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적 판타지란 이런 것이다!(하늘섬)
2005.09.21 18:02게임메카 안정빈
보다 한국적인 MMORPG가 있으면 어떨까?
‘하늘에는 천지를 다스리는 옥황상제가 계신 궁궐이 있고, 땅에는 자연의 섭리에 순응하는 인간과 도깨비, 그리고 갖가지 사연을 담고 있는 귀신들이 한데 어우러져 살고 있습니다. 산을 넘다 고소한 떡 냄새에 군침을 흘리는 호랑이를 만날 수 있고, 장화와 홍련의 안타까운 사연을 듣고 계모를 혼내줄 수 있는 세상입니다.’
위의 글은 하늘섬 공식홈페이지에 있는 세계관 내용 중 일부이다. 이처럼 하늘섬의 개발자들은 우리의 전통문화를 기반으로 보다 한국적인 MMORPG를 만들기 위해 노력했다. 한국적 판타지의 구현, 이것이야말로 하늘섬이 내세우는 가장 큰 특징이다.
하늘섬을 살리자!
게임의 배경이 되는 곳은 하늘섬이라는 시간과 공간을 초월한 초현실적인 지역이다.
평화롭던 어느 날 하늘섬을 지켜주던 보패인 태극의 힘이 약해진 틈을 노려 지옥의 염라대왕이 쳐들어온다. 오랜 기간 평화에 물들어 있던 하늘섬은 순식간에 염라대왕의 수중에 떨어져 버렸고 옥황상제는 자신의 임기를 얼마 남겨두지 않은 채 쫓기는 몸이 되어 버린다.
▲게임의 무대가 되는 곳 하늘섬! |
하늘섬을 되찾을 유일한 방법이 보패 태극의 힘을 되살리는 것밖에 없다는 것을 안 옥황상제는 자신의 부하에게 양과 음의 힘이 가장 강한 두 아이, 마루와 아라을 찾아오라고 명한다. 각기 다른 시대에 살고 있던 마루와 아라는 이렇게 천상으로 끌려오게 되고 혼란에 빠진 하늘섬을 구하기 위해 태극을 찾아 떠난다.
이제 유저는 각각 마루와 아라가 되어서 태극의 힘을 되살리고 하늘섬에서 염라대왕을 몰아내야 한다.
▲고려시대 무사의 후예인 마루 |
▲21세기 소녀, 아라. 이처럼 하늘섬에는 시간과 공간이 뒤섞여있다 |
하늘섬을 구했다고 끝이 아니지
하늘섬을 지키는 것 이외에도 유저가 할 수 있는 일은 여러 가지가 있다. 그중 가장 대표적인 것이 바로 ‘차기 옥황상제가 되는 것’이다. 하늘섬을 무사히 지켜낸 모든 유저는 옥황상제에 도전할 권리를 얻게 된다. 하지만 누구나 다 옥황상제가 될 수 있는 것은 아니다. 옥황상제가 될 수 있는 유저는 오직 한 명뿐이기 때문에 옥황상제의 자리에 오르고 싶은 유저는 다른 후보자들을 경쟁에서 따돌릴 필요가 있다.
▲옥황상제가 되기 전에 하늘섬부터 구하자. 상제의 자리를 놓고 겨루는 것은 그 다음일이다 |
옥황상제가 되고나서 얻는 권한이나 능력 등은 아직 공개되지 않았지만, 세계관에 따르면 천지를 다스리는 능력이 있다고 하니 기대해도 좋을 듯하다.
물론 이밖에도 마을을 이끌어가는 지신이 될 수도 있으며, 만사가 귀찮은 유저라면 아무것도 지원하지 않은채 자신만의 삶을 개척할 수도 있다.
보다 한국적인 게임을 위해
하늘섬에는 보다 한국적인 게임을 만들기 위해 노력한 흔적이 곳곳에 배어있다. 캐릭터들은 ?선녀의 날개옷, 고려시대 무사의 갑옷 등 우리의 전통적인 복장을 입고 있으며, 배경 역시 초가집, 기와로 만든 정자 등 한국적인 것들로 가득 차 있다.
▲초가집과 기와로 만든 정자. 게다가 캐릭터의 의상 역시 우리에게 친숙한 것들이다 |
게다가 이후에 등장할 퀘스트도 우리나라의 전래동화를 기반으로 만들어져있기 때문에 유저들은 별다른 노력을 하지 않고도 쉽게 게임에 적응할 수 있다. 예를 들어 아버지의 눈을 뜨게 하기위해 공양미 삼백 석을 구하는 심청이를 도와줄 수도 있고, 장화와 홍련을 괴롭히는 계모를 물리칠 수도 있는 것이다.
▲거북이 위에 집이 얹혀있다. 말 그대로 '판타지'다 |
하늘섬 이전에도 바람의 나라나 거상 등 우리나라의 역사를 가지고 만든 게임이 여럿 있었다. 하지만 하늘섬이 이들과 비교되는 것은 단순히 역사를 차용하는데 그친 것이 아니라 그것을 이용해서 하나의 ‘새로운 세계’를 만들어 냈다는 것이다.
우리나라 전통의 이야기를 가지고, 보다 한국적인 MMORPG를 만들겠다는 하늘섬, 이는 그 시도만으로도 충분한 값어치가 있다.