며 사용할 수 있다는 것이나 각도와 파워를 조절하여 던지는 수류탄, 무기 재장전 시간 등은 FPS의 느낌을 준다. FPS 특유의 딜레이 계산과 파워조절의 느낌을 횡스크롤 액션에서 느낄 수 있으리라고는 생각하지 못했기에 상당히 흥미로웠다. FPS의 3차원 공간에서 적을 찾고 조준해야 할 필요가 없이 평면 공간에서 적과 나의 각도만 신경쓰면 된다는 사실도 마음 편하게 게임을 즐길 수 있는 요소이다.
▲위아래 조준이 가능하기 때문에 좀 더 상세한 플레이가 가능하다
다양한 탈 것도 준비되어 있다. 탱크, 이족보행 로봇, 자주포, 헬기 등 여러 탈 것을 타고 적을 섬멸하는 재미는 상당히 쏠쏠하다. PvP전에서는 생명 두 개를 가질 정도이기에 탈 것 조종은 필수이다. 그러나 헬기의 경우 착륙 후 내려지지 않아서 한번 타면 그걸로 끝이다. 헬기만의 패널티라고 말하기엔 너무 한 것 같고, 아마도 버그인 듯 하다.
대부분의 횡스크롤 온라인 액션게임이 직접 공격이나 마법을 주로 한다는 점을 볼 때 본격적으로 건 액션을 접목시킨 ‘기가슬레이브’는 확실히 독특한 장르임에는 분명하다.
▲자주포와 2족보행로봇, 자주포 쏘다 보면 포트리스2 느낌이 난다
미션과 PvP모드
이러한 캐쥬얼 슈팅게임이 대부분 그렇듯이 ‘기가슬레이브’도 다양한 미션이 준비되어 있다. 쏟아져나오는 적들을 해치우면서 목표물을 향해 돌진하거나 특정 적을 쳐부수는 것이 주 목표이다. 미션 모드는 분명 ‘메탈슬러그’의 느낌이 난다. 협동 미션을 통해 ‘메탈슬러그’의 2인 미션과 같은 협동플레이도 가능해 보이지만 아직 닫혀 있는 상태이다. 구현된다 해도 저레벨에서는 협동의 필요성이 거의 없기에 크게 의미는 없어 보인다.
▲싱글 플레이 모드, 협동이 가능한 것 같지만 아직은 안 열린다
아케이드 게임에서 느낄 수 있는 코인 시스템의 도입은 상당히 개성적이다. 미션 중 사망하면 코인을 소비하여 그 자리에서 재시작할 수 있는데, 단순히 돈이나 생명력이 아닌 코인으로 재시작 여부를 선택함으로써 아케이드 유저들의 향수를 불러 일으킨다. 또한 스테이지마다 존재하는 보스전도 상당히 재미있게 즐길 수 있다. 보스의 패턴성 공격이나 기타 엑스트라까지 신경써야 하는 점 등은 옛 오락실 게임의 느낌을 그대로 재현한다.
▲감동의 보스전, 저래 보여도 꽤 강하다
PvP에서는 기존 ‘아트 오브 워’ 유저와 신규 유저간의 벽이 느껴졌다. 2팀으로 나뉘어 데스매치 혹은 진지방어 등을 플레이할 수 있는데, 미션 모드를 통해 레벨을 충분히 올려놓지 않으면 무기나 컨트롤 차이로 금방 재미를 잃어버리기 십상이다. 결국 신규 유저들이 미션 모드에서 충분히 오랫동안 머물러서 컨트롤 요령과 레벨을 충분히 올리게 만들거나, 레벨차에 따른 능력 불균형을 최대한 적게 만들지 않으면 일반 유저가 PvP에서 재미를 느끼기엔 쉽지 않아 보인다.
▲자꾸 죽는다;;
▲PvP전 인터페이스는 깔끔하고 좋다. 최대 16인까지 지원
필자의 경우 PvP 대전에서 죽은 후 화면이 바뀌고 부활 위치를 선정한 후 다시 시체 화면으로 돌아와서 카운트를 세는 장면이 좀 불편했다. 확대 화면이라 해상도가 떨어짐은 물론, 굳이 죽은 화면을 두 번씩 보여주기 때문에 별로 유쾌하지 않다. 차라리 부활 위치 선정 후에는 날 죽인 적의 모습을 보여주는 것이 낫지 않을까?
결정적으로 PvP모드에 맞춘 총알 속도와 캐릭터 모션 때문에 미션 모드에서 시원시원한 난사와 타격감, 속도감 등을 느끼지 못한다는 것이 매우 아쉽다.
▲일단 죽으면 죽은 화면 클로즈업
▲그리고 시작지역을 선택해야 한다
▲그러면 의미없는 아까 그 화면의 반복...
모션과 조작감은 심히 아쉽다
‘기가슬레이브’의 조작감은 사실 좀 난감하다. 캐릭터의 움직임과 이동 속도 사이의 갭이 크게 느껴지고, 사실성을 더하기 위해 도입된 것 같은 관성 효과는 자유로운 컨트롤을 어렵게 한다. 캐릭터의 이동 속도도 횡스크롤 액션 게임치고는 상당히 빨라서 컨트롤이 상당히 어렵게 느껴진다. 모션도 점프, 구르기, 엎드리기가 전부여서 좀 진부한 면이 있다. PvP를 위해 과한 모션을 도입할 수 없는 것 같은데, 때문에 신규 유저는 답답함을 느낀다.
▲슬라이딩이나 점프높이 조절은 없고 구르기, 엎드리기, 점프만 존재
캐릭터의 움직임도 뭔가 어색하다. 왠지 나무로 만든 목각인형을 움직이는 듯 한 느낌을 주는 모션들은 캐릭터에 정감을 갖기 어렵게 만든다. ‘메탈슬러그’ 시리즈만 봐도 다양한 모션을 코믹하고 상세하게 표현하여 게임의 재미를 배가시킨 것을 보면, ‘기가슬레이브’의 캐릭터 모션은 생동감이 느껴지지 않는다.
개인적으로 가장 마음에 들지 않는 것은 조준시 캐릭터의 상체가 위아래로 괴기스럽게 움직인다는 점이다. ‘총과 머리정도만 움직인다면 훨씬 자유로울텐데’ 하는 생각이 든다.
▲실제로 보면 움직임이 꽤나 부자연스럽다
심오함과 간단함을 조화시키지 못 한 느낌
간단한 게임 시스템 속에서 심오함을 느낄 수 있는 게임이 성공한다는 것은 ‘서든 어택’ 이나 ‘카트라이더’ 등에서 잘 찾아볼 수 있다. 매우 간단한 시스템의 조합으로 수많은 전술과 기술을 구현할 수 있다면 부담 없이 깊게 즐길 수 있기 마련이다.
‘기가슬레이브’에서 느낀 것은, 얼핏 간단해 보이지만 실상은 복잡하다는 것이다. 아이템 강화 시스템은 아이템의 종류를 늘려서 게임 분위기와 맞지 않게 아이템 수집을 요구한다. 레벨과 아이템에 의한 유저간의 격차가 상당히 크다는 것도 신규 유저들에게는 반갑지 않다. 캐쥬얼한 횡스크롤 액션에 FPS와 RPG적 요소를 집어넣은 점은 독특하지만 그만큼 게임이 복잡해졌고, 그로 인해 높아진 진입장벽은 미션 모드만으로 낮추기에는 역부족이라는 느낌이다.
▲캐쥬얼한 게임에 이런 아이템 조합을 넣어버리면 너무 복잡해지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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